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분들께도 소용이 되려는지 모르겠네요.
이것들은 어디서 본 것도 아니고 그냥 제가 필요한대로 그 때 그 때 발견한 것들이거든요.
(made in 발상의 전환 인증!^^)
좋은 도구들이 넘쳐나는 요즘이지만 그 모든 걸 갖출 수도 없고 갖출 필요도 없지요.
하지만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고 하지 않던가요?
이 없으면 잇몸으로 어떻게든 다 되더군요.
그런데 막상 소개하려니 너무 하찮아서... 머쓱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그저 한 분이라도 유용하게 쓰시기를 바라며...
아낌없이 풀어놓습니다.
1. 밀폐용기 세척도구

그렇습니다.
저, 밀폐용기 뚜껑까지 분리해서 닦는 여잡니다.
친정에 갈 때마다 김치통이며 반찬통들을 반납하는데,
제가 가져간 쇼핑백을 열어보던 엄마가 깜짝 놀라시더군요.
“세상에, 너 이거까지 빼서 닦니?”
엄마의 손에는 실리콘 고무줄(?)들이 들려있었습니다.
보통은 잘 말려서 뚜껑에 끼우는데 그 날은 좀 바빠서 미쳐 끼우지 못하고 가져갔거든요.
그랬더니 제 살림 스타일을 익히 알고 있는 언니가 한 마디 거듭니다.
“냅둬, 엄마! 저건 약도 없어.”
-.-;;;
살림을 구입하면서 제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세척이 용이한가?’ 입니다.
지금도 그러한데 기운과 정성이 뻗치던 신혼 초에야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뭘 하나 담아도 뚜껑까지 분리해서 모두 씻던 시절이었지요.
그런데 그것도 한 두 번이지 너무 피곤하면 일을 피하게 되는 법이거든요.
나중에는 완전 밀폐를 포기하더라도 실리콘 고무줄이 없는 용기들로 대처하는 편법을 사용하기도 했죠.
그러다보니 밀폐용기를 사용하고 세척하는 제 나름의 노하우가 생기더군요.

이건 락*락에서 파는 밀폐용기 세척솔입니다.
2개 한 세트고, 가격은 1500원.

끝이 이렇게 뾰족해서 실리콘 고무틀을 빼기 좋아요.
그런데 끝 부분이 아주 날렵하지 않아서 처음에 사용하실 때는 요령이 좀 필요하실거에요.
그 때는 뚜껑에 물을 묻히고 세제를 뿌려주시면 그것들이 윤활제 역할을 해서 좀 수월하게 빠진답니다.

이게 솔 부분인데,
폭이 좁고 모가 길어서 뚜껑의 틈을 세척하기 딱 좋게 되어 있어요.
그런데 이게 꼭 있어야 하냐...
그렇지 않다는 말씀입니다.
솔은 대충 칫솔로 대처해도 되고요.
실리콘 고무틀을 빼는 건 이것보다 더 날렵하고 좋은 것을 알려드릴게요.
전 주로 요걸 사용합니다. ^^

바로 요겁니다.
어느 집에나 하나쯤 있는 커터칼!

뒷부분에 고리가 보이시죠?

옆으로 보여드리면... 감이 오시나요?
네, 바로 그걸 뽑는 겁니다.

이렇게요.

뚜껑에서 실리콘 고무틀을 빼기 전에 먼저 물을 뿌려주시구요.
귀퉁이에 세제를 좀 발라주세요.
이것들이 윤활제 역할을 해서 좀 수월하고 스무스하게 빠진답니다.
이런 요령을 몰랐을 때는 너무 마구잡이로 빼서 고무줄을 끊어먹거나 찢은 것도 여러 번이었지요.

세제를 묻힌 귀퉁이에 커터칼 고리를 넣고 떠올리듯이 한번만 밀어주시면 끝!
그런데 이쯤에서 이런 의문이 드실 겁니다.
저 코딱지 만한 걸 대체 어떻게 간수하느냐고요.
그렇죠, 쓰기 편해야 자주 사용할 수 있는 법이죠.
네네, 쓰기 편한 보관법도 당근 알려드립니다.

바로 요 자석입니다.
제가 남대문 쇼핑할 때 빠뜨리지 않고 꼭 들리는 곳이 남대문 알파문구에요.
포장지는 물론이고 아이들 장난감부터 각종 물품들이 즐비한 그곳!
주방용품을 꼭 주방코너에서 사야한다는 편견을 버리세요~
필요가 발명을 낳는다고 했죠?
용도만 확실하면 그에 필요한 물품이 눈에 보이게 마련입니다.
암튼, 각설하고!
남대문 알파문구에 보면 자석을 파는 코너가 있어요.
거기 보면 동그란 거 네모난 것 길쭉한 것... 기타등등 크기도 모양도 제각각인 자석들이 있지요.
크기에 따라 가격도 자력도 다르니까 적당한 것을 골라잡으세요.

요 자석을 고리의 틈에 우겨넣습니다.
약간 크더라도 적당히 벌려서 넣으면 되니까 크게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되요.

