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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치과에 가라고 했지?

| 조회수 : 1,486 | 추천수 : 51
작성일 : 2005-11-18 18:33:51
초등학교 4학년생인 겁쟁이 아들녀석..

어금니 하나가 흔들린다기에 무릎에 눞혀놓고 자세히 봤더니 심하게 흔들린다..
아마도 영구치가 밀고 나오느라 쓸모없는 치아가 빠지는 과정인가보다..


아빠 : 내일 학교 끝나면 치과에 가봐~~

아들 : (꽁무니를 빼며..) 무서워요~~

아빠 : 그래도 가봐야지.. 안그럼 더 아픈거야~~ 그래도 안 가?

아들 : 자연히 빠지겠지요~~ 치과에 가면... 윙~~~ 소리에 더 무섭다구요~~

아빠 : 그럼 말이야.. 아빠가 옛날에 하던 방법을 이용해서 빼볼래? 그건 하나도 안 아파~~

아들 : (눈을 휘둥그래 뜨고 내게 슬금슬금 기어온다..) 그래요? 진짜 안 아파요?

아빠 : 그럼~~~ 아빠를 믿어봐~~ 아빠말 들어서 니가 손해본거 있어?

아들 : 그래요? 그럼 해봐요~~


난.. 즉시 명주실을 가져다 정성들여 아들녀석의 흔들리는 이에 묶었다.. 그리고는 문고리에 묶었다..


아빠 : 이렇게 하고나서 당기면 안 아파.. ㅋㅋㅋ

아들 : 에이~~ 이게 뭐예요~~ 억지로 빼는거 맞잖아요~~ 싫어요~ 내일 치과에 갈래요~~


그때였다.. 아이엄마가 활짝 문을 열고..... 내게 궁시렁 대던 아이의 목이 살짝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잠시 적막이 흘렀다..

그리고는 문고리에 묶인 명주실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이를 보고 울먹이는 아들녀석..



아들 : (울며불며..)뭐예요~~ 이 원시적인 방법은............엉~~엉~~

아빠 : 아팠어?

아들 : .......................

아빠 : 거봐~~ 안 아팠지?


그후 우린 치과 진료비를 아끼게 되었다며 부자가 다정히 집앞 공원에 나가 어묵을 잔뜩 먹고 돌아왔다..


가끔은.. 아들녀석에게 아빠엄마의 어릴적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때가 있습니다..
오늘이 그 기회가 된것 같아서 흐믓합니다..^^

그리고 오늘은 아들녀석의 일기장에 아빠를 원망하는 글이 올라가겠네요.. ㅋㅋㅋ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오레가노
    '05.11.18 7:21 PM

    하하하.. 아이 이를 빼는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때마침 들어온 엄마때문에 얼떨결에 이를 빼게 되었군요.
    저희 아이는 초등학교 1학년인데 앞니가 흔들려서 실로 묶고 잡아당겼는데.. 실만 쏙 빠져나와서 어찌나 무안하고 허탈했던지요..
    결국 다음날 3천5백원이나 주고 이를 뺐어요.
    눕자마자 쏙 빠졌죠... 아깝네요..
    문고리에 묶어볼껄.. ㅎㅎ

  • 2. 여진이 아빠
    '05.11.19 1:54 AM

    설마 아드님
    이빨 실사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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