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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7년차 여동생이 제부 때문에 너무 힘들어하네요..

봉다리 조회수 : 2,543
작성일 : 2010-09-29 11:16:11


30대 초반이고..
결혼하고 첫아이 둘째아이 모두 뱃속에서 잘못되고 아이가 잘 안생기다가
어렵게어렵게 결혼 5년만에 아이 낳고 정말 좋아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육아와 살림에 지쳐 만신창이가 된데다, 제부까지 협조적이지 않아서 많이 힘들어합니다.

이곳 82에서 종종 보여지는 '철 덜든 남편'의 한 부류가 아닐까 싶어요.. ^^;;
(아, 물론 제부를 폄하 하자는건 아니구요. 아직 아내나  아이에 대한 배려가 좀 부족해요.)

동생네 아이, 그러니까 제겐 조카죠..
그 조카녀석이 좀 많이 예민한 편이에요.
엄마랑 단 둘이만 있어서 그런지 작은 소리에도 자다가 금방 깨고,
엄마 없으면 큰일 나는 줄 알고...
그러니 동생은 하루종일 조카랑 씨름 아닌 씨름을 하죠..
자기 밥도 겨우 챙겨 먹고, 그나마도 점심은 (남편이 없으니) 거르기 일수고...

제부가 건설쪽 일을 하기 때문에 출퇴근이 들쭉날쭉 하지만
그래도 아이 낳고 일찍 들어오려고 하긴 하나봐요.
그럼 동생이야 하루종일 애랑 씨름했으니 남편이랑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하소연도 하고 싶은데
전혀 대화가 안된다는게 가장 큰 문제랍니다..

예를 들면 이런거죠..

동생 : 오늘.. 애가 이러저러 해서 내가 정말 너무 힘들었거든...
제부 : 야야.. 집에 있는 니가 힘들 정도면 난 얼마나 힘들겠냐..

뭐 그런식인거에요..
이 외에도 많은데...

대화가 통하지 않아서 너무 힘들답니다..

아이 돌봐주는 것도 딱 동생 밥 먹을 동안만..
그나마도 애가 울기 시작하면 애 우는거 달래놓으라고 난리..
그것도 못 달래냐고 하면 애가 엄마만 좋아하는데 어쩌라는 거냐고 또 큰소리..
그러면서 아이가 엄마만 찾는건 모두 니탓(제 동생이죠)이라고 난리..
아이 데리고 어디 나가서 바람좀 쐬고 오자고 하면 간만에 쉬는데 나도 좀 쉬자고 잠만 자고..
결국 동생이 혼자 17개월된 조카녀석을 업고 가방 매고 혼자 다닌답니다.. 휴우~

조용히 앉아서 조목조목 섭섭한거 얘기하면 잔소리 한다고 회피하고,
술한잔 하면서 얘기하면 정말 몇시간 동안만 잘하고 다시 제자리고..
언성을 높여 정말 치열하게 싸움을 해도 그때뿐이고...

이젠 한집에 살면서 말 안하고 산지 한달이 넘어간다고 하네요.
친정 부모님은 아직 모르세요..
동생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괜히 걱정하실까봐 알리지 않았는데....
솔직히 이젠 조금씩 걱정이 되네요..

저도 말로는 결혼 7년차, 8년차 되면 권태기가 온다고 하니 좀만 참아봐라..
화내지 말고 얼르고 달래서 가르치며 살아야 한다고 하더라, 좀 잘해봐라..
게다가 애가 아직 어려서 그렇지 1년만 지나면 또 괜찮아 진다..

뭐 그렇게 달래기는 하는데...
걱정입니다..

지금 맘 같아서는 정말 애만 아니면 이혼하고 확 갈라섰음 좋겠다고,
나이도 많은데(제부가 동생보다 6살 많아요) 이건 생각하는게 완전 초딩이라고,
하루에도 몇번씩 하소연하고 가끔은 울기도 하네요..

우울증인건지..
육아에 지친건지..
아님 정말 권태기인지 제가 살짝 걱정되네요..

제가 어떤 위로를 해 줄수 있을까요...











IP : 115.93.xxx.202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둘째를
    '10.9.29 11:19 AM (114.204.xxx.214)

    낳지말고 개인생활을 하라고 하세요.
    저도 그런남편만나 딸을 낳으면 좀 달라질까 싶어서 터울차 있는 둘째를 낳았는데
    같은 아들이라 그런지 태도는 변함없어요.(지금생각엔 딸을 낳았어도 마찬가지 였을거 같음)
    아이들이 이쁘지만 그 노동은 결국 다 제몫이지요.
    둘째가 지금은 너무 사랑스럽긴하지만 낳지 말았으면 이정도까지는 안 되었을거 같아요.
    저희는 10년차 말안한지 반년도 넘었어요.
    포기하라고 전해주세요.

