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초등 아이의 편지글을 읽다,
막 웃다가 왈칵 눈물이 나네요. (아아 이럼 *꼬에 *나는데;;;)
아직 아가는 없지만
지나가는 아가나 저 멀리 전방 몇 미터 앞에서 아가의 실루엣만 봐도
동공이 커지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막 날 정도로 아기를 좋아해요.
그냥 저 생명이 살아서 움직이고 자고, 울고, 떼쓰고;;, 아장거리는 게 너무 신비롭게 느껴지구요.
존재자체가 걍 기특하고도 또 기특하죠.
남편도 제 증상과 비슷해서 마트나 공공 장소에서 누가 먼저 아기를 발견하면 서로에게 알려주면서
막 쳐다보고요 (오버해서 괜시리 아기 부모님이 불쾌하실까봐 조심하면서... 그래도 선의로
이쁘다 해주면 대부분 좋아하시더라구요 ㅋ)
아는 아가들의 경우 우리 부부의 가슴앓이는 더욱 심한데
잠잘 때 손잡고서 오늘 봤던 누구네 이야기를 하면서 잠드는 경우도 많고요.
(손만 잡으니 니 애는 언제 생기겠냐;;;;)
그러면서 늘 미묘한 죄책감같은 걸 동시에 느끼는데,
우리 엄마, 아빠가 내가 태어났을 때 정말 기쁘고
자라면서도 기특했을텐데 (딱히 잘나서가 아니어도요)
지금도 날 보면 그저 좋아하실텐데
친정 부모님 사정이 힘드셔서 제가 금전적으로 정신적으로 보조를 하는데
엄마, 아빠는 미안해 하시면서도 한 편으론 든든한 맘 드시겠지...
그런데 자식은 왜 그럴까요.
좀 더 자주 가고
더 자주 살갑게 전화해도 되는데
그러면 엄마가 기뻐할텐데
엄마, 아빠가 싫은 것도 아니고 유년 시절 맺힌 게 딱히 있는 것도 아닌데
결혼하고 나니 독립된 내 생활과 시간이 더 좋고 편하고
친정에 가면 예전처럼 내 집같은 느낌은 안 들어요.
일상이 바쁜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친구 누구가 만나자면
잘 만나는데 왜 엄마, 아빠에게는 시간을 많이 내주지 못할까.
그리고 내가 이런 맘인 걸 엄마, 아빠가 알면 서운하시겠지.
하지만 부모님도 자식인 시절이 있었으니 내 맘 알기도 알겠지 이럼서 자기 방어;;;
어버이날 외식 장소를 남편과 물색하다가
솔직히 30-40% 정도는 의무감이 들어 내 자신이 좀 부자연스럽게 느껴지기도 하구요.
그래서 자식인가 싶기도 하구요.
아이를 낳아 기르면 부모님에게 더 잘하게 되려나요?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결국 내리사랑일까...
깍뚜기 조회수 : 1,057
작성일 : 2010-05-08 00:16:01
IP : 122.46.xxx.130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자식'
'10.5.8 12:21 AM (221.146.xxx.56)세상에서 가장 무심한 애인...이랍니다...;;;
2. 어른
'10.5.8 12:25 AM (124.54.xxx.18)자식 낳아보니 이제 비로소 어른이 되어 가는 느낌입니다.
어른들이 하셨던 그 옛말이 느껴지는 것 같고, 아..나도 이렇게 우리 부모님이
힘들게 키우셨구나, 넉넉하지 않았을 살림에 해달라는 거 다 해주셨고
난 정말 철없는 딸이였구나 하는 이런저런 생각이 듭니다.
맘이 애틋해지는 건 맞는데 결혼을 하니깐 금전적으로는 싱글 일 때보다
자유롭지 못하니깐 맘만 더 애틋해지고 금전적으로는 더 작아지는 듯 해요.
선물을 해드려도 싱글일 때는 그래도 기꺼이 받으시더니
이제는 현금도 그렇고 선물도 너무 부담스러워하시면서 안 받으시려고 해요.
과연..나는 자식에게 이렇게 무한정, 무한으로 할 수 있을지 가끔씩 의구심이 든답니다.3. 딱
'10.5.8 10:53 AM (116.36.xxx.83)유치원때까지만 이쁘고...
