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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경우 강아지 돌려보내도 될까요?

아이디빌려서 조회수 : 1,234
작성일 : 2009-11-01 12:32:04
16개월 별난 남자아기 엄마입니다.
친정은 부산이고 현재 남편과 사는 곳은 인천입니다.
시가말고는 지인 한명 없고요
인천 안에서도 비교적 안 좋은 동네입니다.

결혼하고 반합가 하다가
새아파트 완공 되면서 분가해 나왔고요
그 과정에 임신과 출산을 했습니다.

결혼할 당시 내가 친자식처럼 기르던
강아지 두마리를 데리고 왔었고요
남편과는 결혼 이야기가 나올때
합가를 한다해도 강아지는 데려가겠다
그렇지 않으면 결혼을 다시 생각하겠다 했습니다.

그 이유는 강아지를 못데려가서 단지 그 이유만이 아니라
시부모님들이 다 큰 성인 자식들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씀하시는게 싫었고
부모님 말씀에 "No"라고 절대 못하는 남편을
남편으로 믿고 살아야하나 많은 고민을 하던중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임신 출산 과정을 거치면서
분가해서 살고 있는데 시부모님이 지속적으로
강아지를 치우라고 하셨고
정말 많은 눈물을 쏟은 후에 많은 상처를 받은 후에
강아지를 친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그 때의 심정을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그 당시 강아지를 돌려보내라는 이유는
강아지가 건강에 안 좋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시부님은 임신한 며느리 앞에서
담배를 피실 정도로 골초이셨고
결국 얼마전 폐암 판정 후 수술받고 항암 치료 중이십니다.

그 당시 입에서 "아버님 개가 나쁩니까 담배가 나쁩니까."가 맴돌았으나
집안 분위기상 말했다가는 큰 사단이 날거같아
제가 혼자 속 썩고 넘어가자 싶었습니다.

시어머님 시아버님..두분다 나쁜 분은 아니십니다.
단지 시어머님 패션 뷰티 쪽에 굉장히 개성이 강하신 분이고
너무 개성이 강하셔서 저는 솔직히 어머님 패션 뷰티에 적응하기 힘듭니다.
너무 젊게가 아니라 어리게 입으시고 ;;;;;
올데이 퍼팩트 메이컵을 고수하시는 분이시기도 하고
며느리의 롱부츠, 구두, 옷, 선글라스 화장품등을 많이 탐내셔서
제가 많이 드렸습니다...정말 많이 드렸습니다.
(그 과정에서도 많이 속상했습니다. 안드릴 수도 없고
드리자니 솔직하게 짜증도 나고)

시아버님도 잔소리 많거나 그런 분은 아니신데
자식들이 거역하는걸 못 보십니다.
우리집에 액자 하나 거는것도 보기싫다 떼버려라 하시는 분이고
시계도 마음에 안든다 떼라 하시는 분입니다.

저는 평소에 그런게 마음에 불만이었지만
세상에 어찌 완벽한 시어른들이 있으랴...싶어
그거 외에는 무난하니 제 나름으로 최선을 다해 시어른들을 대하고 있었습니다.

시어른들께서도 비교적 제 칭찬에 인색하지 않으신 분들이고
그만큼 제가 할도리 잘 챙겼다고 생각합니다

얼마전.....
제가 유산을 했습니다.

임신된 줄도 모르고 있다가 그렇게 된것인데
너무너무 힘들어하는 저를 보며
남편이 위로한답시고
강아지를 입양해 왔습니다.
그게 일주일 전입니다.

제가 수술한지도 일주일 정도 되고요.
남편 생각에는 제가 아기 보내고 힘들어하니
좋아하는 강아지라도 있으면 마음이 덜 힘들겠지 하는 생각에
저와 상의도 없이 덜컥 데리고 온것인데요.

