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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사는게 뭔지...이건 잘사는것도 못사는것도 아녀.
몇년전까지만 해도 배에 힘주면 그래도 뱃살은 살짝 가려졌었는데, 지금은 아무리 배에 힘을 줘도 두툼한 뱃살이 옷과함께 흔들린다.
남편 외벌이...다정하고 합리적인...아껴쓰면 그냥저냥 애들 학원보낼 수 있을 정도로 돈은 벌어오지만, 가끔씩 몇년 묵힌 적금타오듯 몇년씩 묵힌 마이너스통장을 갚아달라고 내민다.
옷장... 그냥 좀 차리고 친구만나러 갈...그런 종류의 옷들만 계절별로 서너벌.
집... 나와 함께 늙어가듯 입주한지 십년이 다 되어가는...가구, 가전제품 등 총체적 난국...하나 두개 바꿔서 절대 달라질 수 없는... 누렇게 얼룩지고 연결부위가 벌어져 시멘트가 드러나는 벽지와 짙은 고동색 몰딩...주변 친구들은...(이번에 60평 분양받았는데 주상복합이라 실평수는 얼마 안돼...분양가? 그냥 10억정도 해...)이러면서 하나 둘 큰 평수로 이사간다.
티비...입주할 때 새로 장만한...장정 둘이서 땀 뻘뻘 흘리며 배달온 앞뒤옆 다 빵빵한 32인치 브라운관티비...가끔은 티비장이 무너질듯 삐걱거린다.
애들...그냥 저냥 중간은 가던 놈이 갑자기 학교를 그만두겠다질 않나...지금은 65만원짜리 입시미술학원을 보내달라고 매일 인상쓰고 다닌다. 지금 네가 다니는 영수학원비까지하면 너한테만 한달에 150만원이다 이놈아.
언니...매일 돈 없다고 울상이면서...빌려간 내 돈 이천만원은 갚을 생각도 안하고 천이백만원짜리 성형수술 받고...오늘은 학교에서 시험보고온 내 큰놈이 수학 50점 받았다고 하소연하자...자기애는 수학시험 연속세번 100점 맞았는데 이번에 80점 맞아서 속상하다고 한숨을 들이쉬고 내쉰다. 그러면서 내가 옆에 살아서 행복하댄다.
친구...어릴적 고향친구, 대성통곡하면서 돈빌려달라기에 형편되면 조금씩 갚으라며 오백만원 빌려줬더니 연락 끊은지 10년이 다 되어가고...친구야, 내가 네가 다니는 그 대기업 알거든? 그냥 내가 내일 회사로 찾아가리? 아직도 어렵다는 소문이 들리기에 참고는 있다만...
시부모님...일주일에 다섯번이상 두분이 번갈아서 전화하신다. 낮은 목소리로 전화받으면 무슨일 있냐고 하루에 서너번도 넘게 걱정된다고 전화하신다. ㅎㅎㅎ 비가오나 눈이오나 항상 웃으면 전화받는다...
사는게 뭔지...편할만하면 애들이 한건씩 터뜨리고, 잊을만하면 남편이 못이기는 술 먹고와서 밤새 '돈 못벌어와서 미안하다고'고 무한반복재생하고, 거울보면 웃을수 없을정도로 주름이 자글자글하고 어제 주방가위로 대충 자른 앞머리는 꼭...맹구같다...오늘은 그냥 주책없이 자꾸 눈물이 흐른다................
1. 구구절절동감
'09.7.2 9:52 PM (121.188.xxx.132)저는 올해 39인데요, 한두달새 폭삭 늙어버렸어요...
절대 믿었던 남편이 바람비스무리했고(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없는)
잘 지낸다고 믿었던 시댁동서한테 뒤통수도 맞고..친정은 여전히
속 썩이고...ㅠㅠ
요즘 같으면 앞으로 안 좋은 일만 남았겠지 싶은게 살 의욕이
없어져요....아휴~ 쓰고 보니 엄청 불쌍한 여자네요...
