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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그럴거면 사업하지 말고 그냥 집에서 살림해.

기분더럽다. 조회수 : 919
작성일 : 2010-08-20 22:31:16

남편이 학원을 차립니다. 다음주 개원이지요.
혼자 하는건 아니고 남편은 영어, 예전 동료였던 다른 선생님이 수학을 맡아 동업을 합니다.
저도 거의 남편과 경력이 비슷한 영어강사였다가 출산 이후에 집에서 애 보면서 주부로 있습니다.


이번주에 계속 학원 리모델링 공사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척 더운 한 주 였지요.
화요일 쯤, 제가 그랬습니다. 공사하시는 분들 음료수나 한입에 드시기 좋게 수박이라도 준비해 드릴까..
그랬더니 냅두랍니다. 저쪽 선생님네 (동업하는 수학선생님이요)는 가만히 있는데 그냥 있으랍니다.
오늘부터 학원 개원 광고가 주변 주택가, 아파트로 나갔습니다. 소위 찌라시라고 하는 광고지요.
광고 문구를 쓸 때 제가 옆에서 한번 볼까. .했더니 냅두랍니다. 저쪽 선생님하고 상의 다 했다구요.
완성된 광고지를 가져왔는데 오타가 무척 많이 나왔습니다.  이미 대량 인쇄는 넘어간 상태라 어쩔 수 없구요.


아주 큰 상가건물은 아니고 열 두어개 가게가 들어서 있는 상가에 입주하는건데,
공사도 계속 했고 상가분들께 인사도 드릴겸 해서 개원 떡이라도 돌려야 되지 않겠냐 했습니다.
역시 냅두랍니다. 저쪽 선생님네 집안에 무슨 일이 있는데 떡 돌리고 그럴 분위기 아니라구요.


8월 들어서는 거의 밤 10시 넘어서 외출을 합니다. 남편이요, 일주일에 닷새, 엿새 그러니 거의 매일이지요.
지금도 나갔습니다. 이전 학원에 근무하면서 친했던 선생님들을 만나는건데 오늘은 제가 한소리 했습니다.
거의 매일 그렇게 나가서 뭐하는거냐고, 그랬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좔좔좔 성질을 내고 나갑니다.
학원 강사들은 이 시간밖에 만날 시간이 없다. 그 사람들 만나서 어떤 교재가 좋은지 듣는거다.
그런식으로 자꾸 싫은 소리하면 어쩌란 말이냐 집에만 있으란 말이냐... 기타 등등.. 성질을 냈지요.


그 나가는 뒤통수에 대고 저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나가서 그렇게 사업 얘기 열심히 했으면 몇년 전에 학원 차려서 성공했겠네,
그래 차라리 집에서 살림해라, 내가 나가서 벌테니, 사실 학원가 있을 때 내가 더 잘 나갔잖냐.
당신이 지금까지 댄 핑계가 다 그런식 아니었냐, 원장들을 만나네, 인맥을 넓히네, 관리를 하네..
그래놓고 결과는 늘 술. 술. 술. 술 마시고 행패부리다 내 얼굴에 상처도 냈고,
아직 애기가 어릴 때 였지만 애 보는 앞에서 술 마시고 물잔도 벽에 집어던져 산산조각도 냈고,
술 마시고 원장 앞에서 성질부리다 그 다음날 학원에서 짤려 백수도 됐었고.. 안 그랬냐.
그래 차라리 당신이 집에서 살림하고 애 봐라, 내가 나가서 학원 운영할란다.... 이렇게 혼자 중얼중얼했습니다.


대놓곤 말 못하지요. 그 성질에 또 큰 소리 날테니까요.
기분 좋을 때 조곤조곤 하나하나 짚으면서요? 제가 쌓인게 많은지 하나하나 짚기 시작하면
저도 감정이 먼저 앞서서 결국 서로 상처만 주고 받고 끝나더군요.


그렇게 오늘도 저는 밖에 나가 사업한다는 남편 일도 이해 못해주는 답답한 마누라가 됐습니다.
저도 학원에 오래 있어봐서 남편이나 동업하는 선생님이나 두 사람 다 수업도 사업도 잘 할 사람이라는걸 압니다.
밖에선 한없이 능력있고 실력 좋고, 사람 훌륭한 그럼 사람이지요.
아마 다음주에 개원하는 학원도 처음에 학생 모집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그 후론 그럭저럭 잘 되어갈거라고도 생각합니다.


하지만 집에선, 집에서..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저희 남편은..
알고 지낸지 10년이 되어가도 변화도 발전도 없는 그런 사람입니다.
아마 남편이 생각하는 제 모습도.. 안좋은 쪽으로 변하기만 했지 더 나아진게 없는 사람이겠지요.
이래저래 지치는 밤입니다. 미워하는 것도, 비난하는 것도, 어느 정도 희망이 있고 정이 남았을 때 하는 것이지요..
IP : 121.147.xxx.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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