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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49일이란 시간도 동이 나고 말았습니다. / 안희정

세우실 조회수 : 844
작성일 : 2009-07-10 00:24:42

대통령님,
이제 49일이란 시간도 동이 나고 말았습니다.

아끼고 아껴서 49일을 보내려 했건만

이제는 정말 당신을 역사 속으로 보내드려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절망과 슬픔이 초조와 불안감이 되어 엄습하던

5월 28일 밤...




저는 그 밤이 영원하길 바랐습니다.

마을회관 병풍 뒤에 지금처럼 그냥 누워계셔도 좋으니

새벽이 오지 않기를, 이 밤이 끝나지 않기를 빌었습니다.




하지만 야속한 새벽은 다가왔고

우리는 눈물과 땀이 뒤범벅이 된 채로 노란 비행기를 접어 날리고

당신의 가는 길에 가지 마시라는 말만 되풀이 하면서  

엎드려 오열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당신을 보내야 했습니다.







당신을 정토원에 모시면서 우리는 행복했습니다.

42일이란 시간 동안 우리는 당신과 아직 이별하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그 유예 받은 시간마저도 어느덧 바닥이 나버렸습니다.

이제 곧 당신과 영원히 이별해야 합니다.










차디찬 주검으로 계셨어도

당신의 존재는 우리에게 현실이었습니다.




한 줌의 온기조차 찾을 수 없는

백색 유골이 되어 차가운 항아리 속에 계신다 해도

당신의 존재는 우리에게 현실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곧 당신을 보내야 합니다.




현실의 존재로 끌어안고 있던 그 서늘한 항아리마저

땅속에 넣어야 합니다.




당신을 현실이 아닌 역사의 바다로 보내드려야 합니다.

바람 부는 저 역사의 바다위로 배를 띄워 보내야 합니다.










지금 저는 두렵고 두렵습니다.

그 역사의 바다는 알 수 없는 어둠이기 때문입니다.




그 칠흑 같은 어둠이

당신과 우리를 남남처럼 떼어놓을까 두렵습니다.

당신을 우리가 다시 찾을 수 없을까 두렵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보내드려야 할 것입니다.




놓기 싫어도 놓아야 하고

헤어지기 싫어도 헤어질 수밖에 없는

이 이별의 시간을 눈앞에 두고

저는 엉엉 소리 내어 웁니다.










어두운 밤바다에 언제나 빛나는 그 별처럼

당신이 거기에 있어,

우리는 우리가 될 수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역사, 민주주의 진보의 역사에

꺼지지 않는 불빛으로 당신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당신을 박물관안의 ‘박제된 역사’로 남기지 않을 것입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 속에서 우리 모두와 함께 생동하는

‘살아있는 역사’로 당신을 모시겠습니다.




우리의 이 의무, 우리의 이 책무를  

우리는 반드시 실천할 것입니다.

꼭 그렇게 할 것입니다.




                                                  


======================================================================






"‘살아있는 역사’로 당신을 모시겠습니다."

한 번 더 되뇌이는 것으로 코멘트를 대신 할게요.









――――――――――――――――――――――――――――――――――――――――――――――――――――――――――――――――
▦ 내게는 유일했던 대한민국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빕니다. ▦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욕합니다.
그렇지만 그들은 중요한 걸 잊고 있습니다.
대통령을 욕할 수 있는 것.
이것도 그가 이룬 성과라는 걸.

저는 조선일보 광고주에 대한 불매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증권, 삼성화재, 에버랜드"입니다.

저는 천천히 갑니다. 하지만 절대로 뒤로는 가지 않습니다.
――――――――――――――――――――――――――――――――――――――――――――――――――――――――――――――――
IP : 211.203.xxx.243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민주주의
    '09.7.10 12:40 AM (116.125.xxx.116)

    그 서럽고 아름다운 낱말에
    당신 이름을 보탭니다.

