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사는 게 힘든 친구...

오랜만에 친구 만나고 조회수 : 1,430
작성일 : 2009-07-04 01:35:41
오래간만에 친구를 만났어요.

집에 돈이 없고,
고졸이고, 지금도 비정규직...
연애해서 좋은 사람이랑 결혼했지만, 그 남자는 모아둔 돈이 없었고...
그래서 시댁에 들어가서 살게 됐고...
시부모님이 가게를 크게 하시고, 신랑도 거기서 일하는데,
요즘 경기가 안 좋아 그런지... 가게도 점점 어렵고,
마음 약한 친구는 시어머님이 빌려달라는 돈을 몇백인가... 빌려드렸고,
갚으실 생각이었지는 모르지만... 사정이 어려워 결국 그 돈을 못 받게 됐고
(이제 겨우 결혼한 지 세달이에요...)
신랑은 일자리를 찾는다고 하면서도 어쩔 줄 모르고...
(시댁에 살지만 시집살이를 하는 건 아니에요. 어머님이 친구를 거의 피하신다고 하심)
사실 결혼 전에도 친구가 그 남자랑 결혼하겠다는 거 제가 은근히 말렸는데...
기분나빠하면서(친구끼리 의 상할 뻔했어요) 결국 그 자리로 가더라고요...

몇년 전부터 항상 자기 힘든 얘기를 쏟아내는 친구...
나도 내 힘든 얘기 하고 싶지만(전 미혼) 제가 힘든 일이라고 해봤자...
일이 너무 많아서 힘들다... (제가 일복이 좀 많아요...) 그런데 그만큼 돈도 많이 버는고로(거의 그친구의 두세배)
그런 얘기 해봤자 기분 나쁠까봐... 아무 말도 못하고
제 인생이 힘든 건 늘 내 욕심에 치여서지... 전 별로 힘들달 일이 없거든요 사실...
그래서 그 친구를 만나면 항상 듣고 맞장구만 쳐 줘야 하고...

제가 미혼이고... 그 친구가 기혼이라 이해할 수 없다기보다는...
결혼해서 행복하고, 잘 살고, 그런 거라면 얼마든지 들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친구가 행복하면, 나 힘든 거 얘기도 하고, 내 일 잘 되는 거 자랑도 하고 그럴 수 있을 것 같은데...

오늘은 헤어지기 전에 그러더라고요...
"사는 게 왜 이렇게 힘드냐... 다 팔자라는 생각이 들어... 그냥 열심히 살려고"
그 친구와 저, 겨우 서른 살입니다...

그런데...
그 친구와 점점 연락이 뜸해지네요.
이십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이런 생각 없이 웃고 떠들며 놀았는데...

씁쓸하고...
씁쓸하면서도 그 친구만 만나고 돌아오면 머리가 아픕니다...

IP : 124.54.xxx.24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9.7.4 2:08 AM (110.8.xxx.182)

    저도 그런 친구 있습니다. 매사가 어렵고 힘들고 안 풀리고..(실제로 꼭 그렇다기 보다는 같은 것을 봐도 부정적인 시각과 태도 때문인 것 같아요) 한 번 만나서 지청구를 듣고 나면 힘이 쭉 빠지지요. 점점 피하게 되더라구요.

  • 2.
    '09.7.4 10:54 AM (125.176.xxx.177)

    저도 있어요. 결혼전부터 항상 어둡고, 어렵고. 결혼해서 그렇구...
    결혼 10년지났는데도 지금도 여전히 어려워요. 월세내기도 빠듯하구... 남편일도 건설인부라서 고정수입 아니고... 아이도 유산을 5번하고 겨우 생겨서 낳고, 일년에 애랑 친구랑 번갈아 두어번은 입원하구.. 돈이 모일새도 없고, 친정식구도 뿔뿔히 흩어져 어렵구...
    근데 솔직히 지켜보는 저도 힘들어요. 맨날 그얘기 들어주는것도 힘들구요. 처음에는 함께 고민도 했지만 결국 모든 선택은 본인이하고, 싫은소리하면 싫어하고... 다 똑같지요?
    요즘은 지방에서 서울오면 저희집에 머물고 싶어하는데 그집식구 5명을 받아주기가 쉽지 않아요. 저희집도 좁고 애들도 어린데.... 그럼 또 섭섭하다 그러구...

