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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告白]

| 조회수 : 3,419 | 추천수 : 108
작성일 : 2008-11-26 23:34:27

결혼을 생각하며, 그녀를 만날때였습니다.

그녀는
조금은 새침떼기이고...
조금은 여우이고...
조금은 철이 없었습니다.
한 성격하기도 했습니다 ^^;;;;

하지만, 정말 이뻤기 때문에,
(모.. 콩깍지였겠지만, 연애2년 결혼2년차인 지금도 아직 콩깍지가
안 벗겨진 것 보면, 객관적으로도 어느 정도는 이쁜것이겠지요? ^^)

모든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상상을 했지요... 결혼후의 모습을...

철부지 아내를 위해
일찍 퇴근해서 밥을 준비하고, 설겆이도 하고, 빨래도 하고, 청소도 하고..
내가 혼자 모든 것을 하진 않겠지만, 내가 많이 해야겠구나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내가 조금 더 힘들면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그녀는 내게 더 큰 웃음과 행복을 주니까..
그것으로 된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가부장적인 모습이 이상적이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서로 같이 함께 하는 것이 예쁜 모습이라 생각하는 저에게는
그녀는 그것이상으로 철없이 보였다는 얘기입니다. ^^;; )

--------------------------------------------------------------------------------

이제 결혼하고 2년이 접어들어 갑니다.
6개월 안된 아들녀석도 있습니다.
(네.. 신혼입니다.. ^^)

오늘 회사에 있는데 문자가 왔습니다.
"우리신랑너무굶겨보내큰일이네..."

연애시절 생각했던 내 모자랐던 생각이 문득 났습니다.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

저는 일땜에 항상 회사에서 아주 늦게야 집에 들어가고...
나의 아내는 아이를 보살피느라 하루종일 집에서 동당동당합니다.
100일이 되기전에는 화장실도 편하게 못갔더랍니다.
(지금도 그리 편한건 아니지만 TT)
여기 계시는 모든 분들처럼
저도 세상 모든 어머님의 힘든 육아 마음 깊숙히 느끼고 있습니다.

그렇게 힘든 하루를 보내고도...
제가 퇴근하면,
과일 깎아 준다고...
야식 챙겨 준다고...
이래저래 바쁩니다..

그래도,
저랑 얘기하는 것이 행복하다고,
저랑 있는 것이 제일 행복하다고
그렇게 말하는 사람입니다.

제가 매일 같이 야근해도...
싫은 소리 한번 안합니다...
이해한다고... 오빠도 힘든 거 안다고...
자기 믿고 회사일 든든히 하라고...
그렇게 말하는 사람입니다.

밖에서 먹는 밥.
믿을 수 없다고...
조미료 범벅이라고...
도시락 챙겨준다고....
아침밥 꼭 먹여 보내야 한다고...
그렇게 말하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
가끔 자기가 좋은 마누라 같다고 자랑합니다.
피식 (비)웃어 주지만
제 마음 속에서는 최고의 마누라라고 아주 즐겁게 동감해줍니다..

--------------------------------------------------------------------------------

그 철없을 거라 생각했던 그녀는

시어머니의 착한 며느리로...
우리 아이의 한없는 사랑의 엄마로...
어리석고 철부지인 나의 든든한 아내로...

어느것 하나 빠짐없이 너무나 잘해주고 있는
그런 소중한 존재가 되어있습니다.
나와 내 아이에게 없어서는 안될 아주 소중한 존재!

네... 문자를 받고...
연애시절의 내 철없던 생각에.... 반성을 합니다.

--------------------------------------------------------------------------------

마느님~~~
(마눌님말고 마느님이라 불러달래요... 마누라 + 하느님 ^^;; )

내 30여년의 삶을 살아오면서,
최고로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신을 선택한 것입니다.


그리고,
내 30여년의 삶을 살아오면서,
내게 가장 큰 행복은

당신이 저를 허락해 주신 것입니다.

--------------------------------------------------------------------------------
--------------------------------------------------------------------------------

장황한 글.. 죄송합니다.

회사에서 야근하면서, 아내의 문자를 받고,
예전 생각에 잠시 빠져있다가...

