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어제 드라이브 다녀 온 후기^^

정의 아내 조회수 : 1,173
작성일 : 2009-07-30 12:50:43
어제 마침 하루 이틀 여유가 생긴 덕에
남편을 졸라 '평'화를 '택'하여 드라이브를 다녀왔어요.

6시 경 도착해 보니 낮에 민노총 분들이 일차 한 판 하신 후의 소강상태더군요.

정문에는 인도주의실천의사연합(나중에 들어 알았음) 의사선생님들이 흰 가운을 입고
정문안쪽과 바로 앞에 6~7줄을 이뤄 연좌한 비해고자 직원들에게 의약품 전달과 치료하러 들어가는 걸 허락해 달라고
읍소하시는 중이었구요.

상당히 흥분하신 가족 분들과 거기 연좌한 비해고자 직원들 사이에
말싸움도 진행 중이더군요.

인근에는 이미 7일째 단식 중이신 민노당 홍희덕 의원이 계신 민노당 천막,
그저께부터 매일 미사를 집전하시는 사제단 천막,
가족대책위 천막 등이 있었구요.

여기저기 생수 박스가 쌓여 있는데 도무지 그걸 불과 수십미터 떨어진 안쪽에 전달할 수 없다는 게 안타까웠어요.
밤이 되어도 더운 날이었지만 함부로 물을 마시기가 죄송하더군요ㅠ.ㅠ

그저께 미사는 8시였지만
어제부터는 낮 3시에 이미 미사를 하셨다고 하고,
해가 지고, 땅거미가 내려 앉을 무렵이 되자
어디선가 수십명의 대학생들이 와서
촛불 문화제를 시작했어요.

어둠이 내려 앉고야 사진으로 낯익은 도장공장이 저기 보이고,
촛불을 들고 함성을 지르니까 공장 옥상이랑 아래층 창에서
여러 분들이 휴대폰인지 아니면 손전등인지를 흔들어 주시는 게 보였어요.
제 눈이 어느 새 축축해졌는데
가족들 마음은 어떨지... 가슴이 먹먹해 지더군요.

문화제가 끝나고도 오랫 동안 거기 있던 사람들은
떠나지 못하고, 앉지도 못하고 서서 계속 촛불을 흔들고,
저 건너편 분들도 계속 작은 불빛을 보내 주는
아름답고도 애처러운 장면이 계속되었습니다.

밤길의 고속도로를 달려 집으로 돌아오면서
눈과 마음에 담은 것이 너무 많아서
올해 휴가는 이것으로 되었다고 생각했어요.

농성 중인 분들도, 그 앞에서 애를 태우는 가족들도,
심지어 거기 연좌해 있는 비해고자분들까지 거기 계시던 모두에게
신이 있다면 그 분의 가호가 빠짐 없이 비추시기를 기도하는 마음이었습니다.



IP : 203.252.xxx.19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ㅠ.ㅠ
    '09.7.30 12:55 PM (122.32.xxx.10)

    고맙습니다... 복 받으세요...
    그리고 저도 신이 있다면, 그분들과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 2. 호스
    '09.7.30 12:59 PM (116.125.xxx.11)

    를 분사해서 물을 공급하는
    방법이 없을까요..... 별 생각이 듭니다.
    농성하시는 분들은 비라도 왔으면 하시던데
    정말 갑자기 왜 비는 안 오는지.
    장마철에 비를 기다리는 마음들은
    얼마나 애가 탈지요..........갑갑합니다.

  • 3. phua
    '09.7.30 1:02 PM (218.52.xxx.100)

    오전에 평택현장에서 체루액과 물대포를 온 몸으로
    맞으시는 강기갑의원님의 사진을 보면서, 정말 뭐라고 말로
    표현할 수가 없더 라구요.
    시청, 서울역, 여의도.. 이제는 평택에까지도 촛불을 들러 가게 만드는 나라..
    일제 36년을 생각하면 지금의 막막한 마음이 위로가 되려나요?????

  • 4. 새우튀김
    '09.7.30 1:08 PM (211.189.xxx.250)

    아...다녀오신 분 너무 고생 많으셨어요. ㅠㅠ 무사히 다녀오셔서 너무 다행입니다.
    그 안에 계시는 분들, 부디 아무탈없이 다시 만날 수 있어야할텐데...오늘 차라리 비라도 좀 내려줬으면 좋겠네요. ㅜㅠ

  • 5. 모두들
    '09.7.30 1:17 PM (220.88.xxx.254)

    힘내시고 잘 해결이 되고
    마음 아픈 일이 안일어나는 세상이 오기를 바랍니다.

