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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의 거울 (펌)
암튼 자존감땜에 고민하는 제게 도움이 되었던 글입니다. 다른분께도 유용했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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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혼자서는 살 수가 없다. 늘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삶의 새로운 의미를 얻어가는 것이다. 이러한 인간 관계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아마도 상대로부터 자신을 인정받는 일일 것이다. 상대가 나를 아껴주고 인정해준다는 그 느낌을 위해서 때로는 생명을 걸고 때로는 이름을 걸고 무언가를 어렵사리 해낼 수도 있다.
아이들에게도 남의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어쩌면 어른보다도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부분일지도 모르겠다. 아직 자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시기이기 때문에 특히 유아기와 유년기에 걸쳐 부모의 인정에 의해 아이가 평생 지니게 될 자존감이 올바르게 형성될 수 있다.
아이와 하루를 지내다 보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아이가 엄마에게 자신이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애쓰는지 쉽게 알 수 있다. 태어나서 목을 가누고 옹알이를 시작할 때부터 아이는 엄마의 반응을 주시한다. 무엇이든 한 가지씩 새롭게 배워갈 때마다 엄마가 지르는 환호성과 감탄사에 의해 아이의 성격이 형성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나 하나씩 성취하고 이루어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느낌보다는 엄마의 반응에 더 많이 주의를 기울이기 때문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엄마의 반응을 'mirroring' 이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거울처럼 아이가 성취한 것을 비추어 주며 함께 기뻐해주는 것이다. 아장아장 처음으로 걸음을 떼는 아이들의 경우를 봐도 한 걸음씩 걸음을 옮길 때마다 엄마의 표정을 살피면서 엄마가 감탄을 하는 모습을 보며 한껏 좋아하곤 한다. 그 어린 나이에도 엄마가 기뻐하고 좋아하는 일을 했다면 자신은 정말로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자연스럽게 발전이 되는 것이다.
엄마가 적시에 적당히 거울 노릇을 해주지 못했을 때 아이들은 자신감을 잃는다. 더불어 자신의 가치를 정하는 데에 있어서 지나칠 정도로 인색해진다고 한다. 어떤 일을 해도 성취감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남이 시키는 일을 제외하고는 스스로 어떤 일을 시작하는 능력도 떨어진다.
반면에 지나친 감탄과 환호는 아이를 비현실적인 사람으로 만들게 된다. 아무 것도 아닌 일에도 남들이 다 알아주고 감탄해주지 않으면 쉽게 상처를 받고 무슨 일이든 남이 알아 주지 않으면 하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이 이에 속할 것이다. 독불장군이 되기도 쉽고 이기적인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인정을 통한 자존감 확립에는 원하는 만큼의 인정을 받지 못했을 때에 정도 이상의 상처를 받지 않는 일도 포함이 되어야 한다. 학교에서나 친구들로부터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을 때에도 스스로에게 확신을 주면서 '그래도 난 잘 할 수 있어' 를 외칠 수 있기 위해선 엄마 아빠가 확실한(?) 울타리가 되주어야 함은 물론이다. 어떤 일에 실패를 했다 해도 남들에게 조롱을 받을 정도가 되었을 때에도 엄마와 아빠가 아이를 사랑하는 정도에는 변함이 없다는 사실을 확신시켜 주어야 하는 것이다.
교육심리학자 제임스 답슨의 'Hide and Seek(숨바꼭질)' 이라는 책에는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 암살범이었던 리 하비 오스왈드에 관한 예화가 등장한다. 오스왈드는 홀어머니 밑에서 몹시 가난하게 자랐는데 가난보다도 그를 더 힘겹게 했던 것은 어머니의 냉대였다고 한다. 그의 어머니는 그가 무슨 일을 하든지 폭언과 경멸을 일삼으며 '네가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생각을 심어주었다. 어머니에게 제대로 사랑을 받지 못하니 의기소침해져서 학교에서도 따돌림을 받게 되었고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구한 뒤에도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삶의 연속이었다.
