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박경리의 토지를 참 좋아하는 사람인데요..
아마 중학교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시간날때마다 한권씩 빼들고 읽고 그러는데
아무리 읽어도 맨 마지막을 서둘러서 끝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아주아주 엄청나게 많은 등장인물들의 세세한 속사정과 사건들을 풀어놓다가 갑자기 해방과 동시에
서희가 마당에서 그 소식을 듣고 온몸에 묶인 쇠사슬이 풀려버린 듯한 느낌을 받으며 주저앉는 것으로 끝이 나버리죠.
모든 인물들이 지금 한창 인생이 진행중인데 갑자기 이렇게 끝나버리니 뭐랄까요..
열심히 집중해서 읽다가 갑자기 허탈해진다고나 할까요..^^
저의 우상인 박경리 여사께서 이럴리가 없는데.. 뭔가 이유가 있는 것일까.. 건강이 급작스레 악화되서 그런걸까..
아님 나름 문학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것인데 무식한 나만(ㅋㅋ) 모르는 것인가..
이리 생각하고 저리 생각하는데 잘 모르겠네요..
저보다 문학적 소양이 1700 배는 깊으신 82님들께선 어찌 느끼셨는지 마이 궁금해요~~
ps:딴소리인데.. 몇 번을 읽어도 1부의 평사리 주민들의 이야기는 정말 소설의 최고봉같아요..
그 표현력하며, 이야기 구성하며.. 이런 작가가 향후 100년안에 다시 나올 수 있을지...
한편으론 그렇게 엄청난 지식과 필력과 경험이 죽음으로 인해 영원히 사라져버렸다는 사실이 왠지 서글프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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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토지> 끝이 너무 성급하지 않나요?
물밥 조회수 : 872
작성일 : 2011-01-21 22:16:57
IP : 121.189.xxx.18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전
'11.1.21 10:57 PM (115.86.xxx.66)아무리 읽어도 평사리에서 최서희가 중국으로 가는 장면에서 끝났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부분까지가 그야말로 최고봉이고 그 뒷부분은 왠지 사족인듯 싶어서 ....
사라져서 서글픈 분은 박경리 선생님도 그렇지만 혼불에 최명희(?) 선생님도
너무 아까운 분이세요....2. 저도...
'11.1.21 11:58 PM (114.202.xxx.27)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후반부에 나오는 인물에 대해 공감도 잘 안되고...명희나 여옥 또 상의 등등..
상의가 다니는 학교 기숙사 이야기는 아무리 읽어도 필요없는 부분 같아요..생뚱맞고요.
한가지 궁금한게 있었는데요 . 서희를 사랑하던 그 박의사가 자살한 것을 알았을 때 서희가 절에서 길상이에게 울면서 이야기 하잖아요... 그 도도한 서희가요.. 왜 그랬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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