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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소식에 냉랭해진 절친

슬프다... 조회수 : 2,474
작성일 : 2009-11-05 14:14:42
20년된 나름 베프라고 여기는 친구가 있습니다. 집안 속사정도 거의 다 알고 시댁이며 남편땜에 속상한 일들은 둘이 수다로 풀어버리는 사이구요.

4년전 제가 먼저 결혼을 하고 친구는 저보다 1년 늦게 결혼을 했어요.
2년전부터 전 아기를 가지려고 노력했는데 잘 안됐고, 친구는 피임은 안하고 그냥 생기면 좋겠다 이런 상황이었어요. 제 나이가 적지 않아 작년에 인공수정도 몇번 했는데, 이 친구한테만 얘기했었어요. 걱정도 많이 해주었구요.

그러다 올해초 친구가 먼저 임신을 했는데, 몇달을 제게 숨겼더라구요. 경험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같은 상황에서는 친구가 임신했다는 사실보다 내게 숨겨야 했다는 것이 더 비참하고 가슴 아팠어요. 물론 제 생각해서 그랬겠지만...
친구는 미안하다 했고, 전 그래도 축하한다고 만나서 밥도 사주고 그랬지요.

그리고 몇달전, 전 더 기다리지 않고 시험관하기로 결정했고 다행히 한번에 쌍둥이를 갖게 됐어요.
병원에서 무조건 조심해야 한다해서 시댁에도 말씀 안드렸지만, 이 친구한테는 알리고 싶었어요. 예전부터 "너 임신하면 나한테 젤 먼저 알려. 너는 무조건 축하해줄께" 그랬었거든요.

전 당연히 친구도 좋아해줄거라 생각하고 5주가 됐을 때 전화해서 얘기했죠. 그런데... 친구 반응이 넘 떨떠름 한거에요. 그 전에 시험관 하려고 한다 했을 때, 친구가 자기 다니는 한의원 한번만 가자고 했었거든요. 알았다고는 했지만, 저도 이미 한약을 몇번 먹어본 상태라 그냥 맘편히 병원을 택한거구요.
그래서 전 한의원 안가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아님 친구도 임신 후기라 예민해져서 그런가 별별 생각이 다 들었어요. 결국 친구는 축하한다는 말없이 그냥 몸조심 하라고만 하더군요.

그러다 지난주에 친구가 아기를 낳았어요. 아기가 커서 유도분만하다가 실패하고 수술했대요. 그래도 건강하게 낳았으니 잘 됐다 그러고 있었는데, 어제 문자가 오더라구요. 산후도우미분 너무 좋다고, 생각있으면 소개시켜 주겠다고.
친구가 아직 퇴원전인데 옆에 있을 사람이 없어서 간병인겸 도우미를 일찍 불렀나봐요.
전 내년 4월 출산이라 아직 시간도 있고 2주 조리원 갔다가 도우미를 부를 생각이거든요. 그래서 스케줄 맞으면 나야 고맙지, 조리원 갔다 나오면 5월쯤 부를거 같아, 근데 쌍둥이도 해주시나? 하고 문자를 보냈더니...

친구 전화가 왔어요. 굉장히 날카로운 목소리로.
'난 조리원 안간거 백번 잘했다 생각한다. 너도 다시 생각해 봐라. 조리원은 엄마 좋자고 가는 곳이지 아기한테 좋을거 하나도 없다. 조리원에서 죽어나간 아기들도 있다더라. 어차피 너도 수술할건데 조리원가서 뭐 하냐.너네 아기들은 인큐 들어갈 수도 있지 않냐...'
이런 말을 하더라구요.

전 어떻게든 자연분만 해보고 싶어서 집에서 1시간반걸리는 서울대병원으로 옮긴 상태고, 조산 안해서 아기들 인큐에는 안보내겠다는 생각이 젤 간절해요. 이건 친구도 알고 있구요.
그리고 쌍둥이는 도우미가 와도 둘 다 데리고 자지 않아서 엄마가 넘 힘들다고, 조리원에서 2주라도 조리해야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전 무조건 조리원 2주는 갈 생각이에요. 아기들도 중요하지만, 내 몸부터 추수려야 나중에 제대로 애들을 볼 수 있겠기에...
근데 친구는 제가 아직 아기를 안낳아서 그렇다네요. 아기낳고 하루만 지나봐라, 내 몸같은거 상관없다고.

