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몇년 지낼 때 가난한 유학생 신분에 기념일 맞아 큰 맘 먹고 가는데가 테판야끼 레스토랑이어서
오랫만에 가고 싶었는데 검색해 보니 철판구이 전문점이 몇 군데 없더라구요.
검색해 보니 생활의 달인이 출연한 쉐프가 직접 철판 앞에서 서브해 주는데라길래 예약하고 간 거였고
철판 앞 테이블은 코스요리만 가능하대서 9만원짜리 중간급 코스 주문했어요.
뭐 철판구이야 좋은 재료 구워서 바로바로 먹는 맛이니 음식 자체가 특색 있는 건 아니란 건 알지만
9만원짜리 코스면 나름 전채에 대한 기대도 있는 법인데 샐러드는 양상추에 시판 닭가슴살 썰어 넣고
시판 키위소스 범벅, 수프는 정말 묽게 끓인 오뚜기 스프, 참치 샐러드는 제대로 해동도 안 된 채로 나와서
마음엔 안들었지만 그러려니 했답니다.
철판요린 그냥 무난한 수준인데 조리해 주는 쉐프는 말 한 마디 없이 재료별로 찍어먹는 소스 알려주고
먹는 속도도 고려하지 않고 기계처럼 구워서 재료 별로 구워서 접시에 놔주고는 휑하니 가버리고;;
미국은 테판야끼 레스토랑 가면 쉐프랑 얘기도 하고 칵테일 쇼처럼 좀 흥겹게 조리해 주는 분위긴데
한국은 좀 틀려서 아쉽네 그러면서 둘이 얘기하면서 볶음밥까지 먹고 후식 기다리는데
음식 다 먹고 한참 지나도록 그릇도 안치우고 후식도 안나오더러구요.
결국 서버 불러서 후식 빨리 달라고 하고 기다리는데 그릇도 안치워가고 후식 주문도 안들어간 분위기어서
남편이 불쾌해하면서 그냥 가자고 하는데 조금만 더 기다리자고 달래서 서버한테 후식 어떻게 된 거냐고
다시 물으니 서버는 당황하고 여사장이 와서는 일 분만 기다리면 된다면서 커피 머신에서
뜨거운 커피 추출하길래 화가 나서 그냥 일어서서 계산대로 가버렸네요. ㅡㅡ;
한참 전에 커피 종류 물어보길래 아이스커피 달라고 했는데 주문 자체가 안들어간 거죠.
불쾌한 표시 내면서 계산하는데 사장이라는 사람은 나와 보지도 않고 서버는 당황해서 정가 그대로 결제하고요.
맥주까지 이십만원;;
커피 머신으로 추출하는거 보고 나왔는데 잠깐 기계가 안됐다는 말도 안되는 설명하길래
그건 식으로 변명하는게 정말 싫어한다고 한 마디 던져주고 왔네요.
그 밖에도 그 정도 서비스 비용이 포함된 음식을 먹는데 물 떨어져도 채울 생각도 안하고
음식 어떠냐고 확인하지도 않고;;
그냥 평소 가던 프렌치레스토랑 갈 걸 돈은 돈대로 내고 마음 상해서 왔어요. 남편한테도 미안했고;;
얼마 전 부터 제가 테판야끼 먹고 싶다고 해서 본인 생일에도 제 생각해서 거기로 결정한 거라서요..
앞으로 절대 블로그나 맛집 프로그램에 현혹되지 말자 다짐하고 나왔어요.
평가는 주관적이고 매번 그렇지는 않겠지만 제 기준에서 다시는 안갈 음식점이라 처음으로 글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