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유난히도 아빠 생각을 많이 들게 하는 모티브들이 오후 내내 생기더군요.
숫자로 세보자면 겨우 두가지 였으나, 아빠와의 추억을 끄집어내는 이런 모티브가 하루에 두가지씩 있는
건 흔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엔 울음꼭지가 터져 밤에 아빠와 전화를 하고 마무리를 지었답니다.
점심을 먹고, 모니터를 앞에두고, 이리저리 뮤지컬기사를 뒤지다가 지킬앤하이드를 다시 보는데,
조승우의 빼어난 연기와 노래가 제맘을 다시 술렁이게 했습죠^^
그리고, '지킬박사와 하이드'하면 떠오르는 아빠생각 하나,
어릴 적, 도서관에서 빌린 '닥터 지바고'를 읽다가 포기해버린 적이 있는데, 너무 이른 시기에 그 책을 잡
은 건지, 아니면 번역된지 오래된 낡은 책이라 문체가 버거웠던 건지...아무튼, 읽다가 접어 두게 되었고,,,
어린딸의 '닥터 지바고'를 읽어보았냐는 물음에 아빠는 아주 작은 아이를 무릎에 앉혀놓고 옛날얘기 해주
듯이 '닥터 지바고'줄거리를 풀어 놓는데.. 가만 듣고 보니...
그건, '닥터 지바고'의 얘기가 아니라 '지킬박사와 하이드'의 얘기였슴다...ㅎㅎ
머, 두 주인공 모두 의사가 맞긴 하지만서두,,, 너무나 다른 줄거리인데.........
어쩜 그럴수가,,, 아빠, 미워이~ -,.-
어린 딸이 하늘같고 세상 누구보다 훌륭하고 멋있다고 자랑하는 아버지가 그만 실수를 하고만 것이었죠.
옆에서 얘기를 듣던 엄마는 웃음을 참지 못하셨고, 그 딸에게 책을 읽은지 너무 오래되고 또, 한창 때에 다
독을 한것이라 헷갈리는 수가 있다고 딸을 진정시켜 주었더랬습니다.
그렇지만....너무도 자연스럽게 두책의 줄거리를 바꿔 이야기 하는 아빠의 천연덕스런^^모습은,
이미 다 자라 그 품을 떠난지 오래 --- 4년되었슴다 --- 되어서도 잊혀지지 않는다는...--;;
그리고, 중딩시절 단편선으로 읽은 '여자의 일생' 과 '보봐리 부인'의 줄거리를 헷갈려 하는 지금의 저를
보면서,,, 아주 더 훗날,, 저도 아빠처럼 내 아이에게 나와 같은 추억을 물려줄 수도 있겠구나 싶어 항상
지킬박사와 하이드나 닥터 지바고를 접하면 아빠 생각에 웃음이 납니다.
아빠생각 모티브 둘,
저녁식사 후, 본 TV 인간극장... 신부와 아버지 ..
홀로된 아버지가 막내딸을 시집 보내는 이야기 인데...제가 결혼할때 생각이 왜이리 절절히 생각나던지,,
결혼후, 신혼여행지 호텔에 도착해 집에 전화를 하는데, 담담히 전화를 받던 엄마와 달리,
정말 꺼이꺼이 울면서 '에이, 이놈아..'하며 전화를 받은 우리 아빠...
아빠가 그렇게 우실줄이야.....커가면서 아빠한테 못도 많이 박은 못된 딸인데...
............
어제 오후부터 잠들기 전까지 내내 아빠 생각을 했어여...
연세가 있으셔서 그런지.... 아빠가 많이 외로워 하신다고 엄마가 그러셨거든여...
저희 부부가 친정가는 것두여, 되도록이면 아빠가 집에 계신 날 오라고 엄마가 당부하시구,
예전엔 엄마랑 같이 시장가시는 것도 별로 안좋아 하시고, 마지못해 가시곤 했는데, 이젠 엄마 혼자
다녀오시면 담엔 꼭 같이 가자고 그러신답니다...
엄마하곤 매일 통화를 하면서도 아빠랑은 그렇게 잘 안되더라구여...
이제부턴 아빠한테도 더 자주 전화해야 겠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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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생각.
니나 |
조회수 : 936 |
추천수 : 11
작성일 : 2005-06-07 15: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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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toosweet
'05.6.7 6:20 PM아빠.. 계실 때 잘해 드려야 하는데 저도 잘 안되네요..ㅠㅠ
가까이 있다고 더 퉁퉁거려요..
나쁜... 아빠 모시고 맛있는거 먹으러 갈까봐요, 곧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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