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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잔소리에 상처가 쌓이네요.
벌써 6개월이 넘었네요.
결혼하고 줄곧 남편이 저질러 놓은 빚때문에 육아휴직중에도 과외를 하는 등 힘들고 바쁘게 살다가
집에 들어와 애들 뒷바라지 하고 잘 못하지만 이것저것 살림 해보니 재밌어요.
그런데 저 정말 살림 못해요.
항상 지저분하고
널어져 있구요.
그나마 요리는 자신있는데,
남편은 집에 늦게 들어오기때문에 제가 차려주는 밥은 아침밥이 유일해요.
그것도 푸지게 차려주면 못먹는다고 간단하게 달래서 국+밥 이 전부에요.
시아버님, 시어머님, 작은어머님 다 잔소리로 저를 말려죽이려고 하더니
남편도 예외가 아니더라구요.
사람이 좀 실수하고 못하면 다독이고 같이 웃어주고 다음에 챙길때 같이 거들어줄 생각은 없이
그저
또 없냐? 도대체 넌 왜 그렇게 정신이없냐?
옷다린거냐? 이게 다린거냐? 차라리 구겨입는게 낫지
애들은 추운데 내복은 왜 한개 넣었냐?
애들 로션만 넣으면 어떻게 하냐? 크림을 넣어야지 요즘처럼 찬바람 불면 로션 갖고는 택도 없다 몰랐냐? 어떻게 그걸 모르냐?
등등 아주 구석으로 몰아 넣어요.
주말동안 시누이네집에 다녀왔어요.
명절에도 못뵙고 근처남편 교육이라 겸사겸사 갔어요.
시누이와는 사이가 좋아서 즐겁게 보냈는데,
시누이 집에서도 하루종일 잔소리~
내려오는 6시간 차안에서도 잔소리~ 정말 미치겠더라구요.
그렇게 못 미더우면 짐 꾸릴때 같이 좀 꾸려주지, 자기 반팔 티셔츠 안 넣었다고 어찌나 또 잔소리를 해대던지.
제가 기가 팍 죽어서 조카애 반팔티셔츠 찾아 입혀주었네요.
평소에도 전 그냥 배시시 웃으면서 내가 실수했어. 그러고 말았죠.
말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두번이라고
마치 선생이 덜떨어진 애 혼내듯 어쩔수 없다는듯 그 우월감에 찬 표정하고는 말이죠.
사건은 어제 집에 도착해서요.
전 애 숙제랑 준비물 챙겨주고 , 음식물 쓰레기 버리고 들어오는데
저를 정말 벌레 보듯이 보고 있더라구요
"난 도저히~ 너를 이해할 수도 이해하고 싶지도 않다. 넌 상식이 없냐?"
이러더군요.말하는 뽄새하고는
"뭐가?"
했더니
제가 금요일에 급하게 올라가면서 작은 화분하나를 (말라죽어가는) 냄비에 물받아 넣어 두고 갔어요.
전 그저 화분이 살아난게 더 기쁠 뿐이데 남편은 더럽게 화분을 음식 해 먹는 냄비에 넣은걸
소스라치게 놀란거죠.
네.... 제가 좀 생각은 없었죠.
세숫대야나 아님 행주 삶은 냄비에라도 담궈 두면 되었는데, ....
"야, 어떻게 인간이 이렇게 까지 할 수가 있냐? 넌 뭐냐? 도대체. 그래놓고는 저 냄비에 또 국끓여서 먹을테지.
그게 말이 되냐? 그게 상식적으로 너는 이해가 가냐? 뭐냐? 도대체 . 나는 도저히`~~~ 이해가 안간다"
주절주절주절주절
정말 폭발해버리고 싶더군요.정말 내용을 떠나서 그 벌레씹은 표정과 저를 인간이하의 짐승처럼 대하는 태도에
정말 상처받았어요.
그 뒤로 냉전중이에요.
제가 원하는 건 제 실수에 대해서 남편이 부드럽게 말해주고, 또 자신이 할 수 있는건 하라고 하고 싶어요.
" 이 냄비 박박 끓여서 소독해서 써야겠다."
이렇게만 나와도
"아 맞다. 내가 왜 이 냄비에다 화분을 담궜을까? "
하고 조심했을거에요.
정말 화나는건 남편은 저 뽄새 없는 잔소리톤과 표정과 저를 무시하는 태도에요.
지금도 자신이 잘못한건 0% 없이 오로지 제 잘못이라고 생각하는게 제일 화가 나요.
