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아버지가 원망스러워요
서른 중반을 넘어서도 아직까지 결혼을 못 해봐서
부모의 입장이 되어보지 못 했기에 제가 이런 글 쓰면
"네가 자식을 안 키워봐서 부모의 소중함을 모른다"라고 하실분도 계시지만....
가끔 아버지 때문에 인생이 많이 꼬였다는 느낌이 들어 답답하네요
아버지는 분노 조절을 못 하셨어요.
조금 화만 나면 어머니와 저희 같은 자식들한테 무조건 손찌검 하셨어요
심지어... 외삼촌 앞에서... 집에 온 손님 앞에서 그리고 심지어 제 친구가 집에 놀러와 있는 상태에서두요...
참으로 부끄러움도 없었고... 경우있는 행동이란게 뭔지 모르던 사람이었었죠.
성묘가서 남의 집 깻잎 수 십장 뜯길래... 그만 하시라 했더니 욕설이나 퍼붓고....
어렸을적에 글씨 못 쓴다고 8살이었던 저를 무참히 뺨을 때리고...
(저 그래도 학교 다닐적에 글씨 잘 쓴다고 평가 받았습니다. 지금도 사무실에서 글씨 잘 쓰기로 유명하구요)
고교시절에....이과 나와야 취직 잘 된다며 수학을 못 하는 저한테 이과에 강제로 가게 했었죠
학력고사 보기 2달전에 문과로 돌려서 그나마 학력고사 성적이 무려 40점이나 상승하여 4년제 대학에 갔지
그렇지 않았으면 대학 문도 못 밟았을텐데... 그 이후로도 계속 저한테 문과 갔다고 못살게 굴었었죠.
대학 원서 쓸때는 제가 교대 가겠다고 하자... 무슨 교대냐... 경영학과 가라고 해 놓고서
제가 3학년 되자... 왜 교대 안 갔냐며 욕설과 폭언을 하는 아버지의 모습보며 참으로 기가 찼고
대학 졸업후 수도권에 있는 SKY 대학 중 한 곳의 대학원 시험 봐서 합격했는데
저한테 "네가 이과가서 전문대 갔어야 했는데... 왜 문과가서 대학원까지 갔느냐며 핀잔..."
아버지는 이과와 전문대가 같은줄 아십니다.
그리고 뉴스에서 전문대 취직 잘 된다고 저한테 전문대 가라 했었죠...
대학교 등록금과 학비 용돈 모두 손 윗 형제로부터 나왔음에도
아버지는 저한테 내 돈으로 너 대학교 가르쳐서 힘들었다며
제가 과외 알바로 모은 대학원 학비 모두 가로챘고....
제가 대학원 졸업해서 공기업에 갈 준비하고 있을 때
남들은 대학교 나와 돈 잘 벌어서 부모님 용돈 주는데 넌 뭐하냐며
일찍 결혼했으면 손녀까지 있을 나이의 자식한테 손찌검과 욕설과 칼부림이란 졸업 선물도 주셨지요...
지금은 공기업 다니면서 부모님과 떨어져 연락도 안 하고 지내지만
아버지란 사람을 보면 정말 개탄스럽습니다.
이웃집 사람들과 맨날 싸우고 때리고 고소당해
지금 고향도 못 가고 쪽팔려서 학창 시절 친구들 다 연도 끊고 사는데
가끔 아버지가 제 인생을 망쳤다는 생각이 들어 답답합니다
사람으로서 갖춰야 할 인격 이런거 전혀 안 갖추고
매일 매일 윽박지르기... 내 맘대로 행동하고 말하기 등에 익숙해져
사회에서 정상적인 삶이 불가능하기에 어떤 때는 아버지가 불쌍하지만
어떤 때는 인생 빙글빙글 살아온 제가 더 불쌍하게 느껴집니다
1. 52
'10.12.16 9:30 AM (125.181.xxx.181)님의 말이 다 맞아요. 나쁜 아버지예요. 연락끊고 사시는것도 잘하셨고요.
