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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릇장"을 구경하다가---- 오늘의 핵심

| 조회수 : 4,511 | 추천수 : 13
작성일 : 2004-07-28 00:52:09
family 여러분.
그릇들도 다양하고 다들 어찌 그리 예쁘게 만들어 드시는지...

저는 포트메리온 약간, 타찌기찌 약간, 그리고 선물받은 크고 작은 그릇들 약간
엄마가 준 노리다께 약간 많이....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로얄 워스터 그릇  몇 피스!
결혼하고 시집살이 할때 큰 시누가 힘내라고 사준건데 포트메리온보다 훨씬 품격이 느껴지고 시엄마 가지고 있는 레녹스보다 더 좋아요.

샌님의 포트메리온이 딸을 위한 것이라면 우리 엄마는 딸을 위해 노리다께를 모으셨지요.
80년대 수입 그릇을 그것도 지방도시에서 모으는게 힘드셨을텐데, 그리고 종손인 아들의 며느리가 탐을 내도 못들은척, "이거는 나 죽으면 네 형거다"하시더니 어느날 출장오는 종손아들편에 전부 실어보내셔서 가슴이 덜컥 내려앉더이다 .

이제 저는 로얄 워스터 이브샴골드를 모으고 있습니다.
그제 남대문에 갔다고 사고 치고 왔습니다.
정말 머리띠하나 사러갔다가 이브샴 골드 8피스사고 머리띠 5개값 주고 왔습니다.
참고로 우리 딸 방년12세입니다.
이아이는 장래에 요리사가 이랍니다. 조리 과학고 간다고 해서 안된다했지요.
여러가지 이유로 우리 아이가 음식과 관련한 일은 안했으면 하는 마음으로요.
친정엄마 시엄마 모두 음식에 일가견이 있는 분들입니다.
그러니 늘 서계십니다. 그러니 저도 늘 서있습니다.
힘들때가 많습니다. 우리 딸은 좀 편하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지요.
제가 음식하여 이쁜 그릇찾아 담아놓고 밥먹자 하면 품평을 합니다.
그러니 6살 아들도 자기 앞접시를 찾습니다. 포트메리온 시클리멘 작은접시가 자기 이랍니다.
결국 이가 나갔지만  다시 사면 되니 그저 귀엽습니다.(돈보다  늦동이 아들의 웃음이 훠얼신 귀합니다.)
물론 결론은 우리 엄마 밥이 제일 맛있다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밥상차릴때 각자의 밥그릇과 수저를 챙기면서 늘 마음속에 행복해집니다.(그런데 그 이쁜 딸이 지금 멀리 있습니다. 비어있는 한자리와 그릇장에 들어가있는 밥그릇을 보면 쓸쓸해집니다)
샌님 말처럼 옷이나 다른 것에 절약하여 취미로 그릇모으니 다들 이상하답니다.
가끔 초대받아 가보면 그릇은 그릇장에 모셔두고 가족에게는 아무 그릇에나 담아준답니다.
깨질까봐서 말이지요.그럴려면 뭐하러 산답니까?

아주 부잣집으로 시집간 친구가 있습니다. 남편은 아주 건실한 기업의 자녀이고  장사싫어 죽기 살기로 공부해 모대학 교수인데요.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친구가 순전히 사랑하나에 눈이 멀어 결혼해 지금 18년인데 지금이야 적응이 되었지만 20대 중반 시절 그 친구를 보면서 참 저렇게 살아야하나 싶게 시집살이를 하더이다. 이유인즉은 심성은 착하나 막자랐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혼 위기도 몇번 있었지만 친구 30즈음에
돌아가신 엄마가 절대 하지말라고 유언하셔서 참고 살았다지요. 막자랐다는게 뭐냐면 혈육이라는 이유로 너무 편하게 생각해 자칫 소홀히 할까봐 엿답니다. 18년의 세월이니 어찌 여기에 다 쓰리까! ( 그 친구도 자기 동네에서는 몇손가락 안에 드는 집안이랍니다)
그런데 지금 그 친구를 만나면 어찌 그리 고운 성품을 가진 사려깊은 사람으로 성장해있는지요.!
이래서 가정 교육이 중요하구나 합니다. 그 집의 3째 아들이 저의집에 놀러오면 우리 딸 거의 기절입니다. 자기 반 남자애들도 저렇게 친절하면 좋겠다니까 그 애 왈 "네가 먼저 그래야지!"하면서 웃어줍니다.
서로 존중하며 둘이 앉아 노는 모습이 얼마나 보기 좋은지요.

