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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와 나의 밥에 대한 차이점

흠흠 조회수 : 2,054
작성일 : 2010-09-23 21:41:44
애보는게 도와주는거라시며 저리 가라고 하시는 시어머니 덕분에 이번 명절도 밥만 먹고 돌아온,
전생에 나라를 구한 며느리 1인 되시겠습니다. 일단 명절 뒤니 자랑질은 한번 해야죠.... 죄송;;;

시어머니(=시댁)와 저(=친정)와는 깊고 깊은 생각의 차이가 하나 있으니.. 바로 밥입니다. 밥상 + 밥.

저는 친정이 정말 찢어지게 가난했어요. 기초생활수급자가 안된게 이상할 정도로요. 정말 턱걸이로 안됐어요.
우리보다 형편 좋은 사람이 수급자가 되었지요. 저희집은 그러니까... 복지의 사각지대 정도?
차갑게 식고 누렇게 변한 밥에 신 김치 하나만 올려서 3일을 먹었엇습니다.
반찬이 없어서 김치만 내도록 파고 또 파고...
그러나 저희집의 유일한 자랑거리는 깔끔. 정말 깔끔했지요. 좁아터진 집에 이것저것 들어차있어도 바닥은 맨질맨질...
그래서 밥상은 늘 깔끔. 올린 찬이 없어서 더욱 깔끔해보였던 밥상. 식사예절도 엄격한 편이었고요.
밥그릇 깨끗이 비우기에 목숨거는... 그런거요.

시어머니께서는 상다리가 휘어지게 밥상을 차리시는 스타일입니다. 상에 걸쳐있는 밑반찬 그릇이 생길 정도로요.
먹던 국도 식었다 싶으면 물리고 새로 끓여서 다시 내는 분이시고요.
대신 요리에 치중하시다보니 청소 상태는 그만그만합니다. 남편 표현으로는 그만그만.. 저는 좀 힘듭니다.
그래서 애보는 틈틈히 몰래몰래 머리카락도 치우고 슬쩍 닦기도 하고 그래요.
대놓고는 못 닦습니다. 그 청소상태가 저희가 온다고 청소를 방금 하신건데, 대놓고 걸레질하면 좀 그렇잖아요;;;

저는 애를 보느라 밥을 제때 못 먹습니다. 남편이 먼저 먹고 애를 봐주면 그때 먹습니다.
전에는 남자들 식사한 밥상에서 고대로 먹게 하시는데, 정말 못 먹겠더라고요. 생선가시에, 휴지에 뭐에... 나뒹그러진 밥상. 밥그릇에는 온갖 칠에 밥알들의 잔해에;;;
따뜻한 밥 한 공기 떠주시면서 얼른 먹으라 하셨지만, 도저히 못 먹겠어서 배부르다고 일어났었습니다.

시어머님께서는 제가 뒤에 먹게 되면 갈비도 남은거 다시 덮혀서 주시고, 밥도 따뜻한 밥으로 주세요.
그러나 휴지더미나 생선가시는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십니다.
저는 식은 밥도 괜찮고 식은 갈비도 괜찮고, 아니 갈비 없이 김치만 먹어도 되는데!
쓰레기가 뒤덮힌 밥상에서는 못 먹습니다. 휴지 한두개가 아니고, 진짜 코풀고 뭐 난리도 아닙니다. 시댁 식사예절이 좀.. 그런 편이에요;;;
시댁에 오래 머무르는 것도 아니고, 과일 같은 것도 많이 있어서 밥은 안 먹어도 그만이에요.
쟤는 원래 군것질 좋아하는 애로 찍혀있기도 하고요. ㅎㅎ

남편은 제가 배가 불러서 그런다고 하는데;;; 저 그렇게 배부르게 호강하는 사람은 아니거든요;;;
제가 예민한건지... 뭐 한 두끼 굶는건 아무것도 아니기에 스트레스는 별로 안 받는데, 막상 그 밥상에서 먹지를 못합니다.
IP : 121.138.xxx.188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따로
    '10.9.23 9:49 PM (121.165.xxx.102) - 삭제된댓글

    따로 작은 상에 차려서 편하게 앉아서 드세요. 저는 그리해요. 원글님과 같은이유로요.
    첨엔 유난떤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다가, 깨끗한 저희집 오실때마다 조금씩 달라지시더니
    이젠 저 가기전엔 대청소도 하십니다. 어머니도 창피하신거죠.
    전 저를 위해서 작은 상 따로 차려요.

