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그릇이다 . 옛날에는 '그릇계'를 해서 미제그릇이며 냄비를 사는게 엄마 기쁨이셨단다.
어떤건지 잘 몰랐는데 바닥을 뒤집에 보니 파이렉스! 요즘도 많이 쓰는 그 파이렉스다.
내가 가져온건 일부이고 다른 그릇들도 있다 볼이 괘 큰데.. 뒷쪽 볼은 2.5리터 용량이다.
샐러드 푸짐히 해서 섞어 먹기 좋고, 찜이나 탕을 국물과 함께 담기도 좋다.
이 그릇을 보면 생각나는 일이 있다.
왼쪽 하단에 있는 네모 그릇보다 큰 직사각형 그릇이 있는데 엄마는 여기에 항상 김치를 담아 두셨다.
내가 7~8살쯤 때... 거지(그때는 자주 돌아 다녔었다)가 마당으로 들어 온적이 있었다.
아기를 업은 아주머니 였는데 지금의 나 보다 젊었었을꺼다. "밥 좀 주세요"하는데..
어린 눈에도 불쌍해 보였었는지, 밥을 안주면 가지 않을꺼라 생각해 무서웠는지,
스텐 밥뚜껑에 밥을 담고 위에 김치를 놓고, 우리 식구 수저를 주긴 싫어서 차수저를 얹어서 내밀었는데..
"아~ 김치!!!" 하면서 순식간에 먹어 버리고.. 고맙다고 몇번을 말하고 갔다.
지금도 "아~김치!!" 하는 목소리가 너무나도 명확하게 기억난다. 마치 연극 대사같은 톤이였다.
나중에 김치그릇에 김치가 푹 들어간게 티가 났는지 엄마가 나에게 물었고 거지에게 밥을 줬다 얘기했는데
김치를 너무 많이 준거 아니냐고 엄마한테 한소리 들었었다.
그 뒤에도 항상 이 그릇에 김치가 들었었고 그 직사각형 그릇을 볼 때마다 그 젊은 아기엄마의 목소리와 표정이 생각난다.
요즘과 달리 그때는 돈이 아니라 밥을 얻어 먹고 갔으니, 진짜 굶주린 아기엄마 였을꺼다.
너무 오랜시간을 보던 익숙한 그릇이였는데 새삼스레 찬찬히 쳐다보니 참 예쁘다.
그래서 "엄마 그거랑 그거랑 어디있어? 지금 안쓰니까 나 줘요" 했더니 왠만한건 다 버리셨단다. 아까워라..
그래도 기쁜건.. 이것과 무늬만 약간 다른 파이렉스가 포장도 뜯지 않은채 한 셋트 더 있단다.
그 세월에 포장이 낡아 테이프가 덕지덕지 발라져 있는 채로.. 냐하하~ 조만간 그것도 업어 올 예정이다.
내가 엄마를 닮아 그릇 욕심이 많은가보다..^^
(에고.. 블로그 글을 복사해서 올렸는데.. 반말투라서 쫌 그런가요? 죄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