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게 몰까~~요~~~?^^
"리챠드 지노리"를 아십니까?^^
저도 "리챠드 지노리"라는 사람은 잘 모릅니다.
단 그의 이름이 수없이 새겨진 접시나 찻잔이나 티팟을 알 뿐이라지요!ㅎㅎㅎ

그렇습니다.
오늘 연못바닥 제가 리챠드 지노리 찻잔 세트를 질렀습니다.
것두 무려 커피잔 여섯개를 나란히.....^^
여기서 제가 '무려'라고 말함은....
평소 저는 식구 수대로 딱 3개씩만 샀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엔 6인조 한세트로만 파는 거라구 그래서 그냥 질렀습니다.

독일에 빌레로이...
영국의 웨지우드....
미국의 레녹스....
포트메리온...스포드...쯔비벨 무스터...마이센....로얄 코펜하겐….등등등.....
잘은 모르지만 암튼 이런 그릇들이 그 나라를 대표하며 전 세계로 팔려나가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탈리아는?

바로 리챠드 지노리(RICHARD GINORI)가 있다네요.
역사가 꽤 긴 것 같지요?

한 3년 전쯤이었을 거예요.
얘들을 처음 본 것은....

워낙 파란색과 하얀색이 조합을 이룬 그릇들을 좋아하다보니....
이 그릇의 출처가 어딘지도 모르고....
시내 나가면 산책 삼아 들리던 그릇가게에서 얘네들한테 눈이 꽂혔었습니다.
그릇을 들어서 뒤를 보니....?

이런 마크가 보였습니다.
리챠드 지노리?
갸가 누구여?
^^
그렇게 한마디 했다가 그날 그릇가게 할머니한테 지노리에 관한 설명을 30분쯤은 족히 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 시리즈의 이름은 리챠드 지노리 시리즈중
"레떼 블루(Richard Ginori Rete Blu)"
입니다.
여기서 잠시 레떼(Rete)라 함은...
망...그물같은 조직으로 짜여진 망의 모양...
뭐 대충 그런 의미입니다.
Rete Blu...푸른 그물망의 무늬
잔 받침을 보면 이런 이름이 붙은 이유가 짐작이 갑니다.

잔받침 입니다.
어찌보면 그물같기도 하지만....
제가 이 찻잔을 좋아하게 된 건 이탈리아 유적지 어디나 가면 보이는 모자이크 문양 같다는 생각을 해서였습니다.

그렇게 보이지 않나요?^^
맘에 들었던 이 찻잔을 눈으로 찜만 해놓고 덥석 사들지 못했던 이유는?
뭐....
다른 이유가 무에 있겠습니까요?
너무 비싸더란 말이지요.
그래서 갈 때마다 할머니랑 수다를 좀 떨다가 얘네들 한번 눈으로 봐주시고...
그러다가 할머니가 가끔씩 장식장 한 코너에 오래된 모델들의 그릇들을 50%할인딱지 붙여놓은 코너에 뭐 건질 만 한 거 없나 둘러보고...
그러다가 돌아오곤 했습니다.
허나 참으로 애석하게도 리챠드 지노리 레떼 블루는...
늘 50% 할인딱지가 붙는 그 장식장에는 오르지 않았습니다!

저 연못바닥은 요?
그저 배 안고플 때는 그냥 알약 하나만 먹어도 되는 세상 좀 안 오나.....그러면서....^^
안 먹으면 살 수가 없으니까....안 먹으면 안되니까...뭔가를 만들어 먹어야 하니까... 그래야 사니까…
그래서 주방에 들어가는 사람임돠!^------------^
그러하다 보니 좌르르 접시들이 포진하고 있는 양식기세트나 뭐 그런 그릇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세트로 하나쯤 가지고 있음 좋겠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하긴 하지만 거창하게 테이블 세팅 해놓고 그에 걸맞는 요리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생긴 대로 살자!
그러고 만다지요?
허나 단 한가지...
좋아하는 사람들과 커피나 차를 마시는 것은 참 좋아하다 보니...
커피잔이나 찻잔에는 좀 관심이 있었지요.
여행 다니면서도 괜히 그릇가게를 기웃거려보기도 하구요.
하지만...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이탈리아의 명품이라 일컬어지는 저 찻잔을 제 가격 다 주고 덥석 집어오게는 안되더란 말이지요.
그런데?

