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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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교환과 질문의 장
5살 남자 아이가 폭력적인 아이를 예민하게 생각합니다
여자 아이는 사회성이 좋아 아무하고나 잘 어울리는데 남자 아이는 기가 세고 폭력적인 아이와 어울리는 것을 싫어합니다.우리 아이는 기가 쎄지 않으나 자존심이 무척 강하고 자기가 당하는 것이 너무 속상해서 어울리기 싫은가 봅니다. 평범한 아이들과는 잘 지내는 성격이지만 그래도 단체 생활에는 강한 아이가 있는데 어떻게 어울리게 도와주어야 할까요?
첨엔 때리지 말라고 이야기 하라고 했지만 그래도 때린다고 합니다. 그리고 기센 아이들에게 당한다는 생각이 강한것 같아 그럼 너도 때려 해 보았으나 교육적인 말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기센 아이를 이길것 같지도 않고 더 당할것 같아..
이 아이를 어떻게 이야기 해주고 인도해 주어야 할지 현명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이젠 유치원도 가야 할 텐데 단체생활할때 분명 이런 기쎈 아이가 있을텐데 그럼 또 유치원도 안 간다고 하면 어쩌나...싶기도 합니다. 유치원 간다는 것이 걱정되었는지 잠깐 틱이 오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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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년공원
'11.2.26 2:40 AM지금 현재는 아이가 어디에 다니고 있는 건 아니지요?
이제 곧 유치원에 보낼 것을 걱정하신다는 것으로 미루어, 지금껏 아이가 겪은 경험은 아마도 일회적인 만남에서 비롯된 것인가봅니다.
예를 들면, 동네 놀이터라든지, 이웃집 아이들과 놀이한다든지 할 때 폭력적 성향이 있는 아이와 어울려 놀기를 싫어한다는 것이지요?
제가 보기엔, 아드님이 자신의 권리와 자유를 스스로 지키려는 성향이 뚜렷한, 자존감 높은 아이인 것 같습니다.
동네 놀이터나 음식점 놀이방 같은 곳에서 일회성으로 만나 놀게되는 아이들과의 관계는 어른의 도움이 개입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은 교사가 꾸준히 아이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갈등상황에서 개입하기 때문에, 너무 미리 염려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유치원에 입학하면 3월 한 달 동안은, 아이가 분명히 친구들과 갈등을 겪을 것입니다.
동물의 왕국에서 고릴라 무리가 서열을 정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상대를 바꾸어 싸우고 하는 장면을 보셨을 겁니다.
이렇게 말하면 좀 그렇지만... 유치원 교사로서 지켜본 바에 의하면, 3월 한 달간은 아이들이 정글의 동물처럼 서로 부딪혀 가면서 서로의 성향과 특성을 파악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한 달이 지나면 교실이 갑자기 평화로워지더군요.
각각의 아이들이 자기와 잘 맞는 놀이 친구를 찾았고, 교실에서의 규칙을 숙지하게 되었고, 또 교사의 쉼없는 개입이 있었던 덕분이지요.
이렇게 모든 아이들이 유치원/어린이집에서의 생활 (친구 관계를 포함) 에 적응하는 기간 동안에 가정에서 도와주실 수 있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1. 유치원에서 있었던 속상한 일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며 들어줍니다.
"네가 잘못했으니 선생님이 널 야단쳤겠지" 라든가, "왜 너는 친구들하고 사이좋게 놀지를 못하니?" 하고 아이를 비난하면 절대로 안됩니다.
명백히 아이가 잘못한 경우에라도, 일단은 먼저 아이를 품어주시고, "네가 많이 속상했겠구나" 하고 아이의 마음을 받아주세요.
2. 아이가 부모로부터 위로를 받았다 생각되면 그 때 잘잘못을 차분하게 설명해줍니다.
아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려주시고, 입장을 바꿔서 네가 그런 일을 당했다면 어떻게 느낄지 생각해보게 해주세요.
만일, 내 아이는 아무 잘못이 없고, 같은 반 똘똘이란 아이가 우리 아이를 괴롭혔던 경우라고 하더라도, 아이 앞에서 파르르 흥분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이는 것은 역시 좋지 않습니다.