후에 러시아 망명 시절에 만난 여인과 결혼을 하게 되는데 어쩐 일인지 처음에는 고분고분하던 그녀도 그의 어머니 못지 않게 그를 모욕하고 경멸하게 되었다. 어느 날 심한 부부싸움 끝에 그가 집을 나갔다가 돌아오니 아내가 친구와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아내는 친구 앞에서 무릎을 꿇어가며 사과하는 그를 매몰차게 몰아무치며 집에서 쫓아내버렸다.
그 길로 나와 한 많은 인생 뭔가 관심을 끌 수 있는 일을 저질러 보자고 마음 먹고 저지른 범행이 바로 대통령 암살이었을 것이라는 답슨의 가상 실화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의 나의 가슴 속에 한동안 남아 있었다. 나는 내 아이를 얼마나 인정해주고 용기를 주며 키우고 있는가. 나자신도 모르는 수많은 시간들 속에서 아이의 자존감을 짓밟으며 기운빠지게 하는 엄마는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한동안 착잡한 기분이었다.
성격도 특기도 한없이 다른 아이 넷이 꼭같은 점이 있다면 뭔가를 새로 하게 될 때마다 엄마 아빠에게 보여주고 인정을 받고자 하는 욕구의 표현일 것이다. 하루종일 아이마다 외쳐대는 "엄마, 나 좀 봐. 이거 할 수 있다"를 수천 번씩 들으며 번번히 깨지지 않은 거울 노릇을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귀찮을 때도 많고 귀가 멍멍할 때도 많지만 내가 깨진 거울이 되어버리면 아이의 마음은 나보다 더 큰 조각으로 깨져버림을 아는 이상 목이 아프도록 고개를 끄덕여 주고 눈이 뻐뻑해지도록 수십번씩 크게 떠주고 입이 아프도록 감탄을 해 줘야 한다. 늘 같은 몸짓과 대사로 거울 노릇을 하는데도 아이들은 나의 몸짓 하나, 감탄사 한마디에도 얼굴이 환해지기 때문이다.
언젠가 어느 엄마가 아들에게 보냈다는 편지의 한 대목이 떠오른다. '얘야, 언제고 네가 돌아오고 싶을 때에는 U 턴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라'는 말이었다. 뭔가를 잘 해냈을 때에만 인정을 받고 사랑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이 잘 되지 않아 좌절되고 외로울 때에도 엄마 아빠는 늘 꼭같은 마음이라는 걸 내 아이들도 알고 있을까.
1. 아마도
'09.9.22 9:44 PM (114.129.xxx.42)동경미님 글이 아닐까 싶네요. 82에서도 좋은 글 자주 올려주시는 분이에요..^^
역시나 좋은 글이네요. 저장해놓고 볼거에요. ㅎㅎ2. ..
'09.9.22 9:46 PM (122.46.xxx.33)아하 검색해보니 바로 이 싸이트에서 제가 저장해놨던 글이네요
제가 기억력이 어떻게 됐나봐요
왜 댓글이 안달리나 했더니... ㅠㅜ
저 너무 챙피합니다.... 글 그냥 내릴까요?3. ,,
'09.9.22 9:48 PM (180.64.xxx.70)아니여..내리지 마세요...다시 읽어도 좋은글인걸요...감사합니다..
4. ..
'09.9.22 9:48 PM (114.129.xxx.42)원글님 첫댓글 단 사람인데요. 내리지 마세요. 좋은 글이잖아요.^^
5. 동경미
'09.9.22 10:16 PM (98.248.xxx.81)제목이 너무나 낯익어서 깜짝 놀랐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6. 설라
'09.9.22 10:18 PM (222.98.xxx.43),,,,-_ㅡ;; 아,좀 더 일찍 깨우쳤다면,,
7. ..