  • 2. 글쎄요..
    '10.9.23 11:20 PM (120.50.xxx.27)

    좋은 시댁이신거 같아요.
    차례도 혼자 준비하시는 시어머니가 나중 먹는 사람까지 반찬 데워주고 밥도 일일히 떠주시고 며느리를 귀히 여기시는 거 같은데.. 그 마음이 무색해지겠네요.

    앉아서 놀다가 밥얻어먹고 나서도 마누라 굶든지 말던지 애볼 생각도 않고 신문보고 노는 남자놈들도 많아요.

    사람이 완벽할 수는 없지요. 시어머니 입장에서야 님이 아무리 청결하고 부지런해도 마음에 안차는 부분도 있으시겠지요. 그러나 그런걸로 뭐라 하지 않으시쟎아요.

    시어머니가 상까지 치워주고 "여기 앉으세요.. 손님,," 하실 수는 없쟎아요.
    남편 앉았던 자리에 휴지던 물티슈던 잽싸게 한번 닦고서도 입맛 떨어지면 조금만 먹으면 되지요.
    어차피 애도 있는데 세월아 네월아 먹기도 어렵고 또 빨리 일어나서 설겆이라도 해야 님 마음도 편하지 않으시겠어요.

  • 3. ...
    '10.9.24 12:11 AM (211.213.xxx.139)

    서로 살아온 날들이 있는데, 다른게 당연하지요.
    저도 시댁 풍습이 이해 안돼고 마음에 안드는 점 많은데, 뭐 어쩌겠어요....
    저는 가자마자 청소 합니다. 안 그럼 우리애들 발을 안 디뎌서리....^^;;;
    그리고, 상에 휴지며, 음식 잔해들은, 원글님이 대강 치우고 드셔도 되지 않나요?
    글로만 봐선 님 시어머니 좋으신 분 같은데...

  • 4. 저는요
    '10.9.24 12:20 AM (124.80.xxx.203)

    시아버지가 식사 다하시고 이쑤시개로 내는 소리때문에 먹다 속이 울렁거려서 더이상 못먹어요.
    이제는 버릇이 되어서 익숙한게 아니라 버릇이 되어서 밥상에 앉으면 10여분 후에 들릴 그 소리가 벌써 연상이 되어서 첨부터 밥을 못먹어요.
    아~~ 정말 싫다.

    그런 시아버지 젓가락질 잘못하면 기본인성이 잘못된거라고 당당히 말씀하시는 분이랍니다.
    젓가락질 때문에 밥맛잃어본적없는 며느리는 당최 이해안됨.

  • 5. 저도
    '10.9.24 6:46 AM (175.114.xxx.29)

    저도 그게 싫어서 제 상은 따로 차립니다.
    어차피 한상에서는 많은 식구들이 다 못 먹고 남자들이 먹다 남긴 반찬들 먹기 싫어요,
    비위상해요.
    조그만 상에 먹을 반찬을 따로 담아요,

    처음에는 시어머니도 왜 그러냐고 하셨지만 맨처음 반찬 담을때부터 같은 종류를 접시 3개에 담아요.

    그래서 이번 추석에도 동서와 같이 깨끗하게 밥먹었어요.
    앞으로도 쭉 그럴거예여.

    내 밥은 내가 알아서 챙기기...
    우아하게 먹을 자격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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