  • 2. 봉다리
    '10.9.29 11:21 AM (115.93.xxx.202)

    안그래도 제 동생도 둘째는 절대 낳지 않을꺼라고 하네요.
    저런 사람인줄 몰랐다고, 사기 결혼했다고...
    제 남편은 저를 많이 도와주는 편인데 그것도 제부랑 비교되서 섭섭한가봐요..

    저 역시 우리 큰애 2돌될 무렵에 남편이 그렇게 도와줘도 치열하게 싸워봤기에
    동생한테는 니가 아이 키우느라 지쳐서 그렇다고 얘긴 해주지만
    그게 참 한계가 있네요..

  • 3.
    '10.9.29 11:27 AM (128.134.xxx.85)

    그게 다 그런 거 같아요...저도 20개월 아기맘인데 애기낳고 어찌나 미친듯이 싸워댔던지...
    결론은...서로 힘든데, 자기만 힘들다고 생각해서 그래요.
    남자들 입장도 이해해 줘야 되요. 진짜 밖에서 힘들게 일하고 오면 집에선 기운이 하나도 없어서 잠만 자게 되요...민감한 아기를 키우는 엄마도 진짜 힘들구요.
    문제는 남편이 성의라도 보여야 하는데 그게 없단 건데...부인이 맨날 우울해하고 으르렁대는데 좋은 말 계속 나올 남편 없구요...
    큰 잘못이 없는데 이혼한다는건 애기 낳고는 말도 안되는 얘기구요. 혼자 애기를 어떻게 키우려고 그러세요. 동생분을 친정이나 언니가 좀 케어해주시고(가끔 애기도 좀 봐주시고 하면서) 애기 키우느라 힘들겠지만 다 한때다, 니가 애기만 너무 돌보고 남편을 안 돌봐서 남편이 삐진거다, 애기 둘 키운다 셈치고 남편한테도 정성으로 대하면서 잘 얼러서 말이라도 성의있게 하고 조그만거라도 도와주라고 일일이 가르치면 곧 좋아질거다 이렇게 얘기 해주셔야죠.

  • 4. 걱정
    '10.9.29 11:31 AM (152.99.xxx.174)

    많으시겠어요.
    원글님 동생네를 보니 우리집을 보는것 같아서 쓴웃음이 납니다.
    저 지금 9년차인데 아이 없던 시절, 아이 하나 있던 때, 아이 둘 인 지금 달라진거 없이
    늘 똑같습니다. 안변해요... 늘 본인몸이 가장 중요하더군요.
    힘들다고 좀 도와달라고 하면 다른 여자들도 다 이정도 이상 더했음 더하지 덜하지 않는다고 하고 맨날 징징댄다.. 자기는 더 힘들다 등등.. 둘째 낳고는 집에 일찍 오기 싫어서 그랬나
    아에 공부하고 싶다면서 야간 대학원을 다니더군요. 헐~~ 천성적으로 이기적이고 욕심 많은
    사람이라는걸 살면서 뼈저리게 느낍니다. 좀 나아지겠거니.. 하고 일말을 기대를 버린지
    오래에요. 저도 어떻게 살아왔는지 지난 세월이 아득하고 그 기간이 어둡고 컴컴한
    터널 지나온거 같습니다. 아이들이 좀 크니 (7살만되어도 정말 좋아져요.) 살만해요.
    남편 도움 안받아도 충분히 즐겁게 생활 가능합니다.
    변하지 않는 제부때문에 속 끓이지 마시고 애 데리고 집밖에서 보내는 시간을 좀 가져보라고 하세요. 애가 어릴때 혼자 외출하는거 힘들다는거 알지만, 원글님이 동생좀 도와주시면 안될까요?
    외출할때 옆에서 조금만 보조해줘도 당사자는 숨통이 트이거든요.
    무늬만 아빠, 남편인 인간 쳐다보면서 애끓이고 속상해하고 하는거 많이 해봐서 아는데
    아무 도움 안되더라구요. 저만 더 피폐해지고 더 힘들었어요.
    전 운전을 잘 못해서 택시타고 백화점 가서 눈팅을 할망정 밖으로 나갔구요.
    햄버거라도 좋으니 밖에서 한끼 해결하고 숨통 트면서 살았습니다.
    당장 원글님 동생이 미칠지경인데 살림살이좀 깔끔하지 못하면 어떻습니까...
    원글님이 사정이 어떠신지 모르겠지만... 조금만 도와주세요.^^
    그리고 원글님 동생한테 꼭 말해주세요. 지금처럼 계속 이런생활만 지속되지는 않는다구요.
    아이 하루하루 크면 하루하루만큼 좋아집니다.^^ 정말이에요.. 제가 경험자니까요.

