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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죽음앞에서 너무 덤덤한 아빠가 이해가 안되요...

속마음 조회수 : 10,322
작성일 : 2011-01-29 23:05:14
엄마가 1년 반전에 백혈병에 걸렸어요.
너무 건강하셨구...가족중에 암에 걸린사람도 없었고...상상도 못했던 일에
가족 모두가 충격이었어요.그 당시만 해도 아빠도 슬퍼했구요...
거기에 백혈병도 늦게 발견된데다가, 예후가 아주 않좋은 종류였어요.
그런데...
예후가 않좋다는 의사말을 듣고 나서 아빠가
너무 당연하게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이는게 이해가 안갔어요.
골수이식을 준비할때 국내에는 맡는 기부자(100%일치자)가 없다고 하자
치료를 포기하자고 하면서 엄마를 편하게 돌아가시게 하는게 아빠생각이라고 하더라구요...
반일치(부모자식간) 이식성공율이 70~80%임에도 불구하고 엄마가 고생하는게 싫다는게 이유였어요.
저희는 반대하고 병원을 옮겨서 이식을 받고
회복이 잘 되고 있었는데...이식후 6개월만에 다시 재발을 했어요.
다시 항암치료를 시작하자고 했을때 아빠는 또 반대하더라구요.
역시 엄마가 편안하게 돌아가시게 하는게 좋겠다고...
저희는 30%지만 완치될 수 있다는 말에 희망을 걸고 치료를 계속하고 싶었는데..
아빠가 또 그렇게 나오니까 너무 화가나더라구요...
하지만 항암치료가 끝나고 3개월만에 다시 재발을 했어요.

이번에 갑자기 나빠지셔서 응급실에 입원했는데
의사가 언제돌아가실지 모르니 가족들이 마음에 준비를 하라고 하면서
중환자실에 가서 치료를 받거나 심폐소생술을 크게 의미가 없다고 하시더라구요...

저희는 너무 충격적이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고 있는데
아빠가 '안사람은 나이가 많으니 아무런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라고 담담하게 말씀하시더라구요...
저희 엄마 이제 62되셨어요...나이가 많은가요?
언제가 될 지 모르니 가족들이 곁을 지키라고 해서 뜬눈으로 응급실에서 하룻밤을 보냈어요.
다음날 되니 다행이도 조금씩 좋아시셔서 지금은 다시 식사도 하시고...
겉보기에는 좋아지고 계시지만 의사는 이제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하세요.

저희는 어쩔줄을 모르겠는데...아빠는 눈물한방울도 안보이시고...
정말 마음에 준비가 끝난사람처럼 너무 덤덤하세요.
정말 딴 여자가 있는것 같을정도로요...

어른들이 하는말처럼 자식들이 모르는 부모에 깊은 속마음이 따로 있는걸까요?
엄마는 하루가 될지 한달이 될지도 모르는 시간을 살아가로 있는데...
아빠는 아무렇지도 않고 엄마옆에는 잘 있을려고도 하지 않아요.
위급했던 다음날 엄마가 의식을 찾으니까 집에 가시겠다고 하더라구요.(지방에 사시거든요...)
의사가 언제 돌아가실지 모른다고 1분이라도 옆에서 곁을 지키라는 소리를 어제밤에 들었는데도 말이죠...

정말 이해가 안되요...
어떻게 40년을 같이 살아온 아내가 죽음앞에 있는데...
아무렇지도 않은 아빠를 어떻게 이해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정말 화도나고 엄마가 너무 불쌍해요....

IP : 211.209.xxx.115
4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29 11:08 PM (220.88.xxx.219)

    아버지께서 본인의 죽음에 대해 같은 경우를 당하셨을 때도 그러실 분이라면 가치관과 성향이 그래서 그런가보다라고 억지로라도 이해할 수 있지만 아니라면 저라도 이해가 안가고 엄마가 불쌍할 것 듯 같아요.

  • 2. 반려자
    '11.1.29 11:16 PM (211.107.xxx.128)

    아내를 반려자로 사랑하고 존중했던게 아니고
    내 수발을 들어줄 사람정도로 여기며 살아오신 게 아닐런지...

    그래도 자식들이 효자라서 다행입니다.
    어머니 마음 안아프게 잘 해드리세요.

  • 3. 냉정
    '11.1.29 11:20 PM (59.16.xxx.108)

    원글님에게는 어머니가 피가 섞인 혈육이지만 원글님 아버지에게 부인은 아무런 혈연관계 없는 남이니 원글님처럼 애끓는 마음 안드나 봅니다.
    부인에게 애정이 없이 살았다면 그런 사람도 있나 보더군요.

    만약 제 아버지가 그런다면 저도 너무나 괴로울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어머니만 생각하세요. 아버지가 왜 그럴까? 이해할 필요도 없고요.

  • 4. .
    '11.1.29 11:20 PM (125.129.xxx.102)

    근데 원래 아저씨들은 모든일에 무덤덤해요.. 눈물도 잘 안흘리잖아요 왠만해선. 근데 그게 사회생활 하다보면 온갖 고초(?)를 겪기 때문에 왠만한 일에는 감정이 없어진대요.. 충분히 그럴수있어요 좀 힘든 일을 많이 겪다보면요..