문제는 시어른들 입니다.
"00엄마가 유산해서 우울증 걸리려한다. 강아지 한마리 내가 선물해주고싶다"했더니
개키울거면 호적파가라 하셨답니다.
다큰 성인...그것도 분가해서 따로 사는데
그런거까지 간섭하는 본인 부모님들이 이해안가고 황당해서
남편 생애 최초로 크게 대들었답니다.
뺨까지 맞으며 왔다는데

제가 동물을 너무너무 사랑하지만
내 몸이 이렇고 16개월 아기가 집 어지는 것도 힘든데
배변 훈련도 안된 새끼 강아지 훈련에서부터
뒤치닥꺼리가 너무 부담스럽네요.

그런데 오로지 나를 위해
자기 부모님과 그렇게까지 싸워가며 데려온 강아지를
데려가라는 말을 못했습니다.

그 마음이 고마워서...그냥 고맙다고 했습니다.
다만 시부모님은 내가 그렇게 해달라고 했다고 오해하실거니
그게 큰일이라고 말하고
내가 오해받을 일을 한거같아서 걱정이라 했습니다.

시부모님은 남편에게 호적파가라고 안본다고 하셨는데
제가 편지를 써서 드렸고
그래서 노여움을 푸셨습니다.

(저는 정말 모르던 일이었고 제가 사주한 일도 아닙니다.
애아빠가 저를 위해 한 일인데 살아있는 생명을 길에 내칠 수도 없고
생물은 환불도 안된다니 산채로 어찌 내다버리겠습니까
제 몸도 마음도 괴로운 처지라 저도 훈련안된 강아지 부담스럽고 귀찮지만
남편 마음때문에 아기보낸 죄책감이 조금은 덜어지는 듯합니다
부디 노여움 푸시고 강아지에 대해서는 남편과 천천히 상의해서
모두 좋은 방면으로 해결해보겠습니다)..라는 내용으로 A4 6장정도의 분량이었습니다.

남편은 이제서야 속속들이
자신의 부모님이 좀 독특하신 분들이란걸 느끼고
부모님에 대한 마음이 많이 돌아섰습니다.

저의 친정식구들과 비교하면서도
본인의 부모님들이 많이 이상하시다고 괴롭다고 합니다.

제가 옆에서 종알종알 말한것은 별로 없으나
본인 스스로 그걸 느끼고 부끄럽다 합니다.
돈없는 며느리에게 이것저것 달라해서 받아가시는 자신의 엄마가
창피하고 저에게 너무 미안하다 대신 사과도 하더군요.

저는 솔직히 강아지가 너무 너무 안됐지만
돌려보내고싶습니다.
배변훈련이 안돼서 하루에도 몇번씩 강아지를 목욕시키고
청소하고 닦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아기 한명도 너무 벅찹니다.
저는 저질 체력입니다.
경제적으로도 많이 힘듭니다.

남편에게 어떻게 말을해야
마음 다치지 않고 제 마음을 이해시킬수 있을까요.

남편은 제가 시부모 눈치를 봐서 강아지를 포기한다고
생각할겁니다.

사실 맘먹고 키운다면 키울 수 있을것도 같은데(전 그동안 13년동안 강아지를 2마리 키웠던 적있습니다)
시부모 눈치가 안보인다하면 거짓말입니다.

시어른든 두분의 성격이 독특하셔서
그냥 평범한 저같은 성격의 경우엔
어른들과 그렇게 불편하게 지내고 눈치보는게 싫습니다.

남편은 또한 이제와서 강아지를 포기하면
자신의 부모에게 지는 것이라 생각해서
오기로라도 더 강아지를 키우겠다고 하는 거같습니다.

제가 언젠가
"이다음에 부모님이랑 멀리 떨어져서 살게되면
불쌍한 유기견들 데려다 키워야지"했었는데
그말을 가슴에 담고 있었나봅니다 남편이..

