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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의사 입장에서 본 의료민영화

조회수 : 745
작성일 : 2010-04-08 16:00:54
역시 삽질인 것 같습니다.

물론 저도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짧은 식견으로 생각해봤을 때 아니다 싶더군요..


일반 국민 입장에서도 절대적으로 손해보는 일인 것은 이전의 많은 글에서도 보셨을 겁니다.



의료 민영화는 의사 입장에서도 반대할 수 밖에 없는 몇가지 이유가 있죠..


첫째로.. 원격진료의 허용, 영리병원의 허용 등.. 보면 다 대형병원에 유리한 겁니다.


민영보험의 허용과 건강보험 당연지정제의 폐지는 결국 대형 민영보험사의 입김이 강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상당수의 부자들은 건강보험 대신 민영보험으로 갈아탈 것이고.. 대형병원과 민간보험이 결탁하게 될 가능성이


굉장히 큽니다.


대형병원이 가령 AIG보험 가입자에게 일정 혜택을 주고.. AIG에서 리베이트를 받으면서 서로 윈윈하는 관계가


될 수 있으며.. 이 커넥션은 꽤나 공고할겁니다..



하지만 여기까지라면 별다른 문제가 없습니다만..


건강보험에서 부유층이 상당부분을 부담하던 건강보험에서

이 부분을 상당수의 서민들이 추가적인 재정적인 부담을 져야한다는 점에서 건강보험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우려가 있다는 점..




결국 민간보험사의 영향력은 막대한 자본력과 결합해 점점 더 막강해질 것이라는 점..

결국은 영세병원이나 개인병원 등도 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

과거에 대형마트와 신용카드사 간의 파워게임을 지켜본 적이 있을 겁니다.



이마트인가에서 BC카드는 안 받는다고 뻗대다가 결국은 항복한 적이 있죠..


하물며 소규모 병원이나 의원들이 대형보험사와의 관계에서 갑이 아닌 을의 관계가 될 것이라는 점..


어쩌면 향후에 의원급과 보험사와의 관계는 지금의 자영업자와 신용카드사와의 관계와 비슷해질 수 있습니다.


보험사와 결탁한 대형병원은 원격진료 등의 수단으로 지역의 소규모 병원들을 초토화시키며 독점상태에

이를 수 있습니다.


결국 의사들이 나이들어서 적당히 개원한다든가 하는 이야기는 꿈같은 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소위 동네 의원들은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저도 그렇지만 의사들이 건강보험 수가의 불합리한 부분에 불만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자본의 간섭은 정부의 간섭보다 훨씬 더 가혹하고 착취적일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의료민영화는 십상시가 싫다고 동탁을 끌어들이는 격이죠..


둘째, 건강보험이 유명무실해지면 보험혜택도 줄어들 것이고 의료비 부담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점..

병원에 내는 본인 부담금 역시 늘어날 것이라 생각됩니다.


병원도 땅파서 장사하는 건 아니니까요..

그럼 여기서 우리 국민들은 누굴 욕할까..

정부에서 우리가 실수했소.. 정부탓이요.. 그럴까요?


언론을 동원해서 일부 의사들의 과오를 대대적으로 때리면서 "의사들 나쁜놈" 이미지심기에 열심일 거고

아.. 우리의 바보같은 국민들은 내 돈 잡아먹는 놈들.. 병원에서 돈만 밝힌다..

아아.. 결국 잘못은 정부가 하고 ㅆㅂ -_-; 욕은 의사들만 들어처먹는 상황이 벌어질 겁니다.


그 꼴은 못 보겠네요..


셋째, 의사들 역시 의료수요자로서 국민의 한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의사라고 금강불괴도 아니고.. 암도 걸리고, 폐렴도 걸리고, 고혈압, 당뇨 다 생깁니다.

남들보다 경제적으로 안정적이라 하더라도 결국 민영보험 들고.. 전체적으로 의료비 지출은 훨씬 늘어날

것이라는 점..


사실 의사들이 모두 부유층은 아닙니다. 중산층은 될지언정 진짜 부유층이 되는 경우는

옛날처럼 흔하지 않습니다.


민영화가 된다면 저도 어쩔 수 없이 삼성의료보혐, LG의료보험 이런 걸 들어야겠지요..

아마 울며겨자먹기 식이 될겁니다. 양질의 진료를 받자면요..

아마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상상한다면 미래의 한국의료시장은

중산층 이상의 고급의료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럭셔리 병원과


혜택도 과거같지 않은 건강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후줄근하고 의료시설이 낙후된 국립병원 식의

의료시장 양극화가 도래할 겁니다.


지금의 건강보험체계도 불합리한 부분이 많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를 개선해나갈 문제이지

의료 민영화는 답이 아닙니다.



지금 넋놓고 나중에 피보지 마시길 바랍니다.

분명 처음에는 큰 변화는 없을 겁니다. 어쩌면 당연지정제도 존속될 지 모릅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처음이 어렵지 그 다음은 어렵지 않죠..



제가 현 정부라면..

처음에는 보험혜택도 축소되지 않는다고 약속하겠지만..

악화된 재정부담과 민간보험과의 중복으로 인한 저효율성을 핑계로

보험혜택을 조금씩 줄여나갈 겁니다.

그럼 당장 해당사항이 없는 사람들은 강건너 불구경하듯이 지켜보겠죠..



이런 식으로 조금씩 진행을 나가면 사람들은 어느 순간 민간보험 없이는 의료비 감당이 안 되겠네

하는 상황을 깨닫게 되겠죠..



마치 서서히 끓는 물 속의 개구리가 자신의 살이 익어가는 줄도 모르고 죽는 것처럼..


한 번 정착한 시스템에서는 얽혀있는 자본이나 고용인력들이 많기에 고치기가 어렵습니다.



미국에서 의료개혁이 100년만에 겨우 이뤄진 걸 보면 아실 겁니다.

상황이 나빠진 걸 깨달았을 때는 늦습니다..


뭐가 똥이고 된장인지 먹어봐야만 아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_-
IP : 218.50.xxx.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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