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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 다녀오고 나서, 저도 엄마와의 관계 얘기

흠흠 조회수 : 797
작성일 : 2011-01-21 10:59:09
엄마는 잘나가는 직장에 능력인정받는 커리어 우먼이셨어요.

정말 집안이 너무 못살아서 엄마가 돈 벌면서 검정고시 쳐가며 취업하고 동생 다 키우고

아빠마저 ㅡㅡ; 생활력도 책임감도 없어서 엄마가 버신 돈으로 저희가 다 살았습니다.

지금은 저희 친정 꽤 잘 삽니다.

대충만 봐도 엄마가 많이 똑똑하고 당당하며 또 한편으론 얼마나 한이 많을지 상상이 되시죠...



반면, 저는 30대 중반이고 아이 하나 있는 전업입니다.

지방출신으로 서울에 있는 대학에 나왔는데 그때 정말 집에 돈이 없어서 100% 대출로 대학을 졸업했어요.

대학졸업후 이것저것 시험치는 것 마다 다 잘 안되서 과외하고 살다가 결혼했지요.

엄마는 늘 절 보고, 넌 평생 백수하다 죽을 꺼냐? 고 하시는데.

저 스스로도 아 난 정말 백수로 살다 죽을 것 같다. 고 생각한 적 있긴 해요.



결혼한 지 5년. 아이도 이제 커서 어린이집도보내고 해서 저도 이제 뭔가 살만해졌답니다.

그런데 엄마는 저를 너무나 한심하게 여기세요.

늘 듣던 소리라 전 생각이 없었는데 하루는 남편이,

왜 장모님은 항상 당신을 어릴 적엔 그리 똑똑하더니 커보니 아무것도 아니라는 소릴 그렇게 하시는 거야? 난 너무 기분 나빠. 지금 당신이 어때서?

...라는 말을 하길래 그제서야 제가  그런 말에 아무렇지도 않을 정도로 세뇌(?)당했단 걸 알았죠 ㅎㅎ

그래서 하루는 또 온가족(남편까지) 다 있는데서 ,

넌 어릴 적엔 참 똑똑해서 진짜 큰 사람 될 줄 알았더니 평생 백수나하고 넌 참 답도 없다. 너한테 든 돈이 얼만데.. 고 하시길래

제가 정색하고 어머니, 그런 말 저도 이젠 듣기 싫고 김서방도 듣기 싫어해요. 하니까 그 후론 안하시더군요


그런데 이번에 친정에 갔는데, 전 자고 있었구요, 엄마가외출하면서 돌아오시면서

제 딸에게(4살입니다)

아이구 우리 이쁜 손녀~~~ 넌  인생에 무임승차하는 그런 사람 되지 마라, 너희 엄마처럼 그렇게 살면 안된다.

..고 하시는 걸 들었어요.


뭐 글쓴것만 보면 엄마는 악질에 전 기죽어 사는 그런 사람 같은데 저도 사실 엄마 닮아서 막 기죽어 살고 그런 성격은 아니예요.


저런 말 들었을 때도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집에 돌아와서 갑자기 생각나서 짜증이 막 나네요.

엄마가 바라는 게 뭐냐구요?

없어요. 제가 이제 와서 막 공부해서 의사가 되길 바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니가 옛날엔 잘났었는데

볼품없이 살다가 지금은 가난한 전업이니

여행도 다니지 말고 옷도 사입지 말고 돈이나 착실히 모아서 아파트 평수나 넓혀가고

애 어린이집 다니니까, 그 시간 헛되이 보내지 마라.  입니다.


엄마 말씀 틀린 거 하나 없죠.

그런데도 짜증이 날때가 있어요 . 평생을 앞만보고 진짜 열심히 살아오신 엄마 입장선 제가 너무 한심해 보일거예요

엄마는 그 연세에도 4개국어 하시고 지금도 집에서 논어 공부해요.

아 글쓰다보니 막 말이 꼬이는데, 저 한심한가요?

그냥 전 . 아. 나 꽤 평범하게 잘 살고 있네... 생각이 들때가 있어서 가끔 쓸쓸해질때도 있지만,

그래도 평범하다는 게 어디냐.. 싶어 소소한 행복이라도 만족하고 싶어지다가

엄마는 여전히 제게 그런 말을 하시니, 가끔은 정말로 냉철한 시선도 필요할 것 같아 글써봐요.


저도 알죠. 결혼해서 살 찌고, 그 비싼 등록금 탕진해서는 하는 일도 없고  일 할 생각도 없고,

좁은 집에 아둥바둥 살고.. 뭐 ... 그렇긴 한데요. 그래도...


IP : 175.113.xxx.194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21 11:13 AM (112.185.xxx.182)

    음.. 저도 사람이라면 평생 공부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공부라는게 무슨학위나 그런것 뿐만이 아니라 철학쪽도 좋죠.

    꼭 취업할 필요는 없지만 무언가를 꾸준히 노력하고 배워나가는 자세는 필요합니다.
    전업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전업은 아니잖아요?
    같은 주부라 하더라도 인테리어나 요리나 혹은 뜨게질, 재봉등으로 특별하게 노력하고 신경 쓰시는 분들이 있고 그냥 대충 하루하루 보내는 분들도 있고 그렇죠.

    그리고 전업이라 하여서 배움이 헛되게 된다고는 생각안해요.
    아이가 조금만 더 자라면 아이를 가르치고 기르는데 다 사용하게 됩니다.
    아이보고는 공부하라고 하면서 정작 엄마는 아이가 배우는 내용을 이해 못 하면 안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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