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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제 됐어?

아주 오래된 새길 조회수 : 2,737
작성일 : 2010-08-30 16:36:01
예전에 자살한 고등학생 기사를 읽었는데요

좋은 성적을 받았던지, 외고에 입학했는지 정확한건 기억안나지만

그 후에 자살하며 엄마에게 남긴 유서가

>> 이제 됐어?

달랑 한 줄이었대요 (댓글보고 수정했어요)

그 얘기 읽고 안됐네.. 잔인하다.. 생각하며 마음이 쌔~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이건 제 얘기예요

뭔가 하나씩 이루어낼 때마다 엄마한테 내가 속으로 외치는게 이 말인거 같아요

엄마에게 전 전교1등을 해도 쓸모없는 년이었구요

다른 부모님들이 다 좋아하시는 서울대에 들어갔어도

늘 듣는 소리가 할 줄 아는게 아무 것도 없다는 말이예요

죽어라 공부해서 장학금을 조금 받아오면 넌 왜 전액은 못 받냐..

공부가 부족하니 1등이 못 되는거지..

너무 지긋지긋해요

저는 지금 대학원 휴학하고 고시 준비 중인데요

제 용돈을 제가 아르바이트해서 벌고 있구요 << 이건 저도 제가 하는게 당연하다 생각하구요

그 와중에 저녁은 굶고 매일 헬스장에서 2시간을 투자하며 몸매 관리하길 원하시구요

고시는 당연히 한번에 붙어야하고, 내년에는 남친이랑 결혼도 하라 하십니다

근데 또 전화오셔서는 말씀이,

다니던 대학원 다시 복학하라고 하시네요

제가 고시 준비하며 힘들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다니면서 하라고..

겨우겨우 고시부터 해놓겠다고 하니, 붙은 후에라도 따라고 하십니다

>>  정리하자면, 엄마가 요구하는 나는
매일 대학원 다니면서 2시간씩 저녁도 굶어가며 운동하고
아르바이트로 용돈 벌면서 고시공부를 해야하는 거네요

저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엄마

엄마는 강인하고 억척스럽게 살아오셔서

그런 엄마가 안 됐다 싶어서 자랑스런 딸이 되고 싶었는데..

엄마도 수퍼우먼이 아니면서 왜 나를 수퍼우먼으로 보시는지..

남들에게 자랑하는게 그렇게 좋으신지..

이제 엄마 요구를 충족시키려고 바둥거리는 것도 너무 힘들고

엄마 눈에 안 찰 때마다 집에서 내치고 쓰레기 취급받는 것도 너무 힘들고 ...

딴 거 다 필요없고, 그냥 고시 준비하는 동안 만이라도 날 가만히 두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아.. 여기다 쏟아내긴 했지만 엄마한테 말로 할 수는 없겠죠..

엄마 이제 제발 좀 만족을 해주세요...
IP : 211.44.xxx.172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허걱...
    '10.8.30 4:44 PM (125.142.xxx.233)

    어머니께서 정말 욕심이 많으시군요...
    아직 그 정도인 분은 못봤는데... 원글님이 잘 헤쳐나가길 빌어요..

  • 2. 아줌마
    '10.8.30 4:45 PM (221.148.xxx.73)

    그런 엄마는 만족 못해요 원글님. 엄마를 마음속에서 분리해내세요. 원글님 이제 성인이잖아요.
    엄마는 나를 낳고 키워준 사람일 뿐이라는 생각을 하실 때도 되었어요. 원글님은 아이가 아니에요. 이젠 훨훨 날아가세요. 죄책감 없이.
    그렇게 훨훨 날아갔다가 엄마를 찾고 싶으면 원글님이 주체적으로 그때 엄마를 찾으세요.
    그 전에 자식 찾으러 징징대지 말고 자식이 돌아올 때 품어줄 수 있어야 제대로 된 부모입니다.

    엄마가 길길이 뛰어도, 원글님이 엄마를 놓으셔야 합니다.

    저도 그랬어요. 엄마가 너무 힘들어요. 양상은 좀 다르지만,
    저 대학 가기 전에는 A만 해라, 하시던 분이 대학 가고 나면 A를 했으니까 B도 하라는 거고
    B를 하고 나면 또 C만 하면 된다고 하세요.
    진짜 사람 미쳐요. 너무 힘들고 답답해서 제 목을 따서 엄마에게 우편으로 부치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으니까요.
    저는 그 자살한 학생 심정 이해합니다. 이제 만족해? 가 아니고 이제 됐어? 라고 쓰고 죽었대요.
    저희 엄마도 일견 반성(?)은 하셔서 저에게 '엄마가 욕심이 많아서 그런다',, 라고 얘기하셨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욕심을 버릴 생각은 없는 거에요 엄만.
    그래서 전혀 위로가 안되던걸요. 전 그런 생각 했어요. 내가 불구가 되면 엄마는 그동안 감사해야 했다는 걸 알까? 하구요.
    말은 못해요 엄마에게. 엄마랑 소통하고 싶었는데, 안 통해요.