이럴 땐, "똘똘이가 생각을 잘못해서 우리 코난군이 힘들었구나. 선생님은 똘똘이한테 뭐라고 말씀하셨니?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하셨으니, 똘똘이도 다음 번엔 조금 더 조심을 할거야." 하는 정도로 아이앞에서 마무리하세요. 나중에 유치원 선생님과 따로 아이가 없는 곳에서 그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시구요.
3. 유치원/어린이집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갖게 도와주세요.
때로는 마음이 안맞는 친구도 있고, 유치원 일과 중에 하기 싫은 것(예를 들면 낮잠)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유치원에 가면 좋은 친구들도 많고, 재미있는 놀이감과 책도 많이 있고, 선생님이 우리 코난군을 예쁘다 해주시고, 코난군이 유치원에 가있는 동안에 엄마는 집안 청소도 깨끗이 해놓고, 코난군이 좋아하는 간식을 만들 시간도 생기니, 얼마나 좋은가... 하는 이야기를 자주 아이에게 해주세요.
4. 집에 돌아오면 저녁에 일찍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최상의 컨디션을 가지고 등원하도록 해주세요.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즐거워지는 법이니까요.
그리고 늦지 않고 제 시간에 등원하면, 혹은 다른 아이들보다 일찍 등원하게 되면, 오늘 교실에 무슨 새로운 교구가 나왔는지 살펴볼 기회도 생기고, 아이들에게 인기많은 놀이감을 먼저 차지해서 가지고 놀 수도 있고, 선생님과 오랜 대화를 나눌 수도 있고... 암튼 좋은 점이 많아요.2. 소년공원
'11.2.26 2:53 AM(댓글이 너무 길어서 혹시 로그아웃 될까봐 중간에 한 번 나눠서 씁니다.)
5. 유치원 교실에서의 규칙을 부모도 충분히 숙지하고 아이에게 리마인드시켜주세요.
가능하면 집에서도 같은 규칙을 정하고 따르도록 하면 더욱 좋겠지요.
-때리지 않기
-울거나 화내지않고 말하기
-갖고 놀았던 놀이감은 제자리에 돌려놓고 다음 놀이 시작하기
-다먹은 빈 그릇은 식탁이나 싱크대에 갖다놓기
등등은 대부분의 유치원에서 지키고 있는 규칙이면서, 가정에서도 지키기 좋은 것들이지요.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집에서는 괜찮은데 유치원에서는 해서는 안되는 행동규칙이 있어요.
예를 들자면,
-낮잠이 자고 싶지 않으면 조용히 누워있어야지, 낮잠 시간동안에 다른 놀이를 할 수 없는 것
-화장실에서 물을 틀어놓고 물놀이를 오래 하면 안되는 것
-양말을 벗고 맨발로 지내면 다칠 위험이 있으므로 안되는 것
등등은 집에서는 해도 괜찮지만 유치원에서는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지요.
아이에게, 이런 차이점을 잘 알려주시고, 왜 그런지 설명해 주세요.
집에서는 네가 피곤할 때 아무때나 쉴 수 있지만, 유치원에서는 정한 시간 동안에만 쉴 수 있기 때문에, 그 때를 놓치면 곧이어 나중에 피곤해진다, 또는, 너는 쉬지 않아도 되지만, 다른 아이들이 쉬는 동안에 시끄럽게 방해가 되면 안된다... 등이 낮잠 자는 시간에 관한 규칙을 설명하는 예가 되겠지요.
6.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 아이를 한 번 믿어보세요.
엄마가 보기엔 아직 아기같고 험한 세상에 내놓기가 두려운 느낌이겠지만...
