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주 전 이용권? 상품권? 그런 것이 생겨서 저희 가족 세 사람과 집안 식구들 몇 분 함께 다녀 왔습니다.
함께 식사 한 이들이 집중해서 듣고 상의해야 하는 대소사가 있거나, 새로이 꺼낼 얘기가 있거나, 분위기와 격식을 챙겨야 하는 사이가 아니었고, 그런데 서로 식성, 먹는 양, 먹는 속도까지 너무 달라서 그런 점에서 본다면 그날 가 본 토다이는 괜찮은 점심 식사 장소였습니다.
음식 가짓수가 아주 많았는데, 제게는 식사하면서 본 사람들의 다양하고 예기지 않은 반응이 이것저것 담아와서 맛 본 음식의 맛보다 더 오래 기억이 남았습니다.
예컨대 한 분은 그 많은 음식을 앞에 두시고
"장어는 없나?"
"아 장어는 안 보이네요."
"굴이 안 보이네?"
"그러게요."
"해산물 부페라면서 회가 적네~"
"그러고 보니 그러네요. 중국 음식까지 있던데..."
"게도 없다."
"...."
이렇게 너무나도 없는 것들을 잘 찾아 말씀해주셔서 있으면 먹고 없으면 말고인 제 오감을 화악 일깨워 주셨습니다. 그런데 모두 맞는 말씀이셨어요. 해산물 부페에 장어, 굴, 게가 없다니 좀 이상하더군요. 값 꽤 비싼 부페 식당이던데...전 회를 잘 안 먹어서 봐도 별 느낌 없었는데 말씀 듣고 보니까 정말 회가 빈약했어요. 초밥도 좋아하지 않아서 그쪽도 자세히 살피지 않았는데 회에 비하면 많았다고 하시더군요.
한국에서 말고 다른 곳에서 토다이를 가 본 적 있는 아이는 연신 그때의 그 토다이와 그날의 그 토다이를 비교하는 말을 던졌습니다. 거기서는 차갑기는 했어도 크랩도 있었고 킹크랩도 있었고 딤섬도 많았는데 여기는 그게 적다. 그런데 여기는 탕수육이랑 깐풍기 짜장면이 있다. 그때는 음료수가 많지 않았는데 여기는 음료수가 천국처럼 많다. 여기가 그릇이 더 깨끗하고 잘 치워준다. 그런데 엄마 여기는 얼마야?
또 한 분은 유사 부페와 토다이를 비교하는 축의 발언을 해 주셨지요.
전복죽 수준이 다른 데랑은 다르다. 맛좋다.
홍시 디저트도 이만하면 됐고, 떡이 없어 아쉽다.
어디나 연어들은 왜 이렇게들 종잇장처럼 얇게들 저며 내는지...쯧.
중간쯤, 아무 소리 안 하고 홍합에 찐새우 연어와 우동을 가득 담아와 먹기 바쁘던 남편이 절 흘끗 보더니 묻더군요.
어때?
좋아.
생긴지 얼마 안 됐다드만 깨끗하니 좋네.
그러게. 난 줄 서서 입장하고 도때기 시장 같고 그럴까봐 괜히 싫었는데, 그러지 않아서 좋다. 자리도 예약을 해서 그런가 사람들 말처럼 다닥다닥 붙고 그렇지도 않고.
그러게.
근데 이걸 내 돈 내고 먹는다.........생각하면 다 딴 마음일지도 모르겄어.
(소리는 없고)흐흐. 좀 더 먹어.
(소리 내면서)히히. 알았어.
식당에가보니
외식의 즐거운 추억, 쓰라린 경험을 진솔하게 털어놓기
서울 명동 토다이
blogless |
조회수 : 5,275 |
추천수 : 190
작성일 : 2010-01-25 00:3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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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choco
'10.2.4 12:23 PM종로 하코야가 저렴하고 회가 아주 싱싱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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