어느 학교에서  가족에 대한 토론을 하는 시간에 아빠 엄마 밥그릇이랑 국그릇이랑 자기거랑
다 따로 있는 집을 물으니 한 35%정도하더랍니다. 수저는 약 45%정도구요.

그릇이야기 하다가 주변 잡다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말이지요.
요즈음은 너무나 이기적이고 삭막합니다. 샌님이(그리고 82식구들이)남편을 위해 음식을 곱게 만들고 이쁘게 담고 하는 모습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런 상호존중때문입니다.
이미 아는 요리도 다시 다른 사람의 책을 펴보는 이유는 바로 그런 존중감때문입니다.
더 나은 것을 먹이고자하는 마음 말입니다.
옛 속담에 미운 놈 떡하나 더 준다지만 그럴 때 떡에 대해 잘 살피고 이쁜 그릇에 담고 하겠습니까?
결국 오늘의 핵심은 존중하는 마음과 그릇이군요.
덧붙일 것은 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견해이고 취향입니다.
그러니 혹시 거슬리더라도 저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 그래주십시오.

6피스로 이브샴 골드를 모으면서 우리 딸에 대해 기도  많이 하렵니다.
아끼고 사랑하고 힘모아 주변도 돌아볼 줄 아는 남자 만나 자신과 주변을 함께 행복하게 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82식구 여러분
세상이 참 어렵고 힘듭니다.
그러니
명품 그릇에 비싼 음식이 아니더라도

고등학교 시절 읽었던 수필의 한 귀절 " 왕후의 밥상, 걸인의 찬"이더라도

대충이 아닌 그 사람을 위해 만들고 차린 상을 내밀 수 있는
가슴을 가지고 살아봅시다.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yuni
    '04.7.28 8:04 AM

    저 오늘 컴퓨터켜고 제일 먼저 읽는내용인데요 참 좋은말씀 쓰셨네요.
    '서로 존중하는 마음' 내내 맘에 새기겠습니다.

  • 2. 다시마
    '04.7.28 9:41 AM

    지혜가 담긴 말씀입니다. 그 핵심을 저도 잘 새기겠습니다.

  • 3. 따라쟁이
    '04.7.28 9:49 AM

    역쉬 82식구들은 따뜻하고 저하고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모였다는 점에 한두번 놀랄때가 아님다.기쁘다가 가심 찡하고 또 설레고 어쩌면 모두의 심성은 다 같지 않나싶기도 하구요.저도 신랑의 시어머님의 눈이 좀 글킨하지만 가끔 딴거 눈 감고 그릇살땐 친구들 조차도 엉뚱하게 봅니다..하지만 그게 다 재산이고 유산인걸요..

  • 4. 디저트
    '04.7.28 10:17 AM

    편안하고 심플하며,
    대충이 아닌∼ (제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입니다.)

    건강하고 지혜롭게 사시는 젊은 분들 속에,
    byulnim
    보입니다.

  • 5. 호야맘
    '04.7.28 10:28 AM

    좋은 말씀 너무나 감사합니다.
    좋은 그릇장에 꽁꽁 모셔져 있는 그릇들...
    정말 주인 잘못 만나 넘 불쌍하지 않나요?
    명품 그릇이 아니더라도...
    내 마음으로 사랑을 주고... 아껴주고...
    맞습니다. 그 사람을 위한 상차림과 마음..... 네... 마음속에 잘 새길께요
    오늘도 무척 덥습니다.
    82cook식두들 모두 좋은 하루 되세요~~

  • 6. cjh04
    '04.7.28 10:53 AM

    왕후의 밥상 걸인의 찬을 다시 읽어보고 싶네요.
    저 역시도 늘 더 나은 것을 먹이고 싶은 마음에 82에 자주 들어오거든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음식.....정말 감동입니다.
    저도 딸 있는데 어느 그릇을 모아 줄지 생각 좀 해 보아야 겠어요.^^

  • 7. 헤스티아
    '04.7.28 11:37 AM

    제 친정도, 이쁜 그릇은 아껴두고 막 쓰는 그릇에만 뭘 담아 드셨더랬죠--;
    저는 그러기 싫어서 그나마 장만한 그릇을 열심히 쓰고있어요...

    한번도 명품 그릇에 뭘 먹어본 적이 없는데, (뭐가 뭔지도 모르고..) 백화점 가서 구경이라도 해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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