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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청이 재개발 하면서 어린이집을 없앴다네요.

.. 조회수 : 332
작성일 : 2011-02-24 16:33:18
저는 올해 6살 된 지호의 워킹맘입니다.
높임말도 예쁘게 하고 호기심 많고 바깥놀이를 좋아하는 씩씩한 녀석이지요.



  




저희 어린이집을 소개할까 하는데요,
누리꾼들의 질타를 받는 어린이집의 좋지 않은 사건들이 잊을만하면 탑뉴스로 뜨곤 하는데요.



이런 어린이집도 있어요! ㅎㅎㅎ



바로 구립길음1동 어린이집예요.

목도 못 가누던 90일밖에 우리 지호를 씩씩한 청년(ㅎ ?) 으로 키워주신 곳입니다.


아침 8시30부터 7시까지 돌봐 주시니
진짜 엄마는 어린이집 샘이라고 할 수 있지요. ㅠㅠ(전 잠만 재우는...)



목도 못 가누는 녀석을 위해서
젤 어린 샘물반(0세) 선생님에게는 지호만 보도록 배려를 해주시도 하셨어요.

‘처음엔 저는 지원자가 없어서 지호만 봐주시는구나‘ 했는데, 몇 달 뒤 그게 아닌걸 알게 되었습니다.






지호 산후조리원 친구인 횰이가 어린이집을 알아보던 중
저희 어린이집 지호반에 지호 혼자만 있으니 당연히 빈자리가 있겠다, 등원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전화문의를 했었습니다.


그랬더니, 원장선생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죄송하지만, 저희 어린이집에 아주 어린 아기가 있어서 샘물반(0세반)에는 더 이상 충원되지 못합니다.” 라고...

제 친구 횰이 엄마는 서운했지만 멋지다고 아직까지 절 부러워합니다. ㅋㅋㅋ
(지호는 천운을 타고났다고 말합니다.ㅋㅋㅋ)



어린이집의 규정에 0세반은 한 선생님 당 3명의 어린이를 돌보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 규정은 원장님들이 한 선생님에게 너무 많은 인원을 돌보게 해서 아이들을 보호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제한된 인원을 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에게 미안하긴 하지만,
더 많은 수입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이들을 제대로 돌봐 주시기 위해서 이렇게 해주신 거지요,






샘물반 선생님은
낮 동안 일하는 엄마가 지호의 일상을 보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 하셔서
거의 매일매일 알림장에 낮 생활의 기록과 함께 그날그날의 지호 사진을 붙여주셨습니다.






  

전 이런 책이 몇 권이나 있습니다.!
부럽지요?..ㅎㅎㅎㅎ


제가 집에서 지호만 보고 있었어도, 전 귀찮아서 못합니다. !







그리고 여름에는 어린이집 마당에서 물놀이도 합니다.




  



아기들 너무 귀엽지요!



어린이집이 일반 주택이라 마당에서 토마토, 딸기도 키우고, 물놀이도!!





원래 어린이집은 길음1동 주민센터와 별도의 건물에 있었지요!
구립이니까요.!!



근데, 재개발이 시작되어 아파트 공사를 하면서 일반 주택을 임대해서 옮겨가게 되어
걱정도 많았지만, 저는 오히려 마당이 있어서 더 좋았답니다.
(시골에서 자라서 막연히 마당 있는 집이 좋습니다.ㅎㅎ)



제가 퇴근 후 지호를 늦게 데리러 가다 보니
전 아이들 화장실이며, 놀이방이며 자주 들락거리는데요,

지호가 먹던 그릇을 치우려고 조리실에 들어간 적이 있습니다.



우리집 부엌보다 더 광나던 싱크대와 깔끔함이 충격 받아서 집에 와서 엄청 청소했습니다.



아기들의 간식은 주로 조리사 선생님이 직접 만든 누룽지와 제철과일로 해주십니다.



뉴스에서 보던 어린이집과 너무 달라서
놀라셨지요?..ㅎㅎㅎ



지호네 어린이집에는 첫째를 보내고, 또 둘째까지 보내는 어머니들이 많습니다.
이사를 가시고도 왕복 40분 거리에서도 계속 보내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원장선생님은 엄마들 듣기 좋은 말만 하시지 못합니다.
회사일이 힘들다고 아이들에게 본인도 모르게 짜증내는 엄마들을
귀신같이 아시고 엄마들을 혼냅니다.ㅠㅜ (저도 그 중 하나)

원장선생님은 아이들 공부 보다는 즐거운 것이 우선이라고 하십니다.

선생님들도 너무 예쁘고 엄마의 마음으로 돌보고, 한번도 선생님들도 바뀌지 않습니다.
지호가 4년 다니는 동안 중간에 선생님이 바뀌거나 해서 아이들이 불안감을 주지도 않았습니다.
(어린이집이 폐원의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더 이상 추가 인원을 받지 않아 총 4명의 선생님 중 2명이 다른 곳으로 가셨지요)

지호는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고 한 적이 없습니다.
여기 아이들은 엄마가 데리러 가도 별로 집에 가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ㅜㅜ



제가 빨리 데리러 가는 날은 오히려 제가 거기 앉아서 놀다와야 합니다.





