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4년 반이라는 시간이 지나도록 살림 요령이 늘기는 커녕 어째 날이 갈수록 어설퍼 지기만 하는지...;;
82쿡 살돋이나 키톡은 정말 넘기 힘든 벽이랄까요. ㅜㅜ
그래도 어느날 "요거 디게 편한데 사람들이 잘 모르겠지?"하는 생각이 들어서 살짝 글을 올려봅니다.
저는 생물학과를 나왔습니다. 거기 실험실 생활도 꽤 했고요. 지금은 전공을 바꾸었지만, 그때 쓰던 물건들을 아직도 편리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생각나는게 더 있는데 어따 쳐박아놨는지... -_-; 찾으면 또 올립지요.
1. Label tape
요렇게 보면 아주 평범한 마스킹 테잎이지요. 게다가 색도 흰색이라... ^^;;
그런데, 요넘이요.. 영하70도 ~ 영상121도 2기압에서도 버틴다는 사실.
설겆이 따위에는 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
또, 몇 년이 지나도 접착제가 병에 묻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한 이상 저는 요넘만 씁니다.
4년 전 결혼하면서 개인적으로 하나 마련했는데 당시 가격으로 만 원 정도 했습니다. 컥. 비싸죠? 하하하~
안쪽은 요렇게 생겼네요.
색이나 굵기도 다양해요. 저는 그냥 질리지 않는 흰색을 택했는데, 아직 5년은 더 쓸 것 같습니다.
여기저기 옮겨 붙여도 접착력이 잘 유지되기 때문에 냉장고에 5센티 정도 너비로 잘라 주루륵 붙여놓고 그때그때 네임펜으로 써서 옮겨 붙여줍니다.
"멸치육수" 같이 자주 쓰는 라벨은 다 쓰고 나서 싱크대 문 뒷쪽에 붙여놨다가 다음번 멸치육수병에 또 붙여주어도 잘 붙어요. ㅋ
2. Parafilm
파라핀을 얇게 펴 놓은 것으로 추정되는 파라필름 입니다. 두루마리 휴지처럼 돌돌 말려있습니다.
옛날에 실험실에서 주르륵 빼 온 (=꼬불쳐 온) 것으로 (쉿!) 이제 거의 다 썼네요.
파라필름 사러 종로에 함 떠줄 시점인가 봅니다. (가격은 아직도 잘 모릅니다. 훗!)
생각하는 두께보다 조금 두껍게 잘라줍니다.
붙어 있다기 보다는 얹어져 있는 기름종이를 떼어내고 아래와 같이 병 입구등에 좍좍 늘여가며 붙여줍니다.
처음엔 왼손으로 끝 부분을 잡아주고 늘이기 시작해야 해요. 제가 손이 두 개 뿐이라 그건 못찍었습니다. ;;
잘 늘어나지요? 요게 추울 땐 좀 안 늘어나는 경향이 있음을 참고 하시고..
그러나 난방 안되는 한겨울 실험실이 아니라 일반 가정집이라면 별 문제 없습니다.
사진에 나온 거버 병은 크기로 봤을 때 여러모로 쓰임새가 좋지만, 뚜껑이 좀 헐겁죠?
여행 가면서 양념 덜어가고플 때 파라필름으로 이리 막아주면 샐 염려가 없어 좋습니다.
단내 솔솔 풍기는 꿀단지 막아놓을 때도 킹왕짱!
완성샷 입니다. 거의 완벽한 밀폐입니다.
물론, 처음에 약간의 연습이 필요합니다.
힘조절 못하면 뚝 끊어지거든요.
3. 시덥잖은 tip, 왼손으로 뚜껑 닫기
실험 하는 사람들 중에 상당수는 clean bench라는 무균상자에 손만 쑥 밀어넣고 그 안에서 작업을 합니다.
일단 작업을 시작하면 왼손 오른손이 각개전투를 시작합니다.
그러기 위해 여러 가지 기술을 익히는데 그 중 한가지가 왼손으로 뚜껑 여닫기 입니다.
중지, 약지, 새끼지로 병을 지탱하고 집게손가락만 써서 병뚜껑을 여닫습니다.
너무나 시덥잖은 일 같지만, 연습해 놓으면 은근히 편하답니다. 특히 요리할 때 많이 응용하는 스킬이랄까..;;
하루만 연습하면 왠만큼 되니까요, 그냥 한 번 해보세요.
여담 한 마디 하자면, 실험실 생활 초기에 위에 있는 파라필름 한 손으로 감는 것도 대부분 마스터 합니다.
중지, 약지, 새끼지로 병 잡고 돌리면서 집게손가락으로 필름 늘여 감아주기. ㅋ
저(골수 오른손잡이)는 뭐.. 왼손만 써서 파라필름 잘라 병에 감는 경지까지 올랐었다고... 쓰잘데기 없는 자랑질... -_-;
그냥 운동삼아 해봐도 좋습니다. 오른손잡이가 왼손작업을 익히는 행위만으로도 우리의 두뇌가 건강해지거든요! ^^
참, 위에 두 물건을 어디서 샀냐면요..
제가 도심 주변에 있는 학교를 다녔던 터라, 종로3가에 있는 업체와 거래를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구입할 때에는 종로 3가에 직접 나가서 샀구요.
서울극장 주변으로 골목 안쪽에 실험기구 파는 집들이 여럿 있거든요.
5년 전 당시 '고려에이스'라는 집이 유명했었는데, 지금의 대세는 어디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
제가 쪽지 받고 답할 형편이 안되고 또 어차피 요즘의 정보를 모르는 상태라 가게 이름을 적었는데요.
광고니 뭐니 하는 말씀은 안해주셨으면... ㅜㅜ
그냥 생각 나는대로 적어봤어요.
이 외 먼지 안날리는 티슈 Kim-wipes, 액세서리 담기에 왔다인 6-well dish등이 떠오르지만 실물이 없어 사진을 못 올리네요.
혹시 기회 되면 다음에 또 정리해 볼께요.
정말 단 한 분이라도 도움 된다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