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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영화 봤어요 (태풍, 해리포터-불의잔)

| 조회수 : 1,901 | 추천수 : 14
작성일 : 2005-12-20 00:50:31
일요일날 남편하고 오랫만에 영화관에 갔었어요. 주안 CGV로요. 남편이 발을 다쳐서 깁스를 하고 있어서 차는 두고 마을버스 타고....지하철 타고.. 그렇게 갔었거든요. 하긴.. 주차할 공간 찾기도 힘들구요.
주안역 지하상가가 현재 공사중이라서요..

1시간 정도 기다려서 태풍을 봤는데요. 남편이 하도 보고 싶다고 조르던 영화라서 선심쓰는 척 하면서 같이 봤는데요. 흠.. 전 정말 괜찮았어요. 첨엔 정말 어색했던 이정재의 연기를 보믄서.. 잰 입만 안열면 정말 멋있는데...라면서 쓴웃음 지었는데, 후반으로 갈 수록 멋있어 지더라구요. 대사가 적어서 그랬나? ㅋㅋ 약간 검게 그을른 몸에 울룩불룩.. 근육이 정말 멋있더라구요. 걍 울룩불룩이 아니라 정교하게 깎아 놓은 듯한 ..

글고, 장동건은 호옷~ 카리스마 정말 대단했어요. 그리고 태국대사가 나오는데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대사를 소화하구요. 전 태국말이 정말 여성스럽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예전에 태국에 여행갔었을때 남자들이 "사왓디캅~" 이러믄 그 억양하며 콧소리 비슷한 말투.. 정말이지 약간 소름이었는데 장동건의 태국말은 그런 느낌을 한꺼번에 지우더라구요. 그리고, 북한말을 하는데, 옛날에 북한 방송을 텔레비젼에서 해준적이 있었잖아요. 고정적으로.. 그땐 정말 이상하게 들렸는데 장동건이 하는 북한말은 멋지게 보이더라구요. 장동건의 카리스마를 더더욱 강하게 만들어 주는 듯한...

이미연은 사창가로 팔려가 몸을 팔았던 비련의 여주인공을 하는데, 흠.. 그 큰눈의 묻어있는 슬픔이라든지 낯선이에 대한 두려움은 그럴 듯했지만 풍겨나오는 고급스러움은 어쩔 수 없더라구요. 그냥 부잣집에서 맘고생하다가 끌려온 듯한 여인네 같은 느낌... 뭐 오다가 잠깐 진창에 빠져서 시골 아낙네의 옷을 잠깐 빌려입었고 며칠 굶은 것 같은 얼굴만 빼구요. 무엇보다 놀란건 너무나 유창한 북한말이요.
오히려 장동건보다도 더 북한말을 잘 소화하더라구요.

처음이 너무 화려해서 그런지 역시 끝은 조금 별루였다는.. 아주 아주 긴박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 긴장감의 무게를 잘 유지하지 못한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영화가 끝나고 나서의 느낌은 정말 괜찮은 영화 한편 봤다.. 란 느낌이었어요.

그리곤 집에 갈까 했는데 뭔가 아쉬운 듯한 느낌.. 그래서 한편 더 보기로 했어요. 사람이 좀 많아서 카드결제로 셀프영화예매를 하는데

태풍볼때 KFT 카드로 2000원씩 할인해서 둘이서 만원에 영화를 보았거든요. 근데 하루에 한번만 되는 걸 몰랐어요. 저희에게 하루에 영화 두편 보는게 흔한 일은 아니라서요..그래서 걍 1만4천원에 영화를 봐야 하나보다.. 라고 생각했는데 OK CASHBAG이라는게 뜨길래, 웅? 적립하는 건가? 해서 적립용 카드(마르쉐용 아모제카드로 cashbag 적립하거든요)로 긁었더니 9500점을 사용하시겠습니까? 라고 뜨길래 뭐냐... 하믄서 그냥 YES를 눌렀더니 오홋! 둘이서 영화를 4500원으로 볼 수 있는 거예요.

그래서 해리포터-불의잔을 둘이서 4500원으로 봤다는 거 아닙니까.. ㅋㅋㅋㅋㅋ 근데, 영화의 값어치는 딱.. 그만큼만 하더라구요.