    전 엄마에게
    '엄마, 난 엄마 기대치에 못 미치는, 그릇이 그냥 손바닥만한, 요만한 애야, 기대치에 맞춰 사느라 힘이 들어', 라고 얘기해도
    자식한테 그런 기대도 안하는 부모가 있냐고 그러시고..
    엄마가 제 말을 엄마에 대한 공격으로 여기셨던 게지요.
    전 저를 알아달라는 말을 할 것뿐이었는데. 힘들다는 말을 한 것뿐이었는데.

    엄마가 만족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다고 굳게 생각하시고
    하기싫은건 하기싫다고, 힘든건 힘들다고 반드시 얘기하세요.

  • 3. 아줌마
    '10.8.30 4:49 PM (221.148.xxx.73)

    자식을 행복하게 해준 부모는 늙어서 보답을 꼭 받더군요.
    하지만 자식에게 힘껏 지원을 해줬어도 사랑을 주지못한 부모는 늙어서 자식들이 멀리합니다.
    부담스럽고 힘드니까 관계가 편안하지 않으니까..
    자식에게 지원해주는게 온전히 자식만을 위해서 하는건 아니잖아요. 부모의 욕심과 허영심을 채우기 위해서 하는거지.
    그러면서 부모는 자식에게 모든걸 해줬다 말하죠. 하지만 부모가 편안하지 않은거에요 자식 입자에선..
    자식 본인도 무척 혼란스럽죠. 분명히 부모로부터 받은 건 있는데, 마음속엔 부모에 대한 사랑과 감사는 남아있지 않고.
    당연히 관계가 불편해져요. 자식 잘난게 다가 아니거든요. 잘나게 하려면 사랑도 함께 줘야죠. 강요만 해서는.. 절대 그건 자식사랑 아녜요.
    전 그런 케이스들을 너무 많이 봤어요.

    원글님 혼자 노력해선 그 관계 못 고쳐요. 엄마의 요구대로 행동하지 말고 원글님이 하실 수 있는 것을 하실 수 있을 만큼 하세요.

  • 4. 휴우~
    '10.8.30 4:50 PM (110.11.xxx.47)

    글을 읽기만 해도 숨이 턱! 막히네요. 원글님 그간 너무 힘드셨겠어요...ㅠㅠ

    그런데, 원글님 어머님 탓만 할게 아니라...원글님도 좀 변해보시면 좋겠어요.
    어차피 원글님이 있는 세계에서 김연아가 될거 아니면 엄마에겐 언제나 부족한 딸인거잖아요.
    기왕 부족하다 욕 먹는거...앞으로는 철저하게 원글님을 위해서만 살아가세요.

    나중에 원글님이 스스로의 인생을 돌아봤을때...내 인생에 회한이 많이 남는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 그 원망을 고스란히 엄마에게로 갈겁니다. 엄마때문에 내가 이렇게 불행하다구요...

    자살한 아이는 아직 어린아이입니다. 그건 부모의 잘못이지요. 하지만 원글님은 성인이예요.

    입장을 바꿔서 말해볼게요. 원글님이 지극히 엄마에게 사랑을 받고 자란 사람이라고 가정하고...
    원글님이 결혼을 하셨는데, 시어머님이 원글님 엄마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해보세요.

    매일매일 아들에게 전화해서 일과를 체크하고 닥달하고....며느리에게까지 그러겠지요.
    그런 상황에서 이 게시판에 고민글을 올렸다면 답은 뻔합니다.
    아들이 병X이다....왜 성인인데, 엄마에게 독립을 못하냐...결혼했으면 남남이다...
    그런 댓글들이 주루륵 달렸을겁니다.

    이제 엄마와의 고리를 끊으세요. 말 안듣는다고 욕하면 그냥 욕 먹으세요.
    이 상황에서 원글님이 결혼을 하시면 원글님 남편에게도 지옥의 생활이 시작되는 겁니다.
    그전에 하나의 독립체로 독립하셔야죠.

