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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괜히 자랑하고 싶어서요.. 헤헤-

전생에 나는?? 조회수 : 1,220
작성일 : 2009-11-24 15:29:08




저희 어머님은 정말 남자처럼 무뚝뚝한 분이세요..
오히려 돌아가신 아버님이 여자보다 더 자상하고 세심한 편이셨구요..
결혼하고 단 한번도 며느리 생일이라고 챙겨 주신적도 없고
당신 아들 생일도 챙긴적 없는 조금은 무뚝뚝하고 잔정 없으신 그런 분이세요..
오죽하면 몇년전에 남편생일 전날 어머님과 통화하다가 뜬금없이
‘아범 내일 생일인데 미역국 좀 끓여주거라’ 하셔서 깜짝 놀랐었다지요..
섭섭함이나 그런게 아니라 한번도 당신 아들에 대해 그런 당부(?)를 하신 적이 없던 분이거든요..

다른집 며느리들이 결혼하고 첫생일이라 시어머님이 선물을 챙겨줬다고 하고 아이 낳았다고 챙겨줬다고 하면
그게 부러운게 아니라 그런 시어머님도 있구나 그집 며느리는 참 좋겠구나 정도로만 생각했었지,
그게 내것이 아니라 섭섭하다거나 하진 않았었어요..

저도 참 무던하고 무뚝뚝한 재미없는 며느리인거죠..  ^^

그런데 지난 주말..
시댁에 일이 있어 남편과 아이들 데리고 시댁에 갔다가
남편과 저, 어머님 이렇게 셋이서 장을 보러 마트에 갔었습니다..
그러다가 가전제품 코너에 들러서 TV 가격을 좀 보고 있었어요..
어머님댁 TV가 드디어 15년 만에 운명하셨거든요..  ㅎㅎ
어머님 몰래 주문해서 보내드리려고 남편이랑 둘이 슬쩍 들여다보고 있는데 울 어머님이 대뜸,

- 내가 500만원 찾아 놨는데 그거 가져다가 집에 필요한 살림살이 사서 넣어라.

하시는거에요..
저희가 참 부끄럽게도 결혼하고 14년만에 (은행빚 잔뜩 지고) 집을 하나 샀거든요..
어머님은 그것도 내심 대견하고 좋으셨나봐요..
그래서 당신 적금 들고 있던거 깨고 500만원을 만들어 놓으셨답니다..
당연히 저도 남편도 괜찮다고, 잘 갖고 계셨다가 정말 필요할때 쓰시라고,
이젠 나이들어 돈 없음 자식들이 구박한다고까지 했지요..

근데 그때 울 어머님 한말씀에 정말 참 많이 감사하고 감동도 받았습니다..

- 내가 OO 생일이라고 한번도 챙겨준적도 없는데 이렇게라도 해 주고 싶다..

라구요..
(우리 어머님은 우리 식구들만 있을때 꼭 제 이름 부르세요.. ‘OO어멈’이라고 안부르시고..)
어머님은 당신며느리 생일 안챙겨 준것까지 기억하시는 분이시네요..
그동안은 어머님을 좀 많이 어려워하는 살갑지 못한 며느리였는데 앞으로는 더 잘해드려야겠어요..

주말에 멀리 시댁에 다녀오느라 많이 힘든 한주가 시작되었지만
이번 한주는 하나도 힘들지 않고 몸이 참 가뿐하네요.. ㅎㅎ
말씀만으로도 어찌나 감사하고 기분이 좋은지.....
누구 말처럼 안먹어도 배부르고 안자도 안졸립고 그렇네요..  ^^

그냥 누구한테 자랑은 못하고 이렇게 주절거려봤습니다..  
다들 건강조심하세요..







IP : 115.93.xxx.202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
    '09.11.24 3:30 PM (218.38.xxx.130)

    넘 대범하시고..손도 크시고.. ^^ 마음도 따뜻하신 분이네요.
    아마 성정이 그러셔서 짜잔한 마음씀을 그동안 못하셨던 게, 맘에 걸리셨나봐요.
    자랑하실 만 하세요!
    멋진 어머님이세요.. ^^

  • 2. 어휴
    '09.11.24 3:33 PM (203.142.xxx.230)

    읽는데 가슴이 찡해져서 눈물이 핑도네요
    님도 이쁘시지만 어머님...너무 감사하네요.

  • 3. ...
    '09.11.24 3:34 PM (75.158.xxx.22)

    좋으시겠어요....
    더 잘해 드리세요...^^

    부러워요.

  • 4. 이런 경우에도
    '09.11.24 3:41 PM (124.80.xxx.29)

    만원 내세용!!!^^

  • 5. 미우미우
    '09.11.24 3:44 PM (211.255.xxx.31)

    표현을 안하셔서 그렇지 정이 많으신 분이시네요

  • 6. ㅎㅎ
    '09.11.24 3:59 PM (121.147.xxx.151)

    님은 전생에 기울어가는 시어머님 가문을 구하셨습니다 ㅋㅋㅋ

    너무 약한가요?

    저같아도 아들 내외 모아 모아 스스로 집 산다면 너무 대견할 듯

    며느리가 얼마나 애쓰면서 사는지 인정해주신거네요.

  • 7. ^^
    '09.11.24 4:31 PM (125.188.xxx.27)

    아고..부러워라..
    진짜..루 부러워요..
    근데..님이 먼저 시어머니 TV사드리려고 했으니..
    난 한번도 그런생각안했으니..쩝...

  • 8. 전생에 나는??
    '09.11.24 4:45 PM (115.93.xxx.206)

    그쵸?
    더 잘해드려야겠지요?? ^^
    근데 어머님도 그러시지만 저도 마음만 그렇고 막상 통화하거나 뵙거나 하면
    아주아주 간단한 인사정도밖에 못해요.. ㅎㅎㅎ

    아침에도 전화드렸는데 1분을 채 못채우고 전화 끊었어요.. ^^;;
    앞으로 더 잘해드려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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