  • 5. ...
    '11.1.29 11:22 PM (116.40.xxx.221)

    요즘 여성노인들 80넘는 분들도 수두룩하고 심지어
    90넘는 분들도 많은데 62세면 너무 이른 나인데 안타깝네요
    돌아가시기 전까지 청각은 살아있다고 하니 자극적인 발언보다
    따뜻한 말씀 많이 해주세요. 아버지에 대해선 좀 심각하게 생각해볼 여지가 있네요

  • 6. ,,
    '11.1.29 11:25 PM (59.19.xxx.110)

    동사무소에 사망신고 접수 시간 걸리는 거 못 참고 바로 달려와서 보험금 빨리 내놓으라고 소리지르며 청구하는 아저씨들 꽤 있더라구요. 좀 무섭죠... 아줌마들은 나중에 정리되고 나서나 자식이랑 침울하게 찾아오지... 그것보단 낫지요...
    부부 이런거 다 떠나서...
    여자가 감정적인 동감능력이 조금이라도 더 뛰어나지 않을까 싶어요. 측은지심..... 남자는 현실적인것 같아요..그 병과 고통에 의사가 아닌 아버지가 할 일은 없고... 슬퍼한다고 되돌릴수 없는... 그게 장점이고 단점일수 있겠지요. 여자가 아프다고 할때 원하는 건 걱정과 관심인데.. 남자들은 병원가라고 하듯... 어머니 좋은 곳 가시길 바랍니다.

  • 7. 아.
    '11.1.29 11:31 PM (114.207.xxx.136)

    제가 너무 좋은쪽으로 생각하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왜 그런마음있잖아요...
    너무 힘들고 생각하기도 싫을만큼 고통스러워서
    오히려 빨리 포기해버리고 싶은 마음...
    암튼 어머니와 아버지의 평소 관계를 몰라서ㅠㅠ
    제 아버지가 그런다면..정말 섭섭하긴 할것같습니다 ㅠㅠ
    원글님...힘내세요...

  • 8. RC
    '11.1.29 11:32 PM (125.134.xxx.69)

    저희 아버지도 할머니 돌아가실 때 어찌나 눈물 한방울 없이 담담하시던지...
    자기 엄만데.
    그냥 그 나잇대 남자들은 다 그러려니 하네요.
    한국남자들이 좀 그런 경향이 있나요?
    완전 가부장 세대잖아요.

  • 9. 엄마가
    '11.1.29 11:37 PM (121.134.xxx.44)

    투병생활을 하신지,,1년반이나 되었네요..

    제 생각엔,,아버님이 많이 지치신거 아닌가 싶네요.

    엄마가 암투병하던 지난 1년반동안,,,누가 엄마를 간병하고 지켜보셨는지요?
    원글님을 비롯해 자식들이 꼬박 간병하신거 아니지요?
    아버님이 간병하신거 아닌가요?

    만약,,원글님을 비롯해 자식들이 엄마옆에서 간병하셨고,아버지는 힘들지 않으셨는데도,,저러신다면,,좀 냉정하다 하겠지만,
    아버님이 그동안 아픈 엄마를 옆에서 내내 지켜보셨다면,,,
    정말 지치실겁니다..
    그간의 엄마의 고통도 잘 아시고 계실거구요..

    제가 엄마 입장이라면,,,
    예후도 안좋다는데,,,60년이나 살았는데,,더이상 고통받지 않고,,옆의 사람들 고생도 덜 시키고,,
    마음의 정리도 스스로 할 것 같아요...
    (젊었을땐,,삶에 대해 더 미련이 많았는데,,나이가 들수록,,이젠 이정도 살았으면,웬만큼 살았다는 생각이 든답니다^^)

  • 10. 나중에
    '11.1.29 11:39 PM (121.130.xxx.88)

    당신 죽을때도 그리 편하게 치료 안하고 보내드린다고 하세요.

  • 11. 푸른바다
    '11.1.29 11:45 PM (119.202.xxx.124)

    글쎄요. 아버지 마음을 다는 모르지만
    집에 가서 혼자 우실지도 몰라요.
    남자들은 그래요.
    안 운다고 하더라도 그게 엄마를 살리고 싶지 않아서라기 보다, 슬프지 않아서라기 보다,
    치료 해봐야 고생만 하지 결국은 안된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일거에요.
    인생을 오래 살아보면 사람이 삶에 대해서 좀 초연해지고 그런것도 있을거구요.
    60 넘은 남자분들 중에 님 아버지 같은 분들 많을거에요. (물론 안그런 분들이 더 많겠지만요)
    요는 님의 아버지가 딱히 나쁜 사람이거나 그렇지는 않다는거에요.
    노인들은 젊은 사람들하고는 생각이 다르더라구요.
    어차피 한번은 가는 인생, 60이나 80이나 결국 20년 더 사는건데, 고생 고생 하면서 사는거 별 의미 없다. 편하게 가는게 낫다. 나도 곧 따라간다. 머 이런 감정일 수 있어요.
    저도 가족들이 연명치료 안하겠다 하는것 이해하기 힘들었는데
    김할머니 사건 언론에서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런 연명치료라는게 호흡기를 한 번 달고 나면 의사나 가족도 마음대로 떼지도 못하고
    (살인)
    회복이 안되는 상태에서 길게는 몇년을 끌면서 식물인간 상태로 갈 수도 있쟎아요.
    중환자실 비용이 월에 천만원 가깝다고 하고
    환자는 환자대로 욕창에 뭐에 말 못할 고통 당하게 되고
    연명치료라는게 정말 말할 수 없는 고통과 늪이 될 수도 있겠더라구요.
    저는 남편한테 미리 말했어요. 절대로 나는 그런식으로 살려놓지 말라구요.
    ㅠㅠ.
    님 마음 아프시겠지만, 아버지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
    구지 원망하자면 운명을 원망해야겠지요.
    우리는 모두다 시한부 인생이에요.
    한번은 다 가야하죠.ㅠㅠ. 쓰다보니 인생이 무지 슬프네요.
    힘내세요.

