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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접고 6개월 즈음...

전업맘 조회수 : 1,147
작성일 : 2011-01-29 17:08:04
2010년 뜨거운 7월은 저에겐 더욱 힘든 여름이였습니다.
아이를 봐주시던 시어머님은 죽고싶다는 토로를 하시며 육아가 너무 힘들다고 하셨고
남편은 가족 이외의 다른 사람에겐 맡길수 없다는 입장과 함께
각자 수입 각자 관리하자로 생활비도 집으로 갖다 주지 않는 상황이였죠.
일주일에 2~3번은 꼭 술을 먹고 밤 12시 ~ 2시쯤 귀가하던 남편.
총각인듯 사는 남편이 정말 남이면 차라리 낫겠다는 심정을 가지고 살았죠.
이혼도 생각하다...
이제 5살된 아이에게....어미로써 해주것이 너무 없어
유치원에서도 발달이 늦고 문제가 있어 보인다는 소견이 있었죠...
과감히 회사를 그만두고 집에 들어앉았습니다.

처음에는 1~2달 쉬고 다시 일할 생각이였으나....
남편은...여전히 변화가 없었습니다.
제가 다시 일할꺼라 생각하여...생활비로 현금 2~3 만원씩 주며 카드로만 살아라 그러더군요.
지치더군요....

퇴직금으로 대출금 일부 갚고..완전전업하겠다고 선언했죠.
아이가 똑똑하게 뭐든 잘하길 바라는 남편과
생활도 야무지게 바라는 남편과
뭐든 아내가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남편과 같이 살기 위해선
직장과 가사/육아 모두 다 할수 없다고 했어요.
그래서 가정을 택하겠다고.

몇달은 술먹고 와선 일하라고 괴롭히더군요.
시어머니도 막상 제가 그만두고 집에 있으니
뵐때마다 직장 다시 나가라고 하며 아니면 둘째 낳아라 그러더군요.
한명 키우는것도 너무 힘들고 남편은 둘째 생각없다고 합니다.
더는 듣고 싶지 않습니다. 했어요.
그리고....무엇보다 아이가 밝아 지고 좋아졌습니다.
발육상태가 느리던 아이가...자신감 없고 소심하던 아이가
큰소리로 웃고 말수도 많아지고...
혼자서 하려고 노력하더라구요.

처음 1개월째엔 아이와 마냥 즐거웠습니다.
2~3월째엔 할머니가 다 해주던 생활에 엄마의 '하지마', '해보자'에 힘들어 하더군요.
아이와 적응시간 5개월 지난후...
아이는 차분히 앉아 책도 같이 잘보며 학습지도 한자리에서 2권정도는 거뜬히 해내네요.

아이가 좋아지니 주변분들도 역시 엄마가 키워야 한다 말하시며....
아이와의 갈등에 힘들어 하던 저에게 힘을 주셨습니다.

남편은 여전히 생활비는 본인이 관리하겠다고 하며
생활비를 주지않고 카드 한장만 주며 살라고 합니다.
본인도 현금 쓰지 않는다며....
본인이 생활비 관리하니..지출이 생각보다 많아 술 자리도 자주 안갑니다.
12시 넘어 귀가 안하려고 하네요.
외식도 한달에1~ 2번 정도하며 버리는 음식도 없어지고
아이에게 장난감도 적게 사주고.....
맞벌이때 생활비의 1/3로 되었습니다.
유치원도 사설에서 올해부턴 병설유치원으로 가게되어 한달에 10만원이면 되네요.

저도 맞벌이로 지쳐 주말외엔 아침밥을 못차려 줬는데요.(출근시간 7시 20분이 였어요...)
쓰레기 버려 달라는 말도 안하고 아침밥 꼭 해주며
남편에게 가사일 일절 맡기지 않고 혼자서 다 합니다.
전업이니 내 할일은 내가 하겠다고
그러니 가장으로써 열심히 일하라고 압박합니다.

간혹 제가 한것들을 생각하면 화가나고 울화통이 터지지요.
그래도 맞벌이때 몸도 마음도 지쳐 지낼때 보다 행복합니다.
아이에게 많은것을 못해줘서 맘 아프지만....
경제권 남편에게 있지만...
못먹고 사는거 아니라 그런지 참을만 합니다.

6개월 지나서 보니 정말 벌이에 맞춰 살게 되네요.
그리고 남편도 가장으로써 바른모습을 점점 갖춰 가구요.

오래 참음으로 열매를 보리라 생각됩니다.
제 삶의 열매는 바른 가정 세우고 성숙한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앞만 보고 달려왔더니..아쉬움이 너무 많은 시간들이 더라구요.
^^ 영원한 전업을 할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조금더 있다가 다시 일 시작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현재의 삶이란 좌표에 열심히 노력합니다.
IP : 124.199.xxx.7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11.1.29 6:35 PM (119.69.xxx.187)

    작년 6월부로 직장그만두고 완전 전업으로 돌아섰는데 지금 너무 행복해요.
    물론 경제적인 압박을 무시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아이들 밝아지는 모습 보니
    내 선택이 잘한것이었구나 생각해요. 앞으로도 열심히 살자구요.^^

  • 2. 맞벌이
    '11.1.29 8:53 PM (122.32.xxx.171)

    진솔하고 좋은 글이신데, 맡벌이라는 글자가 자꾸만 눈에 걸리네요..
    전업하시고 가정적으로 모두 좋아지신게 원글님이 현명하셔서일거예요.
    특히 아이가 좋아졌다니 정말 축하드려요.

    저는 외벌이예요. 제가 벌어야 하는... 아... 눙물이...
    (남편 10년 백수인데 절대로 집안일 100% 안합니다. 남자들은 좋겠어요.)

  • 3. ..
    '11.1.29 9:03 PM (112.154.xxx.15)

    맡벌이 아니고 맞벌이예요.
    한번이 아니라 계속 쓰시는걸 보니 오타가 아니고 잘못 알고계신듯 해서...

  • 4.
    '11.1.29 9:52 PM (58.120.xxx.243)

    님...
    잘하시고 계시는데요.좀더..두고 보시고 남편과..말씀 나누세요.
    경제권 뺏으세요.
    대충 이러하니 낭비할껏도 없고 하니 내가..관리하겠다.
    하시고 맏으시고 맞벌이..하셔도 되요.
    일단은 돈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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