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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나이 서른에 시집을 안(못)가도 세상은 멸망하지 않는다

곧 서른 조회수 : 1,847
작성일 : 2010-01-07 17:48:46
낼 모레면 서른인 20대 후반입니다.
빠른 생일이니 굳이 한살 덜 먹었다고 우기자면 28로도 볼 수 있겠으나
29살과 같이 학교 나왔으니 뭐 우겨봤자 여덟이나 아홉이나 그게 그거죠.

바로 아래 글 쓰신분, 정말 공감하구요.
결혼하란 성화에 명절 두려워 하는 솔로들 심정을 인제 알겠네요.
저는 서울살지만, 본가가 지방이라 신정을 거기서 보냈거든요.
저녁시간, 지역민방 뉴스를 보는데 기자 멘트가 정말 속된말로 골때리더군요.

'요즘 결혼이 늦은 노총각 노처녀 들이 늘어나서 사회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로 시작하더니
그 다음엔 직장에서 남자사원이 ' 올해는 꼭 가셔야죠. 그래야 히스테리에서 좀 벗어나지-' 하고
노처녀 여사원에게 면박을 주고 그 노처녀 직원도 '나도 가고싶다' 하고 받아치는 장면이 나오는데-

전 노처녀라길래 최소 30대 후반은 되었겠거니 했는데 어라? 30대 초반이었어요.
거기 노처녀라고 나오는 사례자가 34, 32. 30, 29 ㅎㄷㄷㄷㄷㄷㄷ

노처녀들이 많아져서 사회문제로까지 이어진다고 보도할것 같으면
일단 몇살부터를 노처녀로 규정하는지 기준부터 알려주고, 거기서 무슨 문제가 생기는지도 알려줘야지
이건 무슨 떡밥만 던져놓고 노총각 노처녀 단체미팅 하는 장면만 보여주고 끝나네요??

차마시며 화기애애하게 뉴스 보다가 바로 방송사에 전화해서 항의전화 살벌하게 하고 끊었어요.
아니 서른에 시집 안가고 혼자 산다고 남을 등쳐먹는것도 아니고,
만나는 남자 없다고 길가는 총각을 겁탈하고 보쌈하는것도 아니고,
출산 좀 늦어지고 애 좀 덜 낳아도 자기 형편껏 하겠다는데 그게 무슨 범죄라도 되나요?

제 주변 사람들만 해도 확실히 지방에 있는 사람들은 결혼을 좀 더 빨리들 하더라구요.
거기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게 역시 집값, 결혼 비용인데요-
지방에선 아직도 1억 미만으로 살 수 있는 집들이 많이 있고 전세 부담도 크지 않잖아요.
그러다 보니 사회생활 2-3년 해서 모은 돈에 약간의 대출이나 양가의 도움을 보태면
어렵지 않게 결혼준비 하고 결혼을 하죠.

근데 서울 같은 경우,  전세금만 잡아도 왠만큼 비싸지 않은 동네 오래된 아파트 소형평수를
기준으로 해도 최소 1억대 중반은 있어야 하고  최소한의 살림만 갖추고 간소하게 식 올린다 해도
별도로 몇천은 더 있어야 결혼을 하겠더라고요.

솔직히 양가 도움 없이 본인 힘으로 결혼하려면,
고만고만한 월급쟁이 둘이서 아무리 알뜰하게 모은다고 해도, 그돈 모으기 쉽지 않거든요.
특히 저처럼 지방에서 올라와 직장 다니는 남자와 연애하는 커플인 경우,
남자쪽에 집 마련을 전적으로 맡기지 않고 모든 비용을 반반 마련하려는 경우엔 더 힘들죠.

대출을 받더라도 어느정도지 1억5천 전세 마련하면서 1억을 빚질순 없잖아요?
결혼하면 데이트 비용 아낄 수 있어서 돈을 더 잘 모은다지만,
대신 양가 가족들이나 집안일로 나가는 돈을 생각하면 그게 그거고-
아이까지 태어난다면 그야말로 돈 모으는건 물건너 가는거구요.
그나마 내가 번 돈을 오롯이 나만 쓰고, 내가 원하는 만큼 저축할 수 있을때 모으는게 빠르죠.

그래서 결혼비용 좀 더 벌어서 천천히 하겠다는데 사방에서 난리네요.