  • 12. 미안하다
    '11.1.29 11:46 PM (125.187.xxx.175)

    저희 고모부도 완전 애처가셨는데
    고모가 암 걸려서 오래 고생하셨거든요...나중에는 고모부가 지치셨는지 별로 안 슬퍼하시더라고요.
    문병갔을때나 장례식때나, 슬프다기보다는 지쳐서 덤덤해지신 듯.
    마지막에는 고모가 일인실을 원하셨는데도 병원비 많이 나온다고 끝내 안 옮겨주셨어요.
    금전적으로 넉넉한 편이셨고 고모가 원하는 거면 아낌없이 해주던 분이었는데...병간호에 얼마나 돈이 들었는지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그러시더라고요.
    일단 아버지에 대한 서운함은 접어두고 어머니 컨디션 좋으실때 잘 해드리세요.

  • 13. 속마음
    '11.1.29 11:47 PM (211.209.xxx.115)

    엄마 간병은 저희들이 다했다고 보면 되요. 아빠는 일주일에 하루이틀정도만 와서 있었으니까...
    병원에서도 병실에 안있어요. 휴게실가서 TV 보고 있고 운동나가고...
    검사나 시술할때도 제가 동의서 다 쓰고...설명도 의사한테 제가 다 듣고, 설명 같이 듣자고 해도
    시간이 되면 어디론가 사라졌어요. 정말 자식들이 꼬박 간병하고 아빠는 하루도 엄마랑 같이 있었던 날이 손에 꼽힐 정도예요...

  • 14. 엄마가
    '11.1.30 12:00 AM (121.134.xxx.44)

    원글님의 댓글 보니,,
    자식들이 거의 다 간병하셨네요..

    아버지가 좀 냉정한 분인가 봅니다.

    아버지께 서운하신 감정 이해가 되네요..

    그런데,,부부사이는 아무도 모르는거니,,,ㅠㅠ

    원글님이라도 어머니께 잘해드리세요..

  • 15. 저도
    '11.1.30 12:03 AM (61.101.xxx.48)

    푸른바다님의 의견에 공감합니다.
    아버지를 너무 원망하지 마세요.

  • 16. 겁이 많은 사람
    '11.1.30 12:13 AM (124.111.xxx.159)

    들이 죽음앞에서 종종 그래요.
    나랑 상관없는 일로 만들고 싶은거에요.
    죽음이란 자체에 공포가 너무 커서 그렇습니다.
    제 아버지가 저래요.
    죽음.병...저러다가도 자신의 몸이 조금만 안좋다고 하면
    난리가 나죠.

  • 17. 아무리
    '11.1.30 12:19 AM (220.92.xxx.97)

    그래도 서운할 듯...
    정말 무뚝뚝한 경상도 사람인 울 아버지..
    평생을 엄마에게 고맙다, 미안하다..등등 그런 표현을 하지 못하셨어요.
    그런 분이 엄마가 입원하게되고, 수술동의서 사인하게되고..
    등등의 일을 겪으면서 정말 힘들어하셨어요.
    그런 아버지 지켜보면서
    노년의 부부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새삼 깨달았어요.
    이후로 남편에게도 말하거든요.
    나이들면 의지할 건 부부밖에 없으니
    자식 제껴두고 서로에게 잘하면서 살자구요.
    님 아버지의 마음이 어떤지 모르지만
    참 차가우신 분이네요.
    정말 마음이 떠난듯한 그런 느낌..

  • 18. ..
    '11.1.30 12:20 AM (115.41.xxx.10)

    40줄인 저도 만일 제가 중병에 걸리면 연명하는 삶을 살게 하지 않고,
    그냥 편안하게 가도록 내버려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끔 해요.
    아버님도 그런 생각이 아니실지요.
    재발하니 희망을 잃으신 것도 같구요.

  • 19. 생각의 차이
    '11.1.30 1:19 AM (220.73.xxx.117)

    자식들이 부모 생각하는 마음이랑 아버님 입장은 다른 것 같아요.
    아버님께서는 지금 현실적인 면을 더 보신 것 같아요.
    괜히 치료받게한다고 아내도 고생하고 자식들도 고생시키는 것보다 편하게 보내드리는게 낫다고 판단하신 것 같습니다.

