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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는 재밌었지만...

소소 조회수 : 514
작성일 : 2009-11-04 22:50:14
오늘  h백화점에서 바자회 경매가 있었어요.  저는 우연히 돌아다니다 참여하게 되었구요.  10층이라 사람들이 잘 몰라서 많이 모이진 않았었어요. 그래서 더 확률이 높겠다 싶어 자리를 잡고 앉았지요.

재밌는 일들이 많았어요. 시작가 3만원이던 스카프에 아무도 관심을 안보이자 난감해 하는 사회자에게 아주머니들이 "2만원부터 시작해요"라고 이구동성으로 외치자 2만원에 시작하고, 그 2만원만 부른 사람이 딱 한명, 그분에게 낙찰되었죠.  어떤 구두는 삼십만원 가까이 되는 질좋은 가죽이었지만 시작가가 고작 3만원, 근데 응찰자도 단 한명이었나... 한명 더 있었나.... 해서 3만 2천원정도에 낙찰이 되었었나봐요. 사이즈가 딱 한사이즈였거든요.  근데 낙찰 받고 보니, 경매 대본(?)상의 오류로 10만원에서 시작해야 했던 상품이었던 거예요. 아주머니 얼굴 화알짝~.

어떤 제품들은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아 철수.  그리고 저도 남편 장갑 3만원에 경매 시작했는데 뒤에서 어떤 아주머니가 계속 부르는 바람에 4만원에 낙찰을 보았죠. 흑흑.  

그러다 아기 장난감이 나왔어요. 무슨 성처럼 생긴 플라스틱 장난감, 공을 굴리고 노는 그런...  12만원이 넘는걸 3만원 초반대에 경매 시작했어요. 근데, 그 장난감을 위해 백화점에서 5시간을 기다렸다는 젊은 엄마가 애를 안아 들고는 응찰을 외치더라구요. 그때까진 안지 않았던거 같은데, 장난감 경매 시작과 동시에 팔에 안고 있더라구요 ㅎㅎ.    일순 사람들 마음이 5시간을 기다렸으며 애까지 안아든 저사람이 가져가겠구나 했어요. 근데 어떤 아주머니가 또 응찰을 해서 둘이서 계속 붙었죠. 1000원씩.  그러다가 3만원 후반에 가자, 그 애엄마의 친정엄마(그렇게 보였어요)가 완전 분노해서 애기엄마와 애들둘을 양몰듯이 몰며 나가더군요. 얼굴은 이글이글 계속 뒤돌아 째려보며(어딜보는지 아시겠죠?) 입으로 뭐라고 뭐라고 저주를 퍼부으며...  사회자가 난감해 하며 농담을 하기를 "아니 그렇게 기다리셨으면 12만원이 넘는 장난감인데 한 5만원 부르시지 그래요?"했어요. 틀린말 아니였구요.  그러다가 맞붙던 아주머니가 포기하고 사회자는 계속 미련이 남아 멀리 못가는 그 애엄마에게 "3만 8천원 하시겠어요? 하시겠어요?" 그러자 애엄마가 안도감에 끄덕이고 낙찰 받았지만, 그 친정엄마는 이미 분노가 하늘을 찔러 드러워서 사기 싫다는 제스쳐를 하다가 마지못한듯 지갑에서 돈을 꺼내더군요.  돈을 꺼내면서도 물건을 사면서도 계속 뒤돌아 째려보며 입으로 뭐라고 중얼 중얼.....애엄마는 자기 엄마를 살짝 말리는 듯 했지만 정말 살짝이어서 제가 볼땐 그냥 그것도 제스쳐.

제 옆에 앉아 있는 아주머니들은 애 둘을 들쳐업고 5시간을 기다렸다는 그 애엄마가(인상이 좋아 한수 먹고 들어가더군요) 불쌍하다는 듯 응찰붙은 아주머니를 힐끗 보며 "아휴 애엄마가 그냥 사게 놔두지.." 하더라구요.

즐겁게 하던 그 경매에 사람들 마음이 참 불편했던 순간이었어요.  12만원을 넘는 장난감을 3만원대 후반에 사면서 몇천원 더 올랐다고 약올라 분에 떨던 그 아주머니..... 불쌍하다고 해야 할까요?. 몇천원에 인간성과 인격을 팔고 싶은지.... 물론 속으론 좀 속상하죠. 저도 장갑을 예상보다 만원 더 줬습니다. 하지만 경매가 왜 경매겠어요?  그 물건을 그 아주머니만 가져야 하는 이유가 있나요?   3만원대아니라 7만원까지도 갈 수 있는 겁니다. 경매니까요.  그렇게 무대포로 그 물건을 갖고 싶다면 그냥 뺏어가지 뭣하러 경매에 참여하나요?  저도 오늘 그 백화점에서 오래 머물렀기에 그사람들 지하 식당에서도 봤는데 (애엄마가 좀 특이하게 생겨서 기억했어요) 정말 비싼음식 푸짐하게 먹던걸요.(저도 먹고 싶었던 음식이라 기억한답니다...^^). 그렇게 불쌍한 차림새도 아니였구요.  돈은 누구에게나 소중하고 물건도 누구나 갖고 싶어하고 가질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그 나이 되도록 모르고 자기만 생각하는 사람이네요.  지켜보던 저도 좀 화가 났습니다.
IP : 222.233.xxx.120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머리형인간
    '09.11.4 11:22 PM (116.122.xxx.142)

    경매매너가 없으신분이네요...아직 한국은 경매문화가 형성되기전이라그래요.. 외국이면 사회자가 알아서 처리합니다.. 경매물 보류하거나..당사자들 경매안받습니다.. 아직 메뉴얼이 없어서 아무나 막(?)하는 사회자라서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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