생각보다 아이들은 정글에서 잘 생존하는 흘륭한 탐험가랍니다.3. 이란성쌍둥이
'11.2.26 6:48 AM너무 감사드립니다. 제가 질문하면서도 이런글에 누가 답해줄수 있을까? 누구나의 평생숙제 아닐까 생각했는데 정리해서 답해 주시니 감사하면서도 안심이 되네요. 특히 우리 아이가 예민해서 강한 아이와 잘 지내지 못하는것 아닐까 생각했는데 자존감이 높다고 하시니 내 아이를 너무 나쁘게 평가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반성해 봅니다. 첨에 기관에 보내는 거라 또 쌍둥이라 충분히 사랑을 주지 못했다라는 죄책감과 특히 고민하는 아들은 의존적이고 요구사항이 많아 짜증내며 키워서 제가 더 안심이 안 됬나 봅니다. 다시한번 너무 자세히 긴글 감사드립니다.
혹시 제 댓글을 보신다면 저의 고민을 한번더 질문해도 될까요?
요번에 들어가는 유치원이 성품을 강조하는 유치원이라 걱정이 됩니다. 왜냐하면 제가 소심해서 그런지 규범에 많이 걸려서 넘어졌거든요. 어릴적부터 인성교육 너무 강조하면 자유의지가 많이 꺾이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자율적인 유치원으로 보내려 했으나 애가 멀미를 해서 동네 평판좋은 유치원으로 보냈는데 성품을 강조하는 유치원이더군요. 지금에서 미술학원이나 다른 유치원으로 바꾸어야 할지 보내야 할지 고민입니다. 얼굴이 안 보이는 곳이라 그런지 뻔뻔하게 다시한번 질문드립니다.4. 소년공원
'11.2.26 8:52 PM쌍둥이 어머님, 제 댓글이 도움이 된다니 저도 기뻐요.
성품 혹은 인성교육을 강조하는 유치원과 자율적인 유치원이라... 글쎄요, 제가 그 차이점을 정확하게 알지못해서 실질적인 대답을 해드릴 수가 없네요.
그냥 제 짐작으로는, 아마도 인성교육을 강조한다는 것은 아이의 행동지도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자율적인 곳은 아이들의 행동지도를 덜 한다는... 그런 것일까요...?
제가 교사로 일하면서 본 바로는, 수녀님이 교사로 계시는 성당 유치원은 (예를 든 것이지, 천주교나 수녀님을 비난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에게 얌전하고 조용히 지내는 것을 강조하고, 공동육아단체 어린이집에서는 교사에게 경어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할 정도로 허용적인 분위기인, 그런 차이점...을 말씀하시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제 개인적인 신념으로는, 아이들은 어떤 환경 어떤 프로그램이든 상관없이 씩씩하게 잘 자라고 결국엔 제 갈 길로 간다, 하고 믿기 때문에 이번에도 역시나 너무 염려를 앞세우지 마시라고 조언드리고 싶어요.
멀미하는 아이를 굳이 먼 거리 운전해서 보내야 할 정도로, 그렇게 교육과정과 철학의 차이가 내 아이의 장래를 크게 좌지우지 하지는 않을거란 뜻입니다.
맹모삼천지교... 우리 엄마들은 이 말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다고 저는 느끼는데요...
가능한 한도 내에서 좋은 환경을 베풀어주는 것은 좋지만, 오로지 환경만을 위해서 다른 중요한 것을 놓치는 경우를 가끔 봅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내 아이를 믿고 정서적으로 지지해주고, 아이가 잘 되는 것이 엄마인 내 자부심을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의 인생 그 자체를 위한 것이라는 믿음을 간직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아이에게 뭔가를 "해준다" 하고 노력하기 보다는,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가를 진정으로 이해하도록 보력해보세요.5. 이란성쌍둥이
'11.3.1 8:03 AM여행갔다와서 늦게 봤네요. 네 님 뜻 알겠습니다. 요즘 심리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잘못 받아들여서 그러지 5살에 성품교육(성품교육을 강조하는 곳입니다)을 너무 많이 받으면 규범에 얽매이게 되어(초자아)가 자아가 약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머리가 복잡했나 봐요. 제가 너무 배려 책임감 정직에 얽매여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진심에서 남을 배려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으로 배려하다 보니 생각과 맘의 불일치???? 머리 아프시죠? 여하튼 낼이 개학인데 아직도 맘은 갈등이네요. 여러가지 조언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