    지난달 시어머님을 보내드렸는데 간병하는 동안 저와 남편간에 갈등이 있었어요.
    전 이왕 가실거 편하게 보내드리자는 생각이었는데 남편은 운동시켜드려야 한다 몸에 뭐가 좋으니 억지로라도 먹여야 한다고 안달복달했어요.
    어머님 기운없어 조금 움직여도 힘들어하고 억지로 드셨다가 토하기를 다반사 옆에서 말려봐도 자식맘은 그게 아니라고 뭐라도해서 더 살리고 싶다 그러더군요.

    옆집사는 한 할머니는 남편이 몇년동안 암으로 투병하다 가셨다고 합니다.
    할머니는 반대했는데 자식들이 살린다고 수술시켜드렸는데 또 재발하고 또 수술하고...
    밥도 제대로 못먹어보고 병원에서 고생만하다 돌아가셨다고...
    몇 달 살더라도 그냥 편하게 보낼 걸 후회한다고 하셨어요.

    아버님이 산 세월이 더 많고 보아온 것도 많으시니 님과는 생각이 다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아버님을 조금은 이해해주세요.
    어머님께 기적이 일어나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 20. ***
    '11.1.30 2:42 AM (220.87.xxx.206)

    전 엄마가 2년간 투병하시다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신지 1년도 안되서 아빠 친구 처제랑 재혼했어요
    제가 아빠 인생 책임질거 아니니 불만가질거 없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전 용서가 안되더라구요
    절 낳아준건 고맙지만 그때 정떨어져서 인연끊고 살아요
    아빠 죽는대도 안가볼꺼에요

  • 21. 우리
    '11.1.30 3:51 AM (211.33.xxx.141)

    시아버지 얘기같네요. 우리 시어머니 너무 좋으신 분이었는데 50초반에 돌아가셨어요. 저리 행동하시던 아버님은 재혼빨리 못해서 안달하시다 미인 아줌이랑 재혼`재산 빼돌리려는 아줌한테 지쳤지만 때는 늦었지요.자식들 하고도 멀어지고.오래전일인데도 어머님생각하면 가슴이 아려와요.내남편이 저리행동한다면 가만안놔둘듯...

  • 22. 나쁜
    '11.1.30 7:58 AM (59.10.xxx.172)

    사람인데...댓글들 보니 좋게만 말씀들 해서 놀랍네요
    심은대로 거둔다고 꼭 말해 주세요
    그런 인간들이 자기 아프면 살려고 자식 빚더미에 올리면서까지
    병원비 내놓으라 합니다

  • 23. 가치관의 차이
    '11.1.30 9:22 AM (183.102.xxx.63)

    저도 원글님의 아버님과 생각이 비슷합니다.

    아이들 다 키워서 부모 도움이 필요하지않을 때
    혹시라도 내가 중병이 걸렸다면
    의학의 힘을 빌어 억지로 생명을 연장하지말고
    하늘의 뜻에 맡기라고..
    자식들이 스스로 자립할 나이가 되면 그 다음부터는 보너스로 얻은 시간이다, 이렇게 생각하거든요.

    그게 본인에게도, 가족들에게도 좋을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말해요.

    저희 친정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엄마가 눈물 한방울 보이지않으셨어요.
    너무 담담하다싶을만큼.

    그러나 장례 끝나고 집에 돌아오니
    그때 텅빈 집에서
    이모들과 집에 남아계시던 엄마가 목놓아 통곡하고 계셨어요.

  • 24. .
    '11.1.30 10:03 AM (112.72.xxx.130)

    현실적인 면 경제적인면 과 그사람의 낳을희망도 없으면서 고통이라는 뻔한 미래를
    거의 확신하기때문에 체념 지친 뭐 그런게 복합된거아닐까요
    아버님 생각대로 수술후 자꾸 재발하시고 여태까지 고통이신거잖아요
    저도 판단을 아주 심사숙고해서 할거같아요
    본인인 저라도 아님 남편이라도 자식이라도 왜냐구요
    돈을 물쓰듯이 쓰고도 타격없으면 무슨걱정이겠어요
    예전에 아파서 가산 탕진하신분들 많잖아요 무조건 살리고 보겠다고--
    그렇지만 산사람도 살아야하고 몇퍼센트나 살수있는지 요즘은 많이 따져볼거같아요

  • 25. 남자들
    '11.1.30 10:34 AM (222.106.xxx.42)

    마누라 죽으면 화장실가서 웃는다던데.. 속으로 저인간 빨리 ..으면 하셨을지도 모르겟네요.
    62살이면 아직 청춘인데 정말 안돼셨네요.
    울침정엄마도 일찍 돌아가시면 울 아버지 좋아죽을걸요.아마 표정관리를 하겠죠.