아내가 자주 방문하는 이곳에 그녀의 글을 쓰고 싶어졌습니다.
자랑도 할겸 ^^;;;;;

제 아내 "발상의 전환" 많이 이뻐해주세요 ^^;;;
이만, 철부지 남편 물러갑니다.
빨리 사랑하는 마느님께로~~~~

--------------------------------------------------------------------------------
--------------------------------------------------------------------------------

혹여 게시판의 성격에 어긋나서,
관리자님께서 글을 옮기시거나 지우셔도 개의치 않겠습니다. ^^;;;;;;

3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자
    '08.11.27 12:58 AM

    시드니님 & 그쵸님 친절한 조언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선글하고 양말 미처 생각못했습니다. ^^

  • 2. 랑이맘
    '08.11.27 1:34 AM

    님 글 읽는데 전 왜 눈물이 날까요?

  • 3. 올리브
    '08.11.27 5:19 AM

    예쁘게 사시는 모습이 보이는 둣 하네요.
    너무 예뻐서 엉덩이를 두드리고 싶어지는 아줌마입니다.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 4. 한번쯤
    '08.11.27 6:46 AM

    짠한 감동이 스쳐갑니다.. 정말 부부밖에 없는것 같아요 ^^

  • 5. 재슈짱
    '08.11.27 8:17 AM

    어라 그림같이 사시는 분들이 82에는 많네요.
    저는 평생 그렇게는 못살아봤지만, 왠지 목이 메고 마음 한편이 저려오네요.
    주위에 이런 남편도 있다... 라고 전할 수 있어서 행복해요~

  • 6. 김혜경
    '08.11.27 8:46 AM

    저도...글을 읽으면서..눈물이 핑 돕니다.

    루나님..정말 결혼 잘 하신 거에요. 앞으로도 늘 지금 이만큼 서로 사랑하면서 행복하게 사세요.
    아침부터, 마음이 아주 따뜻합니다..

  • 7. nayona
    '08.11.27 11:46 AM

    아름다운 부부이시네요.
    언제까지나 그 맘 그대로 행복하세요~~~~

  • 8. 코스모스길
    '08.11.27 12:01 PM

    발상의 전환님.....남편님께 사랑받는 비결 전수바래요...
    가끔 닉네임 뵌 기억있네요...
    부럽습니다. 아침에 좋은글 접해서 오늘하루도 덩달아 행복할것 같아요...감사~~
    루나님도 감사~~

  • 9. 선영모
    '08.11.27 12:44 PM

    마느님~~~
    너무 좋으시겠다....

  • 10. 미주
    '08.11.27 1:37 PM

    와우~~~~ 너무 행복하시겠다.

  • 11. 발상의 전환
    '08.11.27 1:59 PM

    어머, 깜짝이야!
    ㅠ.ㅠ 저도 울었어요...
    82쿡 기자회견장까지 같이 가주던 남편인데
    쑥스럽다고 회원가입 않고 눈팅만 하더니...
    저도 눈물이 나요...
    완전 감동의 쓰나미...ㅠ.ㅠ

  • 12. 발상의 전환
    '08.11.27 2:03 PM

    신랑에게 문자가 왔어요.
    "아자님께는 자기가 답변 달아줘요.^^"
    아자님,
    얼마든지 퍼가세요~!!!

  • 13. 발상의 전환
    '08.11.27 2:13 PM

    근데... 시간을 보니 어제 올린 글이네요.
    그래놓고 앙큼하게 지금 얘기하다닛!^^

  • 14. 이제부터
    '08.11.27 6:07 PM

    진짜 진짜 부럽습니다.
    퇴근하는 남편이 오늘따라 기다려집니다.
    죽었스~~~
    님의 글 꼭 보여줄 겁니다.
    반응이 궁금하네요.

    발상의 전환님! 비결 좀 알수 없을까요?

  • 15. 꽃수레
    '08.11.27 6:20 PM

    행복한 고백....^^*
    웬만해선 꼬리글 안쓰는데 가슴이 뭉클~
    여지껏 뜨뜻미지근하게 살아온 세월이 갑자기 억울하단 생각이...ㅎ
    시집갈나이 울 딸도 루나님 같은 멋진왕자 만나 알콩달콩 사는모습 보고픈데...
    내 사위감은 어드메 꽁꽁 숨어 있는지...
    발상의 전환님! 부러버~~~^^*

  • 16. 녹차잎
    '08.11.27 6:29 PM

    이 렇게 좋은 남자는 내 이상형이었는데, 왜 나만 좋은 사람일까요.내 사위만은 곰살맞고 내딸한테 사랑만을 주길 빌뿐이다. 안돼면 내딸이 교육시키는데로 라도 따라 흉내라도 내는 남자라면 좋겠다.

  • 17. 라일락
    '08.11.27 7:09 PM

    저도 추천 하나 꾸욱 눌러드립니다~~
    눈물 찔끔..

