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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독방 기사를 보고..

느낌표 조회수 : 956
작성일 : 2009-06-21 14:59:56
처음에 네이버에서 떴을 때는 '그렇겠네..' 했어요.
그게 짜놓은 수순(?)이었나 보다.. 뭐 그랬네요.

요즘은 심신이 피곤하고 노 대통령 관련 글 보면서 더 이상 눈물짓고 싶지도 않고
토깽이 같은 새끼들 하고 놀아줘야 하는데 우울해서 처지는 거 더이상 싫고..

뭐 그런 마음에 기사도 제대로 안 읽어봤는데..
혹시나.. 이런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그게 노무현 대통령 자살의 결정적 원인이 아니었을까 하는.

누구나 극단적인 스트레스에 처하면 자살을 생각하게 됩니다.
인생 살면서 자살 한번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하지만 진짜 실행에 옮기는 사람은 극히 일부죠.


노무현 자살(서거) 소식을 접했을 때 저는 솔직히 '실망감'이 들었습니다.
10년 가까이 좋아했던 사람이 고작 그 정도밖에 안 되었나 하는.
정치보복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못했을리 없고, 그런 정도의 압박도 참을 수 없을만치 나약한 인간이었나..
역사가 평가해준다고 말은 하면서, 참고 기다릴 줄 아는 것도 용기인데 그런 그릇도 안 되었던가.

유서의 '건강이 좋지 않아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부분을 읽으면서 차라리 무슨 큰 신병이라도 생겨서
그걸 비관했다고 하면 설득력이 더 있겠다 했습니다. 그러면 좀더 내 마음이 낫겠다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오늘 독방 기사를 접하고, 유서의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 없다'던 구절이 떠오르더군요.
전직 대통령의 정보력으로, 안양교도소에 독방을 설치하려 한다는 내용을 못 들었을리 없지요.
(문재인 변호사와 추후의 일을 의논하면서 "이런 식으로 짜맞추기를 하는데... 그냥 내가 다 했다고 하는 게
낫지 않겠나"라고 하기도 했다더군요. 앞뒤 전개가 어찌될지, 혼자 어떻게 낭떠러지까지 밀려나게 되는지 이미
직감하고 있었겠지요)

의연한(?) 모습으로 검찰수사까지 받으러가긴 했지만, 죄수번호를 달고 죄수복을 입고 있는 모습은..
그건 정말 아니지요. 그건 정말 당신 자존심의 막다른 한계가 아니었을까요?

누구나 쉽게 자살을 생각하지만, 아무나 쉽게 할 수 없는 것처럼
요즘 누군가 말하는 임계점. 그게 '독방 설치'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래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수감자 신세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것도 군부독재 시절의 명예로운 수감과는 거리가 먼..
민심은 이반되었고 이미 정권은 각본을 모두 짜맞추었고.. 노대통령은 혼자라고 생각했겠지요.
그는 철저히 혼자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아무도 '독방만은 아니다. 그렇게 할 정도의 죄는 아니다.'고
팔을 걸고 철옹성을 만들어 그가 수감되어 오는 걸 막아줄 사람은 이미 어디에도 없다고 생각했겠지요.

자살을 생각해도 '지푸라기'라도 있으면 그걸 움켜쥐고 사람은 견딥니다.
이미 노대통령은 모두에게 버림받았다고 느낀 겁니다.
그러니 우리는 정말 그를 못 지킨 겁니다.

IP : 119.70.xxx.203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6.21 3:03 PM (125.208.xxx.129)

    노대통령계실때 언론의말만 믿고..... 너무나 후회가되요.. 사람의맘이란 참..

  • 2. 후회
    '09.6.21 3:09 PM (221.143.xxx.168)

    어제 이해찬 전 총리님의 강연이 있었어요.
    사람은 '人'자처럼 서로 지탱해서 살아간다...는 말씀을 하실 때 노통은 그 지탱의 힘을 받지 못하신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 죄송하죠~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모두 보복정치를 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 검찰수사가 이렇게까지 갈 줄 예상하지 못했고 예상 못한 만큼 충격이 크셨다고 합니다.
    야만적이고 졸렬한 그들에게 더이상 속지 않을거에요. 대한민국 국민들은 이미 눈을 뜬 부엉이가 되어버렸답니다.