    원글님이 고시 패스하고나면...주위에 번듯한 딸일테니...엄마의 간섭을 더욱 거세지겠지요.
    어차피 엄마에게는 2등인생이고...내 스스로에게만 내가 1등이면 된겁니다.

  • 5. 아주 오래된 새길
    '10.8.30 4:58 PM (211.44.xxx.172)

    원글러입니다.

    저도 이제 성인이고, 엄마랑 거리를 좀 두고 살아가면 되는데,
    엄마도 나이 드시고 안됐다 싶은 약해진 모습을 뵈니
    거리 두는 것도 쉽지 않아서 최근에 더 힘들어졌어요.

    근데 이러다가 제가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죽을 거 같은걸요.
    몇달동안 죽고 싶다는 생각만 얼마나 반복해서 해왔는지 몰라요.

    여러분들 댓글을 읽어보니 거리를 두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을 것 같네요.
    댓글 감사합니다

  • 6. 마음비우기
    '10.8.30 5:07 PM (219.248.xxx.143)

    님... 저도 비슷했어요.
    저는 공부를 엄청 잘한건 아니라서 공부때문에 힘들게 하시진 않았지만요
    삶의 아주 여러부분에서 부모님이 당신뜻대로 살기를 바라셨죠.
    결혼전까지요...
    머리도 마음대로 못자르게 하셨고, 해가 져가면 전화가 계속오고,
    뭘해도 잘하는게 없다고 하셨고,
    이런말 그렇지만 제가 예쁜 편이여서, 제 외모관리를 잘하기를 바라셨고(자랑이셨던거죠)
    등등등
    그런데 저는요. 그런 바램이 제 뜻에 안맞으면 대판싸웠어요.
    왜 그러시냐고.... 참 많이도 싸웠습니다.
    때론 혼자서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조금씩 제 자신의 뜻대로 하는 것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네요.
    결혼도 제가 연애해서 제가 하고 싶을 떄 잘해서 행복하게 삽니다.
    님... 스스로 엄마의 간섭에 끌려다니지 말고 일어서야해요.
    자녀를 자신의 뜻대로 해야만 만족스러운 엄마의 미성숙되고, 상처있는 마음도 이해하셔서
    엄마를 사랑하되, 끊어낼 것은 끊어내야되요.
    그래야 엄마도 자신을 돌아보실것입니다.
    주변에 보면 자라면서 부모말에 거역한번 안해보고 순종잘하고 잘 큰 사람들 얘기 듣죠.
    제가 그러지 못했기 때문에 부모님께 죄송했고, 부럽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살다보니까요. 그게 꼭 좋은 게 아닐 수도 있단 생각이 들대요.
    저희 남편이 그런 순종형으로 컸는데, 참 좋은 사람이고 겉으론 부모에게 잘 독립한 것같지만
    정신적으로 어떤 부분에서는 아직도 시부모님을 두려워하고 무서워한답니다.
    부모도 실수하고, 아닌걸 강요하기도 해요.
    그런 부분에 대해선 당당히 자기의 의견을 내는 것도 성장하는 길이라 생각됩니다.

  • 7. 왠지짠하다..
    '10.8.30 5:37 PM (125.177.xxx.138)

    이글 그대로 복사해서 엄마보여드리세요.
    어른들도 자식이 말 안하면 몰라요.. 힘든지.. 괴로운지.. 어디가 아픈지..
    그러다 곪아 터지면 그때 가서 말하죠.. 왜 그때 말하지 않았냐고..
    니가 원하는게 뭔지 왜 좀더 정확하게 말하지 않았냐고...
    모든잘못을 님탓으로 돌리실 거에요..

    사람이 능력의 한계가 있고.. 몰입할땐 몰입할수 있는것도 지혜랍니다.
    엄마의 욕심에 딸을 너무 혹사시키는것 같아 안타까워요..ㅠ

  • 8. 이제
    '10.8.30 6:03 PM (211.54.xxx.179)

    부모님 탓하지 마세요,,
    원글님 성인이고 너무나 똑똑한 분이시잖아요,
    어머님은 이제 달라지기에는 너무 늦었는지도 몰라요,
    기운내시구요,,
    그 고리를 원글님이 끊으셔야 합니다,

  • 9. 토닥토닥
    '10.8.31 5:12 AM (112.148.xxx.216)

    독이되는 부모라는 책 추천해드려요.
    역기능 가정에서 고생 많이하고자라셨을 원글님에게
    작은 위로라도 해드릴수있었으면 좋겠네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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