저는 개수대 한 쪽에 이렇게 붙여놓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서 써요.
참~ 쉽~죠, 잉?
아무데나 잘 붙으니까 여러분도 동선 편한 곳에, 혹은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여놓고 쓰시면 됩니다.
뭘 그렇게 꺼내서 씻기까지 하시냐고 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육개장 같이 기름기 있는 국을 싸오다가 커브 좀 격하게 돌았다 싶으면 트렁크에서 엎어져 있는 밀폐용기를 발견하기 마련이지요.
이럴 때 뚜껑을 보면 가관이랍니다.
도저히 씻지 않고는 못 배겨요.
모르고 지나쳐서 기름기를 그냥 두면 나중에 끈덕하게 굳어서 잘 떨어지지도 않기도 해요.
김치도 마찬가지.
냄새는 둘째치고 그 틈에 고춧가루도 은근히 잘 들어간답니다.
그런데 꼭 자주 씻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에요.
이게 실리콘이기 때문에 너무 자주 꺼내서 씻으면 노화가 빨리 와서 탄력이 떨어지게 되거든요.
그럼 밀폐력도 떨어지고 마모도 쉽게 되요. 잘 찢어지기도 하구요.
여기까지 읽으면 또 이런 의문이 드시겠죠?
그럼 날더러 대체 어쩌란 말이냐...ㅋㅋㅋ
세척을 자주 하다보니 제 나름의 요령과 규칙이 생겼는데,
이걸 지키면 좀 편해져요.
밀폐용기 사용팁!
첫째, 내용물은 2/3 이상 넣지 않기
둘째, 기름기가 닿을 것 같으면 윗부분을 랩으로 덮고 뚜껑 닫기
(그럼 트렁크에서 옆으로 넘어져도 뚜껑 사이사이 기름이 침투하는 걸 막을 수 있어요.)
셋째, 음식물이 닿지 않은 경우 뚜껑은 간단히 물로 세척하고 잘 말릴 것
번외로 자석 활용법도 알려드립니다.
알파문구까지 가서 자석 하나만 달랑 사올 수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물론 집에 활용할만한 자석이 있으면 그걸 사용하셔도 됩니다.

와인 마시고 나면 코르크 마개가 나오잖아요.

뒷부분을 칼로 살짝 파고 강력본드나 실리콘(가스렌지로 살짝 녹이거나 글루건 사용)을 구멍에 바르고 자석을 고정 시켜주세요.

그리고 이렇게 냉장고 자석으로 활용하는 거지요.
괜찮지 않나요? ^^

간만에 저희 아이 사진도 슬쩍~

여기에 압정이나 핀 같은 걸 꽂아둘 수도 있고,
코르크 마개만 줄줄이 붙여서 연결시키면 메모판으로도 활용 가능하답니다.
코르크 메모판은 그 자체로 아주 멋스러운 느낌이 나요.
제가 아시는 분은 냄비받침으로 만들어서 쓰기도 하시는데,
코르크 마개가 그을리는 냄새가 좋기는 하지만...
나중에는 까맣게 그을려서 보기에는 좀 안 좋아요.
냄비받침은 비추...
그런데 와인 마개를 언제 다 모으냐,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하시는 분들이 계실까봐 한 가지 팁을 더 알려드리면요.
와인바에 가면 널리고 널린 게 코르크 마갭니다.
와인바에서 모임 한번 가지세요.
제가 아는 곳은 코르크 마개만 넣어두는 (거의 쌓아두듯) 전용 바구니만 여러 개일 정도.
그 자체로 인테리어 소품이 되기도 하거든요.
손님이 원하시면 드리기도 하구요.
그러니 주인께 몇 개 좀 달라고 말하면 흔쾌히 주실 거에요.
와인바에서는 하루에도 몇 개씩 나오는 거니까요.
(비싼 와인의 코르크 마개의 경우에는 경쟁이 좀 치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 같은 문외한은 싸구려 스파클링 와인 마개라도 전혀 상관없다는!)
2. 도마 네임텍
이것도 남대문 알파문구에서 쇼핑하다가 번뜩한 거에요.
네임텍이라고 부르는 제품있잖아요.
여행가방 손잡이에 이름이랑 연락처 써서 달아놓은 거요.
그걸 도마에 활용해도 좋겠더라구요.

이렇게 말이죠.
이 제품은 모두 알고 계시는대로 트라몬*나 창고 대방출 때 개당 만원씩 주고 산 제품이에요.
스크래치 or 무늬가 예쁘지 않아서 세일 한 거라고 하는데
사용해보니 하자를 전혀 모르겠다는!
칼자국이 많이 남는다는 게 단점으로 꼽히는데 기름을 살짝 먹이면 잘 보이지 않게 되요.
요즘 아이 때문에 고기를 많이 다져서 육류 도마 부분이 하얗게 되었군요.
그래도 사용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는~
아, 이 도마의 장점은 나무도마 치고 물기가 잘 마른다는 거!