이후가 되면 웬수같아요.
아 자식~~~ 괴롭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
538873 | 스포츠타월에 곰팡이가 피었는데요 2 | 피트니스 | 2010/05/08 | 882 |
538872 | 지구본 유용한가요? 추천좀 해 주세요. 2 | 살까말까 | 2010/05/08 | 562 |
538871 | 4대강, 제발 한 번만 가보세요 8 | .. | 2010/05/08 | 789 |
538870 | 4대강 멸종위기종 잇달아 발견 3 | 세우실 | 2010/05/08 | 351 |
538869 | 무슨 "날"에 뭐 받아보는게 소원입니다. 8 | 고등학생 아.. | 2010/05/08 | 1,544 |
538868 | 관자가 많아요. 4 | 라일락과 고.. | 2010/05/08 | 725 |
538867 | 쿠키를 어떻게 해야하나요? 아마존에서 뭘 좀 사려고 했더니... 1 | 답답 | 2010/05/08 | 563 |
538866 | 베를린에서 음주운전으로 뉴스에 오른 자랑스런 한국외교관들 14 | 부끄럽다 | 2010/05/08 | 1,321 |
538865 | 아이에게 맞는 선생님 3 | 어린이집교사.. | 2010/05/08 | 850 |
538864 | [아토피] 휴..이제야 8개월 딸아이가 잠들었습니다.. 14 | 그루터기 | 2010/05/08 | 1,023 |
538863 | 나도 욕좀 해야지 3 | 웬수 | 2010/05/08 | 869 |
538862 | 이승연씨 감각 참.. 26 | 눈을감고싶다.. | 2010/05/08 | 11,983 |
538861 | 김C 인터뷰 재밌네요. ㅎㅎ~ 7 | ㅎㅎ~ | 2010/05/08 | 2,620 |
538860 | 이 고양이 색깔이 무슨 색깔인지 좀 봐주세요. 13 | 번역중 | 2010/05/08 | 1,118 |
538859 | 아이들을 때리세요. 17 | 선생님 | 2010/05/08 | 1,670 |
538858 | 6일 목욜 경선신청하신분들 꼭 확인해주세요 2 | 긴급공지왔네.. | 2010/05/08 | 392 |
538857 | 사위 9 | 장모 | 2010/05/08 | 1,842 |
538856 | 자랑글 올려도... 13 | 자랑 | 2010/05/08 | 1,502 |
538855 | 미국에서 딸을 키우는건 참으로 어렵네요. 69 | 딸가진엄마 | 2010/05/08 | 9,466 |
538854 | 결혼하고 11년 처음으로 어버이날... 5 | 딸... | 2010/05/08 | 1,167 |
538853 | 어버이날 황당한 이야기 ㅎㅎ 13 | 흠.. | 2010/05/08 | 3,018 |
538852 | 에 나오는 뜨거운 감자...두번째 노래 좋네요...^^ 4 | 스케치북.... | 2010/05/08 | 700 |
538851 | 한자성어 좀 가르쳐 주세요. 4 | 한자성어 | 2010/05/08 | 661 |
538850 | 자기 스스로 틀린문제 체크하는거 몇학년쯤 2 | 가능한가요 | 2010/05/08 | 567 |
538849 | 연아가 은퇴하진 않을거같네요 20 | ㄹㅇㄴㄹ | 2010/05/08 | 4,073 |
538848 | 오늘 MBC스페셜 보신 분 있나요? 6 | 아기엄마 | 2010/05/08 | 3,550 |
538847 | 결국 내리사랑일까... 3 | 깍뚜기 | 2010/05/08 | 1,057 |
538846 | 유아기때 학습지 하고 안하고 차이가 많나요? 6 | 학습지 | 2010/05/08 | 1,402 |
538845 | kt 집전화 보증금 받은적이 없는데 돌려 받았다하는경우 어떻게 하죠? 3 | .. | 2010/05/08 | 2,498 |
538844 | 오쿠로 만든 홍삼의 약효가 궁금해요 4 | 유효성분 | 2010/05/08 | 1,67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