  • 3.
    '09.6.21 3:16 PM (203.152.xxx.106)

    님 글에 반박하는건 절대 아니구요
    그분께서 단지 본인만 고초를 겪는다면 그렇게 자살까지 안하셨을꺼예요
    유서의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 없다'던 이 부분은
    저는 그분의 주변 다른 사람들이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이 고초를 받을것인가에
    대한 아픔으로 받아들였거든요
    그간의 그분 행적을 볼때 단지 독방 수감 이런거로
    그렇게 쉽게 목숨을 버릴분은 아니라 생각해요

  • 4. 전님의 의견에 공감
    '09.6.21 3:23 PM (115.21.xxx.111)

    저도 전님의 의견에 공감합니다.
    노통은 주변인들이 당신으로 인해 정치 탄압을 계속 받는 걸
    더이상 보고 계실 수 없어서 자결 하신 거라고 생각합니다.

  • 5. 저도
    '09.6.21 3:41 PM (121.149.xxx.98)

    노대통령께서 주변인들에 대한 압박에 큰 괴로움을 당해서 저런 비극이 일어났다
    생각해요. 사람이 막장이어도 할일이 있고 안해야 될일이 있는데 그들은 인간 기본 도리도
    없는 몰상식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오직 그들의 앞날만 생각한.. 인간의 격이 다른
    사람들에게 뭘 기대 한다는 것이 이젠 분노로...

  • 6. 음,,
    '09.6.21 3:49 PM (110.12.xxx.143)

    노통이 과연 자신이 독방에 갖히게 되는 게 겁이나 자결을 택하셨을까요?
    그건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노통의 말씀대로 노통주위의 사람들...
    권력도 다 내놓은 일반인들에 불과하지 않은 분들이
    노통의 사람이었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너무나 많은 고초를 겪고 있고
    일부는 없는 죄도 뒤집어 씌워 옥살이를 하고 계셨어요.

    앞으로 얼마나 많은 참여정부 인사들이 고초를 겪을지를 직접 검찰 수사를 받고나서야
    느끼셨을테고 언론또한 하루에도 몇번씩 소설을 써대며 노통의 명예를 더럽혔나요?

    자신의 명예는 물론 측근들까지 더 나아가서는 참여정부, 좀 더 나아가서는
    김대중대통령의 햇빛정책까지 부인하며 그들이 부르짖던 잃어버린 10년이란
    세월이 얼마나 헛된정책이었던지를 국민들에게 세뇌시키려고 했을 겁니다.

    국민이 깨어나야 하는데 국민은 한심하게도 노통을 버리고
    심지어 진보세력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함께 동조해서 노통에게 돌을 던지니까
    더이상은 측근도 지키지 못하고 자신의 명예도 더럽혀져서 최후의 선택을
    하신 거라고 생각해요.ㅠㅠ

    저또한 경향이나 한겨례에서 쏟아내는 쓰레기 사설을 읽고
    노통에게 실망감이 들었던 게 사실이거든요.ㅠㅠ

    죄송해요...죄송해요..... 돌아가시고 나서야 얼마나 큰 잘못을 했는지를
    이제야 깨닫고 두번다시는 언론에 놀아나지 않을 거라는 걸 맹세합니다.

    지켜드리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7. ▦고맙습니다.
    '09.6.21 4:08 PM (121.176.xxx.136)

    그래서 자살을 믿지 않는 1인입니다.
    노대통령 검찰에서
    박연차 그 사람과의 면대면 면담하실때 암말도 못하고 고개숙인 그 사람한테
    노대통령께서. .괜찮다고..
    나도 곧 여기 올테니 ..라며 부드럽게 말씀하실 정도로
    당시의 설명을 문재인 비서실장님께서 한겨레 면담 동영상에도 나옵니다.
    이랬든 분인 예전에도 감옥에 다녀왔던 분이
    산전수전 다 격고 느닷없이 서명도 없는 바탕화면의 유서라니...
    마치 3시간짜리 어린이 동극처럼만 보여집니다.
    2시간짜리 영화도 이 보다 더 진실하죠.
    1시간짜리 다큐도 이 처럼 혼돈을 주진 않습니다.
    경호원의 첫번째 거짓말 두번.. 세번..번복되는 진술로
    자살 결론을 확정 짓고,,, 국과수 수사도 못하게 돌려 보내놓고
    오직 경남경찰에서 경호원과의 시간대별 면담 기록발표 만 듣고
    그걸 믿어야하는 국민인게 너무나 죄스럽습니다.

  • 8. 인턴
    '09.6.21 7:04 PM (59.4.xxx.219)

    언젠가는 밝혀질거예요..
    억울하게 돌아가셨다면 반드시 밝혀질거예요.
    그때가 언제가 되든..

  • 9. ㅠㅠ
    '09.6.22 11:32 AM (218.159.xxx.124)

    그래서 자살을 믿지 않는 1인입니다. 2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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