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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제 목 : 어쩌다 제면기

| 조회수 : 5,085 | 추천수 : 5
작성일 : 2020-05-09 20:23:11

1. 이 모든 것의 시작은 바삭한 피자 크러스트였다

어릴 때부터 바삭한 걸 좋아했어요 . 누룽지는 기본이고 생쌀도 씹어먹는 야생성 ~~~

피자 크러스트도 바삭한 걸 좋아해서 평소에 돌판에 피자를 구워먹는데 ,

어느 이탈리안 식당의 피자가 부드러운 듯 , 살짝 바삭한 듯 , 느낌이 좋아서

( 어디서 주워들은 건 있어서 ) 혹시 세몰리나로 만든 거냐고 물었더니

너무나도 친절한 직원이 손님의 입맛 센서에 반색하며 친절하게 인터넷 검색해서 어떤 상표인지까지 보여주더군요 .

 

당장 저도 주문을 했는데 ... 한 봉지가 겨우 1kg.

저 , 밀가루 살 때만 손 큰 뇨자입니다 . 그래서 10 봉지를 주문했죠 .

배송된 10kg... 음 ... 좀 많네 ???

 

이제 구글님께 레시피 물어보기 . 당연히 세몰리나로만 만드는 줄 알았더니

경질 밀이라서 반죽이 너무 딱딱해진다고 20% 이하로 쓰래요 .

전부 세몰리나로 하는 게 아니었어 ... 흑흑 ...

 

강력분 80%, 세몰리나 20% 로 시작 . 너무 딱딱해 . 줄여 , 줄여 . 그래도 딱딱해 .

식당처럼 나오지 않는 건 가정용 오븐 탓으로 돌리고 , 결국 강력분 100% 가 가장 낫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 ( 비율을 실험하다가 전보다 물 양을 10ml 늘렸더니 아주 맘에 드는 반죽이 탄생 .)  

맛있쩡 .... 그런데 세몰리나는 고스란히 남았네??? 

 

( 강력분 200g, 물 135ml, 소금 1t, 설탕 1.5t, 이스트 1/4t, 올리브유 약간 .

섞어 , 섞어 , 마구 섞어 , 비닐봉지에 넣어 냉장고에 던져 넣고 사흘 숙성 . 두어 시간 전에 꺼내 실온 . 신난다 , 굽자 . 220 도 , 10 분 . 고르곤졸라 피자를 굽자 . 꿀에 마늘 섞어 피자에 발라먹자 ~~ 깔끔하고 맛있쩡 ~~) 



   

2. 생면 파스타 반죽에 도전하다  

네 ... 그러나 신에게는 아직도 세몰리나 9 봉지가 남아 있사옵니다 .

주워들은 건 있어서 , 이번엔 생면 파스타 반죽에 도전 . 아니 , 그런데 이것도 세몰리나 100% 로 하는 게 아니네 ??? 치킨 반반 , 무 많이 ... 세몰리나 반 , 강력분 반이 필요해요 . 달걀 : 세몰리나 : 강력분 =1:1:1 소금과 올리브유 조금 넣고 . 또 반죽기 돌려 , 돌려 ...

그런데 잘 안돌아가요 . 반죽기야 , 넌 피자 반죽처럼 말랑말랑한 반죽만 사랑하는구나 . 그래 ... 아무래도 그렇겠지 ? 나도 말랑말랑한 아기 때의 내 딸을 그리워하니 말이야 .

 

할 수 없이 손으로 치대다가 ... 내 손목은 너무 연약하니까 비닐 석 장에 고이 모셔서 발로 밟기 시작 . 몇 번 접어가며 밟아준 뒤 , 냉장고에서 한 시간 이상 숙성 .

그런데 이게 고집 센 반죽이다 보니 , 밀대로 미는데 땀이 뻘뻘 ...

아니 , 게다가 국수를 삶아 보니 왜 이리 딱딱해 ... ? 두 번은 못해먹겠다 싶으니 절로 한숨이 나고 , 눈길은 자연히 제면기로 꽂힙니다 .