지금 님은 잘 사시고 계시지만, 분명 정서적으로 트라우마가 있고 그게 아버지 탓인것도 맞습니다.2. 그래도
'10.12.16 9:34 AM (112.148.xxx.223)주변에서 잘 도와줘도 스스로 못서는 사람 참 많거든요
그런 악조건속에서도 훌륭한 사회인으로 성장하신 님이 참 대단하게 느껴지는군요
분명 아버지가 트라우마인 것은 맞지만 환경만 생각하지 마시고 앞으로 님의 행복에
더 촛점을 맞추세요
결국 그런 아버지 변하지도 않을 아버지때문에 님의 소중한 나날이 망쳐지면 아깝잖아요
저도 아버지에 대한 트라우마가,,,님과는 다른 방면으로 있는데..
나이 먹으니까 좀 측은하기도 합니다. 다만 대화 오분만 해보면 금방 싸우게 되지만요.
힘내시구요 마지막 남은 연말.. 즐겁게 지내세요3. 똑똑하신분
'10.12.16 9:45 AM (174.93.xxx.7)같아요, 원글님
나쁜아버지(이말도 좀 아깝네) 맞구요4. 잘 자라셨네요
'10.12.16 9:47 AM (115.178.xxx.253)그런 아버지 밑에서 그런 대우 받고도 잘 자라신 원글님이 훌륭합니다.
내인생은 내것이지요. 더이상 아버님이 원글님 인생을 망치지 않도록
미워하시더라도 영향을 받지 마세요.
더 잘,행복하게 사셔야지요. 아버지 불쌍한 사람 아니에요.
원글님도 자신도 자랑스러워하셔야지요. 아버지복 없지만 잘 자라셨으니까요.
자신을 사랑해주세요. 행복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5. 꽁꽁
'10.12.16 9:47 AM (61.79.xxx.62)인연 끊고 사세요.
부모자식간에 이런말 하는건 님이 첨인거 같습니다.
님의 가족을 위해서도 하나 도움될 사람이 아닙니다.
말년에 외롭고 고통 당해봐야 자신을 좀 돌아볼라나요..6. 그럼에도
'10.12.16 10:05 AM (122.40.xxx.41)참 잘 자라셨네요.
아마도 윗분 말씀대로 트라우마가 아주 강할거예요.
심리학 관련책들 많이 읽으시고
앞으로 좋은분 만나 화목한 가정 이루시길 바랍니다.
무엇보다 미리미리 육아서적 많이 읽으시고요.
자기도 모르게 당했던 모습이 육아자세로 나오는 경우가
많거든요.
공부하고 부모가 되어야 합니다.
아버님과는 인연 끊으시는게 낫구요.
낳아준다고 다 부모는 절대 아닙니다.7. 52
'10.12.16 10:18 AM (125.181.xxx.181)아버지 인형을 만들어놓고 바늘로 마구 찌르고 저주를 퍼부으면서 화푸세요. ㅎㅎ
8. .
'10.12.16 10:19 AM (14.52.xxx.250)답글 달려고 로그인했어요. 어려운 부모를 둔 아이들 중 자기 힘으로 무언가를 이뤄낸 아이들은
좋은 잠재능력과 좋은 자아능력을 갖고 있기에 그게 된거에요. 참을 줄도 알고 앞으로 나아갈 줄도 아는 거죠.
원글님 참 대단하신 분이세요. 장해요.
원글님에게 아이 낳아보지 않아서 모른다고 할 사람 아무도 없을 거 같네요.
부모로부터 학대당한 사람들 중에 꽤 많은 사람들이 아이를 낳아보고서는 더 부모를 이해못해요.
이렇게 예쁜데, 이렇게 사랑스러운데, 어쩌면 나에게 그렇게 대했을까, 더 서러워하고 슬퍼하는 경우도 많지요.
그러면서 아이에게 적절히 잘해줄 수 있는 부모로, 또 하나의 인간으로 성숙해가거든요.
자기 상처를 바라보고 그걸 토대로 해나가는 거죠.