  • 6. 은석형맘
    '09.7.30 1:18 PM (210.97.xxx.82)

    조금 후에 미디어법 반대 장외투쟁하시는 정세균민주당대표가
    분당과 성남에 유세를 하러 오시네요.
    나가려고 준비중입니다.
    왜 이 국민들이
    평택으로 국회로 대한문으로 이리로 저리로 뛰어다니며
    아프고 힘겨워야 하나요.

    정님,정의 아내님 감사합니다.

  • 7. 청라
    '09.7.30 1:20 PM (218.150.xxx.41)

    우리나라의 비주류 99.5%의 비극....

  • 8. ▦ Pianiste
    '09.7.30 1:25 PM (112.149.xxx.48)

    정말 물과 의료품만이라도 공급이 되야할텐데,
    내부 사진 보니까 숨이 턱 막히더군요. ㅠ.ㅠ

    제발 바라건데, 절대 이 무식한 정권땜 더이상 희생자는 없기를 기원합니다.

  • 9. 미친..
    '09.7.30 1:39 PM (221.146.xxx.1)

    사람들에게 물을 못마시게 하는 행위는 살인미수행위아닌가요?
    이놈의 살인정권,
    얼마나 피를 더 보고 싶은건지....
    물을 못마시는 고통은 정말..ㅠ

  • 10. 정말...
    '09.7.30 2:51 PM (114.201.xxx.126)

    물은 줘야 하는거 아닌가요?
    아내 되시는 분들이...당사 가서 우리 남편 죽어요...하고 우는거 보고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절대절대...잊지 말아야 해요..우리...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76971 어제 드라이브 다녀 온 후기^^ 10 정의 아내 2009/07/30 1,173
476970 2년제,4년제 글보고... 5 학력 2009/07/30 895
476969 동생데리고있으면서도 물세 더 안내는거 너무하는거 아네요 6 꽃다지 2009/07/30 990
476968 앵커버터 일산에 구입할 수 있는 곳이 어디있나요? 6 베이킹 2009/07/30 499
476967 년년생 두아이를 둔 엄마의 힘든 주절거림입니다.. 15 년년생엄마 2009/07/30 1,276
476966 새벽 3시 반에 간장게장 먹은 결과 7 ▦ Pian.. 2009/07/30 1,269
476965 정수기 필터 교체... 8 소망이 2009/07/30 580
476964 적립식펀드 장기보유하신 분(5년이상) 좀 알려주세요~ 4 아는게힘 2009/07/30 925
476963 제 뱃살과 먹는양 체크하는것 같은 직장 동료 2 신경쓰임 2009/07/30 644
476962 수원인데 근처 괜찮은 곳(유원지,관람,체험학습 등등) 4 얼른다녀오자.. 2009/07/30 630
476961 휴가를 경주로 가는데요. 경주 맛집 좀 알려주세요. 7 gbrk 2009/07/30 1,354
476960 4시까지인가요 3 은행업무 2009/07/30 290
476959 결국 이겼네요 57 반쌍용차 2009/07/30 7,628
476958 묵은 때 (장판, 책상,냉장고등) 요걸로 닦아 보세요. 10 살림하기 2009/07/30 2,390
476957 '언소주' 대표 기소 논란 10 세우실 2009/07/30 372
476956 티비에 자주 나오는 반품매장 좀 알려 주세요. 곰고미 2009/07/30 1,790
476955 프라이스클럽에서 빌보 그릇을 샀는데, 지금 사이트가 안되네요. 3 흠.. 2009/07/30 548
476954 화학성분 없는 화장품 7 피부에 올인.. 2009/07/30 1,070
476953 전 문화관광부 장관 김명곤..글 2 . 2009/07/30 564
476952 중개수수료...무섭습니다... 15 ... 2009/07/30 1,594
476951 화재보험에 암특약 넣어야 할까요? 1 보험 2009/07/30 335
476950 중학생 딸과 볼 영화,,,,, 1 ,,, 2009/07/30 368
476949 82쿡에서 파는 안데스 소금 가격 저렴한데 어때요? 6 소금 2009/07/30 843
476948 어린이집 보육료 지원이요,, 2 어린이집 2009/07/30 565
476947 나에겐 너무나 좋았던 화장품은? 15 피부 2009/07/30 2,498
476946 사춘기와 잠 7 1 2009/07/30 916
476945 보험 없으신분들 있으신가요?? 18 보험.. 2009/07/30 1,628
476944 실손 의료비 1 율리아 2009/07/30 540
476943 오마이뉴스-최고 원고료(365일) "그들은 '제2의 노무현' 탄생이 싫었다" 5 솔이아빠 2009/07/30 838
476942 혹시 착상혈일까요? 3 걱정돼요 2009/07/30 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