도움되는 글 아니라 죄송해요...2. ㅠㅠㅠㅠ
'09.7.2 9:57 PM (211.207.xxx.62)구구 절절 동감 동감
세세한 속사정은 조금씩 틀려도
님 맘이 내맘이네요 딱!
얼른 이 세월이 지나갔음 좋겠다는 생각뿐...3. 사는게참..
'09.7.2 10:02 PM (221.140.xxx.229)우리 깨끗.. 산뜻한 인생일 때도 분명... 있었죠..
4. 글이
'09.7.2 10:12 PM (115.139.xxx.125)슬픈 내용인데 웃었어요...
저두 동감이요.
마흔정도 되면 풍요롭고 여유 있게 백화점 들락날락 거리며
살줄 알았더니만 마트에서 기한 임박한 세일식품 고르고 있는 내 모습이란...
먹는것 만큼은 확실하게 먹자고한 내 바램까지 요즘은 이뤄지지않네요.5. 저도먹을만큼
'09.7.2 10:28 PM (119.194.xxx.59)먹은나이 작년오천사기당하고 있는사람에게야 암것도아니겠지만
없는이에겐 다시는 못만져볼것같은 큰돈이라
어쩌다 이지경됬나
그돈만있어도
뭐라도 해볼텐데...
나이는 들어가고... 거기다 스트레스로 작년엔 암세포같은 이상세포마저
생기고 수술3차례하고 꼴이말이아니네요
베에수술자국은 여러개있고
나도 참 한심하다고 울고있던 날입니다 ㅠㅠ6. 슬퍼요
'09.7.2 10:29 PM (121.148.xxx.90)저도요
친구들은 마흔 정도 되니 아파트 갈아타고
해외여행 준비하는데
저...제주도도 안가보고, 백화점 커녕..마트서 1년 지난 세일 상품 뒤져요
마트 아줌마...친절히 매드에 있는거...찾아주기 까지..걸린거 안보여줌.
자식..
공부는 뒷전...그나마 가던 학원도 안가려고 하니, 돈을 번건지..
그 돈으로 맛있는거 사먹으려 했더니,
친구 이번에도..백점 맞았다고...
야...이제 부터 우리 인생은 애들이 얼마나 잘풀리냐에 달려있어
그럼..
내 인생은 지금부터 내리막길...ㅠㅠㅠㅠㅠㅠㅠㅠㅠ7. 원글님.
'09.7.2 10:36 PM (218.234.xxx.191)어쩜 제 맘을 똑같이 옮겨뒀는지~~
저는 40 중반..
남편 외벌이...고3,고1 인데 200만원 갖다줌.
본인에게 쓰는것없이 다 갖다주니 불평하지 못함.
쓰기 나름이라 적자는 없음. 열심히 저축하려고 노력~
.
옷장....신혼여행때 입던옷까지 보관하다 이번에 정리중 버리는 즐거움에 널널한 장농보며
흐뭇~ 옷은 별 욕심없이 깔끔하게 잘 다려 입는주의로 ~
집... 전세 살고있음.
가구는 내가 시집올때 가져온 20년 넘은 8자 장농과 14인치 텔레비젼 보다
훨씬 새것인 8년된 보루네오 10자 장농과 장식장, 8년된 40인치 TV를
새집으로 이사가는 집주인이 버린다기에 감사히 받아 쓰는중~
결혼때 산 20년된 전자렌지도 11년된 냉장고도 10년된 통돌이 세탁기도 아직 쌩쌩하고~~
큰평수로 늘려가는 친구들 보면서도 무리하게 대출받아 허덕이지 말자는 주의라
현재 만족함.
시부모님...연세 드셔서 이른 아침,늦은 밤 전화오면 가슴이 철렁~
큰아들에 맏이라 집안행사에 돈도 더내며 늘 신경쓰고 살고 있음
친정엄마....이렇게 사는줄도 모르고 아직도 철부지인..