  • 3. 내생각
    '09.7.4 1:56 PM (59.25.xxx.180)

    전 반대로 미혼친구 만나면 좀 마음이 공허해질때 있어요.
    저는 결혼해서 그냥그냥 큰일 없이 사는데...
    몇몇 미혼 친구들 회사 다니다 금방 그만두고 남자친구랑도 별볼이 없고
    저를 부러워 하는지 늘 한탄에 우울한 얘기 뿐입니다.
    만나면 아무렇지도 않게 잘해주려는데 얘기 듣다 보면 오히려 제가 우울해져요.

    그냥 비슷한 처지 사람 만나는게 오히려 편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미혼 친구들은 또 결혼한 저를 여전히 결혼전의 저로 보는 것 같아
    남편이 올시간이 되든 아니든 어려운것도 잘 모르구요;;;; 암튼 서로 상황이 틀려서 그런것 같아요.... 결혼 하고 안하고를 떠나서가 아니라 님도 결혼해보시면 좀 이해되는 부분도 많으실꺼에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73305 유아용 핼맷. 보호구 어떤 제품이 좋을까요? do it .. 2009/07/04 207
473304 시어머니의 마음은 어떤걸까요? 27 궁금녀 2009/07/04 2,801
473303 한날당 출신이라면 개아니라 용도 못뽑힌다.. 4 내년에꼭듣고.. 2009/07/04 439
473302 외국에서 살아볼 기회가 생겼어요. 12 인생뒷북 2009/07/04 1,508
473301 선덕 여왕에서 덕만이 말인데요... 8 지난 회 2009/07/04 1,594
473300 사는 게 힘든 친구... 3 오랜만에 친.. 2009/07/04 1,430
473299 49재때..봉하에 가야할까요? 10 .. 2009/07/04 830
473298 집에서 저만 긴팔 입고 있나요? 4 추워 2009/07/04 707
473297 노대통령의 청와대시절 일화들..(잘 알려지지 않아 저도 처음인 내용도 있네요) 10 언제나 그대.. 2009/07/04 1,281
473296 아.....장나라 배에 안개꼈다 2 으궁 2009/07/04 1,753
473295 짜증나는 신세계포인트카드.... 7 짜증나 2009/07/04 1,267
473294 노무현대통령님에 관한 책을 사려하는데.. 13 추천좀~ 2009/07/04 649
473293 아이아빠가 여자와 출국한 거 같은데.. 10 급함 2009/07/04 6,678
473292 강아지가 초코렛 먹으면 죽나요? 8 강쥐 2009/07/04 1,381
473291 남북한의 긴장을 부추기는 것은 오히려 더 이정권에 불리하지 않을까요? 2 평화 2009/07/04 271
473290 추미애 글 읽지 마시길...123.247.*** 아시죠?? 10 아래똥입니다.. 2009/07/04 344
473289 삼양목장.양떼목장 둘중 어디가 나을까요?? 12 ... 2009/07/04 1,316
473288 추미애가 한 일중 잘한 일은.. 2 추미애 2009/07/04 454
473287 선풍기 에너지 등급 3 궁금이 2009/07/04 682
473286 카* 2X ! 맛이 왜 이러나요? 9 2x 2009/07/03 3,263
473285 다음주 mbc스페셜 노통님이시네요 15 .. 2009/07/03 1,568
473284 프라다 가방 여기 장터에 올리면 팔릴까요? 16 2009/07/03 2,304
473283 남자는 골백살먹어도 철이 없다 5 쯧쯧 2009/07/03 726
473282 얼굴의 노화, 뇌는 어떻게 인식할까요? 주름살로? 얼굴처짐으로? 8 세월의흐름 2009/07/03 1,244
473281 영국에 있는 이 봉사단체 혹시 아시는 분 계세요? 2 엄마 2009/07/03 373
473280 캐나다 어학연수가는 4학년 남자아이에게 줄 선물-조언주세요 3 코알라 2009/07/03 389
473279 어제 자동차 밧데리 충전 했는데... 3 웃자 2009/07/03 481
473278 지금(밤10:55) MBC 스페셜-노견만세 보세요 19 노견만세 2009/07/03 1,849
473277 장터에 물건 올린후 쪽지도 읽어보고 아무런 반응이 없는건? 2 장터 2009/07/03 408
473276 합가 후.. 우리 딸 굶고 있었어요. ㅜ_ㅜ 86 잠 못드는 .. 2009/07/03 9,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