  • 26. 아마도
    '11.1.30 10:56 AM (112.154.xxx.238)

    간병은 거의 안하고
    병원에 와서도 운동하러 다닌다구요?
    아마 딴 여자 새로 만날 준비를 하시나보네요

    그런 이야기 진짜로 들었는데
    어떤 남자의 아내가 불치병걸렸다고 하자
    그 친구들이
    새장가 가겠구나. 축하한다고 그러던데요.
    남자들은 여자들을
    인생의 반려자가 아닌
    나를 수발들 몸종하나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어요
    물론 겉으로야 사랑한다 어쩌고 하지만...
    그런 잠재의식들이 있는 거죠.
    여자들도 나를 먹여살려줄 남자를 구하듯이요.

  • 27.
    '11.1.30 12:34 PM (125.187.xxx.194)

    와이프 죽자마자..바로 재혼하는 시골사람도마니 봤네요..
    시골에는 특히..부인죽으면..바로 중매쟁이 통해서..여자소개받고
    쉽게도 살더군요..그것도..그집에서요..
    그거보고..참..씁쓸하더군요..남자란....?

  • 28. ...
    '11.1.30 1:21 PM (220.127.xxx.14)

    인정머리 없는 분이시군요

  • 29. .
    '11.1.30 1:25 PM (211.176.xxx.4)

    너무 의미부여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감정표현이 풍부하다고해서 진심인건 아니니까요. 즉 보이는 모습이 전부는 아니라는거죠.

    아버지의 진심은 저절로 알게 되겠죠. 어머니에 대한 감정이 얕든, 짙든 그냥 받아들였으면 합니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오는 걸 받아들이듯이. 원글님도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처신하면 될거구요.

    원글님의 마음이 중요한거죠. 어머니에 대한 원글님의 마음이 진심이라는 것이 중요하죠. 어머니의 마지막을 지켜보는 슬픔도 클텐데, 이런 일로 슬픔을 배가시키지않으셨으면 합니다.

    부부관계가, 부모자식관계가 남보다 못한 경우도 많죠. 그런 측면에서 받아들이면 그냥 그런가보다 할 수 있을겁니다. 아버지의 어머니에 대한 마음이 깊지 않다고해서 어머니가 불쌍해지는건 아닙니다. 살아계실 때의 어머니 삶이 아름다웠다면 그걸로 족한 것이죠. 내 존재가 타인에 의해 규정되는건 아니니까요.

    어머니와의 이별을 잘 준비하시고 잘 보내드리는 것도 아름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힘내셨으면 합니다.

  • 30.
    '11.1.30 2:02 PM (24.16.xxx.111)

    점 하나님 말씀과 같은 생각입니다.
    어머니 마지막 순간까지 마음 편히 해드리고 평화롭게 보내 드리세요.

  • 31. 이쁜걸
    '11.1.30 3:40 PM (114.204.xxx.109)

    나이가 들면 감정도 나이가 드나봐요~~ 어떤 어머니는 아들죽고 상치르고 나서 들에 꽂핀것보고 꽃이 참 예쁘다 하시더래요~ 아들 죽었는데 꽃이 보일까요? 나이가 들면 감정이 없어지나봐요 님은 섭섭하시겠지만 아버님 이해해 드리세요 세상에 가장 큰 스트래스가 배우자 사망이 1위예요 아버지도 속으론 힘드실거예요~~남은시간 어머님께 잘해드리세요

  • 32.
    '11.1.30 4:16 PM (112.151.xxx.22)

    제가봐선 어머니 힘든걸 아버지가 제일 잘 알기때문 아닐까요.
    자식은 부부사이를 절대 알수없습니다.
    제가봐선 아버지 나름대로 충분히 슬퍼할수도있어요.
    울고불고 해야 슬픈건 아닙니다.
    저희 부모님은 어머니는 초상에 울고불고 곡은 세상 일등으로 잘하는데
    돌아서면 밥먹자 그러시구요 아버진 의연하시다가도 오랫동안 기억하고 잠못이루십니다.
    표현의 방법이나 생각이 차이죠.

  • 33. 저희
    '11.1.30 4:50 PM (119.70.xxx.162)

    시어머니는 시아버님 편찮아서 병원에 계실 때
    간병 겨우 며칠 해놓고는 저와 제 남편(장남)에게
    니 아버지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군요..-.-

    병간호도 하기 싫어해서 겨우 며칠하시고
    대부분은 아들들이 돌아가면서 했는데 말입니다.
    그래놓고서는 돌아가시고 나니 눈물도 나오지 않으면서
    사람들 앞에서 얼마나 우는 척을 하든지..-.-

  • 34. ......
    '11.1.30 5:16 PM (183.103.xxx.113)

    저같은 사람도 있어요..
    원글님이 말씀하신 부부의 관계는 아니지만.

    어려서부터
    할머니가 유독 이뻐하셨고..
    나이들어서도...할머니가.. 수많은 손자 손녀들 사이에서
    가장 좋아하셨어요... 저도 할머니 좋아했구요..
    엄마와 할머니는 시어머니와 며느리였지만...
    전..그저 사랑하는 할머니와 손녀딸이였거든요..
    몇년전부터 할머니가 건강이 안좋아지셔서...
    요양원에 계셨는데
    자주는 아니지만 지방을 오가면서.. 제일 자주 찾아뵌 손녀딸이구요.
    그런데 정작 할머니 돌아가시고
    눈물이 나지가 않았어요.. 전혀 안운건 아니지만.
    할머니를 볼수 없다는 섭섭합과...그리움보다 앞서는게
    우리 할머니가 더이상 고생 안하셔도 되는구나...
    호스 꼽고 고통스러워 하시지 않아도 되는구나..
    그런 생각에 안도감이 들어서였어요....
    당황스러울정도로 차분한 상태로 할머니를 보내드렸답니다.

