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난 저희 아들, 원래 입이 짧고 편식이 너무 심해서 식사시간 때마다 전쟁아닌 전쟁을 치른답니다.
오늘도 아침 먹이는데 기본 1시간 반!! 저녁은 기본 2~3시간 걸려요ㅠ.ㅠ
하두 먹는 걸 싫어하고 오래 걸려서 오늘은 큰맘 먹고 바나나를 갈아서 우유랑 꿀을 타서 바나나 쉐이크를 만들었어요.
맛을 보니 달달한게 제 아들도 좋아겠더라구요ㅎㅎ 영양가도 있고 포만감도 있어서 다른 음식 먹을 필요도 없고
그냥 마시기만 하면 되니까 시간도 별로 안걸리겠지 했는데 웬걸요..
구역질까지 해대면서 맛이 없다구, 싫다구 안먹겠다구 울고 불고 떼를 쓰고,
난 달랬다 소리질렀다 벌을 세웠다 하면서, 한모금이라도 더 먹여서 보내겠다고 아이를 죽일 듯이 야단치고, 협박하고..
결국 아들도 울고 저도 울고.. 그러다 어린이집 버스 놓치구.. 정말 날마다 이게 무슨 쇼인지 모르겠어요.
엄마는 자기 생각해서 열심히 만들었는데 아이가 너무 몰라주니 어쩜 이렇게 야속하고 화가 머리끝까지 치미는지..
이렇게 다들 힘들게 아이들 먹이면서 키우나 모르겠어요. 안먹겠다면 다른 걸 해주던지 해서 그냥 조용히 보낼 껄
지금은 후회뿐이네요. 남편은 아이가 스스로 음식을 찾을 때까지 무작정 굶기라는데 어떻게 엄마 맘이 그래요.
어린이집에서도 하루 종일 안먹을 게 뻔하고 선생님들은 엄마처럼 따라다니면서 먹이거나 그러지 않거든요.
그래서 늘 어린이집 가기 전에 한 숟갈이라도 더 먹이려고 하는데..
오늘 내내 아침에 한 어처구니 없는 전쟁때문에 답답하고 생각만 하면 울컥하고 그러네요.
나이가 어린 철부지 엄마도 아니고, 나이는 먹을 만큼 먹어가지고 제대로 엄마 역할도 못하고
아이한테 몹쓸 말과 행동으로 상처나 주는 엉망진창인 내 자신이 너무 싫네요.
오늘 제가 한 행동에 대한 반성도 하고 사과도 할 겸 조금 있다가 어린이집 버스가 오기 전에
미리 들러서 제 아들이랑 놀이터에서 놀다가 집에 와야 겠어요.
오늘 여기 장서는 날이라 장에서 아들 주려고 "뽀로로젓가락"도 샀거든요ㅎㅎ
지난 번에 비슷한 글을 올린 적이 있었구요 여러분들께서 좋은 글 많이 남겨 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이번엔 아이를 잘 먹게 하는 것 보다(그건 일단 시간에 맏기기로 했구요ㅎ) 아이가 안 먹을 때,
어떤 상황에서든 태연하게 화내지 않고 스스로 감정을 잘 다스리는 법에 대해서 배우고 싶습니다!!
아들이 워낙 안먹기 때문에 제가 밥 먹이는 데 유난히 집착하고 완벽하려고 하는 거 알아요ㅠ.ㅠ
저 같은 경험 있으신 선배 맘들!! 이 글 읽으시구 조언 좀 (스트레스나 감정 조절법) 부탁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