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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작성일 : 2011-02-22 03:24:20
이름 없는 섬들에 살던 많은 짐승들이 죽어가는 세월이에요





이름 없는 것들이죠?





말을 못 알아들으니 죽여도 좋다고 말하던

어느 백인 장교의 명령 같지 않나요

이름 없는 세월을 나는 이렇게 정의해요





아님, 말 못하는 것들이라 영혼이 없다고 말하던

근대 입구의 세월 속에

당신, 아직도 울고 있나요?





오늘도 콜레라가 창궐하는 도읍을 지나

신시(新市)를 짓는 장군들을 보았어요

나는 그 장군들이 이 지상에 올 때

신시의 해안에 살던

도롱뇽 새끼가 저문 눈을 껌벅거리며

달의 운석처럼 낯선 시간처럼

날 바라보는 것을 보았어요





그때면 나는 당신이 바라보던 달걀 프라이였어요

내가 태어나 당신이 죽고

죽은 당신의 단백질과 기름으로

말하는 짐승인 내가 자라는 거지요





이거 긴 세기의 이야기지요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의 이야기지요






/////
놀랍도록 깊은 울림..
예전의 허수경님의 시집들을 여러권 갖고있는데..
최근에 십수년만에 시집을 낸것을 알았답니다..
..
울고싶은데..도..
시어들 속에서 너무도 차겁게 차겁게 식어버려있네요..이 심장이요..
우는 것 만으론 아무런 의지도 위안도 되지못하는
밤, 입니다

허수경님의 이  시에 대해 무슨 말로도 감상을 말 할 면목이 없다니..
근데도..
말로 다 못할 슬픔속에서도 아름다움을 느끼다니..
IP : 125.177.xxx.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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