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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의 생각?성격?차이 극복할 수 있을까요?

너는 상행선 나는 하 조회수 : 749
작성일 : 2009-10-27 10:59:04
전 성격이 좀 예민하고 까칠한 편입니다. 남편은 아기자기하고 자상한 편이구요. 결혼 초에는 남편이 저한테 많이 양보하면서 살았어요. 그래서 별로 다툰 기억도 없습니다.

지금은 결혼 7년 차, 슬슬 권태기가 오나봅니다. 삐걱거리는 부분이 너무 많아요. 사실 둘 다 서로 애틋하게 사랑해서 결혼한 케이스는 아닙니다. 만나다 보니 어떻게 결혼까지 가고, 살면서 정이 들어가고 그랬는데 지금은 너무 자주 다투니 그넘의 ‘정’도 다 없어질라 합니다.

두 사람의 생각이 너무 차이 나서 힘듭니다. 원칙적인 부분에서부터 사소한 일에서까지요. 누군가 “부부는 서로 마주보지 않으면, 서로 같은 곳을 봐야 행복하다”고 했는데 저희는 서로 딴 곳을 보는 경우라 할까요.

사소한 예를 들어볼게요.

저의 시댁과 친정은 다 시골에서 어렵게 자식들을 키웠습니다. 그런데 시댁의 경우는 돈 아끼느라 자식들도 잘 먹이지 않고, 잘 입히지 않으면서 돈을 모았습니다. 물론 그 돈은 장남인 제 남편이 사업 한답시고 탕진해버렸지요.
친정은 반대 경우입니다. 저축은 없지만 자식들은 남부럽지 않게 먹이고 입혔습니다.

문제는요, 제 남편은 시댁의 영향을 받아서 “무조건 아끼자”입니다. 비싼 밥 먹어도 다 XX으로 배출되면 그만이다, 아무거나 배 부르면 된다. 애 교육도 비싼 학원에 보낼 필요 없다, 공부 잘하는 넘은 알아서 잘한다 이런 마인드입니다. 그러니 투자 같은건 꿈도 못 꿉니다. 쥐꼬리만한 월급을 꼬박꼬박 저축하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제 생각은 다릅니다. 사람이 살면 몇백년 사는 것도 아니고, 물론 자식에게 물려줄게 있고, 우리 노후도 걱정해야 하지만 적당한 선에서는 즐겨야 한다는게 제 주장입니다. 살림을 말아먹으면서 비싼 옷 사거나 그런건 아니고 가끔 외식이나 여행 같은 것도 하고싶은데, 그리고 하나밖에 없는 애한테도 정도껏은 해주고싶은데…

주식이니, 펀드니, CMA니 하는 것도 다 제가 알아보고 조금씩 투자도 해보고 그랬습니다. 남편은 처음엔 항상 무조건 반댑니다. 그러다가 제 고집을 못 꺽고 제가 조금이라도 수익을 얻으면 즘즉해집니다.

암튼 매사가 다 이런 식입니다. 두 사람이 항상 생각이 어긋납니다. 물론 누가 옳다 그르다 시비를 캘 수도 없고 캘 필요도 없는 문제입니다. 타인이라면 아 저 사람은 저렇게도 사는구나 하고 넘어갈 문제인데 저희는 부부니 그럴 수 없습니다. 사소한 일은 부딪치는게 싫어서 각자 제 생각대로 처리하지만 애 교육이나 투자 같은 문제는 혼자서 할 수도 없는거고. 대화도 수없이 시도해봤습니다. 근데 생각의 뿌리라 할까요, 그런 근본적인 것이 변하지 않는 한 누구도 상대방을 변화시키지 못할 것 같습니다.

힘들때면 심각하게 이혼도 생각해봅니다. 남편도 마찬가지겠지요. 애가 불쌍해서 또 생각차이만 빼면 이혼할 사유도 따로 없습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고맙구요, 님들은 이런 케이스가 없나요? 부부간 성격 OR 생각차이를 극복하고 잘 살고 있는 님들의 고견 듣고싶습니다.
IP : 58.225.xxx.49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10.27 11:11 AM (220.72.xxx.151)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 밖엔 없어요..사고치는 남편보단 나아요..

  • 2. ..
    '09.10.27 11:34 AM (115.23.xxx.206)

    저희도 다른 부분이 맞지 않아요..
    하지만, 서로 맞춰야지 어쩔수 없죠.. 일단은 누가 수긍하는게 중요한데요..
    그게 내가 될지, 남편이 될지.. 그 판단이죠..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서로(남편과 아내..)다 맞다고 할껍니다..
    그냥 성격차이고,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거니까요..
    그냥 맞춰가고, 그냥 또 꺽여져 가고. 해야 합니다..
    어쩝니까.. 내 속으로 낳은 내 자식도 맘대로 안돼는데..
    하물며 30년간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았는데요..
    저의 방법은 이렇습니다.
    1. 한번 말한다..
    2. 두번, 세번 더 말한다..(지도 사회적 동물이고, 배울만큼 배웠는데.. 생각이 있음 바뀌겠지.)
    3. 잔소리를 한다..(서로 극에 받친 관계.. 주로 아내가 열받아 있겠죠..)
    4. 포기한다.. (그냥 너는 너.. 나는 나를 인식한다..)