더 얘기하면 싸움이 될 거 같아서 그냥 생각해보마 하고 끊었어요.
지금은 애기 낳은지 며칠 안되서 예민한거겠지 하고...

그런데 어제부터 기분이 영 안좋네요. 도대체 이 친구의 생각은 뭔지...
내가 뭘 서운하게 한것도 없는데, 왜 나한테 이러는지...
내 생각 해주는건 알겠는데, 그래도 왜 좋은 말 한마디 안해주는지...

계속 마음에 품고 있으면 태교에도 안좋을거 같아서 여기에 풀어 봤어요.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친구를 이해할 수가 없네요... ㅠ.ㅠ
IP : 116.41.xxx.24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11.5 2:22 PM (58.126.xxx.237)

    그냥 친구도 처음 경험하는 거라 이러니저러니 얘기가 많은 것 같아요.
    뱃속 아기 생각하셔서 민감하게 대응하시지 말구요, 시댁이나 친정,남편 핑계 대시고
    부드럽게 넘어가세요...

  • 2. ^^
    '09.11.5 2:29 PM (220.86.xxx.45)

    내년4월 몸조리 도우미 벌써 구하실 필요 전혀없구요..
    그냥 몸건강 마음건강..건~강한 아기 순풍~낳으세요
    친구분..쫌..베프라 하긴 그러네요

  • 3. ~~
    '09.11.5 2:33 PM (61.255.xxx.49)

    쌍둥이가 질투할 일인가요? 물론 기쁨도 두배겠지만 자연분만도 힘들고 걱정될 일도 더 많을텐데 말이죠...거참...혹시 친구분이 우울증 같은거 아닐까요? 아니면 조리원 가고 싶었는데 비용때문에 못갔다던지....--;;

    근데 주변을 봐도 출산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놀라울 정도로 자기 의견이 강하더라구요...예컨대 조리원이냐 도우미냐...대학병원이냐 개인병원이냐 등 선택의 문제를 놓고 본인이 결정한 것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다른 선택을 한 사람들에게 대놓고 잘못했다는 둥...저도 좀 뜨아 한 경험을 많이 했네요. 그냥 예민한 시기려니 하고 잊어버리세요. 님한테 나쁜 감정이 있다기보다는 본인이 힘들어서 그러는 것처럼 보이네요.

  • 4. 글속에
    '09.11.5 2:37 PM (150.150.xxx.114)

    답이 있네요..

    지금은 애기 낳은지 며칠 안되서 예민한거겠지 하고.....

    또 원글님도 임신초기라 예민하시구요. 잊어버리세요. 친구분은 벌써 잊어버리셨을듯..

    모르긴 몰라도,,대화의 내용보다는..대화하는 중에 서로의 말투 같은것에 살짝 빈정이 상했다거나.. 왠지 그럴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 5.
    '09.11.5 2:44 PM (119.196.xxx.66)

    내 식구에게도 우울한 때 화풀이하고 삐지고 그러잖아요.
    친구의 본심에 대해 의심하거나 분노하지 마시고 너그럽게 넘어가 주세요.
    별일 아니네요. 친구도 신경써 줬는데 경험도 안 해보고 따진다고 생각할 수 있구요.
    애 낳고 나면 그렇게 예민해 진답니다.

  • 6. ..
    '09.11.5 3:19 PM (211.208.xxx.59)

    어제부터 베프라는 친구들 얘기들이
    정말 베프가 맞는건지 의심이 가게 하는 글들이네요...
    잠깐 질투가 나고 그러는걸 지나친다는 기분이 드는......
    친구분도 예민할때지만 님도 한참 예민할때잖아요..
    글고 친구들 앞서거니 뒷서거니 애기 같이 낳으면
    참.... 그것도.... 맘상할일이 종종 생깁니다..
    저는 친구들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한두달 사이로
    여섯명이 같이 출산을 했어요..
    근데 그중에 한명이 저보다 딱 한달 먼저 낳았는데..
    돌이 안된 아이들은 하루가 다른데도
    너희얘는 이것도 아직 못하냐 저것도 못하냐
    그것도 한두번이지 만날때마다 그래서 스트레스 였어요..
    특히 그 얘만 유독 그랬어요..
    다른 친구들은 얘들이 뭐 한참 많이 크고 하루가 다른데 비교냐,,
    라고 말해도 그 친구는 ㅡ,.ㅡ;;
    암튼..
    현재 그 친구랑 연락하는 친구들 아무도 없다지요..
    얌체짓은 어찌나 하는지 원.....
    그냥 그렇다구요...
    원글님 얘기 듣다보니 잊혀진 옛 기억이 떠올라 주절 거렸네요..

