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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가 너무 힘들어서 둘째 생각은 없어요.

.. 조회수 : 763
작성일 : 2009-07-26 09:48:57
우리 아기 이제 17개월.

지금이야 그래도 살만하고 아기 데리고 장거리도 조금씩 다니고..
전화기 귀에 대고 "안넝 안넝"하는 이쁜 아기 보며 하루종일 웃음도 짓고 그럽니다.

근데 정말이지 신생아때는 전쟁이었네요.

유독 약하고 뼈가 약한 엄마, 거기다 저질체력...
그런 엄마에게서 태어난 4kg 아기...
게다가 너무 바쁜 남편, 가게를 하셔서 한번 들여다보지 못하셨던 친정 엄마.
금방 이사 와서 짐도 다 못 풀은 낡은 주택 2층집. 먼지가 굴러다니고... 바퀴벌레와 개미가 들끓는 상황.

얼마나 고생했을지는...안 봐도 뻔하시죠?

거기다 손을 심하게 타고 잠투정이 너무 심해서..하루종일 안고 있었어요.
아침 해보면서 잠든적도 많았구요.
저녁이 오는게..정말이지 너무 무서웠어요. 밤이 온다는게.......
우리 아기는 게다가 얼마나 무거운지, 목소리는 또 어찌나 큰지.....ㅠㅜ
동네가 다 떠내려가도록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울었어요.

눈 뜨면 아기 침대 옆에 걸린 아기띠로 아기 업으면서 시작이 됐지요.
저녁에 누울때면 허리가 빠질거같이 아팠고 그냥 침대 밑으로 쑤욱하고 빠져들어가는 기분이었어요.
온 몸을 몽둥이로 두드려 맞은 느낌이었죠. 그러다가 잠 든 아기가 또 30분만에 일어나면
눈도 못 뜬채 본능적으로 아기 들쳐업고 일어났죠.
이땐 정말 엄마의 본능밖에 없었어요. 반사적으로 행동했죠.

아침아, 제발 오지마라..제발 오지마라.......일어나면 나 또 아기 업어야 된다. 제발 오지마라.....
그렇게 기도하면서 잘때도 있었어요.

밥을 제대로 못 먹어서 젖은 100일만에 다 말라버렸고....아기 업고 물에 말아 마시듯
밥 먹고 남편이랑 일주일에 한번 마트에 가서 인스턴트만 잔뜩 사 넣고 그거 데워먹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당연 화장실도 아기 안고 갔구요...화장실에서 볼 일 볼때 아기 안고 해보셨어요?
안 해봤음 말을 하지 마세요~ㅋㅋㅋ

물론 점점 나아지긴 했지만...그 힘들었던 시간이 너무 고통스럽고 아파서..지금도 아기 어렸을때
사진만 보면 흐뭇함보다 눈물이 먼저 나요.
이때 참 얼마나 힘들었던가..하는 생각이 나서요.
아기 얼굴에 태열은 벌겋게 올라와서 인물도 꽝이었고...ㅎㅎㅎ

우리 남편은 지금도 제가 이런 얘기하면 잘 이해를 못 해요.

아니 잘 모른다는게 정답이겠죠.

근데 저도 참 바보같았단 생각이 들어요. 그렇게 힘들었으면서 왜 시터는 안 썼을까.
아마 돈이 아까워서 그랬을거에요. 근데 아마도 둘째 들어서면 절대 저 혼자는 못 볼거 같아요.
돈이야 얼마가 들든...아기 보는 아줌마 쓰지..제가 좀 바보같았어요.
아무튼 오늘 또 아기 어릴때 사진 보니 예전 생각이 나네요.....
IP : 114.129.xxx.88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7.26 10:42 AM (118.220.xxx.179)

    저도 화장실에 큰일 볼때 애기앞으로 안고 힘주고 했던거 기억나네요

    지금 14개월인데 저 큰일보고 애기는 걍 욕실에서 왔다갔다 하구요..

    저도 둘쨰 생각하면 산후조리비용부터 돈돈돈..고민이 많더라구요

  • 2. 그맘땐
    '09.7.26 11:01 AM (125.131.xxx.203)

    저도 큰아이 세돌 전까지는 둘째 생각이 전혀 안들더군요.
    지금은 10살, 5살인데도 아직도 둘째는 엄마가 화장실 간 새를 못 참고 엄마 얼굴 보여달라고 난리예요.
    저도 다시 아이 키운다면 애 두돌전까지는 도우미 꼭 불러서 키우고 싶어요.
    내 딸이 아이를 낳은다면 절대 혼자서 풀 타임으로 아이 돌보게 안할겁니다.

  • 3. .
    '09.7.26 11:15 AM (121.153.xxx.126)

    요새 같아서는 세상에 낳아놓은 것도 애들한테 죄스럽다는 생각입니다.

  • 4. ...
    '09.7.26 12:22 PM (124.54.xxx.76)

    그리 힘드셨음 걍 하나 예쁘게 잘 키우세요..
    전 그러고 싶었는데 신랑이 우겨서 둘째 낳았어요...
    너무 사랑스럽지만 힘들긴 무지 힘들어요...

  • 5. 저도
    '09.7.26 2:11 PM (121.186.xxx.201)

    큰애 세돌 전까지는 둘째 생각이 전혀 안들더군요 2222
    그전에는 울 애보다 어린애 보면 어떻게 키우나 언제 키우나 꺽정시럽기만 하더니..
    둘째가 갖고 싶을때 되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아이들이 왜이렇게 너무너무 예쁜지..
    결국엔 둘째 낳았는데 짐 15개월인데 넘넘 예뻐요
    둘짼 확실히 육아경험도 있고 첫애랑 알아서 잘 노니까 훨씬 편한듯...^^
    둘이 노는것만 봐도 배가 불러요^^

  • 6. ㅎㅎㅎ
    '09.7.27 11:31 AM (222.98.xxx.175)

    제 친구들 다 그렇게 이 갈다가 서너살 터울로 둘째 낳습디다..ㅎㅎㅎㅎ
    연년생으로 키운 저도 있어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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