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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다니는 대기업 관두겠다는데... 뭐라고 말릴지...

조언 절실... 조회수 : 1,569
작성일 : 2009-10-24 15:43:31
제 남동생이요. 서른 중반에 대기업 연구직입니다. 자세히 쓰면 좀 그렇지만, H자동차연구원.
박사학위받고, 졸업후 바로 갔어요. 진급이 상당히 빨라요...
3년 좀 넘었는데, 그만둘거랍니다.
이유를 들으니... 주위 수많은 직장인들에게서 들었던 똑같은 레퍼토리에요.
<자기계발과 만족과 보람을 느낄 수 없는 상명하달식 주먹구구식 일처리와 갑갑한 조직관계, 그리고 진급이 빠른만큼 40초반이면 벌써 나갈생각 해야한다, 너무 생명이 짧다>
이것 참 들을만큼 많이 들은 이야기.
그리고 뭘 하느냐면...
그만두는 것보다 계획을 들으니 더 기가 막힙니다.
사교육시장에 뛰어들거랍니다.
운영도 하고 강의도 하고.
제일 친한 친구랑, 처남이 지금 아주 잘 하고 있거든요. 돈도 자기 연봉의 서너배라네요.
같이 할거랍니다...
진짜 솔직히 어이가 없습니다. 대한민국 사교육이 돈 되는거 맞지만, 그렇게 열심히 힘들게 공부해서 사교육에...
자기말로는 돈때문이 아니래요. 회사에 진절머리 난다네요. 완전 맘 떴다네요.
아니, 직장인이 그럼 대단히 보람과 긍지갖고 다니는 사람 얼마나 된다고?

아직 애도 없습니다. 올케 교사입니다.
어머니는 우리어릴적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아들딸 결정 존중하셔서 깊은 간섭 안하십니다.
저한테 이야기 들으시더니  "지금 얼마나 편한 밥 먹는 줄 모르고..." 딱 한마디 하셨습니다.
올케는 처음에 물론 말렸지만 옆에서 스트레스받는것 보니 원하는대로 하게 해주고 싶대요.
애 둘에 아내는 전업주부인 울 남편같으면 저런 황당한 계획은 짜지 않을텐데...
어릴적부터 자동차를 너무너무 좋아해서, 온갖 장난감들 다 자동차계통으로 사더니 크면서 내내 자기는 자동차를 공부하겠다고 그랬습니다.
그래서 재수까지 해가면서 기어이 원하는 학과들어가서, 장학금받고 열심히 잘하고,
박사까지 할거라며 옆으로 한번 쳐다보지도 않고 충실히 해서 교수님들 수족처럼 데리고 다니고,
대기업에서 미리 찍어서 학교마치고 바로 들어갔습니다...
회사에서도 장기출장도 몇번 보내고 프로젝트도 중요한 것 맡겨서 참 인정받고 다니는 걸로 압니다.
그래가지곤 3년다니고 저럽니다.
그 친구랑 처남도, 전교 1등만 한 사람들입니다. 학벌 최고입니다. 그리고는 사교육하고 있습니다...ㅠㅠ
저 너무 실망스럽고요, 슬프고 안타깝습니다.
초등학생때부터 엄마없이 잘해내서 얼마나 자랑스럽고 대견했는데... 교수님 칭찬들으며 졸업사진찍을때 눈물날만큼 감격했는데... (엄마없어 제가 나름대로 신경 많이써서 엄마같은 누나라고 그래요)
대기업 오래못다니는것 알아요. 그럼 거기서 관계되는 회사나 연구쪽으로 가야지, 이게 말이 됩니까?
당연히 돈은 더 벌 수 있겠죠. 그런데 대한민국 현실에 맞춰서, 잘되는 사교육이라...

혹시나 아는 사람 있을까봐 글 올리는것 많이 망설였는데 제가 너무 답답해서 조언 구합니다...
올케나 동생에게는 일단 얘기만 듣고 뭐라 말은 안했는데, 부부가 결정했으니 그냥 가만있어야 할지...