길음1동 어린이집에 보내던 엄마들은 아이가 7살이 되어도 대부분 유치원보다는 대부분 쭉 남고 싶어 합니다. 저도 그 중의 한명이구요!











  



근데
6살인 지호가 이 어린이집에 더 남고 싶어도 남을 수가 없습니다.



지난 2월 19일에 우리 어린이집이
“마지막 축제“를 치뤘기 때문이지요.



무슨말이냐구요!



이제 구립 길음1동 어린이집은 우리 아이들, 엄마들에 기억속에만 남고 사라집니다.  
28일이면 마지막 학기를 보내며 모두 뿔뿔이 흩어집니다.



최종 통보를 받은 건 6개월 전이지만,
저는 3년 전에 한번 비슷한 말을 전해 들었습니다.



재개발이 시작되면서,
이상하게도 주위에 중장비 기계가 들어와서 공사를 시작했는데도 어린이집이 이사를 못하고 있었습니다.
하루종일 포크레인이 다니고, 땅을 파는 소리며, 먼지며 아기들한테 너무 위험해 보였습니다.
원장님께 여쭤봤더니, 조금 문제가 있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이유는,
성북구청에서 재개발을 진행하면서,
설계하는 중 길음1동 어린이집이 들어갈 장소를 마련하지 않고 진행을 했다고 합니다.

이게 어린이집이 없어지는 알 수 없는 일의 시작입니다.



저 까칠한 엄마입니다.
이유를 알고 싶어서 구청홈페이지에 민원을 넣었습니다.



민원의 답변대신 원장선생님의 전화가 왔습니다.
전자민원을 넣었더니 구청에서 바로 원장선생님께로 전화가 갔나봐요.gg(완전 핫라인이지요)



그 당시엔 원장님이 곤란하지 않으실까 염려되는 마음에 그러고 접었습니다. !!
(까칠하지만 소심한 제 자신을 원망해야겠지요.ㅠㅠ ㅎㅎ)


그리고 작년 여름,
한창 서울형어린이집 간판이 여러군데 달리면서,
까칠한 지호엄마는 다시 궁금해집니다.


지호의 안정적인 어린이집 등원이 가능할런지..

다시 성북구청에 전화를 합니다.



이번엔 좀 더 강력해진 목소리로!  ㅎㅎ



왜 어린이집이 없어져야 하는 상황인지,
이사 갈 자리가 없어서야 한다는 계속 듣던 얘기 말고,
왜 이사갈 자리를 마련하지 않고 재개발이 시작됐는지,

왜 유아교육기관을 늘리고자 서울형 어린이집을 지정하는 이 급박한 경황중에
왜 15년이나 잘 운영되고 있는 구립어린이집이 없어져야 하는 상황인지!

꼼꼼하게 물었습니다.



돌아온 대답은,
1. 도시복지관으로 전화를 해라...
2. 도시복지관에서는 과정복지과로 전화해라.
1. 도시복지관으로 전화를 해라...
2. 도시복지관에서는 과정복지과로 전화해라.
1. 도시복지관으로 전화를 해라...
2. 도시복지관에서는 과정복지과로 전화해라.
1. 도시복지관으로 전화를 해라...
2. 도시복지관에서는 과정복지과로 전화해라.
1. 도시복지관으로 전화를 해라...
2. 도시복지관에서는 과정복지과로 전화해라.



지쳐서,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워킹맘인지라 쫓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계속 전화기만 붙잡고 있을 수도 없었어요.




사실.. 실토합니다.

제 끈기의 부족입니다.


그렇게 또 시간을 보내고,
지난 12월 최종적으로 폐원된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내심 성북구청장님이 새로운 분으로 오시면서 기대를 조금 했기도 했습니다.




결과는 안타깝게도...
부랴부랴 우리 지호는 다른 유치원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 후, 그냥 좋은 추억이 될 것이라 마음을 추스르고,
다잡고 있었지요.



근데요,
원래 길음1동이 있던 그 구역에
새로운 구립이 지정되었습니다.



이게 뭘까요?



너무 궁금합니다.



우리 천사들과, 천사들의 엄마가 아주아주 신뢰하고
항상 깔깔깔 웃음 소리가 나는




길음1동어린이집은 안되고 왜 다른 곳은 될까요?


길음1동 어린이집에 무슨일이 일어난걸까요?






지난 2월 19일
“천사들의 축제, 그 마지막 이야기”를 치뤘습니다.








  



다들 즐겁게 놀자놀자 하셨지만,
어머니와 선생님들은 시작부터 터져 나오는 울음을 참기가 쉽지 않더군요!




고마운 마음 반, 아쉬운 마음 반이겠지요!
그래도 우리 천사들은 그냥 즐겁습니다. ㅎㅎㅎ





이상,
횡성수설 지호의 유아기를 보낸
사랑하는 길음1동 어린이집 이야기였습니다.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story/read?sortKey=depth&bbsId=K161&...
IP : 125.176.xxx.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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