아뉘....
이게 어인일이드래요?
세금 내러 우체국 가느라고 시내를 관통해서 가는데.....?
그릇가게 창문에....
전품목 50% 세일!
이런 글씨가 크다랗게 붙어있는 거예요.
에헤라디여~~~~^^
크리스마스 세일기간은 안즉도 멀었는데....무슨 일이지?
궁금해하면서 낼름 들어갔죠?
50% 세일이란 게 다 그렇듯....
밖에다가는 그렇게 써서 붙이고 안에 들어가면 딴소리 하기가 일쑤입니다.
이 품목은 이래서 제외...저 품목은 저래서 제외....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3년을 드나들어도 도통 안 하던 지노리에도 무려 40% 세일 딱지가 붙었드라 이 말입니다.
왜 50%가 아니냐고 여쭸더니...
너무도 간단하게 대답하시드군요.
"지노리라서 그래!"
그 가게 주인이신 할머니가 아들이 하는 앤틱 가구점과 합치기 위해 가게를 옮기게 되면서 전격 세일을 감행하신거더라구요.
40%라.....

당연 이 찻잔에 코를 박았습지요.
할머니가 그럴줄 알았다는 듯이 은근한 미소를 지으시드군요^^ㅋㅋ
망설일 거 없이 샀습니다.
3년을 눈으로만 도장 찍고 다녔는데 뭘 망설이겠어요.
지노리는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오프라인에서도 어지간해서는 세일 안 하기로 아주 유명하거든요.
할머니 하시는 말씀이 다른 사람이 사가기 전에 연못바닥 얘가 와야할텐데....그러셨다나요?^^

그냥 이리저리 놓고 사진 찍어봤습니다.
역시 그물보다는 모자이크에 가깝지 않나요?(몰 그리 우기냐?^^ㅋ)

레떼 블루 시리즈의 특징은 한 개가 있을 때보다 여러 개가 있을 때가 훨씬 더 이쁜 것 같아요.

그런데 그릇 사진 찍는 게 참 쉽지가 않네요?
특히 하얀 그릇은 요.
집에 손님이 오실 때면 이렇게 여러개.....

아들 아이와 남편이랑 함께면 이렇게 3개.

남편이랑만 둘이 서는 요렇게 오붓하게 2개.....^^ㅋ

깨끗이 목욕시켜 놓으니 아주 엉덩이가 뽀샤시 한거이 이뻐 죽겄습니다^^

뽀샤시 목욕 시켜주기 무섭게 당장 연못바닥표 다방커피 한 잔 타주시고......^^
있는대로 뽀다구^^ 한번 잡아 봅니다.
아! 그리고 하나 더 좋은 건요?
잔 받침이 커피잔이 놓여지는 부분의 경계가 깊지 않아서 일반 접시로 쓰기에도 참 좋답니다.
앞 접시로 써도 좋을 것 같구요.
동그랗고 오목해서 나물 반찬 담기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커피 옆 잔받침에 담긴 건 지난번 남편이 쌀을 사러 로마 시내의 한국 식품점 갔다가 사다 준 찹쌀떡.
그리고 찹쌀떡 옆에는 시어머님께서 주신 곶감입니다.
둘 다 냉동실에서 나와 열심히 제 몸을 녹이고 있는 중이랍니다^^
어때요?
맛있겠죠~~~?

일곱개의 낮은 언덕으로 이뤄졌다는 로마.
그 일곱개의 언덕을 감싸안은 노을입니다.
연못바닥 제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내려다 보이는 노을 지는 로마의 모습입니다.
노을이 지고….
하루가 가고…
또 하루가 오고…..
언제나 늘 같은 반복이지만….
그 하루하루는 언제나 같기도 하지만 또 언제나 다 다릅니다.

오늘도 여전히 행복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