하긴 이제와서 제가 뭐라고 한들 먹히겠어요? ㅠㅠ 엄마도 아니고... 결혼한 성인인데...
IP : 123.248.xxx.172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누나의마음
    '09.10.24 4:06 PM (220.116.xxx.23)

    같은 누나로서 누나의 맘이 절실히 느껴지네요. 그런데 결혼한 남동생 미래를 걱정하시는 만큼 남동생은 그런 누나의 맘을 몰라요. 조언은 해주시되 너무 깊이 개입마세요. 서로 상처로 남는 경우가 간혹 생기더라구요... 남동생들이 누나의 이런 맘을 알아주면 좋으련만,,,,

  • 2. ...
    '09.10.24 4:07 PM (219.240.xxx.111)

    남들이 볼때는 정말 소위..이러죠 ..미친거아녀? 박차고 나오게..
    말 못한 만큼... 속에 힘들고..갈등해서 그런이야기 하는거에요..
    저는 이해가 되네요..돈만 아니면..동생분만큼 능력있으면 저도 나가고 싶네요..회사...
    자신이 하고 싶은 일 하면 사는게.. 정신건강에 ...장기적으로도 좋다고 생각해요..

  • 3. .
    '09.10.24 4:08 PM (121.135.xxx.221)

    해봐도 후회 안해봐도 후회할텐데 그냥 두세요.
    저도 대겹다니는데 저희 부서에서 27살짜리 신입사원이
    꿈을찾아 나간다고 나갔습니다.
    학력이나 조건봐선 다신 대겹들어오기 힘든청년이었지요.
    옮긴곳에서 박봉에 매일 밤새고 그러고 다니는데
    그래도 그게 좋다는데 누가 말리나요.

  • 4. ///
    '09.10.24 4:48 PM (121.168.xxx.181)

    걱정하지마세요 남편도 유명대학 박사...하지만 사업한다고 나왔네요 어찌 어찌 이끌어가는데 전 전업주부구요 ..직장 다니는거보단 낫네요 ,,,,

  • 5. 글세 ..
    '09.10.24 6:34 PM (220.86.xxx.176)

    메가스터디의 손주은 같은 사람도 있으나..
    힉원은 엄마들 맘,아이들 맘 다 사로 잡아야 되는데..가르치는 것도 잘 가르쳐야 되지만..

    학원 생각보다 많이 힘들다고 들었어요. 수능끝나야 몇주 쉬나..교재도 써야 되고 ..
    학부때 학원강사로 바로 나갔던 친구들이 연봉은 훨씬 많이 받았으나..

    동생분 보고 잘 생각해보라고 ..안좋은 점까지도 ..
    학교때 알바를 전혀 안해보았는지?

    그래도 하신다면 ..어쩔 수 없고..저도 이과 출신이라 한때 그런 생각을 해보아서..

  • 6. 나와서 겪어보니
    '09.10.24 9:42 PM (116.124.xxx.102)

    <자기계발과 만족과 보람을 느낄 수 없는 상명하달식 주먹구구식 일처리와 갑갑한 조직관계, 그리고 진급이 빠른만큼 40초반이면 벌써 나갈생각 해야한다, 너무 생명이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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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

    제가 참 배부른 소리를 했더라구요.

  • 7. ..
    '09.10.24 9:55 PM (219.250.xxx.124)

    같은 회사 다니시네요. 그리고 가진 조건도 비슷하구요.
    그런데 40초반.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고 무척 바쁩니다.
    40초반이면 나갈생각을 해야 한다니 의외인데요. 주변에 스스로 그렇게 나가는 경우는 없구요. 보통 계열사로 직급 올라가 가던지.. 정말 짤리는 경우 없던데요.
    제 생각엔 마음이 그냥 뜬거지 그런 핑계는 아니라고봅니다.
    주먹구구식 일처리요?
    정말 배가 부르셨네요. 그 주먹구구식 일처리를 하느라 매일 야근에 철야에 주말에 출근하는 사람도 있는데요.
    그 회사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될거 같으면
    그 이름이 유지가 될까요?
    그분이 그리 생각한다면 그 회사는 그런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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