서울 집값 비싸서 결혼비용 마련하는데만도 시간이 걸린다
-> 집은 남자가 당연히 해오는건데 그걸 왜 니가 고민하냐?

집값이 몇억인데 그걸 턱턱 사들고 오는 남자가 몇이나 되냐?
전세라도 최소 1억 후반인데 그걸 어떻게 남자가 다 해오냐 , 반반 하는게 빠르지
-> 니가 허영기가 많아서 그렇다. 꼭 그렇게 강남에 살아야 겠냐

강남 전세가 1억 7-8천이 어딨냐? 강남말고 출퇴근 하기 편한 덜 비싼 동네를 말하는건데
-> 그럼 평수를 좀 아담하게 해야지. 신혼에 30-40평 되는집이 뭐가 필요햐냐

나는 지금 최소 10년 이상 된, 소형 아파트를 말하는거다.
-> 그럼 서울 살지 말고 일산이나 분당으로 가면 되겠네. 서울 사람들 서울 산다고 하더니만
물어보면 다 일산이나 분당 같은곳에 살지 시내에 사는 사람 별로 없더라

항상 이런식으로 대화가 전개되죠.
결말은 항상 '니가 서울가서 살더니만 허세만 늘어서는- 아직 시집이 덜 급해서 그렇다'
'결혼하면 어떻게든 다 살아지는데 그걸 뭘 지금 다 준비하고 걱정하냐' 로 끝나요.
지방 친구들 사고방식을 무시하거나 욕하는게 아니라요,
서로 처한 환경이 다르고 각자 사정이 다른데 그걸 고려안하고 말을 하니 항상 싸움이 된다는거죠.

아 정말 결혼식만 올리면 당장 누가 살 집을 내주고,
능력이 되건말건 아이만 낳으면 누가 평생 먹여주고 키워주나요?
아님 간난애가 직장 구해서 자기 기저귀값  분유값 학원비 알아서 벌어다 쓰나요?

현실이고 나발이고 일단 서른되기 전에 무조건 결혼해야 하고
결혼했으면 무조건 아이부터 낳아야 하고,
결혼해서 남편있고 아이 있는 삶 만이 30대 여성의 정상적인 삶이지
거기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모지리 취급 하거나 무슨 짐짝처럼 취급하는거 정말 이해안가요.

아 진짜 결혼문제로 친척들이건 친구들이건 부모님 친구들이건
남의 사생활 가지고 쓸데없는 관심이나 오지랖 부리는 사람들 보면 일일이 알아듣게 설명하기도 지치고,
올 설엔 피켓이라도 만들어서 목에걸고 내려갈까봐요

<여자 나이 서른에 혼자 살아도 세상이 멸망하거나 인류가 멸종하진 않는다>
<간섭할거면 돈으로 주세요>
IP : 110.8.xxx.119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1.7 5:54 PM (221.139.xxx.17)

    맞습니다
    쥐뿔도 벌어놓은거 없으면서 결혼하겠다고 빚쟁이 독촉하듯이 부모 등골빼서 결혼하는 사람보다 삯월세도 밀려가면서 아이들은 다섯여섯 낳는 사람보다 원글님 사시는 모습이 훨씬 정상입니다

  • 2. ㅎㅎㅎ
    '10.1.7 5:57 PM (121.134.xxx.247)

    울딸들이 원글님처럼 요래 똑부러지게 자랐으면 좋겠어요^^
    ㅋㅋㅋ 피켓만들어 목에걸고 내려간다는 말...너무 재밌어요 ㅎㅎㅎㅎㅎ

  • 3. .
    '10.1.7 6:00 PM (121.136.xxx.189)

    사회적, 국가적인 문제는 개개인의 사정까지 감안하지는 않지요.
    그 사회문제라는 게 결혼지연으로 인한 출생자가 적어지는 것을 염두에 둔 내용 아닐까요?
    그런데 결혼이란게 모두 갖춰진 상태에서 하려고 하면 좀 늦어지는 경향이 있긴 해요.
    부족한대로 두 사람이 힘을 합해 시작하고 같이 일궈가는 것도 괜찮을 듯 하거든요.^^

  • 4. 간섭할
    '10.1.7 6:16 PM (121.132.xxx.104)

    거면 돈으로 주세요.ㅎㅎㅎ 뿜는다.밑에 분은 남친도 없는데 . 그래도 여긴 남친이 있는데 조금은 행복한 화풀이?