감기 걸려 절절 끓는 아기를 겨우 재우고
똥범벅된 손바닥만한 강아지를 목욕시켜 재우고
혼자 심란한 마음을 글을 쓰고 있네요
IP : 58.102.xxx.205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토닥토닥
    '09.11.1 1:00 PM (121.152.xxx.92)

    참 마음이 예쁜 부부이시네요...댓글달려고 일부러 로긴했어요.
    기운내시고 예쁜마음 잃지 마세요.

    그런 마음을 지킬려면 ..강함도 동시에 키우셔야되요.
    질기고 독해지란 말이 아니고요 ..

    저도 애견인이니 근본적으로 개를 사랑하는 마음 알지만
    천식인 아이 때문에 아이가 큰다음에 입양했었어요.

    심란해하지 마시고 남편과 지금 글에 쓴 마음처럼
    이런이런 상황이다 라고 솔직하게 상의 결정 하세요.

    아가와..님의 마음이 가장 중심이 되어야 하는 시기잖아요.
    다행히 남편분의 애정이 돈독하시니까
    아내의 입장을 잘헤아려 이 문제를 해결할 절충안을 찾으실수 있을 꺼예요.


    기본적으로 아들내외의 삶이 시부모님의 결정권에 달린게 아니니
    다시 어떤 문제로 속상하시더라도
    남편분과 잘 헤쳐나가시기를 바래요.

    시부모님과의 문제는 무슨 생과 사의 문제도 아닌데..
    기본적인 효도 하시면 되죠..

    무슨 불효하라는건 절대 아니구요..
    가지고 계신 기본마음이 좋으시니
    너무 지나치게 눈치 보면서 억지로 하는것은 길게 가지 못하니까요.

    무엇인가를 결정하실때 우선 순위를 세워보시는건 어떨지요.
    그러면 설마 시부모님들이 님의 삶을 결정하는 우선 순위는 아니잖겠어요..^^

  • 2. .
    '09.11.1 1:06 PM (118.176.xxx.29)

    근데 그 강아지는 어디로 돌려보내는 건가요? 파양되면 강아지도 상처를 받습니다. 사람만큼...

  • 3. 돌려보내세요.
    '09.11.1 2:44 PM (211.224.xxx.174)

    돌려보내세요..하루라도 빨리 돌려보내셔야 강아지가 좋은 곳으로 다시 입양 갈 수 있습니다.

    님이 시부모님께 적절히 대응해서 님의 삶에 간섭 못하게 할 강단도 없으시고,

    무엇보다 님이 지금 힘들어서 강아지 수발을 못하시겠다고하니

    하루라도 빨리 돌려보내서 강아지가 좋은 부모 찾을 수 있게 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 4. 어디로?
    '09.11.1 3:19 PM (110.9.xxx.194)

    돌려보내신다는건가요..
    뭐 구구절절이 시부모님 별나다는 말씀을쓰셨지만,,
    결국,, 아기도 있고 몸이 힘들어서 강아지 뒤치닥거리하기 힘들다는 말씀으로 보이는군요..
    그럼 어쩔수없네요.. 어디론지?,, 돌려보내셔야죠..ㅠㅜ
    한번 끝까지 못키우고 남을 준다던지 하면,, 계속 끝까지 못키우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군요..
    유기견 봉사하시는분 말씀이...

  • 5.
    '09.11.1 3:25 PM (115.136.xxx.24)

    생물이라 환불이 안된다 하더라도,, 환불은 못받는다 하더라도
    돌려보내심이 나을 것 같아요,,,

    아이가 아직 어려 엄마손이 많이 필요할텐데 강아지까지 챙기려면
    많이 힘드실 거에요,,

    더구나 독특한 시댁과 관계 유지하며 지내려면 더더욱 스트레스 받으실테구요,,

    이번 건은 님의 기르겠다고 결정하셨던 건도 아니고 남편분이 상의없이
    데려오신 일이니,, 님이 비난받을 일도 아닙니다,,
    개도 물론 중요하고 상처받게 해서 미안한 일이지만
    아무래도 개보다는 사람이 먼저인걸요,,
    내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고 개도 행복하고 그런 것 아닐까요,,

