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집에 들어왔습니다.
새로 지은 아파트인데 이 아파트에 들어오느라고
지난 세월, 식구들이 고생 좀 했습니다. ㅎㅎ
입주기간 동안, 단지가 매우 복잡했었는데
저희집이 1층없는 2층이라(필로티 설계) 쓰레기통이 가까이 보이지요.
그래서 2층집이 참 나쁘구나.. 생각했었지요.
그렇지만 그 쓰레기통이 보물단지일 줄이야...ㅋㅋ
그 쓰레기통에서 주워온 것들로 실내정원을 만들었습니다.

전실(前室) 발코니입니다.
원래는 에어컨 실외기를 놓는 곳인데,
저희 식구는 에어컨 없이 살기로 했기에 쓸데없는 공간이지요.
그곳에 그 '보물단지' 쓰레기통에서 엄마가 약 3주간 모은 네모난 화분으로 꾸몄습니다.
"인우둥! 저거 주워와!"
그러면 쏜살같이 내려가서 주워온 네모난 화분이 약 7-8개 정도 모였습니다.
왜 네모난 화분만 주워왔냐하면
공간활용하기가 좋았기 때문이에요.
(밀폐용기들도 네모난 것이 냉장고에 넣기가 좋잖아요.)
주말마다 할머니한테 갈 때, 흙을 푸대자루에 퍼다 나르고
금낭화, 돌나물, 부추.. 등 천지사방에 지천으로 깔려있는 식물들을 캐다가 심었습니다.
자세히 보여드릴게요.

현관문을 열면 왼쪽으로 이렇게 실내정원이 보이지요.
유리샤시가 카메라 시야를 방해해서 샤시의 반쪽만 찍었습니다.
나머지 한 쪽은 다음과 같이 보입니다.

확대해 볼까요?


윗 사진의 왼쪽 화분은 쓰레기통에서 주워온 것이고,
가운데 돌은 시골에서 주워온 것이고,
높이 세워있는 통나무는 아파트 다른 동 앞 쓰레기통에 누가 버린 걸
엄마가 힘들게 굴려와 세워놓고 흙을 얹은 것입니다.
그러니까 화분과, 돌과, 통나무 밑에는 그냥 시멘트 바닥일 뿐이죠.
그 자리에서 다시 왼쪽을 바라보며 돌려 찍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벽에 있는 것은 할머니댁 근처 숲에서 주운 버섯이 핀 나무등걸입니다.
고 왼쪽에 더 멋진 버섯이 핀 나무가 있는데 사진에는 담겨지질 않네요.
그러니까 화단 중앙에는 주워온 네모 화분 7-8개에 흙을 채워 식물들을 심었고
양쬭에는 나무를 세워서 입체감을 준 셈이네요.


윗 사진 왼쪽에 있는 것은 버섯이 핀 죽은 나무토막이에요.
시골 숲에서 주워왔죠.
가운데 구멍뚫린 철판에 걸린 것을 확대해 볼까요?

역광이라 플래쉬를 터트렸는데도 사진이 어둡네요. ^^
이것 역시 할머니댁 근처 숲에서 주운 썩어가는 나무토막인데
흙을 살짝 채우고 돌나물을 심었습니다.
돌나물이야 발에 채이고 밟혀서... 시골에서 엉덩이만 돌려앉아도 한 평 분량은 캘 수 있지요.
이렇게 완성된 나무화분을 집에 굴러다니는 끈을 이용해서
(엄마들은 끈, 봉투, 철사.. 이런 것들을 늘 모아두시죠. ㅋㅋ)
구멍난 철판에 고정시켰지요.
지난 4월에는 네모 화분에 파와 부추를 할머니 밭에서 캐다 옮겨
싱싱하게 잘 먹다가
너무 자라니까 보기가 예쁘지 않아서
다른 들풀들을 캐다가 심었습니다.
흙이 넉넉치 않으니까 금낭화도 진한 색으로 피지 못하고
꽃대도 형편없었지만
아파트 한 구석에서 푸른빛을 내뿜어주는 것만도
얼마나 고마운지요.
(엄밀히 말하면 이곳은 에어컨 실외기 놓는 자리라서 '실내'라고 할 순 없어요.
구멍뚫린 철판 너머는 완전 허공이니까요.)
이 멋진 실내(실외?)정원을 꾸미는 데에 든 돈은 단 한 푼도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