용돈 생각나면 무작정 오심. 봄 꽃놀이부터~4계절 놀러 다니시는 팔자 좋은 엄마
그 돈은 맏딸이고 만만한 내게 요구~~
여동생 둘....막내동생은 유학까지 다녀와서도 직장을 구하지 못해 아직도
알바만 뜀. 그 유학자금 내가 직장 다닐때 모은돈 대줌.
결혼한 여동생 나보다 무지 잘 살면서도 맨날 뭐가 먹고다고 전화로 징징~
10년째 밑반찬해서 보내줌.
애들...고1 아들넘 책하나 안보고 시험보러 가고..꿈도 없고 무지 게으르고 옆에서보면 속 터짐..
고액 과외해주면 성적 올릴수 있다고 내속이나 뒤집고..
지금하는 과외도 못따라가면서..ㅠㅠ
친구....20년넘은 친구..
울집에 오면서 한번도 과일하나 안들고옴. 늘 빈손으로 오고 감~
난 그집갈때면 먹거리에 올때는 아이들 용돈도 주는데..
원글님...다 사는게 이래요.
그럼에도 어떡하겠어요.
내 그릇이 커서 이렇구나 하고 깊은숨 한번 내쉬고~~
피할수 없음 즐겨야죠~
아픈사람 없다는것에 감사하며~~
힘들지만 우리 즐기자구요~홧이팅~~8. 음~ 제생각에는
'09.7.2 10:41 PM (121.124.xxx.4)슬픈일을 생각하면 한도 끝도 없어요, 저도.
그렇지만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그래도 빌려줄만한 넓은마음씨와
성적 떨어져도 성격은 좋아서 친구도 많을거 같은 아들과
술이 만취되서 들어오더라도
미안해 하면서 무한반복 하는 소리가 바로 원글님을 사랑하니까 그런거니까 얼매나 행복해요.
기물 부수고 것도 모자라 손찌검하는 찌질이 남정네도 많은데....
원글님은 하소연이지만 한편으로
남 못 누리는게 더 많아 보여서
넉넉해 보여서 행복지수 89점 드릴게요~ 힘내세용~!! 더 하면 엄살이에요~ 알았죠?^^9. 오호라~
'09.7.2 10:41 PM (121.167.xxx.180)어쩜 이렇게 생생하게 글을 쓰셨는지...
정말 사는게 그러네요..
저도 잘사는것도 못사는것도 아니니...10. 노을
'09.7.3 10:01 AM (114.204.xxx.160)내 나이 마흔다섯 ...이렇게 살줄 몰랐지요.
남들과 비교할려면 한이 없다고 자신을 위로하지만
사람인지라 때때로 밀려오는 허무함이 참 힘드네요.
제 마음을 대신 얘기하는것 같아요11. 으흐흐~~
'09.7.3 1:51 PM (116.42.xxx.43)내용은 슬픈데 원글님의 위트있는 표현력 때문에 웃음이..
죄송해요,,웃어서^^;
다들 사는게 거기서 거긴가봐요. 전 요즘 건너들은 누구네집, 엄청 부잔데 이런저런 일때문에 골치아프다더라,이혼위기에 있단다 등등의 이야기 떠올리며 위안을 느끼며 산답니다.
(남의 불행이 저에게 한가닥 위안이 된다는게 참 속물스러워 반성도 하지만,, 쩝~~~)
암튼 알고보면 어느집하나 고민없이 해피하기만 한 집은 없더라구요. 힘냅시다요^^12. 비오는 밤
'09.7.3 7:36 PM (112.148.xxx.4)밤새 술한잔 먹은것마냥 눈물 찔끔거리다 잠들었는데 지금 읽어보니 좀 부끄럽....^^;;
따스한 댓글에 힘이 불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