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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역에서 어떤 아저씨가 피가 나도록 얻어맞고 있는데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는걸 목격했어요.

... 조회수 : 2,155
작성일 : 2010-01-25 12:42:21
지난주 금요일 저녁 퇴근길에 종로쪽 지하철을 타려고 역사로 내려갔는데
바닥에 핏방울이 몇방울 떨어져 있고
허름한 여자 슬리퍼가 내팽겨쳐 있고 장갑도 있고..
이상하다 하고 몇미터 더가니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더라구요.
아주 허름한 차림의 아주머니가 도와달라고 막 소리를 지르시고..
남자 둘이 심하게 엉켜 있는데 한쪽이 일방적으로 맞고 있더라구요.
정확히 말하자면 치고박고 때리는게 아니라
얼굴을 잡고 쥐어 뜯고 있었어요.
얼굴에도 피가 많이 나고.. 아마 어느 부분이 찢겼나보더라구요.
소리지르는 아주머니는 맞고 있는 아저씨의 부인인듯 했구요.
제 짐작에 지나가다 시비가 붙어서 싸움난듯 했는데..

그런데 아무도 두사람을 말리는 사람이 없는거에요.
아주머니는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소리지르고..
역관계자인듯 제복입은 아저씨 두분은 멀찍이 떨어져 그장면 구경만 하고 있고
역사 직원에게 왜 가만 있느냐고 항의하는 여자가 있었는데
경찰이 곧 올거라고 얘기만 하고 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는데
얼굴 표정을 보니 마치 싸움을 흥미진진하게 구경하는듯한 표정이었어요.

주변에 모여서 구경하는 사람들도 20~30명은 되는듯 했는데
거의 남자들인데도 아무도 안말리는거에요.

몇미터부터 핏방울이 떨어진걸보니 거기서부터 여기까지 끌려올 정도면
꽤 오랜시간 저러고 있는것 같았는데
경찰은 왜 이렇게 빨리 출동을 안하는지.
저도 112걸어서 신고하고 옆에 다른 사람도 112에 신고를 하더라구요.
몇분간 지켜보다가 다른데 볼일이 있어 자리를 떳는데
아래 지하철 기다리면서도 아주머니 소리는 점점 더 거세지고..
또 112 전화해서 빨리 와달라고 얘기하고..

남자 몇사람이 제지하면 될것 같던데 흉기를 든것도 아니고..
참..세상이 무섭더라구요.
옆에 다른 아줌마도 왜 남자들이 저 상황에서 아무도 말릴 생각을 안하냐면서
다들 자기몸 다칠까봐 저러냐고..

세상이 참 각박해져가는것 같아요.
그런데 또 이런 생각도 들어요.
만약에 저 맞고 있는 아저씨와 그 부인이 비싼 옷차림이었어도 저렇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을까..
그분들 옷차림이 노숙자보다 조금 나은정도였거든요.
아마 일반 시민이 그렇게 맞고 있었다면 누구라도 나서서 말려주었겠죠.

IP : 114.207.xxx.153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0.1.25 12:44 PM (203.239.xxx.149)

    슬프네요.
    이유가 있더라도 때리는건 정당하진 않은 방법인데..ㅠㅠ

  • 2. 아이티 같군요
    '10.1.25 12:45 PM (59.11.xxx.180)

    잉여인간이 많아 사람대접을 못받는 사회

  • 3. 후...
    '10.1.25 12:50 PM (121.134.xxx.150)

    글만 봐도 소름이 끼쳐요...
    도와달라고 외치는 부인(?)의 심경과..
    사람들 속에서 피가 나도록 뜯기고 있는 남자의 심경...
    정말 너무 끔찍하네요....

  • 4. 제 생각엔
    '10.1.25 12:50 PM (121.181.xxx.78)

    그 분들 옷차림이 고급이었다고 해도
    요즘 그렇게 나서줄까 싶어요

  • 5. 신고하는
    '10.1.25 12:53 PM (222.237.xxx.100)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텐데......
    종로쪽엔 노숙자분들이 많으시더군요....
    아마 노숙자분이어서 지하철 관계자도 그리 방관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요즘은 싸움에 끼는 거 정말 무섭지요....
    별 거 아니 것에도 돌변해서 흥분하는 사람들 몇번 겪다 보니
    요즘은 사람이 제일 무섭다는 생각도 들어요....

  • 6. 굳세어라
    '10.1.25 12:53 PM (116.37.xxx.227)

    왜 전에 어느 실험에서 나왔잖아요.. 그렇게 다수가 보고있는데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던 그 많은 사람들 심리가 누군가는 도와주겠지하며 나서지 않는다는 실험.. 그럴경우 안경쓴 아저씨 도와주세요.. 파란옷 입은 아저씨 도와주세요 이렇게 지적해야 도와준다고 하던데.. 그래도 참 무서운 세상이네요.

  • 7. ㅠㅠ
    '10.1.25 12:57 PM (121.138.xxx.217)

    세상이 참 무섭네요.
    더 무서운 건....
    만약 제가 거기 있었더라면 과연 그 싸움에 들어가서 말릴 수 있었을까하는 물음입니다.ㅠㅠ

    그래도 제 남편이 누군가에게 맞고 있으면
    힘은 없지만 악쓰는 대신
    그 놈 머리카락이라도 잡고 늘어졌을 것 같긴 하네요.

