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좀 울적해서 적고 갑니다.
아이가 아파서 수술을 받았었어요.
간단한 수술이었고, 수술비도 생각보다 적게 나왔고, 양가 부모님께서 도와주셔서 크게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어요.
아이도 의연하게 버텨내서 대견하다 싶었고요.
그런데 보험에서 수술비를 보장해주더라구요.
수술비보다 5배 정도 많이요.
그 남은 금액을 아이 유치원 교재비(반 년에 한 번씩 내는 것 있잖아요)와 카드론 받았던 것 갚는데 썼네요.
기분이 참... 뭐하더군요.
그런데, 마침 아이 유치원에 갈 일이 있어 둘째 유치원에 갔었더랬죠.
교육비 지원 서류 중 부족하다는 게 있어 직집 갖다주러 가는 길이었어요.
그런데 문제는 아이가 대규모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유치원에 다니거든요.
제가 일을 해야 해서 어디든 넣어야 하는 급한 상황이었고,
마침 단지 내 아파트에 자리가 있다 해서 그냥 보내게 된 거죠.
유치원 가는 길에 같은 유치원 친구라는 아이들 무리와 그 엄마들을 보았거든요.
아이는 신나서 "엄마! 쟤 xx야~!!"하며 아는 척 하고,
제 아이 친구도 "우리 지금 OO네 가는 길이야.."하며 아는 척 하길래,
그 엄마들에게 인사를 했어요. 웃으면서.
그랬더니 그냥 쌩~ 하니 가버리더군요. 제 쪽은 보지도 않고.
...단지 엄마들끼리 좀 많이 뭉치기로 유명한 곳이에요.
아이들 앞이라 왜 인사하는데 아는 척도 안하냐고 따질 수도 없고,
저도 그냥 아이 데리고 유치원에 가서 서류 건네고 왔어요.
오는 내내 참 씁쓸하더군요.
제 자격지심인 건 알고, 별로 자존심 상해할 일이 아닌 건 아는데,
머리로만 알지 마음은 아니더라구요.
아쉬울 것 없이 살다가 결혼하면서 아쉬운 꼴 좀 많이 보고 살거든요.
제 마음에 그게 맺혀있나 봐요.
분하면 지는 거다.
분하면 열심히 살아서 나도 잘살면 된다.
..머리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마음은 그게 안 돼요.
얼마 뒤 친한 후배 결혼식이 있는데요....
(학교 후배이자 예전 직장 동료예요..)
호텔에서 하더라구요.
예전 직장 사람들도 올 테고 해서 벌써부터 어떻게 입고 가야 하나.. 갑갑해요.
결혼식 앞에 두고 치장에 신경을 쓰고 있는 제 모습이 무척 웃겨요.
진심으로 축하는 하는데(후배에게 질투나거나 그런 건 없어요. 이건 정말로요.)
예전 직장 사람들한테 망가진(?) 제 모습 보이는 게 좀 창피해요.
결혼 전만해도 날씬하고 옷 잘 입고 도도하고... 그런 모습으로 절 기억할 텐데,
누가 봐도 30대 아줌마로밖에 안 보이는 제가 나타나면......
뭐 그냥 별 생각 안 하겠지만서도, 그래도 전 자존심 상하네요ㅠ ㅠ
친한 후배라 안 가볼 수도 없고.....
속물근성이다.
자존감 좀 높여라.
머리로는 아는데 이 역시 마음이 안 따라요.
주말에도 할 일이 태산인데 인터넷 쇼핑몰 기웃거리다가..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해서 여기 들어와 하소연해요..ㅠ ㅠ
남편은 아무것도 모르고 술 마시고 들어와 퍼져 자고 있고..
아이는 신나게 잘 놀고 있는데..
엄마란 사람은 일한답시고 컴퓨터 켜놓고는 인터넷 쇼핑몰 전전이라니...
저 좀 따끔하게 혼내주세요..
살짝 위로도 섞어주시면 감사하겠고요..ㅜ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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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물인가 봐요..
속물 조회수 : 627
작성일 : 2009-09-12 10:55:38
IP : 110.8.xxx.151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글쎄요
'09.9.12 11:12 AM (112.144.xxx.54)결혼하면 거의 비슷하게 느끼게 되는 거 같아요.
1. 보험금 : 보험 들어놓시기 잘 했어요~~ 많이 받았다니 얼마나 좋아요.
2. 유치원 애 엄마 : 싸가지 없는 여자들은 어디나 있어요. 왜 그런데요? 정말 수준 안맞으니 같이 놀아주지 마시고..괜찮은 엄마 사귀어보세요.
3. 결혼식 : 신경쓰지 마시고 옷하나 장만하셔서 결혼식 가세요~~ 그리고 살 불어난건
다이어트 해서 뺴시기 바랍니다. 그럼 한결 기분 좋아지실 거예요~2. 글쎄요
'09.9.12 11:14 AM (112.144.xxx.54)님 한테 자존감 높이고 속물근성 버리라고 할 사람 아무도 없을 거 같애요. 다 그렇죠...
지극히 정상이십니다 .즐겁게 사세요~3. 원글.
'09.9.12 11:27 AM (110.8.xxx.151)감사합니다.
맘 약해져 있어서 그런지 눈물나려고 해요ㅜ ㅜ
울적해 있어도 달라질 거 없다.
어차피 사는 거 즐겁게 살자..
매일 같이 되뇌여도 그게 참 쉽지가 않아요...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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