만약에 만4천원에 봤으면 아까워 할뻔 했다는... 아무리 재밌어도 1편만 못하다는.. 그눔의 쿼디치 경기는 맨날 거론되고, 항상 해리포터에게는 음모가 도사리고, 조금은 말도 안되게 그 음모를 파헤치며 이겨내고.. 그리고 그 중국계의 극중이름이"초"라는 여자애는 정말 평범한 동양애인데다가 인터넷에서 떠드는 것만큼의 비중이 아니였다는거.. 그냥 무도회에 같이 가고 싶어했지만 같이 못가서 그냥 아쉬워만 했다는.. 흠.. 헤르미온느가 많이 커서 제법 어른티가 난다는 것과 해리포터는 날이 갈수록 못생겨져 간다는거.. 옛날이 그 상큼함과 귀여움.. 그리고 똘망똘망함은 어디가고 클수록 "로빈 윌리암스"를 닮아가는 것인지.. ㅋㅋ

이번편의 해리포터는 마법도 제대로 못쓰고 남들의 도움만 열심히 받더군요. 뭐, 그래도 여전히 볼거리는 많고 아이들에게 정의로움과 의협심 뭐 그런걸 보여주기에는 적당해 보이구요. 태풍을 너무 재밌게 봐서 그런지 몰라도 해리포터는 좀 실망스러웠어요.

그래서 그런지 집에 돌아와서 반납해야하는 비디오를 가져다 주면서 또 비디오 한편을 빌렸어요. "친절한 금자씨"요. 하루에 영화 세번을 내리 보고 났더니 머리가 복잡해서 일요일밤 잠을 반납한 채로 월요일 아침을 맞이했어요. 밤 홀딱 새고 5시반에 남편 깨우고 아침 식사 준비해서 6시에 식사하게 하고 전 그때 식사하믄 잠 못 잘것 같아서 버티다가 8시반쯤에 잠들었답니다..ㅋㅋ

일요일은 상당히 길게 보냈어요.. 아침 겸 점심 식사도 외식하고 저녁식사도 외식하고... 그래도 다 저렴하게 먹어서.. 차비와 점심, 저녁 그리고 영화2편 그리고 팝콘과 콜라, 오징어 셋트.. 음.. 전 임산부라 콜라 대신 구입한 파스*르 우유 1리터짜리, 저녁의 비디오대여까지

다 합쳐서 45,200원 밖에 안들었어요... 히야~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 한번 하믄 4~5만원은 뚝딱인데.. 나름 알뜰하게 데이트 했네요.

아.. 그리고 태풍에.. 좀 잔인한 장면이 있고 총소리도 난무하고.. 그래서 입고간 오리털 잠바를 두리두리 뭉쳐서 배에 대고 봤더니 좀 덜 울리더라구요. 그래도 열심히 태동중이던 울 아가가 (팝콘이랑 우유랑 열심히 먹고 있었거든요. 울 아가는 제가 뭘 먹으면 신나게 태동을 해요  ^ ^) 총소리가 탕탕!! 들리니까 갑자기 꽁~하고 얼어버리더라구요. ㅋㅋㅋ 뱃속에서 놀랬나봐요.. 쩝!~ 그래도 오리털 잠바없었으면 더 심했을 것 같아요. 총소리에 배가 텅텅 울리더라구요. 흠.. 지금 생각해보니까 남편 옷도 뺏아서 배에 두를껄.. 이란 생각이 드네요.. ㅋㅋ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헤라
    '05.12.20 1:30 AM

    저도 태풍 개봉하자마자 남편이랑 보러갔는데 장동건,이정재는 그래도 좀 봐줄만 한데 이미연이 좀 어색했구요 남편도 좀 그렇다고 하더군요 대체로 재미있게 봤긴한데 스토리가 좀 억지스럽고 제가 부산출신이라 그런지 전 북한사투리가 첨엔 괜찮던데 후반으로 갈수록 웬지 고향말투를 듣는듯한^^ 착각이 들던데....... 암튼 재미있게 봤긴 했네요 전 장동건이 젤 괜찮았던거같아요

  • 2. 라니
    '05.12.20 8:34 AM

    음,,, 제가 보고 싶은 위시 리스트 입니다.
    오늘이라도 다녀와야겠군요.
    좋으셨겠어요,,, 오리털 파카때문에 아기가 좀 덜 시끄러웠겠다는 말씀에
    한 번 씨익 웃고가네요...