  • 35. 그냥
    '11.1.30 5:18 PM (58.120.xxx.243)

    싫어서겠지요..
    남자들 여자 아프면 싫어합니다.
    제 남편도 마찬가지..

  • 36. 그냥
    '11.1.30 5:18 PM (58.120.xxx.243)

    한마디로..아부지가 나쁜넘이라섭니다.

  • 37. 나요나
    '11.1.30 6:14 PM (203.132.xxx.114)

    저희 엄마도 6년전에 돌아가셨어요.. 55살때..
    저희는 병원에서 하자는 치료는 다했어요.
    간병도 아버지가 거의 다 하셨어요.
    저는 아기 낳고 얼마 안됐던 시절이고 언니랑 남동생은 직장다니고....
    다른 사람이 하려면 병간인을 써야 했는데 아버지가 다하셨어요.
    돈이 없어서 그랬던건 아니구요.
    하지만 ,,,,,병간 내내 두분이 엄청 싸우셨어요.
    아픈사람은 삶에 끝에서 억울하고 힘들고 아파서...
    아버지는 그짜증 받아주는게 익숙하지 않으셔서 ...
    그래도 엄마 간병은 아버지가 끝까지 해주셨어요.
    끝내는 잦은 수술로 인해 몸이 약해지시고.. 폐혈증이 와서 돌아가셨습니다.
    돌아가시는 날 의사가 그러더군요.. 현상태에서 연명치료를 해도 며칠 못사시지만 그동안 고통이 너무 심하다고 연명치료 하지 말자고요. 아버지가 동의 하시고 저희는 따랐습니다.
    생에 의욕이 넘치시던 분이라 참 힘들게 돌아가셨고 .. 아버지는 손꼭잡아 주시면서 힘들게 마을먹지말고 편히 가라고 눈을 감겨주시더라구요, 그리곤 가셨네요.
    한데 저희는 지금 후회 합니다.
    병원에서 확율상 얼마의 가능성으로 엄마에게 지속적으로 권하던 그 심한 수술들 어느선에서 하지말것을...
    그냥 맛있는것도 먹고 세상구경도 좀하고 살아온 날에 대해 정리할 시간도 좀 드렸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요...
    그런데 엄마가 아프셔서 잦은 수술을 할때 아버지보다 더 연세 있으신 분들은(고모들 친척들) 무조건 수술이 다좋은건 아니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하지만 우린 귀를 틀어막았고, 못들은체 하고 별별 시술에 항암치료에 수술,,, 끝없이 해드렸습니다.
    그리고 집에 한번만 가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집에도 못가보시고 병원에서 돌아가셨구요.
    지나고보니 ....
    어른들이 돈이나 아버지가 불쌍해서 그러신게 아니었다는걸 알겠더라구요.

    그와중에 호스피스전문가분의 말씀을 들었는데....
    선진국에서 우리나라처럼 말기환자들의 죽음이 우아하지 못한곳도 없다고 하더라구요.

    아버님이 어떤 상황에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는 모르겠어요.
    위에분들 말씀대로 나쁜 사람이라 그럴지도 모르구요.
    하지만 아버님이 예후가 않좋은 암이나 병을 직간접 적으로 격어보신 경험이 많으시다면 원글님 아버님 생각처럼 나쁜분 아닐수도 있어요. 그냥 아시는거죠.
    지금 아픈 어머님 때문에 가족 모두가 너무 힘드시고 지치셔서 아버님을 이해해 드릴 여유도 없으실거 같은데요. 너무 아버지 미워하지 마세요. 피가 안섞였다고 해서 부부가 남인것 같지만...
    어머님다음 불쌍한 분은 아버지입니다.

  • 38. 우리남편이네
    '11.1.30 7:08 PM (175.125.xxx.164)

    아들이 수술할때도 알아봤지만 내가 아플때 정말 가슴으로 느꼈어요
    우리 남편 내가 저래도 님 아버지처럼 굴겁니다.
    뭔가가 모자라는 정신병이죠.
    고민이예요.
    이젠 남편으로도 안보여요.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면 저런 상황 이해 못할걸요?
    젊어도 그래요. 늙어서도 그렇고...
    안고쳐져요
    정신병이라..

  • 39. ㅉ ㅉ..
    '11.1.30 7:34 PM (121.166.xxx.231)

    저런 제가 글을 잘 읽지못해 오해를 했네요
    일년반은 아버닝이 슬퍼하셨다니..
    지쳐계실 수도 있고.. 와이프의 고통스런 투병이 안타깝고 보기도 힘들고..
    그래서 자포자기 하시는것 일수도 있습니다
    혼자 남게될 아버님도 위로가 필요하네요.