    그냥 그런갑다하고...
    아기 낳고 살다보면 베프보다 좋은게 이웃집아줌마더라구요..
    편한 마음 갖고 태교 잘 하시길 바랄께요^^
    태교는 정말 중요하더라구요..

  • 7. 원글이..
    '09.11.5 3:31 PM (116.41.xxx.24)

    아... 댓글 정말 감사해요. 괜시리 눈물나려 그러네요. ^^;;
    안그래도 남편이 쌍둥이라 질투하는거 아니냐 그래서 말도 안된다 그랬어요.
    2년동안 병원이며 한의원 다니다 셤관으로 가진 아기들을 자연임신한 친구가 질투라니.

    아무래도 친구도 예민해서 그런거겠죠?
    나중에 시간 좀 지나면 한마디 하려구요. 그때 무지 서운했었다고.
    그때도 지금같으면... 친구라 할 수도 없겠죠, 뭐.

    글구 위에 쌍둥엄마님~
    애들한테 선물이라는 말씀 가슴에 팍팍 와 닿네요.
    제가 넘 외롭게 자라 아이들은 제발 서로 형제이자 친구로 평생 지냈으면 싶어요. ^^

  • 8. 축하드려요.
    '09.11.5 5:26 PM (119.71.xxx.46)

    저랑 비슷한 시기에 나시네요.
    저도 시험관아기에 쌍동이에요..ㅎㅎㅎ
    부러운거에요.
    알게모르게 원글님 애기 없는건 안된거고 내가 저애보다는 우위다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던거죠.
    그냥그러려니 하세요.
    제 올케가 지난달에 애기 낳았는데 조리원예약했다가 오일도 안되서 나왔어요.
    너무 답답하다고요.
    저같음 조리원에서 2주 있고 집으로 한달정도 부를 예정이거든요.
    아무래도 쌍둥이다 보니....ㅎㅎ

    제소원은 제왕절개도 좋으니....38주까지 잘버티고 낳는거라서요.
    꼭 자연분만을 고집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우리는 버티기만 하면 최고랍닌다..
    자 화이링 하시구요. 다른 친구들하고 전화하세요.

  • 9. 에고..
    '09.11.5 5:29 PM (211.202.xxx.81)

    너무 신경안쓰셨으면 좋겠어요 물론 서운한건 당연하구요..
    다른건 왜그런지 사람마음 모르겠고..
    조리원은.. 꼭 조리원 가시는게 더 좋을거라는 말씀드리고 싶어서 로그인했어요.
    아시는대로 쌍둥이라서 더욱 집에서 조리하면 엄마는 몸조리 못해요..
    조리원2주후에는 전쟁일텐데..
    저도 내년봄에.. 4.1 예정으로 둘째 낳아요.
    첫째때는 뭘 몰라서 조리원 이용해서 도움많이 받았구요 2주 있다가 나와서
    4주 도우미썼는데 그래도 힘들었답니다.
    전 이용해봤기 때문에.. 둘째때 기필코 갈거에요^^

  • 10. ^^;;
    '09.11.5 5:42 PM (58.225.xxx.108)

    심각하신데 웃으면 안돼지만 저는 슬쩍 웃음이 나요.
    두 분 모두 신경이 극도로 예민한 시기이기 때문에로 보이는데요......
    임신 기간에는 자연분만에 대한 강박, 애가 작게 나올까봐 그런것 때문에 극도로 예민하고
    출산후에는 말할 것도 없이 산후 우울증에 애에 대한 부담감 이런 것 때문에 극도로 예민하고.
    아마 두 분다 몸조리 마치고 애 좀 키우느라 자연스레 연락 뜸하게 지내다 보면
    다시 예전처럼 친하다고 느끼며 지낼 수 있으실거예요.

    출산 준비 잘 하세요. 괜한 일로 속상해하지 마시구요.

  • 11. 임신
    '09.11.5 6:25 PM (112.164.xxx.109)

    축하드려요
    그리고 이것저것 신경쓰지 마세요
    임신한 사람이 몸조심이나 신경 쓰세요
    그냥 편하게 아이 순산하시게 좋은것 보고 먹고 그러기만 하세요
    아이고
    별 신경전을 다 벌이시네요
    별것도 아니랍니다. 지나고나면
    지금 제일 중요한것은 아기들 이쁘게 낳아서 조리원들어가는거 그것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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