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쪼그만 넘이 동생 집에 안착했을 때
엄마 품을 갓 벗어나서 정말 볼품도 없고, 말이라도 건넬라 치고 안아 주려고 하면
침대 밑으로 들어가 숨어 버리니...
청소기를 넣어서 몇 번을 훑어 줌도 마다하지 않게 운동량(?)을 넓혀주니 고얀 놈
어른이 들어갔으면 납신하고 허리 숙여 인사하면서 나올 일이지
어디 나 잡아봐라도 아니고 나 찾아봐 하면서 어딘가 하얀 털 뭉치를 감추고 있다
고얀넘 둘째 손가락게 걸어 놓는다
우선 나도 더우니 에어컨 좀 가동하고 세수하고 나오면 슬몃 목욕실문 앞에 앉아 있어
감동을 안겨 준다. 나의 마음을 저리게 했으니 애달픈 넘
혹시나 해서 물그릇에 얼음을 (두 그릇이라서) 이쪽 저쪽 넣어 주면 얼음이 물에서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이쪽 저쪽 오가며 물을 핥는다 그래서 고얀 넘 보다 이번에는 이쁜 넘
전기 압력 밥솥 김빠지는 소리를 듣고 기겁해서 어찌나 놀래 하던지
도리어 밥을 하는 우리가 미안할 차례이니 이런 때는 쫄보넘
어쩜 이 녀석은 우리가 하는 말을 다 알아듣는지도 모른다
그냥 모르는척하고 있을 뿐
이 녀석이 말을 할줄 알면 굉장치도 않겠다
나랑 있었던 일을 종종 걸음을 치면서 즈그 형한테 울 동생한테 쫑알 쫑알 꼬아 바치느라고 바쁠듯
날개 없이 폴작 뛰어와 안착해서 동생과 형의 사이의 가교 역활을 해 주고
말을 자주 자주 섞게 해 주었으니 이제는 고마운 넘이다
머리 쓰다듬으며 마루야 네 형하고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아야 돼 하고 말이다
귀 만져 주며 쓰다듬어 주면 굉장히 좋아한다
마루야 잘 놀고 또 올게 하는 마음은 내 마음일 뿐이고 이 녀석은 귀찮게 하는 사람 떠나면 좋을 듯
잘 자고 있는 녀석, 에어컨 바람 시원한 곳으로 안아 옮겨 놓으면 좋아할까?
아무리 미물의 어린 것이라도 알지 않을까?
자기 사랑하는 것 알지 않을까?
조금 정도가 지나쳐서 탈이라옹 쯧쯧 하면서 말이다
마루가 뭘 잘못했는데..하는 말에
빙수에 넣은 연유 냄새를 맡고 달라고 조신하게 조르는 중이라네요
아침 인사차 즈 엄니(여행중) 방에 들어 와서 다른 사람이(내가 누워 있으니) 있으니 깜놀
눈에 불안한 표정이 에그 안쓰러워라
무릎에 앉혀 놓으니 일어서지도 못하고 ...
마실 갔다온 압력 밥솥
저 물건이 무엇인가 하는 표정
온갖 시름 혼자 껴안듯
굿모닝 인사 고얀놈 발 바닥을 보이면서 하다니
즈 엄마 1박 외출 했다고 현관에서 시위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