  • 40. 에휴
    '11.1.30 7:47 PM (61.101.xxx.48)

    어머님다음 불쌍한 분은 아버지입니다. 2222222222

  • 41. 그래도
    '11.1.30 8:10 PM (115.21.xxx.154)

    사람 마음이라는게 그러는건 아니죠 본인의 강력한 의사가 아닌한 할수 있는 치료는 다해보는게 후회가 남지 않습니다. 해보지도 않고 편히 보내드린다고 미리 포기하고 그냥 돌아가신다면 자식으로서 평생 후회 속에서 지내게됩니다. 어떤 희망도 없다는 말을 들었다면 모를까요. 이 세상엔 기적이라는게 있는데 그게 일어날 수는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
    지금까지는 잘하셨어요. 그런데 이제는 편히 보내 드릴 준비를 하시는 것도 필요한 것 같네요. 작별인사도 준비하시구요. 집에서 편히 돌아가셨으면 좋겠네요. 그게 어머니에게는 행복학을 같아요. 자라도 낯선 병원에서 마지막을 보내고 싶지는 않는답니다.

  • 42. ..
    '11.1.30 8:40 PM (121.190.xxx.113)

    주변에서 암에 대해 많이 들으셔서 그럴지도 몰라요. 병실에서 항암치료로 고생하시고 돌아가시는거 보단 편안하게 마음의 준비와 삶을 정리하실 시간을 주시고 싶었을지도...
    그리고 딴 여자 말씀하셨는데요.. 딴여자가 있는 남자들은 오히려 잘해줄 것 같아요. 속죄의 마음으로.. 저희 고모부가 딱 그랬어요. 고모 쓰러졌을때 울고불고 맨날 병실에서 고모 말끔히 손발 다 닦이고.. 알고보니 여자가 있더라는..헐..
    아버지를 너무 원망마세요. 너무 안돼셨어요..

  • 43. 자식은 몰라요
    '11.1.30 9:14 PM (183.96.xxx.187)

    몇년 전에 병을 안지 2달만에 엄마를 보내드리면서 느낀거에요.
    자식이 아무리 엄마 잃은 슬픔이 크다해도..(저희 삼남매 엄마하고 정이 너무 깊었거든요..) 아내를 잃은 아버지 마음은 다 헤아릴 수가 없는것 같아요.

    그 연세에 여러 죽음을 보시면서 결정하신 걸거에요.
    30%의 가능성을 보고 아내를 고통스럽게 하고싶지 않으실겁니다.
    저도 그 시간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엄마를 그렇게 병원에서 수많은 약과 주사바늘앞에 맡겨두고 싶지않아요..
    집에 가시겠다는건..어쩌면 장례준비가 필요하신지도 몰라요.
    어머니 가시는 길 본인이 잘 챙겨 보내야겠다는 생각도 하셨을거고..영정사진이며..장례가 생각보다 준비할게 많아요..가시는 길 잘 챙겨보내는것도 본인의 몫이라 여기실 거고요.
    가장 힘들고 아픈 분은 아버지세요.

    자식은..그래도 남편이 있고..자식이 있어서 살아야하기에 엄마 잃은 슬픔을 이겨낼 수 있지만
    아버지는 아니거든요. 세상에 덩그러니 혼자 남아요.
    아버지를 더 따뜻하게 안아주세요.
    가장..고통 가운데 계신분입니다.

  • 44. 님아~~
    '11.1.30 9:31 PM (222.112.xxx.182)

    우선 엄마를 갑자기 무서운 병으로 잃으셔서..정말 마음이 많이 아프시죠?
    저도 이해됩니다.
    남자들이 본래 그래요..
    아내 죽고 나면 새장가간다는 기쁨이 생긴다합니다..
    제 주변에서 있었던 일이었어요..
    제 친구였는데 님처럼 엄마 돌아가시고 나서 아빠가 2주만에 선보셔서
    연애하시다 3달만에 결혼하셨다고 합니다.
    엄마 죽기를 마치 바랬던것처럼 친구가 엄청 속상해했어요
    개 엄마 살아계실때 둘이 사이가 안좋았던것도 아니고
    잉꼬부부였데요..
    그런데 아빠가 엄마 돌아가시고 2주만에 선보고
    3개월만에 재혼한다해서 제친구는
    엄마 잃은 슬픔에 아빠의 행동때문에
    크게 상처받더라구요
    님~!!
    힘내세요~~~!!

  • 45. ...
    '11.1.30 10:29 PM (58.233.xxx.45)

    우리남편도 내가 아퍼서 입원해도 심드렁해 하더군요, 친정식구들이 더 안타까워하고 자식이 더 난리지요..남편은 평생 나한테 수발만 받다가 수발들어줄 사람이 아퍼 들어누우니 많이 불편해하는것 같았어요... 퇴원해서 집에와도 손수 뭐라도 해줄 생각은 없고 외식 하자고 하고 싫다하면 기껏 죽집가서 죽이나 사다 줍니다 .쩝...너 아플때 내가 너한테 어찌하나 두고보자고 속으로 벼르고있지만 내가 워낙 약골이라 똑같이 해줄 기회는없을것 같네요 , 동생들이 너무 남편한테 해바치고만 살아서 그렇다고 오히려 나를 나무라네요 요즘 젊은아내들은 나같은 대우는 안받고 살겠지요, 우리남편같은 나이든 남편들 대부분 가부장적이고 본가 위주고 전통고수 하려하고 아내 위할줄 모르지요..