아 진짜....제 자존감이 낮아 지는것 같은 이기분 아세요?
땅으로 꺼지고 있는것 같아요.
이 잔소리에서 해방되는길은 제가 남편의 시중이 되어서
아침에 일어나면 빳빳한 와이셔츠, 속옷, 양말을 척 갖다 바치고
그날그날 새로한 밥과 뜨겁지 않게 따끈한 국을 내밀고,
공손히 다녀오라 인사하고
집안을 반질반질 먼지 하나 없이 치우고 모든 물건을 제자리에 정리정돈하며
저는 군살 하나 없이 몸매를 가꾸고 피부를 가꾸고
남편이 올 시간이면 아이들의 숙제와 독서와 모든일을 마치고 남편이 운동을 가거나 사우나를 가거나
개인시간을 갖게 해주고, 일주일에 평균5일을 늦지만 (새벽1시귀가) 들어오면 따뜻히 웃으며 맞아주고
전화 한통 걸지 않고 그저 믿어주어야 하며 주말엔 남편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세끼를 따박따박 차려주고
빚더미인 남편의 재정상태에도 군소리 없이 살아야 하는걸까요?
아~ 진짜 이번 기회에 아예 포기해버릴까 싶어요.
1. 실례지만...
'09.10.26 9:41 AM (211.114.xxx.113)진심으로 딴지 절대 아니고요...
서로 진심으로 열렬히(?) 사랑해서 결혼하셨나요?2. --
'09.10.26 9:47 AM (211.109.xxx.189)님께서 조심 못하신 부분도 있는데요
평상시에 잔소리가 좀 심하신 분이네요
잔소리엔 잔소리 하지말구 니가 하던지,,,로 좀 강하게 나가세요
잔소리에대한 잔소리가 필요하더라구요3. 경험자
'09.10.26 11:02 AM (59.16.xxx.16)우리 남편도 잔소리가 심한편이에요..(말에 강도는 원글님 남편보다는 덜한거 같아요)
저도 처음엔 스트레스가 상당히 심햇는데요,
근데 지금 나름 두가지 방법을 번갈아 쓰고 있어요..
한가지는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린다~
잔소리하면 그냥 생글생글 웃으며 듣다가.. 빨리 대답해줘요
'어~알았어~ 미안~내가 실수했넹~다음부터 잘할께~'
잔소리 시작할때 그렇게 대답하고..계속해서 잔소리하면
그냥 다른이야기로 화재를 돌리거나 다른방으로 피신?합니다..ㅎㅎ
그리고 두번째방법은
잔소리하면 '내가 잘 못하니까 오빠가 해~' 뭐 이런식에 답을 해주거나
'그럼 다음부터는 직접하세용~~'하며 이야기 해줍니다..
물론 이것도 웃으면서..
그럼 그냥그냥 넘어가더라구요..
잔소리하는거 너무 귀담아 듣지 마시고,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
정말 자기만 손해더라구요
나도 그냥 가볍게 받아 친다는 느낌으로 대하시면 괜찮은거 같아요4. 잔소리대왕
'09.10.26 11:09 AM (180.66.xxx.44)울남편...포기할때도 되었는데 가끔씩 살아나나봐요. ㅎㅎㅎㅎㅎ 울컥 하네요..
전... 집안 정리 이런거 잘 못하기도 하지만... 모든게 다 필요하니 이게 왠 일이래요...
버리는 기술..이란 책 빌려다 볼때 옷 왕창 버리고는 또 ...제자리...
버리는건 죄악 이라고 생각해서 집안이 영...넓어질 때가 없어요.
전 노력해도 남편은 제가 영 안한줄 안다는..ㅋ 왠만히 해도 남편 기준에 못미치니 비극적 결혼이지요. 에휴5. ...
'09.10.26 2:16 PM (125.137.xxx.165)남편이 원글님에 대한 애정문제지 님의 문제가 아니랍니다. 님은 잘못 없어요.
아무리 살림 못사는 여자라도 자기 마음만 있으면 것두 이뻐보이기 마련입니다.
그냥 나는 나대로 살란다 식으로 밀고 나가세요.
어찌 부부가 한쪽만 맞춰주고 산답니까 서로 맞춰가면서 살아야지요..
울남편도 만만찮은 잔소리쟁이인데 전 모르쇠로 나갔습니다. 난 이게 한계야(어쨌던 저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으니까요)하면서..
세월 지나니 남편도 알아서 포기하고 알아서 자기 몸 놀려 집안 일 하더라구요..
원글님, 자책하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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