'09.9.22 10:30 PM (122.46.xxx.33)원글이예요.. 벌써 원원글쓴님께서도 들러주시고 챙피하지만 글안내릴께요 ^^
그런데 사실 제가 자존감 때문에 많이 힘듭니다.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얻은 상처가 너무 크기도 하구요
아직도 부모님으로 부터 받은 상처가 저를 생활을 인간관계를지배하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로인해 인간관계가 너무나 힘들구요
어떻게 하면 제가 이 상처를 극복하고 앞으로 건강하게 살 수 있을가요?
제 자신을 관찰하여 제가 어떤 상태인지는 막연하나마 알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제가 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 그걸 알고 싶습니다..
그냥 막연하다마 답답한 마음에 한번 적어봤습니다....8. 펜
'09.9.23 12:14 AM (121.139.xxx.220)지나친 칭찬도 금물이고, 하지만 늘 곁에서 상처 받지 않도록 반응을 보여줘야 하고..
참 어렵지요.
머리로 알고 있고 그러려고 노력하고는 있지만,
실상 부모로서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아직 큰 문제가 있진 않았지만, 앞으로 커 갈 일이 창창하니깐..
어떤 상황, 어떤 곳에서도 굴하지 않는 꿋꿋함, 자신에 대한 확신..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
이것만큼 중요한게 또 있을까 싶어요.
그래서 꼭 자식에게 이것들만큼은 심어주고 싶은데, 늘 고민의 연속이네요^^;9. 아이에게
'09.9.23 1:05 AM (122.34.xxx.54)읽다보니 어디서 읽었더라 ..요즘 내가 읽고있는 책 이었던가 싶다가
동경미님 글이었다는거 생각나네요
저도 자존감이 많이 부족한터라 동경미님 글 꼼꼼히 읽었었죠
요즘은 ebs에서 했던 다큐 아이의 사생활을 책으로 만든걸 읽고있어요
제일 먼저 펼친 부분이 마지막장 자존감.
무슨일이든 시작하는걸 두려워해 항상 소극적이고 변화를 두려워하고 현실에 안주하려고하고
상처받을걸 가장먼저 걱정하고 이런 저의 성격도 자존감이 원인이더군요
이런 성격이 제 인생과 인간관계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었는지..
제 아이에게 공부나 학벌 이런것보다
제대로된 자존감을 갖게 해주고 싶어, 밑줄치면서 열심히 읽고있어요
원글님에게도 도움이 될거 같아 추천해드려요10. 동경미
'09.9.23 1:08 AM (98.248.xxx.81)제 원글보다 댓글이 더 많네요 ㅎㅎ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상처가 많을수록 우리는 자존감이 낮아지게 마련입니다. 자식을 가장 축복해주고 지지해줘야 하는 기본 근원으로부터 샘이 마르니 당연한 결과이지요. 그렇지만 그렇다고 낮은 자존감이 극복될 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우선 스스로를 귀하다고 여기는 연습을 하세요.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지만 나는 참 귀한 사람이고 존중받아야 할 사람이고 우선 나자신부터 나를 함부로 여기지 않겠디는 약속을 스스로와 하세요.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두 가지로 나뉩니다. 열등감이 많은 사람과 교만한 사람이지요. 저존감이 많은 사람일수록 남의 마음을 상하게 하면서 자랑을 하지 않는답니다. 자기 스스로 자신감이 있으니 남에게 구태여 인정받으려고 애쓸 필요가 없는 거지요. 어떤 사람은 이 둘 중 한가지만 있고, 어떤 사람은 둘 다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원글님의 경우는 어느 쪽이신가요. 열등감이 많은 분이시라면,
작은 일에서부터 나를 잘 대접하세요. 혼자 밥을 먹어도 예쁜 그릇에 담아 먹고, 남들과 함께 있을 때에도 무조건 숙여주지 말고, 하고 싶은 말은 욕 먹을 각오하고 하고 그리고 떳떳하게 욕 먹고, 욕먹은 일로 가슴 끓이지 말고,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해도 그로 인해 나를 자꾸 바꾸지 말고, 나의 원래 모습을 내가 인정하고, 지금 이대로의 내 모습도 충분히 귀하게 대접받을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높이는 연습을 하세요.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그래도 나를 귀하게 여기지 않는 사람은 남을 존중하고 높여주는 일도 못한답니다. 거울을 보고 날마다 스스로에게 말해보세요. 나는 참 귀한 사람이야, 나는 정말 예뻐 (제가 집에서 하니까 우리 아이들이 엄마는 공주병이야 하더군요 ^^)
원글님이 교만한 사람이라면, 우선 남이 왜 그렇게 나에게 중요한지 자문해보세요. 이런 분들은 대부분 인정중독인 분들이거나 일중독인 분들이 많습니다. 겉으로 보면 자신있어보이는데 사실은 완벽주의에 시달리면서 자기만틈 노력하지 않는 사람들은 다 내려다 보는 거지요. 이런 부분이 있으시다면, 나는 아무도 나를 인정해주지 않아도, 잘하지 못해도, 실패를 해도, 이등으로만 살아도, 못났다는 소리를 들어도, 그래도 나는 괜찮은 사람이야, 실수는 좋은 거야...라고 되뇌여보세요.