그치만 반드시 결혼을 해야 한다거나 아이를 낳아서 뭔가를 대물림해주거나 하는 게 삶의 의미는 아니에요.
그것들은 선택사항이구요, 핵심은 나에요 나.....
원글님도 과거의 상처 극복하고 편안한 삶 누리실 수 있기를 바래요.
아버지와의 인연은 끊으시구요..9. 그럼에도
'10.12.16 10:19 AM (124.63.xxx.24)님 말씀 심히 공감합니다.
부모교육도 미리 받아보세요.
전 아이 쫌 크고 받았는데 왜 이걸 진작 못했을까 후회막급이네요.
'독이 되는 부모 ' 란 책도 추천합니다10. 제가 쓴 글인가요?
'10.12.16 11:31 AM (122.46.xxx.33)원글님.. 모든 상황이 정말 저와 너무 비슷하시네요
저는 그 덩어리가 너무 커서 차마 꺼내놓지 못하고 있는데
원글님께서 마치 저를 대신해서 쓰신것 같습니다.
원글님과 친구 하고 싶으네요
저도 윗님이 소개하신 독이되는 부모 등등 그런류의 책들 지금 책장에 가득 꽂혀있어요
읽어보시면 내 고통의 근원이 어디에서 왔는지 뼛속깊이 이해하게 되지만.
대신 그만큼 부모님에 대한 원망이 더 커지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저도 늦은 미혼인데..
가까운데 계시면 말동무 하고 싶으네요~11. ...
'10.12.16 12:25 PM (112.155.xxx.41)비슷한 상처가 있었고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독이 되는 부모', '상처받은 내면아이 치료' 등의 책을
접하고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오랫동안 가져왔습니다.
그후 우연히 '의식혁명'이란 책을 접했는데 비로소 감정을 놓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충분히 가졌음에도
용서가 힘들고 과거가 상처로만 기억되는 분들께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앞쪽의 이론 부분은 난해할 수 있으니 건너뛰고 의식수준에 대한 설명부터 읽어나가도 될 것 같습니다.12. ..........
'10.12.16 1:26 PM (183.109.xxx.48)저도 입에담기도 부끄러운 아비가 있네요,,
결혼해서 내막을 잘모르는 남편에게 아비를 저주하는 불효녀의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연기를 하고 살았지만..살면서 숨겨질 일이 아니더군요..
얼마전에도 친정에서 폭언을 당하고 도움 받는걸 너무나 당연시하고 그 힘든중에도 혼자벌어 혼자 공부하고 남들에게 그럴싸한 자식이 된것도 장하다고 했으면 좋을걸...부모노릇도 못한주제에 별문제없이 잘커준거 별거아니라는 식으로 비웃기나 하고 아쉬울때면 우는소리하고..
아주 정이 똑떨어집니다..
애비도 애비지만...그옆에서 고생하고 사는 엄마가 불쌍해서 들여다봤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엄마도 자기팔자 자기가 만들었다는 생각밖에 안들고..그 인간같지않은 남편에게 들일정성 고생하며 큰 자식에게 십분의 일이라도 기울였으면 지금보다는 더 낫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거기에 얽매여 감정소모 에너지 낭비하지 않으려 결심했네요..
너무 괴로워 남편에게 고백하고 울었던 기억이나네요..
그 부끄럽고 상처받은 기억들로 좀 창피하긴했지만.. 제흠을 트집잡아 역공하지 않는 인품을 가진 남편이라 가능했던일 같네요..
암튼 저도 마음정리하고 제인생에만 충실하기로 했습니다..13. ..........
'10.12.16 1:33 PM (183.109.xxx.48)아무것도 모르는 남들은 매정하다 할지 모르지만..그동안 할만큼 했다고 생각하고 연락끊고 살려고요...
연끊는다고 끊어지지않는 인연이 원망스러울정도이니 ....
어느정도 마음이 정리되고 시간이 흐르고 저도 더 나이먹으면 어찌될지모르겠으나..
지금으로선 용서가 안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