 

3. 놀라운 제면기 장인을 발견하다   

이번엔 유튜브 신에게 여쭙니다 . 수동과 전동을 보여주시는군요 . 당연히 전동이 편하나 가격의 압박이 장난 아닙니다 .

그런데 수동제면기로 반죽을 펼 때 엄청난 내공을 보여주는 장인을 발견 !

http://www.youtube.com/watch?v=ZpIBAR_7NRY

3:50~6:09 보세요 .  

저런 손놀림은 엄청난 훈련과 내공에서 나올 듯 . 나는 비루하니까 싶어 미리 포기하고 ,

원래 가지고 있는 키친에이드 반죽기의 모터를 이용하려고 아마존을 검색해서 파스타 메이커 3 종 세트를 주문합니다 . - 반죽 펴는 것 , 페투치니 면 용 , 스파게티면 용 .

 

띵똥 ~! 알맞게 크리스마스 때 도착합니다 . 선물을 참 오랜만에 받아보는군 .

 

자 , 이제 신나게 작업 시작 . 그런데 생면 맛이 원래 이런 건가 ? 물을 안 넣고 달걀로만 반죽해서 그런지 끓는 물에 국수를 삶으면 쫙 조여든 단백질 느낌 ...? 그러나 몇 번 하다 보니 , 반죽을 여러 번 접었다 늘였다 하면 쫄깃해진다는 것도 알게 되고 ( 아 ~! 발효빵 만들 때랑 똑같구나 !) 면 뽑을 때 나무젓가락으로 받치는 신공까지 발휘 ~~ 



 

페투치니로 로제와 단호박크림 파스타도 해 먹고 , 볼로네제 소스 만들어 라자냐도 해 먹고 ~~ 에헤라디여 ~~~ 먹고 나서 공원 한 바퀴 .   



 

4. 내친 김에 라비올리로 가자 !   

그래도 세몰리나 8 봉지가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 흑흑 . 그럼 이번에는 라비올리에 도전해 봐 ? 이름이 우아해서 그렇지 , 그래봤자 만두잖아 . 전에 한 번 해 봤잖아 ... 라고 기억을 더듬어보니 25 년 전이구랴 .

또 검색에 들어가서 , 닭고기와 크림치즈 , 각종 야채 섞어서 속을 만들고 , 반죽 넓게 펴서 숟가락으로 뚝뚝 떠 놓고 , 반죽 하나 더 덮고 꾹꾹 눌러 만들 .... 어 보지만 아 , 사반세기 전에는 ‘ 만두피 ’ 라는 걸 사다 썼었지 ... 곰손으로 만든, 곰도 반기지 않을 커다랗고 뜨악하게 생긴 라비올리 ... 두 개 이상은 부담스러운 이태리 왕만두 . 그래도 소스가 맛있다고 딸이 잘 먹어줍니다 .   

나도 유튜버들처럼 예쁜 모양으로 만들고 싶다 , 싶다 , 싶다 . 또 검색에 들어가요 . 키친에이드 부속이 있지만 , 대포를 싸게 팔고 대포알은 비싸게 판다더니 , 얘네가 딱 그러네 ? 에이 , 이건 포기하고 요런 걸로 주문합니다 . 

   아마존님은 배송이 빨라요 . 일주일 반 만에 온 듯 ? 이번에는 속을 숟가락으로 일일이 떠 넣는 대신 , 슈크림 만들 때 이용하던 플라스틱 짤주머니를 써서 쭉쭉 넣습니다 . 맛은 나몰라라 , 일단 보기에는 예쁜 라비올리가 나옵니다 .  



 




모양은 그럴싸한데 ... 겸손하게 맛은 그저 그런 ... 맛있는 속의 즙이 다 빠져 나가게 왜 물만두로 데쳐내서 소스와 비비는지 잘 모르겠는 1 인 . 다음에는 군만두로 해 볼까 봐요 . 그나저나 세몰리나는 아직도 많이 남아 있네요 . 하하하

언젠가 밥 한 끼 하려고 쌀 10kg 샀다가 떡시루까지 살 것 같은 예감 . 

