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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설국열차 때문에 먹게 된 아침 상차림

| 조회수 : 19,017 | 추천수 : 3
작성일 : 2013-08-06 17:20:30


일요일, 설국열차 때문에 먹게 된 ‘아점’ 상차림이다.

8시 조조할인을 보려고 일찍 극장에 갔더니 매진이란다.

11시 이후나 가능하다 하기에 예매하고 곧장 텃밭에 갔다.

 

풀 좀 뽑고 가지와 고추, 깻잎, 호박 등을 따왔다.

 


 

적당한 크기로 자른 가지는 낮은 불에 후라이팬 올려 기름 없이 굽고

호박과 깻잎은 촉촉하게 낮은 불에서 볶았다.

 


 

역시 아침에 텃밭서 걷어 온 고추, 방울토마토, 미나리, 차조기와

구운 가지는 젓가락으로 쭉쭉 찢어 간장에 찍어도 먹고 맨입으로 먹기도 한.

 

H씨 호박 볶을 때 나는 깻잎 볶아 찬밥과 먹은

단순하고 수고롭지 않아 좋았던 밥상을 물리고 설국열차를 보러갔다.

 

영화를 보고 “어땠어요?”라고 묻는 H씨에게

“그냥, 필요이상으로 폭력적인 장면과 친절한 해설이 힘을 빼네…….”라고 했다.

 

사실 영화는 환경에 대한 인간의 개입이 부른 예기치 않은 사건이라는 도입부 때문인지,

배우 때문인지 자꾸 괴물과 비교돼서 몰입하며 보지 못했다.

 

-------------------------------------------------------------------

 

지리산 둘레길을 걸었다.

동서울 터니널에서 23시 59분 버스를 타고 인월에 3시 30분쯤 내려,

편의점에서 나는 커피 한 잔 마시고 일행들은 컵라면 하나씩 하고

인월~금계구간을 걸었다.

 


 

해뜨기 직전 5시쯤 무인 막걸리 판매대가 있는 계곡에서

막걸리 한잔씩 하기도 하고

 


 

이런 계곡 물에 발 담그고 맥주 마시며 실컷 떠들기도 하고

 


 

바위에 누워 이런 하늘을 보기도 하고

 


 

소나기 온 뒤 지리산 능선을 멍하니 원없이 구경했던 지난주다.

 

*지리산(뱀사골) 쪽에서 구름이 몰려오면 금방 멈추는 비고 이쪽(삼봉산)에서 비가 오기 시작하면 오래 오는 비란다. 인월~금계구간 어느 식당 아주머니 말이다. 시집와서부터 겪어보니 쭉 그러더란다. 이날 비는 뱀사골 쪽에서 먹구름이 몰려오며 시작되더니 1시간도 안돼서 그쳤다.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remy
    '13.8.6 8:48 PM

    지리산으로 휴가 다녀오셨나봐요..
    학창시절, 등산반이었어요.
    그땐 서클이라고 했었죠..^^
    첫 산행이 지리산 종주였어요.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지금 생각하면 참 무모하고 황당한 산행인데 꾸역꾸역 끝까지 해낸거 보면
    그런걸 젊음의 패기라고 하나봐요...ㅎㅎㅎ
    갑자기 새록새록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나네요..

  • 오후에
    '13.8.7 9:25 AM

    첫 산행이 지리산 종주.... ㅋㅋ
    젊음의 패기 맞습니다.

    지리산엔 1년에 서너번은 가는 편입니다.

  • 2. 연이연이
    '13.8.6 9:55 PM

    오후에님 또 지리산 다녀오셨네요? ^^
    인월장도 시간되면 함 가보셔요. 국밥도 맛나고 옛날 뻥튀기에 꽈배기 등등 작아도 재미나요.

  • 오후에
    '13.8.7 9:28 AM

    가도 가도 좋은 곳이 지리산이지 싶습니다.
    인월장이 좀 작더라구요. 국밥은 안먹어 봤는데 언제 인월서 국밥 한그릇해야겠네요.

  • 3. 채유니
    '13.8.6 11:35 PM

    86년. 87년 2년동안 여름이면 서클에서 뱀사골에서 천왕봉찍고 백무동으로 내려오는길 3박4일 다녀왔는데 지금 생각하니 땅만보고 걸었던기억밖에 없네요. 그땐 운동화에 청바지차림으로 . 젊다는 그자체로 .

  • 오후에
    '13.8.7 9:31 AM

    86,87이면 텐트 짊어지고 가던 시절이지 싶은데...

    그러게요 한 땐 운동화에 청바지차림으로도 가능하던게 요즘은 왜 장비 다 갖추고도 엄두가 안나는지...