    개를 기르는 집 아이들이 오히려 면역력리 강화된다는 실험결과를 들은 적이 있어요,,
    한마리보다는 두세마리를 기를 경우 더욱 면역력이 강화되고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경우도 줄어든다 하더군요,,

    하지만 개를 기르는 게 좋니 나쁘니를 떠나
    제가 보기엔 님께서 지금 개를 기르시는 건 님과 가족들의 행복을 위해서
    별로 좋지 않아 보이네요,,

  • 6. ...
    '09.11.1 3:27 PM (121.130.xxx.87)

    씁쓸하네여...
    님 사정도 딱하고....
    파양되야 할 어린 생명도 딱하고......................

    헌데 배변문제....
    키워보셨다니 아시겠지만..견주가 훈련하기 나름입니다.
    하물며 사람도 태어나서 바로 배변을 못가리는데
    강아지가 혼자서 가리길 바라는 건 아니시져?

    배변등의 문제는 핑계고...
    현재 님이 심신이 지쳐 다 귀찮으신 것 같습니다.

    전쟁치르고 강아지 델고 오신 남편분이야 허무해 하시겠지만....
    님은 아가 하나 돌보기도 벅찬 상태신 것 같고,,,,
    강아지 천덕꾸러기 되기 전에..아직 어려서 자기가 버림받았다는거 인지 못할때..
    좋은 가족 찾아 주세여...


    그리고...진심으로 다시는 집에 반려견을 들이지 마시라구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생명입니다.
    끝까지 거둘 자신이 없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입양했다,파양하구...
    그렇게 버림받은 수많은 반려견들이 얼마나 끔찍한 고통속에 죽어가고 있는 지 아신다면,
    그리들 가볍게 처신하실 수 없을텐데여....
    답답한 마음입니다.

  • 7. 제가
    '09.11.1 5:02 PM (210.123.xxx.199)

    16개월 아기 키우고 있어서 원글님 마음 알아요.

    강아지 사랑하시는 분들 보기에는 무책임하고 못마땅할지도 모르겠지만, 자기 입으로 들어가는 밥도 제대로 못 챙겨먹는 시기에 어떻게 강아지를 키우나요.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마시고, 남편에게 여기 쓴대로 조곤조곤 말씀하시고 강아지 돌려보내세요. 현명하고 따뜻한 분 같으니 잘 해결되실 겁니다.

    그리고 원글님이 강아지 데리고 왔다 보내는 것도 아니고, 원글님 남편이 상의도 없이 데리고 왔다는데 너무 나무라는 댓글들이 있네요. 강아지도 생명이지만 원글님도 생명이고 원글님 아기도 생명이에요.

  • 8. 남편 분에게
    '09.11.1 5:11 PM (220.117.xxx.70)

    잘 설명하셔야겠네요.
    너무 마음이 착한 분이었는데.. ^^

  • 9. 지금은
    '09.11.1 6:26 PM (220.75.xxx.204)

    힘드시겠지만
    강아지 배변은 곧 가릴것이고
    아기도 제법 컸으니
    정서적으로 강아지가 도움이 될 수도 있지않을까요?
    지금 시점에 강아지를 버림은
    남편이 너무 우스워질 거 같아요.
    전 강아지를 싫어하지만
    그래도 저라면 키울거 같은데...

  • 10. 어디로..?
    '09.11.3 2:24 AM (121.158.xxx.95)

    어디로 돌려보내실껀가요?
    만약 돌려보내기 정 그러시면...
    제가 강아지동호회 몇개 들어놓은곳이 있는데...
    회원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잘 키울만한 분들이 계실꺼같아요.
    싸이 방명록에....글 남겨주세요. www.cyworld.com/glara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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