  • 8. *
    '10.1.25 12:57 PM (96.49.xxx.112)

    제가 한 십여년 전에 엄마 심부름으로 할머니댁에 가다가 저렇게 봉변을 당한 적이 있어요.
    일요일 아침이었고, 9시쯤,, 할머니댁으로 가는 동네 골목길에서
    누가 뒤를 공격하고 저를 끌고가는 과정에서 제가 정말 일방적으로 얻어 터졌거든요,
    한참 맞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지나가시며 왜 싸우냐는거예요.
    저를 때린 사람은 남자였는데, 머리끄댕이를 위에서 잡고 있어서 얼굴도 못 봤는데
    젊은 남자였나봐요, 그러면서 그 아저씨가 그냥 지나가려는걸 제가 살려달라고 애원하니까
    그 남자가 그냥 에이씨- 하면서 가버렸어요.
    정말 얼굴에서 피도 많이 나고 너무 놀랬는데, 더 놀란 일은
    제가 부들부들 떨면서 일어나서 골목 아래쪽을 보는데 거기 작은 슈퍼가 있었거든요,
    거기서 사람들이 웅성웅성 모여서 구경하고 있더라고요,
    정말 5미터도 안 떨어진 곳이었는데,,
    그 사람이 흉기를 든 것도 아니었고, 제가 고3 때 입시 막 치루고 였으면 어린 소녀잖아요.
    근데도 아무도 도와주지도 않았다는 것에 대해서 더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어요.
    정말 경찰에라도 신고해주던지...

    날이 갈수록 사람들이 도덕적인 면에서 해이해지는 것 같아요,
    서로를 의심하기만 하고요.

  • 9. 역무원놈이 나빠
    '10.1.25 1:03 PM (221.138.xxx.230)

    그 역무원놈들이 젤 나쁩니다.
    자기가 관리하는 시설에서 그런 폭력이 발생하면 당연히 제지를 하고 폭행자를
    경찰에 넘길 의무가 있습니다.
    혼자 힘으로 안 되겠으면 직원이 여럿 있으니까 합심해서 하고 몽둥이나 다른
    도구를(예, 칼) 사용해서라도 일단 제압을 해야 하는데
    어느 역인지는 몰라도 역장놈을 비롯해서 그 직원놈들 욕이 절로 나오네요.
    자기집에 깡패들이 들이 닥쳐 자기 식구를 두들겨 패도 경찰에 신고만 해 놓고
    구경만 할 놈들...

  • 10.
    '10.1.25 1:12 PM (147.46.xxx.47)

    무서운 세상이군요
    그런일을 목격하면 충격또한 너무 크죠

    저도 달리는 지하철에서 물건파시는분이 첨에는 친절하셨는데..
    판매도 안되고 반응이 시큰둥하니 판매중에 약간의 토를 달았던 승객한분의 멱살을 잡아
    그 다음역에서 끌고 내리더라구요 그분은 저항도 못하고 끌려 내렸는데
    문은 닫히고 열차는 출발하고 물건 파시는분이 멱살잡아 끌고 내린 분을 벽에 밀어부치는
    장면까지만 보였어요 그다음 상황은.... 안봐도 너무 끔찍했구요
    열차에 함께 탄 승객들도 지켜보며 생각만 많을뿐 신고같은건 꿈도 못꾸는것 같았어요
    그런일 겪으면 이 세상은 결코 더불어사는 세상이 아닌것같은 생각이 듭니다

  • 11. 전에
    '10.1.25 1:26 PM (115.128.xxx.147)

    지하철안에서 구걸하던 남자 앞에있던 남자에게 계속
    고의적으로 시비를 걸더니 결국 몸싸움 퇴근시간이라
    완전 만원이였는데..모두 수수방관 결국 제가 옆칸으로가서
    비상전화?인가로 신고했네요
    다행히 다음역에 공익요원과 역무원이 기다렸다
    데리고 가면서 상황종료...
    가만히있다 멱살잡힌 멀쩡한남자분
    계속참다 마지막에 한방날리시더군요
    조심합시다...

  • 12. 비겁한
    '10.1.25 1:35 PM (211.44.xxx.167)

    당연히 폭력은 사람을 비굴하게 만들죠.
    그치만 그럼에도, 무서워도, 다칠 수 있다고 해도
    용기를 내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는 곳이
    어디 한 군데라도 있나요.
    집에서 부모가 그렇게 하라고 가르치지도 않았고
    학교에서도 배우지 않았으며
    직장에서도 안 배웠다면 결국은 그런 상황이 벌어지는 거죠.
    비겁한 사회에요.

  • 13. 요즘은요..
    '10.1.25 1:46 PM (112.161.xxx.68)

    길에서 누가 그렇게 만신창이가 되도록 맞고 싸워도 뜯어말리는 사람없어요...
    버스를 타도..어르신타시면...젊은 대학생들도..자리양보 안하잖아요..
    그거보고..식겁놀랐다는..세상이 어찌되려고...

  • 14. .
    '10.1.25 1:49 PM (122.34.xxx.147)

    너무 무서운 세상이네요.지하철 역은 사람도 많이 다니는 곳 인데..하나같이 구경만 하다니..댓글에 심부름 가다 봉변 당한 분 도 얼마나 겁나고 황당했을지..요즘은 정말 길 다니면서도 가끔 불안해져요.워낙 흉흉한 일 들이 많다고 하니..아이들 걱정도 되고..세상이 왜 이럴까요.

  • 15. .
    '10.1.25 1:55 PM (61.85.xxx.176)

    그럴땐 어느 한사람을 찍어서 붙잡고 도와달라고 단호하게 말해야 한데요. 안그럼 대중들이 나 아닌 다른사람이 도와주겠지 하고 서로 나설까 말까 하다가 만다고... 안도와주는게 아니라 대중심리가 그렇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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