  • 18. oegzzang
    '08.11.27 8:39 PM

    행복하게 사시는 모습이 그려지네요.
    그 이쁜 마느님이 누굴까? 궁금했더니 발상의전환님 이셨네요^^
    사랑하는 아가랑.루나님 & 발상의전환님... 알콩달콩 행복하세요...^^

  • 19. 연풍사과
    '08.11.27 9:44 PM

    정말 부럽습니다.
    평생 콩깍지가 그대로 있길 바랍니다.
    행복하세요.
    저도 글 가지고 가렵니다.
    저 혼자 보기에 너무 귀한것 글이라서
    감사히 가져갑니다.

  • 20. 옥당지
    '08.11.28 12:42 AM

    중매자로서...나도 그대들이 이렇게 잘~~맞고, 잘~~살지...몰랐다오.

  • 21. 아자
    '08.11.28 1:01 AM

    발상의 전환님!!! 아니 루나님!!
    댓글달고 바로 담아가려다 그래도 님의 허락없이 가져가기 미안해서 그냥 갔다가...ㅋㅋ
    오늘 아침 다시 들어와 님의 글 다시 한번 읽고는 또 살~짝~쿵 맘이 짠해서...
    도저히 그냥가기가 발이(??)떨어지지 않는거예요 ㅎㅎ
    아깝더라구요 이렇게 좋은글을 여기서만 알고 있기에는..
    허락해 주실꺼라 믿고 언능 담아갔답니다..ㅋㅋ
    이런글은 낭군님들이 봐야된다는 맘으로 말이에요..^^

  • 22. 루나
    '08.11.28 2:43 AM

    하는 말 있잖아요,
    도찐개찐이라고...
    김문수씨 발언 이것 저것 찾아보면
    그런 말씀 안나오실텐데...
    어쨌든 저는 불행한 서울 시민;;;

  • 23. 청정
    '08.11.28 9:55 AM

    너무 이쁨니다. 대신해 주는게 아니라 같이 하는 거라고 합니다. 색시도 이쁘고 신랑도 이쁘고 쭉~~~~~~~~~~이렇게 보듬고 사세요!

  • 24. 천칭자리
    '08.11.28 10:54 AM

    저도 목이 메였어요. 두분의 모습이 그려지네요.

  • 25. 잘살아보세
    '08.11.28 12:31 PM

    헉~~~~~~~~~~~~~~~
    와이프의 아이디 까지.............
    너무나 부러워서 눈물 찔끔~~~~~~~~~~~~~~~~~~~~~~~
    부러워요................................................................................

  • 26. 자연맘
    '08.11.28 2:05 PM

    감동이 마구마구 밀려옵니다.
    무한대로 부러운 마음 갖고 갑니다.

  • 27. 그린
    '08.11.28 2:54 PM

    아~~ 가슴이 뭉클해져요.
    두 분의 아름다운 사랑이 오래오래 지켜지며
    종종 82에서 루나님의 글을 볼 수 있길 기대할게요.
    추운 날씨가 저만큼 달아나게 따뜻해졌어요.
    두 분의 사랑덕분으로 이런 글을 볼 수 있어 제가 더 감사합니다~~^^

  • 28. 소금별
    '08.11.28 3:19 PM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가.
    한번도 뵌 적이 없는 두 분을 상상하여보다가,
    루나님을 닮은 제 철 없는 남편도 한번 떠울려봅니다.
    그리고 나직이 웃어봅니다.
    두분 ... 진심으로 부럽습니다.

  • 29. 에델바이스
    '08.11.28 8:45 PM

    난 결혼을 다시 해야해,,,ㅜ.ㅜ

  • 30. 별팅엄니
    '08.11.28 10:00 PM

    울 남편은 과연 나 어떻게 생각할까???
    괜히 심통나면서 궁금해지는 밤입니다
    두분 부러워서리.....

  • 31. 느긋하게
    '08.11.29 1:39 AM

    제 짝꿍도 자상하고 속 깊은 사람인데 제 짝꿍보다 더 하신 분이네요^^
    마나님이 얼마나 행복하실지 안 봐도 감이 옵니다.

  • 32. 6층맘
    '08.12.3 12:13 AM

    좋은 내용에 마음이 훈훈해집니다.

    딸 가진 엄마로서 장래 사위감도 루나님 같으시다면 좋겠네요.

    즉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을 82cook에 표현할 수 있는 따뜻한 심성의 소유자.....

    뒤늦게 읽고 행복해졌습니다.

    발상의 전환님, 탁월한 선택을 하셨네요.

    Sweet 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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