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어렵고, 귀찮아서 토마토 소스 스파게티나 칼보나라만을 지목했다면 이제라도 선택의 폭을 넓혀보자.
우아한 선택을 위해서 일단 파스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파스타는 질적(?)으로 국수나 라면과는 면발의 차원이 다른, 즉 글루텐이 많이 함유된 강력분 밀가루를 사용해 만든 탄력 있는 면을 총칭하는 말이다. 우리가 흔히 요리의 명칭으로 알고 있는 스파게티도 대표적인 파스타의 한 종류인 것. 파스타의 종류는 인류가 그것을 먹기 시작한 이래 끊임없이 개발돼왔다. 파스타의 고향인 이탈리아에서는 ‘파스타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생겨날 정도. 그럼 수백여 종이 넘는 파스타의 이름은 과연 어떻게 정해지는 걸까? 파스타는 모양에 따라 크게 롱 파스타와 쇼트 파스타로 나뉜다. 롱 파스타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스파게티를 비롯해 카페리니, 페투치니, 링귀니 등이 대표적인데, 굵기나 모양에 따라 이름이 달라진다. 가장 가는 것이 지름 1mm의 카페리니(이탈리아어로 ‘천사의 머리카락’이라는 뜻)이고, 직경이 0.2mm씩 증가할 때마다 페데리니, 버미세리, 스파게티니, 스파에티, 사파게토니로 불린다.
쇼트 파스타의 경우, 그 모양에 따른 어원으로 이름 붙여진 경우가 많다. 펜촉 모양으로 생겼다고 해서 펜네, 나비 모양으로 생겨서 파르펠레, 나사 모양으로 생겼다고 해서 푸질리, 만두 모양으로 생겼다고 해서 토르텔리니라고 부른다. 와인이나 치즈의 종류만큼 다양한 파스타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삶는 시간과 소스의 매치가 중요하다. 파스타는 탄력성이 있기 때문에 끓는 물에 삶더라도 모양과 질감이 그대로 유지되고, 그 모양과 삶는 정도에 따라 미묘하게 씹는 맛이나 목 넘김이 달라진다. 그래서 30초만 더 삶거나 덜 삶더라도 요리의 맛은 달라지게 된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모든 파스타는 삶는 시간이 표시돼 있다. 가장 먹기 좋게 삶긴 면을 ‘알 단테(al dante)’라고 하는데, 단면을 잘랐을 때 그 가운데 바늘 끝만한 심이 남아 있는 정도를 말한다.
잘 삶은 파스타를 맛있게 즐기려면 어떤 옷을 입히느냐의 문제가 남았다. 체형에 맞는 스타일의 옷을 고르듯 면과 어울리는 소스를 정하는 일 말이다. 카페리니처럼 가는 파스타는 소스 역시 올리브 오일처럼 라이트한 것이 어울리고, 스파게티처럼 굵은 파스타는 토마토나 미트 소스처럼 걸쭉하고 진한 소스와 잘 맞는다. 그래야 씹으면서 침이 풍부하게 분비되고, 소스의 맛과 향을 더 오래도록 느낄 수 있기 때문. 또 펜네나 리카토니처럼 가운데 구멍이 뚫려 있는 파스타는 그 사이로 소스가 스며들기 때문에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만약 카페리니를 미트 소스와 매치했다면? 먹기 시작할 무렵 이미 면은 식어서 뚝뚝 부러질 것이고, 소스의 맛도 제대로 느낄 수 없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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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파스타 종류랑 요리법이요[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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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 2,303 |
추천수 : 3
작성일 : 2004-02-27 09:4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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