  • 2. 참으로
    '09.7.10 1:37 AM (219.254.xxx.161)

    안희정의원님의 절절한 맘이 느껴 집니다. 경계가 다른 곳에서 살아가야 한다는것이 가슴아픈 현실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한순간도 잊지 않을 겁니다.

  • 3. 그러면
    '09.7.10 1:49 AM (218.209.xxx.164)

    저 회사들을 다니는 남편을 둔 사람들이 죄다 망해서 실업자가 되길 바라시나요?
    정말 이기적인 사람들이네요

  • 4. .
    '09.7.10 1:52 AM (119.203.xxx.189)

    그러면님.
    저 회사가 망하기를 바라는게 아니고 변화하기를 바라는겁니다.
    그런식으로 말하는 당신이 이.기.적인 사람입니다.

  • 5. 그러면
    '09.7.10 2:05 AM (218.209.xxx.164)

    그런다고 우리 사회가 변화하진 않을것 같습니다
    정말 사회가 변화길 바란다면 가정부터 변화해야죠.
    자기 뜻대로 않된다고 무조건 단체행동으로 나서서 뜻을 관철하려고 하는건 이기적인거 아닙니까? 그만합시다

  • 6. ..
    '09.7.10 2:41 AM (121.88.xxx.179)

    그러면님.불매운동을 두고 하시는 말씀이시죠?
    불매운동과 가정변화라..알바별에서 유행하는 명박어를 구사하시네요

  • 7. ...
    '09.7.10 3:11 AM (122.37.xxx.62)

    그러면님, 시간 나실 때 마다 독서가 필요할 것 같아요(조중동 말고요).
    대화하실 때마다 사오정 되실 듯 해서요. 걱정되요. 애들한테 혹, 무식하다는 핀잔듣지 않나요? 애들이 크면 무시한 엄마는 무시할 수 도 있어요.

  • 8. .....
    '09.7.10 3:24 AM (123.228.xxx.239)

    그러면님, 82분들을 너무 허술하게 보신다..ㅎㅎㅎ
    당연히 나부터, 내 집 부터 조중동 안보고 삼성 농심 롯데 이용 안하는거 실천하고 있으니
    남한테도 당당하게 동참하라고 말할수 있는거죠.

    그런다고 사회가 변화하냐고요?
    당신이 썩소 날릴때 우리는 촛불들고 불매운동도 불사하며 제 목소리 냈어요.
    그랬더니 미국 소고기 안 팔려서 퇴출 직전 되고, 조중동 광고도 줄어들고
    어청수나 김석기 같은 인간들도 물러나던데요?
    님같은 분들은 절대 모르는, 그런 변화들이 분명히 있어요.

  • 9. ㅎㅎ
    '09.7.10 7:41 AM (125.137.xxx.182)

    지금 가정부터 변화되고 있는 걸 눈치채지 못하셨나봐요..
    보세요..길게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그래서 사회가 바뀌도록 더 노력할겁니다.
    내 시대에서 안되면 내 자식세대에서라도...
    나보다 남을 배려하는 그런 사회, 그런 나라를 만들도록 아이들에게 교육할겁니다.

  • 10. 아...
    '09.7.10 8:42 AM (116.33.xxx.118)

    너무 슬퍼요.
    나쁜 시키들은 왜이리 많은 사람들을 아프게 슬프게 하냐고요...
    정말 나쁜 넘들이야..
    ㅠㅠㅠㅠㅠㅠ

  • 11. 별사람다있어
    '09.7.10 10:10 AM (121.55.xxx.65)

    그러면님 같은 무지한 사람들 주변에 은근 많아요.
    저 대구사는데 이쪽동네에 특히요.
    진실이뭔지 알려고도 않고 알고싶지도 않아하죠.
    왜냐? 꼴통들이라서...
    나중에 좋은세상 진정으로 좋은세상이 오면 그때는 저절로 세상좋아진줄 알고 무임승차해서 살겠죠.

  • 12. 나무..
    '09.7.10 11:06 AM (218.146.xxx.190)

    무임승차라..안되는데..
    할수있는거면 무엇이든지 참여해야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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