  • 5. 곧 서른
    '10.1.7 6:26 PM (110.8.xxx.119)

    윗님^^
    차라리 없으면 사람이 있어야 가죠! 라고 하겠구만 있으면서 안가면 더 시달려요.
    남자친구도 있는데 결혼안해? 올해는 가는거야?라고 묻는 사람들은 차라리 고맙구요,
    결혼 적령기에 연애하다 헤어지면
    니 남친은 지금이라도 너보다 어린 여자도 만나서 장가갈 수 있지만 여자는 아니다
    원래 만나서 1-2년 안에 결혼 못하면 헤어지게 되기 마련이다 이런 소리들로 속을 뒤집어요

  • 6. ...
    '10.1.7 6:26 PM (220.72.xxx.166)

    '간섭할거면 돈으로 주세요'
    정말 명언입니다.
    또 하나 가르쳐드릴까요?
    마흔에 결혼 안해도 세상이 어떻게 되지는 않더군요.
    다만 결혼에 대한 생각만 바뀔 뿐...
    그저 세상을 재미나게 사는게 중요하지, 본인의 마음과 형편이 결혼을 받아들일 때가 정말 결혼할 때라는 생각이 점점 드네요.

  • 7. .
    '10.1.7 6:33 PM (180.68.xxx.114)

    <간섭할 거면 돈으로 주세요> 대박입니다 ㅋㅋㅋ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무 사생활에 간섭을 하는 것 같아요.
    미혼일땐 결혼은 언제하냐? 결혼하면 애는 언제 낳냐? 애 낳으면 둘째는? 그냥 귀닫아야죠 뭐...

    능력있는 부모님이 도와주시기 전에 30살에 본인힘으로 서울에 아파트 한채 살 수 있는 남자가 얼마나 될까요? 원글님이 저축 열심히해서 전세금에도 보탠다는 생각이 무슨 허영이라는 건지.. 친구들도 좀 이상하네요.. 저도 서울에서 25평 전세 살다가 경기도로 또 25평 전세 왔는데요 정말 전세값도 너무 올라서 안쓰고 모은 돈 탈탈 털어 3천 더 보태서 왔습니다.

    요즘 저출산문제때문인지 출산장려 공익광고도 방송에서 하고 그러던데.. 비정규직은 늘어나 불안한 미래를 안은채 결혼해서 애만 낳으라는건지 정말 이건 아닌거 같거든요..
    전세집 구할 때만 해도 집주인이 애는 있냐고 묻던데.. 어린애 있는것 별로 안좋아하는 눈치더라구요.. 남편이 없는 집구석에선 태어나는 애도 정말 불행한거 같다고.. 우울하더군요..

  • 8.
    '10.1.7 7:00 PM (125.180.xxx.29)

    올해31살된 딸아이가 있는데
    내눈엔 그저 18세 아이같고 결혼한다는거 아직도 어린데벌써... 이런생각에 한번도 재촉한적 없는데(때가되면 가겠지 하는마음)
    남들이 나만보면 달은 언제 결혼하냐는소리 듣기싫어 죽갔어요
    왠 남의 딸한테 관심들이 많은지...
    물어만보지말고 남자친구 소개나 해주던지...ㅜㅜ

  • 9. 40
    '10.1.7 7:02 PM (58.120.xxx.243)

    이면 완전 할머니 되는줄 알았어요.

  • 10. 국방의무
    '10.1.7 7:04 PM (121.185.xxx.143)

    여자가 결혼을 해서 애기를 낳기 땜시....국방의무를 면제 해줬는디....독신으로 사실거면...국방의 의무를 이행하셔야 할듯....

  • 11. 아 짱나...
    '10.1.8 12:37 PM (222.98.xxx.178)

    그럼 독신으로 사는 남자들은 국방 의무 한번 더 져야 하나요?
    불임인 사람들은요? 좀 생각좀 하고 대책있게 말좀 합시다.

  • 12. 35살
    '10.1.8 1:21 PM (121.143.xxx.68)

    입니다. 저는 그래서 회사다니기 시작하고서는 명절때 해외로 떠납니다.
    회사 휴가도 짧고 그나마 긴 휴가가 명절이라는 핑계로 ㅎㅎ
    스트레스 없고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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