뒤집으면 이렇습니다.
이름을 적어두었죠?
빨강은 육류
하얀색은 어패류
좀 더 다양한 색상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제가 갔을 때는 이 색깔뿐이라 그럭저럭...
빨간색을 육류로 쓸 수 있어서 그마나 다행. ^^

자세히 보면 이렇게요.
재질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1년 반 정도 사용했는데 지금까지는 괜찮아요.
좀 더 튼튼하고 물기가 막 닿아도 좋게 젤리슈즈에 쓰이는 그런 재질이 있으면 좋겠어요.
고리부분이랑 통으로 연결되고 말이죠.

한 가지 재미있는 건 이건데요.
제가 보통 네 가지의 도마를 사용하거든요.
네모난 것은 과채류 전용.
손잡이 달린 것은 치즈나 빵 전용 도마로 사용하거든요.

네임텍 옆 코너에 보니까 핸드폰 고리였던가, 열쇠고리였던가?
암튼 거기 나무로 깎은 동물들이 있는 거에요.
거기에 있는 젖소를 보고 요거다 싶었죠.
재질도 잘 어울리고 귀엽기도 하고...

완전 딱이죠?
(예쁘다고 말해주세요~ㅋㅋㅋ)

뒤집어도 싼티 나지는 않아요. ^^
도마는 교차오염을 막기 위해서라도 육류와 채소 정도는 구분해서 쓰는 게 좋다고 해요.
그리고 도마를 앞뒷면 모두 쓰잖아요.
그 때 앞면은 생것, 뒷면은 익힌 것... 이런 식으로 구분해서 사용해요.
전문식당에서는 도마를 색깔별로 6가지 정도 사용한다는데... 그렇게까지는 못하고...
암튼 그렇답니다.
도마를 구분해서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관리를 잘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도마 관리법은 나중에 한번 올리도록 할게요.
(저도 잘 하는 건 아니고 이것저것 보고 배운 거에요.
괜히 뻔데기 앞에서 주름 잡는 것처럼 좀 오그라들려고 그러네요. ^^;;;)
3. 나만의 식품 건조기

이건 찰옥수수 말린 건데,
찰옥수수로 뻥튀기해서 드셔보셨어요?
쫀쫀한 게 완전, 너무 맛있거든요.
먹고 나면 배가 든든한 것 같은...
암튼, 옥당지님이 한 포대 주셨는데,
(옥당지님이라고 쓰고 아까 밀폐용기 뚜껑 씻는 거 욕하던 언니라고 읽는다)
이걸 가지고 튀기러 갔더니 뻥튀기 아저씨가 반가워하면서 이걸 어디서 났냐고 그러시대요.
이거 튀기면 완전 맛있다고...
그러더니 몇 알 씹어보시데요.
근데, 아직 덜 말랐다며 바짝 말려야 잘 튀겨지고 더 맛있다고...
며칠 더 말리라고 말씀 하시는 거에요.
맛있다는 말을 연이어 들은 다음이라 애가 달았지요.
집에 왔는데 말릴 곳도 마땅치 않고,
애는 벅벅 기어다니고...

그래도 잘 말렸습니다.
그것도 한방에!

바로 요 전기 장판에 말이죠~
침대에 깔려 있던 전기 장판에 눈에 띄더라구요.
거기라면 애가 올라가지도 못하니까!
타이머가 있어서 딱 좋아요. ^^

2인용으로 구입했는데 구입할 때 어차피 빨지도 못하는 거라 비닐 재질로 구입했거든요.
그랬더니 옥수수 말리기 전에 쓱쓱 닦고, 말린 다음에 또 쓱쓱 닦고 그러니까 좋더라구요,
어차피 전기장판 쓸 때 이불 밑에 깔고 쓰잖아요. 그러니까 그렇게 지저분하다는 생각도 안 들고...^^;;;
그 뒤로 전기장판을 식품건조기로 종종 활용하고 있어요.
얼마 전에 멸치 한 박스를 샀는데, 팬에 볶기도 귀찮고 쓸 때마다 전자렌지에 돌리기도 번거롭고...
그래서 또 한 방에 해결했지요.

멸치 한 박스를 깔았는데 반도 안 차네요.
작은 방에 깔아놓고 타이머 맞추고 문 잠가 두었죠.
이제 아들 녀석이 온 방을 활보하는 고로...

다음날 가보니 아주 바짝 잘 말라 있더군요.
담아보니 지퍼백 大 사이즈로 2개 나왔는데, 쓸 때마다 너무너무 편해서 좋아요~
홍삼 같은 건 만들지 못하겠지만,
무말랭이 같은 건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 좀 더 활용방안을 궁리해봐야겠어요.
쓰고 보니 별 것 아니어서 송구하지만,
한 분이라도 필요하신 분이 계시다면... 큰 기쁨이 될 것 같아요.
어쨌거나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남편이 옆에서 이렇게 긴 걸 누가 읽겠냐고 깐족거리는데 하이킥 한번 날려야 할 타이밍 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