  • 3. 호호
    '05.12.20 9:18 AM

    태풍은 찍긴 잘찍은 영화같은데....편집이 잘못됐나...?쬐끔 아쉬운 영화였어요.그리고 이미연...은 안타깝죠.열정도 있고 노력도 하느것같은데 좀처럼 연기가 ....
    그나 저나 해리포터가 재미없었다뇨....ㅜㅜ
    우리가족은 숨막혀 하며 봤는데 끝나고 나선 극장안에서 박수가 터져나왔고 나도 덩달아....
    애들이 1,2편보다 3,4편이 갈수록 재밌어진다며 다음편을 벌써기대하던데요...
    아마 아가는 헤리포터를 무지 재밌어 했을거예요

  • 4. 호호
    '05.12.20 9:21 AM

    그리고 장동건
    처음엔 북한말 그럴싸하더니 점점 `친구`말투가 되더군요^^
    근데 그것도 장동건이 그러니 충분히 봐줄수 있었다는...

  • 5. 새콤달콤
    '05.12.20 11:06 AM

    해리포터 재미없었어요 저두... 막 졸릴라구 까정... 담부터는 아들내미만 들여보내구 전 안들어갈려구요...

  • 6. toosweet
    '05.12.20 11:09 AM

    전 해리포터에서 '케드릭'(세드릭이라고 들리더네 ㅡ,ㅡ)만 봤다는....
    흑.. 죽을땐 넘 슬퐀어요... 아니 잘 생긴 아를 왜 죽이는지....
    일케 전~~ 혀 영화논점과 안맞는 부분에만 집중에서 보느라 잼나게 봤어요 ^^;;;

  • 7. 하우디
    '05.12.20 11:47 AM

    안그래도 오늘 신랑이랑 태풍 볼까 하고 있었는데.. 임신 7개월이라.. 혹시나 큰소리나 잔인한 장면이 없을까 하고 살짝 고민했었는데 외투로 둘둘 말고 보면 되겠네요.ㅋㅋㅋ

  • 8. 땡굴엄마
    '05.12.20 11:57 AM

    글씨요, 요번 "헤리포터 불의잔"은 원본책내용도 구성이나 줄거리가 잘 짜여져있다구 언론에서 평하구, 영화도 재미있다는 평이던데, 물론 저도 재미있게 봤구요,,,,
    하기야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니까요....

  • 9. 사탕줄게
    '05.12.20 12:28 PM

    전 어제 킹콩하고 해리포터를 봤지요.
    신랑 일하고 아이들하고 저만 해리포터를 봤는데
    영화보고 저녁 먹는 사이 퇴근한 신랑이 킹콩을 보고 싶다네요.
    신랑이 보고 싶다는데 힘들다고 걍 오면 삐질것 같아서
    내리 3시간을 더 앉았었지요.
    스토리는 빈약했지만 볼거리가 많아 3시간이 지겹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집에 올땐 머리가 지끈지끈.
    집에 와서는 펜잘을 먹고야 말았다는.^^;;

  • 10. 초이스
    '05.12.20 9:14 PM

    퀴디치나오는 부분이 많이 짤려서 저희 가족은 불만이었는데...^^...그런데 불의잔 내용과 다른 곳이 많았어요.그래도 재미나더군요.

  • 11. 보미조아
    '05.12.21 2:09 PM

    저두 이 두가지 보고 싶은데, 울신랑은 자꾸 킹콩이 보고 싶다네요.
    왠 킹콩~ 차라리 심형래가 만든 용가리나 볼 것이지...-.-
    그치만 맘 약해서 신랑 하자는대로 킹콩보러 가지 싶어요..ㅠ.ㅠ

  • 12. 헬리오트롭
    '05.12.21 4:00 PM

    저두 태풍 봤는데요.. 임산부는 되도록이면 보시지 마세요.. 아무래도 너무 잔인하더라구요.. 요즘 영화들이 주로 그렇기는 하지만서두.. 이정재 몸매 멋있고,, 장동건은 연기도 많이 좋아지고.. 이미연은 그래두 많이 나오지 않아서 볼만한 영화였어요.. 신성일이 나오는게 좀 황당하긴 했지만서두..

  • 13. 하늘별이
    '05.12.21 10:56 PM

    껌딱지가 찰싹 달라붙은 요즘 맘 편하게 남편이랑 극장 가서 영화보는게 최대의 소원이 되어버렸어요.
    이미 태어난 껌딱지는 아무리 친정에 맡겨놓아도 예전같이 편하게 영화보게 안되더라구요.
    애가 좀 크면 괜찮아질까요?
    저는 임신했을때도 배가 앞으로 너무 많이 튀어나와서 임신 중반부터 극장에서 앉아 영화를 보는게 불가능했었거든요.
    근데 전 퀴디치 게임 나오는 장면이 제일 재밌던데.... 1편에서만 나오고 그 담부터는 잘 안나와서 그게 불만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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