지난 2월말,
새집에 들어왔습니다.
새로 지은 아파트인데 이 아파트에 들어오느라고
지난 세월, 식구들이 고생 좀 했습니다. ㅎㅎ
입주기간 동안, 단지가 매우 복잡했었는데
저희집이 1층없는 2층이라(필로티 설계) 쓰레기통이 가까이 보이지요.
그래서 2층집이 참 나쁘구나.. 생각했었지요.
그렇지만 그 쓰레기통이 보물단지일 줄이야...ㅋㅋ
그 쓰레기통에서 주워온 것들로 실내정원을 만들었습니다.
전실(前室) 발코니입니다.
원래는 에어컨 실외기를 놓는 곳인데,
저희 식구는 에어컨 없이 살기로 했기에 쓸데없는 공간이지요.
그곳에 그 '보물단지' 쓰레기통에서 엄마가 약 3주간 모은 네모난 화분으로 꾸몄습니다.
"인우둥! 저거 주워와!"
그러면 쏜살같이 내려가서 주워온 네모난 화분이 약 7-8개 정도 모였습니다.
왜 네모난 화분만 주워왔냐하면
공간활용하기가 좋았기 때문이에요.
(밀폐용기들도 네모난 것이 냉장고에 넣기가 좋잖아요.)
주말마다 할머니한테 갈 때, 흙을 푸대자루에 퍼다 나르고
금낭화, 돌나물, 부추.. 등 천지사방에 지천으로 깔려있는 식물들을 캐다가 심었습니다.
자세히 보여드릴게요.
현관문을 열면 왼쪽으로 이렇게 실내정원이 보이지요.
유리샤시가 카메라 시야를 방해해서 샤시의 반쪽만 찍었습니다.
나머지 한 쪽은 다음과 같이 보입니다.
확대해 볼까요?
윗 사진의 왼쪽 화분은 쓰레기통에서 주워온 것이고,
가운데 돌은 시골에서 주워온 것이고,
높이 세워있는 통나무는 아파트 다른 동 앞 쓰레기통에 누가 버린 걸
엄마가 힘들게 굴려와 세워놓고 흙을 얹은 것입니다.
그러니까 화분과, 돌과, 통나무 밑에는 그냥 시멘트 바닥일 뿐이죠.
그 자리에서 다시 왼쪽을 바라보며 돌려 찍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벽에 있는 것은 할머니댁 근처 숲에서 주운 버섯이 핀 나무등걸입니다.
고 왼쪽에 더 멋진 버섯이 핀 나무가 있는데 사진에는 담겨지질 않네요.
그러니까 화단 중앙에는 주워온 네모 화분 7-8개에 흙을 채워 식물들을 심었고
양쬭에는 나무를 세워서 입체감을 준 셈이네요.
윗 사진 왼쪽에 있는 것은 버섯이 핀 죽은 나무토막이에요.
시골 숲에서 주워왔죠.
가운데 구멍뚫린 철판에 걸린 것을 확대해 볼까요?
역광이라 플래쉬를 터트렸는데도 사진이 어둡네요. ^^
이것 역시 할머니댁 근처 숲에서 주운 썩어가는 나무토막인데
흙을 살짝 채우고 돌나물을 심었습니다.
돌나물이야 발에 채이고 밟혀서... 시골에서 엉덩이만 돌려앉아도 한 평 분량은 캘 수 있지요.
이렇게 완성된 나무화분을 집에 굴러다니는 끈을 이용해서
(엄마들은 끈, 봉투, 철사.. 이런 것들을 늘 모아두시죠. ㅋㅋ)
구멍난 철판에 고정시켰지요.
지난 4월에는 네모 화분에 파와 부추를 할머니 밭에서 캐다 옮겨
싱싱하게 잘 먹다가
너무 자라니까 보기가 예쁘지 않아서
다른 들풀들을 캐다가 심었습니다.
흙이 넉넉치 않으니까 금낭화도 진한 색으로 피지 못하고
꽃대도 형편없었지만
아파트 한 구석에서 푸른빛을 내뿜어주는 것만도
얼마나 고마운지요.
(엄밀히 말하면 이곳은 에어컨 실외기 놓는 자리라서 '실내'라고 할 순 없어요.
구멍뚫린 철판 너머는 완전 허공이니까요.)
이 멋진 실내(실외?)정원을 꾸미는 데에 든 돈은 단 한 푼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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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안 들었던 인테리어 - 실내정원
인우둥 |
조회수 : 4,770 |
추천수 : 16
작성일 : 2005-05-23 18: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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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셀리
'05.5.23 6:44 PM너무 좋네요~ 즐감하고 갑니다~
2. 와사비
'05.5.23 7:06 PM멋져요! 요즘 인테리어한답시고... 돈 필요하다고 남편한테 앙앙(?)댔는데 갑자기 찔리는 느낌이^^;;
저희도 베란다에 실내정원 만들려고 하는데.. 참고할게요^^3. 철수짝지
'05.5.23 7:42 PM와아~~~보통 감각이 아니셔요~ ^^
4. 꽃게
'05.5.23 7:42 PM어머님도 인우둥님도 눈이 보배이십니다...ㅎㅎㅎㅎ
정말 시골마당같아서 더 정겨워요.5. 선찬엄마
'05.5.23 8:13 PM너무 이뻐요...상큼하네요^^
6. 어중간한와이푸
'05.5.23 8:58 PM와우!!! 꽃게님 표현처럼 시골마당 같아 너무 편안해요.^^
7. 프로방스
'05.5.23 9:17 PM저도 요즘 실내정원에 관심이 생기고 있는데 많은 도움 되었어요.
화원에가서 쉽게 돈으로 살 수도 있지만 님처럼 이렇게 한다는 것은
여간 정성이 아니면 힘들지요
님의 정원에 입주한 화분들은 확실히 호강할 듯 싶습니다..^^
저도 이번 주말에는 근처 화훼단지에라도 가보려구요8. 부엉이
'05.5.23 9:39 PM돈없이 인테리아가 가능하네요.
저도 올 11월에 새아파트 1층으로 가요.
실내정원 꾸며서 좀더 럭셔리 하게 살아봐야겠어요.
너무나 이쁜 실내정원이예요.9. 진주
'05.5.24 7:53 AM전 싱싱하게 키우시는 능력 부럽네요. 저희집만 오면 식물이 다 죽어서요..
10. 이창희
'05.5.24 8:26 AM전 맨날 버리기쟁이라----
11. 프로주부
'05.5.24 9:17 AM우와, 멋지다......
12. tora
'05.5.24 9:51 AM멋져요^^
13. 대청마루
'05.5.24 10:17 AM정말 멋지네요~~~ 샘솟는 아이디어!!
14. yozy
'05.5.24 2:06 PM근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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