  

마무리는 내 사랑 , 호밀빵으로 .  

 

   

http://breadtopia.com/sourdough-rye-bread/ ( 동영상 있음 )

보고 따라했어요 .

* 사워도우 스타터 버전 생략 , 저는 이스트 넣고 했어요 .

각종 seeds - 생략 . 가끔 해바라기 씨 넣기도 했는데 , 안 넣는 게 나은 듯 .

 

호밀빵

재료

물 : 400g ( 보리차 , 옥수수차 , 우엉 , 둥글레 등등 넣어 끓인 물 넣으면 더 구수해요 )

이스트 : 1tsp

호밀가루 : 245g

강력분 : 245 g

당밀 : 44 g(2 Tbs.) ( 당밀 없어서 꿀이든 잼이든 단 종류를 넣었어요 .)

소금 : 12 g(1 3/4 tsp)

오렌지 제스트 약간 ( 넣을 때도 있고 안 넣을 때도 있고 ..)

 

젖은 재료 다 섞고 ,

밀가루에 넣고 저은 뒤 , 15 분 휴지 . 그래야 밀가루가 물 잘 먹고 글루텐 생성 도움 .

( 비닐 씌우기 ) - 냉장고에 하루 밤 . ( 그릇 비닐 )

밀가루 비벼 뿌려 깔고 , 스크래퍼로 반죽에 덧밀가루 조금 뿌려 살살 늘림 ,

스크래퍼로 양쪽 접는다 . 덧밀가루 털어가면서 . 살살 모양 만들고 , ( 스크래퍼와 손 이용 )

비닐 덮어 15-20 분 휴지 .

proofing basket 에 덧밀가루 뿌리고 , 반죽 뒤집어서 담은 뒤 , 덧밀가루 조금 뿌리고 , 비닐 덮어 또 발효 . 1 시간 -1 시간 반 정도 .

별로 안 부풀어도 상관없음 . 일단 오븐에 들어가면 부푼다 .

과발효되면 오븐 스프링이 별로 안 나옴 .

오븐에 돌판 ( 저는 피자판 뒤집어서 씀 ) 넣고 475°F(250 ℃ ) 예열

쟁반 뒤집어서 ( 피자집 피자삽처럼 쓰는 용도 )

종이호일 깔고 , 반죽 뒤집어 놓고 , 칼로 scoring 한 뒤

조심스럽게 오븐 속 돌판에 종이호일째 옮깁니다 .

뚜껑 덮어서 30 분 굽고 , ( 무쇠 웍 뒤집어서 뚜껑 대용으로 씀 )

뚜껑 열고 450°F(232 ℃ ) 로 줄여 , 10 분 정도 .

꺼내서 빵 온도가 200 ℃ 정도면 좋아요 .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오디헵뽕
    '20.5.9 10:06 PM

    흠.....
    이건....
    친숙해.. 아주 친숙해 이런 전개... 뭔가 아주 친숙함이 느껴져........

  • 쑥송편
    '20.5.10 12:22 PM

    아는 사람은 아는 그 친숙함... ㅋㅋㅋ

  • 2. 초록
    '20.5.9 10:25 PM

    이제 7봉지 남으신건가요?
    있어보이는 요리는 손도 많이가는거같아요

    그리고 원래 사는게 줄줄이 엮이는거에요 ㅋ
    떡시루도 보고싶지만 참으시라요 ㅎ

  • 쑥송편
    '20.5.10 12:25 PM

    한동안 살림 정리 중이었는데,
    난데없이 밀가루때문에 줄줄이 엮어 별 걸 다 사보네요. ㅎㅎ

  • 3. 마이애미
    '20.5.10 10:42 AM

    저도 요즘 제면기사려고 알아보고 있어요.
    아마존 검색중인데, 저 라비올리 메이커는 생각지도 못했네요^^
    마지막 호밀빵 한국 빵집에서는 엄청 비싸요~
    너무 맛있어 보이는데, 레시피 부탁드려도 될까요?