  • 5. 봉다리
    '10.9.29 11:35 AM (115.93.xxx.202)

    그쵸..
    저 역시 지금 맞벌이지만 전업도 2년 정도 해 봐서 압니다..
    그래서 주말만큼은 가끔 나가서 조카 봐주고 쇼핑도 도와주고 하는데 그건 참 한계가 있더라구요..
    주중엔 저 역시 회사에 묶여 있으니 전화 통화로 하소연 들어주는거 외엔 해 줄 일이 없고,
    주말에 만나봐야 저도 아이들이 있으니 한나절 정도 밖에 같이 못 있어 주니까요..

    동생이 참 외향적이고 활기차게 참 즐겁게 살던 애였는데
    점점 더 위축되고 소심하게 변하는거 같아 그것도 맘이 아프네요..

  • 6. 어느 집에나
    '10.9.29 11:44 AM (203.232.xxx.3)

    있을 법한 일이네요.
    시간이 약입니다. 그만한 일로 이혼은 말도 안 되는 일이구요.
    그리고 건설업이면 진짜 밖에서 피곤한 직종 맞는 것 같아요. 현장을 뛰는 거잖아요.
    그래도 언니분이 많이 걱정해 주시니 동생분은 든든하실 듯.

  • 7. ...
    '10.9.29 11:45 AM (183.106.xxx.30)

    5년차에 임신?출산?하셨으면 지금 2~3살정도...인가요? 그럼 문화센터 같은데 등록하셔도 되요. 제주변에 5살인데 엄마없으면 자지러지는 여자아이가 있는데 엄마가 너무 시달리다못해 문화센터 미술교실에 등록시켰거든요. 처음엔 엄마가 옆에 붙어있어야 했을 정도로 울고불고 하더니 서너달 지나니까 지금은 혼자 수업도 잘 받고 친구들하고 얘기도 곧잘 한대요.

  • 8. 어느
    '10.9.29 12:00 PM (210.97.xxx.236)

    집에서나 아주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라는 걸 설명해주시고..
    남편도 맘이 없어서가 아니라 육아가 얼마나 힘든건지 모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에요.

    저도 아기가 현재 27개월인데, 14개월까지 집에서 휴직하면서 아기 키웠는데
    저희 남편도 엄청나기 비협조적이거든요. 더불어 자기한테 관심이 없어졌다며 투정까지..
    저희 남편도 저보다 7살 많아요. 그래도 정말 투정부릴땐 뭔 이런새끼가 있나 하는 생각도 많이했죠. 혼자 머릿속으로 이혼신고서 백번은 써본거 같아요.

    복직하고 나서도 육아는 다 제 전담이고 집안일도 주중에는 절대 안도와줘요. 주말에 청소기나 좀 돌릴까.. 그것도 아주 잘 달래야 겨우..
    어느날, 아기 재우면서 잠들었는데 다음날 아침 일어나보니 본인 맥주먹으면서 오징어에 찍어먹을려고 꺼낸 고추장통 뚜껑도 안닫고 자는거 보고 정말 뚜껑 열리더라구요. (오징어랑 맥주도 다 제가 챙겨준거였거든요)

    근데 두돌 지나고 애가 점점 사람다워지면서 남편이 아기보는 것도 예전보다는 좀 나아지는 점이 있구요. 저도 좀 포기를 하고.. 해보니까 기분이 많이 달라지더라구요.

    제가 보기에 언니분 입장에서는 여기 댓글 보여주시거나 해서 동생분 본인만 그렇게 사는게 아니고 밖에 나와서 단란화목해 보이는 가족들도 집에 가면 다 우리처럼 산다는 걸로 조금이나마 위안을 해주시고... 정 힘들면 어린이집에 2-3시간만이라도 맡기고 본인 시간을 갖게 하세요.

    그리고 남편을 밉다 밉다 생각하면 더 미워지거든요.
    측은지심을 갖고.. '아.. 저놈도 하고싶지만 방법도 모르고 피곤하니 그렇겠지.. 쟨 집에서 아기키우는게 얼마나 힘들지 모르지만.. 나도 저놈이 밖에서 얼마나 힘든지 모르니..' 하고 도를 닦는 것도 중요하답니다..^^;;;;

  • 9. ..
    '10.9.29 1:23 PM (118.41.xxx.104)

    동생이 육아에 지친것 같은데 애를 오전에라도 놀이방 같은데 보내게 하는게 어떨지요..

  • 10. 봉다리
    '10.9.29 1:37 PM (115.93.xxx.202)

    원글입니다.
    저 역시 육아를 했었고, 잘 도와주는 남편을 두고도 늘 우울하다, 힘들다를 입에 달고 살면서
    7년차엔 이혼을 거론하며 치열하게 싸워봤기에 동생에게 그렇게 얘기해줍니다.
    하지만 동생은 늘 그러지요..
    "언닌 잘 도와주는 형부하고도 그랬는데, 난 정말 희망도 아무것도 없이 산다.." 고...

    아이는 지난 5월에 첫돌 지나서 두살인데..
    동생은 빨라야 내년쯤에나 어린이집에 보낼 생각하고 있구요..

    우울증이라도 생긴건지.... 걱정이네요..
    댓글 주신분들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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