열등감이건 교만이건 증상은 서로 다르지만 병의 뿌리는 서로 같은 것입니다. 애정결핍이지요.
부모가 건강한 사랑을 주지 못한 것을 이제 다시 돌이킬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본인이 의지만 있다면 학습과 연습을 통해서라도 조금씩은 극복이 된다고 봅니다. 물론 병적인 정도라면 전문가의 도움도 꼭 필요하고요.
결국 공통점은 내 스스로가 나에게 심어주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하나를 더한다면 나를 칭찬해주고 긍정적 에너지를 주는 사람과 교제하세요. 부모로부터 받지 못한 축복을 줄 수 있는 그런 사람들과 교제하세요. 부정적이고 나를 늘 비판하고 나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사람과는 가급적 멀리하세요. 관계를 끊기 어렵다면 최소한 덜 보는 방향으로 하세요.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주로 관계중독도 많이 있기 때문에 어려워하는 일이지만, 그래도 나의 건강한 정신을 위해 꼭 필요한 결단입니다. 만일 그 대상이 남편이나 가까운 사람이라면 정서적으로 거리를 두세요. 그 사람의 아픈 말들이 나에게 상처가 되고 안되고는 나의 의지와도 관계가 있답니다. 저 사람의 말은 사실이 아니야, 더이상은 저 말을 믿고 맏아들이고 아파하지 않겠어, 저 사람이 저렇게 말해도 그래도 나는 귀한 사람이야...하는 식으로 자기최면을 거세요. 참 힘든 일이고, 저도 아직도 숱하게 넘어지며 삽니다. 그래도 이제는 내 병을 알고 내가 어다로 가는지 수시로 점검하고 방향도 돌릴 줄 알게 되었어요. 실수는 끝없이 할 것이지만 알고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원글님, 만나보지 않았지만 좋은 분이시고, 사랑받기에 충분한 귀한 사람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뭐라고 평가하든, 부모님이 뭐라 하셨든 세상에 꼭 하나밖에 없는 아름다은 영혼입니다.11. 원글이
'09.9.23 10:10 AM (122.46.xxx.33)댓글 정말 감사드립니다.
추천해주신것도 찾아서 볼께요.. ^^
그리고, 동경미님~ 혹시 제가 연락드리고 싶은데 괜찮으실런지요...
그냥 저를 지배하고 있는 이런 상처로부터 벗어나 이 반복된 고리를 끊어내고 싶거든요
저 혼자서도 많은 노력을 해봤는데 잘 안되는 것 같고, 조언을 좀 구하고 싶습니다.
솔직히 심리치료도 받아본적 있거든요, 그런데 그로인해 제가 이 상처에서 벗어났다거나
바뀌었다는 생각은 안들었고,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생각되는 정도입니다.
제가 꼭 여쭈어보고 싶은 점도 있고,,
너무 부담되지 않으신다면 꼭 연락되었으면 합니다.
(woori7942@paran.com) 이쪽으로 연락주시면 제가 제 전화번호를 드릴께요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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