  • 46. 아버지를
    '11.1.30 10:39 PM (118.38.xxx.213)

    너무 원망마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서운함이 글 곳곳에 묻어나서 마음 아파요.
    그런 원글님이 이해되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버지의 감정을 우리가 헤아리지 못하는
    것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은 그저 어머니를 편안하게 해주시는게
    자식된 최선의 도리겠지요.. 힘내세요..

  • 47. ..
    '11.1.30 10:45 PM (58.233.xxx.45)

    친정오빠가 올케언니한테 평생 꼼짝 못하고 살았어요, 한마디로 경처가[마누라한테 벌벌떠는 ]였지요 그런데 올케언니가 먼저 세상을 떴어요, 언니 간뒤 오빠는 첨에는 시원섭섭해 하는 눈치더군요,. 그런데 일년도 안돼 악처도 없는것 보단 있는게 낫더라고 .. 언니 빈자리가 많이 아쉬운것 같더라구요. 재산이나 많으면 모르지만 나이든남자 재혼 쉽지 않치요 . .좋은여자 만나기도 힘들구요 . 다 큰자식도 부모잃으면 마음 아프지만 남편입장은 아주 딱하게 되는지요

  • 48. ......
    '11.1.30 10:58 PM (118.46.xxx.91)

    얼마 전에 할머니가 돌아가셨어요.
    제 아버지는 홀어머니에 장남, 10대부터 집안의 가장이셨어요.
    효자에 약간은 마마보이였고 제가 본 30년 세월도 애증이 시간이었어요.

    오래 몸이 불편하셨고, 위독하셨고 욕창까지 와서 고통받다 돌아가셨는데 정작 아버지는 덤덤하셨고 매장하던 때만 좀 우셨어요.
    장손녀인 저와 며느리인 엄마가 욕창이 오고 위독해지실 때부터 더 많이 울었어요.
    아버지는 점점 쇠약해가는 어머니 곁에서 말동무 한번 해주지 않으셨어요.
    매일 운동은 꼬박꼬박 다니셨네요.

    아버지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았는데, 한 일주일은 잘 드시지도 못하는 술을 매일 드시다가
    술을 안드시니 또 한 일주일째 잠을 못 주무세요.
    깜빡 졸기라도 하면 할머니를 만나신답니다.
    내일은 정신과 가서 수면제라도 받아먹어야겠다고 하세요.

    감정 표현하는 거 부끄럽다고 교육받고 자라서 자기 감정이 슬픔인지 모르는 남자어른들도 많다고 생각해요.

    님 아버지가 몰인정 하신 분일 수도 있고, 아니면 너무 슬프고 아파서 그 순간만 모면해보려고 하시는 걸 수도 있어요.

    후자라면 어머님 떠나고 나시면 아버님이 많이 힘들어 하실거고,
    자식들 한테 내색 못해서 자식들은 끝까지 모를 수도 있을 거고.

    전자의 몰인정한 분이라면 아직 결혼 전이나 공부 중인 형제자매 있을 경우에는 재산 관계 명확히 해두시고 재혼을 하시든가 뭘 하시든가 크게 관여하여 말고 사시면 되요.

    그리고 60대 이상에서 중한 병 걸렸을 때 치료문제는 딱히 답이 없는 것 같아요.
    60대에 건강한 경우라면 중년 같이 활기차게 사실 수도 있지만,
    전신마취 수술 필요한 중병이면 좀 생각해 봐야할 것 같아요.
    50대까지는 암도 이겨내신 경우 많은 것 같은데 60대 되면 회복이 어려운 것 같기는 해요.

    할머니가 80 되시던 해에 뇌출혈로 쓰러지고 후유증으로 거동이 어렵다가,
    88세 되시고 돌아가셨는데
    정신은 맑으셨어도 외출도 자유롭지 못한 감옥 아닌 감옥 생활도 안타까웠고, 대소변 받아내는 친정엄마도 안쓰러웠지만
    마지막에 두달 정도 욕창이 생겨서 몸이 안쪽에서 썩어 들어가지 시작하니 그 고통을 지켜보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차리리 뇌출혈로 푸욱 쓰러지고 마셨을 때 발견이 조금 더 늦어졌다면 이렇게 수년을 고생하고 내 몸이 썩어가는 못 볼 꼴은 안보고 고통 안받고 가시지 않았을까 생각했어요.

    특유의 무신경한 명랑함으로 자식들 둘이나 앞세우고도 금방 또 떨치고 일어나던 분인데, 너무 힘들고 아프다고 수십년전에 돌아가신 친정어머니를 부르면서 우시던 마지막 며칠이 곁에서 보기에도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몰라요.

    저도 그 전에는 어떤 방법이든 치료를 포기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무리하게 의학의 힘으로 육체를 끌고 가는 것이 더 비윤리적인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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