  • 쑥송편
    '20.5.10 12:53 PM

    breadtopia에 올라온 동영상 보고 따라한 지 어언 몇 년 되었네요.
    본문 말미에 추가했습니다.
    ^^

  • 쑥송편
    '20.5.10 7:02 PM

    아, 그리고 저 '대한민국'에 살아요.
    가끔은 만드는 정성 생각하면 사먹고 말지, 싶다가도
    만드는 과정이 제게 소중해서 그냥 하고 맙니다.

  • 4. 별셋
    '20.5.10 10:45 AM

    호밀빵에 감동 받고 갑니다
    조만간 10킬로의 세몰리나를 다 쓰시고 또 오더하실 분이시네요. 금손이십니다. ^^

  • 쑥송편
    '20.5.10 12:28 PM

    하아... 쌀은 일 년에 10kg도 안 사면서
    강력분, 중력분, 박력분, 바게트용 밀가루, 호밀가루, 세몰리나...
    어쩌면 좋습니까... -ㅠ-ㅠ

  • 5. samdara
    '20.5.10 2:40 PM

    쌀보다 밀에 더 맞는 체질이 있더라구요.
    당연히 소화도 잘되고 밀가루 먹으면 체질이 산성이 되네, 지방으로 쌓이네, 당뇨 생기네 해도
    전혀 영향 받지도 않고요.
    제가 그래요. ㅎㅎ

  • 쑥송편
    '20.5.10 6:57 PM

    어릴 때는 빵 먹으면 소화가 안되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단팥빵이나 곰보빵 종류라 그랬던 것 같아요.
    제가 온리 애정하는 건 식사빵 종류~~~
    체질에 딱 맞아요.

  • 6. 테디베어
    '20.5.10 5:05 PM

    제면기 아주 좋은데요^^저희도 곧 사야할 것 같은ㅠㅠ
    호밀빵 레시피도 감사드립니다.
    잼나게 잘 읽었습니다.
    자주 놀러오세요~~

  • 쑥송편
    '20.5.10 7:07 PM

    ㅎㅎㅎ 자게에 어느 분이 제면기 쓰는 분 있냐고 물어서
    미루고 미루었던 글을 이제야 썼어요.
    이거 사기 위해 얼마나 검색을 많이 하고,
    살까말까 고민도 많이 했는지.. ^^

    참, 테디베어님이 사진 올리는 법과 포토웍스 알려주셔서 저도 그거 이용했어요.
    감사합니다.
    저번에 첫 글 올릴 때는 엄청 헤맸는데, 이번에는 미리 아래 한글에 써 놓고
    포토웍스로 폴더째 사진 크기 줄였어요. ^^

  • 7. 빈틈씨
    '20.5.10 5:32 PM

    ㅎㅎ 이러다 이태리 요리를 댁에서 전부 구현할 수 있는
    날이 올 수도 있겠는데요! 재밌게 잘 봤습니다^^

  • 쑥송편
    '20.5.10 7:00 PM

    감사합니다. ^^ 새로운 건 재미있어요.

  • 8. 솔이엄마
    '20.5.13 2:33 AM

    어머나 제면기~~~~~~^^
    면을 직접 반죽해서 생면으로 뽑아서 먹으면 얼마나 맛있을까요? ^^
    그렇지만 어지간히 부지런하지 않으면 못할것같아요.
    저는 못할것 같다는...
    게다가 라비올리까지 직접 만들어드시다뉘... 진정 고수셨군요...
    아 이 야밤에 파스타 무척 땡깁니다요~^^

  • 쑥송편
    '20.5.13 7:48 PM

    ㅎㅎㅎ 저 잘 할 줄 아는 건 온리 피자뿐이네요.
    한식으로 갖가지 음식 뚝딱 차려내시는 솔이엄마님이 진정 고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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