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식구님들, 그동안 잘 지내셨지요? ^^
저도 일하랴 밥해먹으랴 가끔씩 엄마 대신 아부지 봐드리랴
친정을 오가면서 정신없이 살았어요.
아, 그래서 제가 아직까지 이벤트 선물을 부치지 못했답니다...ㅠㅠ
선물 기다리시는 분들, 정말 죄송해요. 책만 보내드렸으면 벌써 보냈을텐데
제가 괜히 수제카드를 보내드린다고 해서 ㅎㅎ
카드 제작이 아직 끝나지 않아 못 보내고 있답니다. (허접한 카드입니다ㅠㅠ)
4월 안에는 반드시! 보내드린다고 말씀드리면서,
솔이네 3, 4월 밥해먹고 산 이야기 전해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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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고딩이 된 큰아이가 아침밥을 잘 안먹고 가요.
그래서 가끔씩 소고기국에 당면을 넣고 끓여서 후루룩 먹고 가게 한답니다.
양지를 사다가 푹 끓여서 고기를 찢고, 국간장이랑 소금으로 간을 한 다음에
불린 당면을 넣고 끓여서 후추 조금 뿌리고 송송 썬 대파를 얹어주면 끝이에요.
아이들이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니니까 하교가 늦는데, 학원 가기전에 꼭 간식을 먹고 가야겠더라구요.
일하는 엄마라 아이들 하교시간에 집에 있지는 못하지만, 출근하면서 간식은 챙겨놓는 편이에요.
어느 날은 유통기한 날짜가 임박한 핫케이크 가루에 우유와 달걀을 투입해서
핫케이크 간식으로 소생시키고, 토마토에 꿀을 넣고 갈아서 간식을 준비했어요.
어느 날은 슬라이스햄, 달걀프라이, 치즈, 상추, 양파, 저민 사과를 켜켜이 쌓아서
샌드위치를 만들고, 아직 가격이 내려가지않은 달걀도 넉넉히 삶아놓았어요.
아이들 염장 지르는 메시지도 함께요. ㅎㅎㅎㅎ
유부초밥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간식 중에 하나지요. 살이 단단한 토마토에 꿀도 뿌려놓구요.
아이들도 학원을 마치고 돌아오고, 저도 퇴근을 하면
서둘러서 저녁밥상을 차립니다.
아, 이날은 신경을 많이 썼나봐요. 오이에 칼집을 내고 곤약을 막 꽜어요!! ^^
고기를 좋아하는 자슥들을 위해 돼지고기 두루치기와 달걀찜을 준비했네요.
숙주나물과 시금치나물은 삼일 정도 두고 먹어도 괜찮겠죠? ^^
며칠 전에 제가 순대볶음을 만들었는데 너무 맛있게 된 거에요.
그래서 친한 동네 동생한테 순대볶음 사진을 보냈더니, 자기도 정말 먹고 싶다면서
만드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하더라구요. 만드는 법이야 인터넷에 다 있는데요. ^^
그래서 친한 이웃들 네 명이랑 같이 장을 보고 한 집에 모여서 재료를 다듬고
제가 순대볶음을 만드는 시연을 하고, 맛을 보고 막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냈답니다.
그래서 그날 저녁 친한 이웃들의 저녁반찬은 순대볶음이었다지요... ^^
지지난 주에는 친정엄마가 봄김치를 담을 껀데 와서 같이 하자고,
혼자 하기는 힘에 부치신다고 하셔서, 주말이라 푹 쉬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엄마 말씀을 거역할 수가 없어 서둘러서 지하철을 타고 친정에 갔더니
엄마가 벌써 이렇게 김치를 다 담가 놓으셨어요. 하...성격 엄청 급한 울엄마...
성격도 급하고, 큰딸 고생하는 것도 못보는 울엄마입니다.
치타무늬 바지 입으신 우리의 장여사, 손이 안 보일 정도의 빠른 속도로
큰 딸에게 줄 깍두기를 비닐봉지에 퍼옮기고 계십니다.
친정엄마에게 얻어온 깍두기는 여럿이 나누어 먹었어요.
안타깝게도 친한 동네 친구의 친정어머니께서 얼마 전에 뇌출혈로 쓰러지셨거든요.
친정어머니의 병간호 때문에 일산에서 분당까지 정신없이 왔다갔다하는 친구에게
친정엄마가 싸주신 깍두기와 제가 만든 몇가지 반찬을 전해주었어요.
들깨시래기국, 두부콩나물찜, 감자샐러드, 오이생채, 깍두기 이렇게 해서요.
어제, 반찬을 맛있게 먹었다며 친구가 등갈비를 듬뿍 사다주고 갔어요.
하아... 이럴 때 제일 난감해요. 괜히 부담준 거 같기도 하고... 하지만!
그 친구의 마음을 받는다고 생각하고 등갈비로 짭짤달콤한 등갈비찜을 만들었어요. ^^
사과, 파프리카, 양파, 생강, 마늘, 청양고추에 물을 넣어 갈고,
거기에 진간장, 후추, 매실, 설탕, 참기름을 넣어 양념장을 만들었어요.
등갈비는 핏물을 빼놓았다가 뜨거운 물에 한번 데치고,
깨끗이 씻어서 준비한 양념에 30분쯤 재워놨다가 물을 붓고 40분쯤 끓여주었어요.
간이 좀 센 듯해서 무도 숭덩숭덩 썰어넣어 함께 익혔더니 푹 무른 것이 참 맛있었어요.
제가 친구에게 마음을 담아 보낸 소박한 반찬들이, 친구의 마음이 담긴 푸짐한 등갈비찜으로 돌아왔네요.
어머님, 얼른 완쾌하시길...
동네에서 등뼈를 세일하길래 한봉지 사가지고 와서,
등갈비찜처럼 달콤짭짤하게 졸였더니 아이들이 너무 잘먹었어요. (뭔들....)
등뼈찜도 등갈비찜과 만드는 과정과 양념은 비슷한데 좀더 익혀주셔야 해요.
얼갈이가 한단에 천원이라 안 살 수 없어서 한단을 사다가 물김치 만들고
오이 열 개에 1980원이라고 하니 안 살 수가 없어서 오이깍두기도 만들었어요.
가족들을 위해 밥 해대는 일, 시간 맞춰 아이들 간식 챙기는 일,
밥지옥이라는 말이 생길 만큼 힘이 드는 건 사실이지만
밥과 국, 반찬을 상 위에 차려놓고 가족들과 둘러앉아 맛있게 먹을 때는
그 수고로움이 조금 보상받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4월은 여러 의미에서 기다림과 간절함이 가득한 달이네요.
아직 돌아오지 못한 분들, 하루빨리 돌아오셔서
아프지만 반갑게 만나는 그날이 오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