    젊지 않아서 그럴까요? ㅠ.ㅠ

  • 4. 마법이필요해
    '13.8.7 10:33 AM

    글 잘 봤어요. 저 질문하나 해도 될까요.. 차조기 씨 어떻게 구하셨는지요.

    제가 차조기를 너무 너무 좋아해서 인터넷 종묘상에서 어렵게 구해서 화분에 심었는데 싹이 하나도 안 났어요 ㅠㅠ (키우기 쉽다고 하던데..)

    일본어라도 알고 일본 사이트 들어가서 사오고 싶은 맘이네요

  • 오후에
    '13.8.7 1:33 PM

    애구 어려운 걸 물으셨네요.
    차조기 씨를 구한게 아니라서요.
    어느 해 봄날 보니 차조기가 있어서 옮겨심은 거라서요.
    (제가 깻잎같은 건 씨 뿌리지 않고 봄에 올라오는 새싹들 옮겨심거든요. 이때 눈에 띈거라...)

    그나저나 차조기 씨가 구하기 어려운거군요.
    올가을엔 씨를 좀 받아야겠네요.

    봄엔 지천으로 올라와도 많이 먹지 않는 것이라 두어뿌리 정도 남기고 솎아내거든요.

  • 5. 마법이필요해
    '13.8.7 5:02 PM

    에고 어려운것 여쭤봐서 죄송하네요..
    차조기가 은근 키우기 쉽다고 그냥 내버려둬도 자기가 씨를 뿌려서 그 자리에서 계속 난다고 하네요. 굳이 씨 안 받으셔도 되실 거예요.
    전 올 가을에 한번 더 시도해보려고 해요^^

  • 오후에
    '13.8.8 3:00 PM

    차조기뿐아니라 깻잎도 그렇고 가을에 꽃피고 한두그루만 놔둬도 다음해에 씨가 떨어져서 잘 납니다.
    깻잎과 달리 차조기는 벌레도 거의 안먹고 병도 잘 안드는 것 같아요. 다만 향 때문에 음식만들때 제약이 좀 있습니다. 가을에 씨 뿌리는 건 좀 늦을 것 같은데요. 꽃이 필지 모르겠네요.

  • 6. 윤주
    '13.8.8 11:03 AM

    2박3일 종주하려면 장비 뭐뭐를 챙겨야 하는지요.

  • 오후에
    '13.8.8 3:24 PM

    비박이 아닌 대피소에서 자는 걸 전제로 말씀드리면 가벼운 등산화(발목에 없으시면 덥고 답답해도 목 있는게 좋고요), 스틱(개인적으로 저는 한쪽만 가지고 다닙니다), 렌턴, 코펠, 버너와 먹을거리입니다. 우비와 여분의 옷, 옷은 꼭 등산복 아니어도 되고요. 그냥 통풍잘되는 옷이면 됩니다. 반바지도 괜찮습니다. 물은 중간중간 채울 곳 많으니 많이 가져가실 필요없습니다.(벽소령~세석구간이 물없이 좀 깁니다.6~7km정도) 새벽에 천황봉 일출을 보시려면 두꺼운 외투 하나 준비하시고요.(걸을 땐 괜찮은데 해뜨는 거 보려고 기다릴 때 바람불면 많이 춥습니다. 1900미터가 넘는다는 사실 잊지 마세요.)

    산행경험이 얼마나되시는지 코스와 일행에 따라 먹을 거리 준비가 많이 달라질 듯합니다. 일단 대피소에서 파는 건 라면과 가스 과자 음료 정도입니다. 산행식으로 많이 먹는 양갱같은 것도 팝니다. 햇반도 팝니다(쌀을 2박동안 짊어지고 다닐 필요없이 좀 비싸지만 대피소에서 사서 해결하는 게 간편합니다.) 쓰레기 담아 내려올 튼튼한 비닐봉투하나 준비하시고요.

    일단 종주시작하시면 씻는게 가장 문젤겁니다. 사람따라서는 못견디는 분들이 계시던데... 국립공원내에서 일체의 세제, 치약 사용은 눈총받습니다. 도움이 되셨는지? 혹시 가족과 가는 건가요? 아이들과? 그런거라면 코스랑 말씀해주세요. 제 경험을 말씀드릴게요. 성인끼리 가시는 거라면 여유로운 마음만 가져가도 충분할 것같습니다만.... 즐거운 산행되시길.

  • 7. 이제는
    '13.8.18 4:05 PM

    사진이 너무 좋습니다

  • 8. 드넓은초원
    '13.10.1 10:23 PM

    우와~ 정말 맛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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