    전 신혼때 1-4번까지 했어요.. 하다 지치더라구요..
    그러다 3번을 빼고 그냥 1,2,4로 건너뛰는 해탈의(??) 경지까지..
    오래살았냐고요?? 낼모레 3주년입니다..

    원글님 이세상 조금은 즐기고, 편하게 살고 싶다고 하시죠??
    맘 편한게 제일 잘 즐기고 사는겁니다..
    한번뿐인 인생 즐기면서, 맘편하게, 여유있게 사는게 별거 겠습니까..
    그냥 4번으로 밀고 나가시는게 어떠세요??

  • 3. ㅎㅎ
    '09.10.27 11:39 AM (211.109.xxx.18)

    문제가 너무 없는 부부 같습니다.

    남자들은 대개 다 같습니다.
    아이들 학원교육 거의 다 반대지요,
    하지만 때되어서 다른 집 애들보다 성과가 안좋으면 그때 화내지요,
    전요,
    남편이 반대할 때마다 남편에게 한 말이 있습니다.
    당신도 학원도움 좀 받았다면 지금쯤 서울대 가고도 남았을 거라고,
    그러면서 중학교때 애들 학원좀 보냈는데,
    애들이 좋은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좋은 대학교에 들어가니까,
    다 아내 덕이라고,
    지금도 아이를 잘 키운 건 다 내덕이라 합니다.
    학원도 잠깐입니다.
    중학교때 시간도 많고 집에서 마냥 놀리기도 그렇고, 심심풀이삼아 다니게 하는 게 백 번 낫죠,
    전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읇는다'는 표현을 좋아합니다.
    하물며 개도 아닌 사람인데,
    남편을 잘 요리하세요,

  • 4. ...
    '09.10.27 12:22 PM (98.248.xxx.81)

    결혼 후 7년 정도면 한참 권태기가 찾아올 무렵이지요.
    서로 생각이 다르면 일단 대화도 잘 안되고 무슨 얘기를 해도 서로 감정을 건드리게 되니 많이 힘드실 거에요.
    그런데 현재 남편이 어떤 큰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 단순하게 서로의 생각과 의견이 틀리다고 헤어진다면 10년 이내 부부들은 대다수가 이혼할 거에요.
    실제로 미국은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 교실에 가보면 반 정도가 이혼가정입니다. 권태기를 못 이긴 케이스들이지요.
    대부분의 부부들이 서로 많이 달라요.
    그런데 누가 얼마나 비숫한 생각을 하는 부부인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서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나와 다른 배우자를 포용할 수 있는지 각 배우자의 능력이랍니다.
    두 분 중 한분이라도 상대를 포용할 수 있는 유연성이 있다면 그 결혼은 희망이 충분히 있는 것이고 두 사람 다 그렇지 못하다면 조만간 이혼으로 갈 수 밖에 없는 분들인 거지요.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유연성이 없는 분들은 재혼을 한다 해도 그다지 나을 게 없고 오히려 꼭같은 문제가 더 불거지게 되지요. 왜냐하면 초혼에서 상대를 이해하려는 의지와 재혼은 또 다르거든요.
    아이가 있으신 분이니 아이를 위해 본을 보이겠다는 심정으로라도 남편과의 차이를 잘 풀어나가세요. 생각차이로 헤어지는 부모를 보고 자란다면 아이도 남과의 생각 차이를 수용하지 못하는 힘든 삶을 살 거에요.
    성적인 부분에서의 문제는 없으신가요.
    권태기의 이유 중 하나는 부부간의 섹스리스도 있답니다.
    이 부분도 간과하지 마시고 살펴보시고 잘 해결해가시기 바랍니다.

  • 5. 원글이
    '09.10.27 1:57 PM (58.225.xxx.49)

    주옥같은 댓글들 정말 고맙습니다. 저 심각하게 반성하고 있습니다. 윗님 말씀처럼 저만 생각을 약간 바꾸고 남편을 좀 더 이해하려고만 노력한다면 저희 부부는 정말 문제랄게 없는 부부입니다. 아마도 신혼초부터 항상 남편이 양보해서 그게 버릇이 된 지금 제 마음이 그걸 용납하지 못해서 스스로가 많이 화가 나기때문으로 생각됩니다. 저부터 까칠한 성격 둥글게 만들고 남편을 좀 더 이해하려고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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