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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지지하시는 부모님께 편지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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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 늘 제게 골치 아픈 정치 얘기는 그만 하고, 태교에나 신경쓰라 말씀하시죠.
저는 지금도 행복합니다. 제 생활은 정말 행복해요.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잖아요. 우리의 다음 세대를 생각해주세요. 그들이 살아갈 세상이 어떨지 상상해보셨나요? 전 제가 그랬듯이 제 아이에게도 거짓말하지 말고, 약한 사람 도와주고, 환경을 위해 나무를 꺾지 말라 가르칠 거예요. 하지만, 지금 세상이 그런가요? '정의로운 아이'는 유치원에나 있지,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아요. 거짓말하고 말 바꾸고, 그걸로도 안 되면 오해라고 변명하고 넘어가 버리는 게 지금 현실이에요. 지금 우리가 약자를 돕는 사회인가요? 밟고, 빼앗고, 무시하면 네가 성공할 수 있다는 걸 가르치는 세상이요?
전 특정한 정치적 견해는 갖고 있지 않아요. 앞으로도 특별한 정치운동을 펼치진 않을 거예요. 다만, 전 우리가 추구하던 신념이, 어린 시절 배웠던 것들이 지켜지는 사회가 되었으면 해요. 남에게 피해를 줬으면 잘못했다 사과하고 보상을 하고(1-삼성과 태안), 내가 치러야 할 의무가 있다면 이행해야죠.(2-삼성의 편법승계) 진실을 심판하는 자를 포섭하고, 법을 바꿔버릴 게 아니라요. 잘못을 한 게 있으면 벌을 받고, 정당한 대가를 치루라고 전 그렇게 배웠어요. 이리저리 피하고, 도망다니는 비겁자가 아니라요. 만약 제 남편이 군대를 다녀오지 않고 불법으로 면제받았다면 전 절대 그이를 사랑하지 않았을 거예요. 정당하지 않은 사람이니까요. 도덕심이 훼손된 사람은 다른 일에서도 어떤 비도덕적인 행동을 할지 모르고, 의무감이 결여된 사람은 가정에 있어서도 의무를 다하지 않을 테니깐요.
전 나보다 약자가 있으면 그들을 보호하고, 동등한 기회가 주어지도록 노력하는 게 우리 사회가 할 일이라 생각해요. 받을 수도 없는 '근로능력 없음' 진단서 떼오라고 해놓고 복지혜택 줄여버리고(3-복지혜택), 가진 거 많아서 전기도 많이 쓰는 사람들 요금을 내려주는 게 아니라요(4-전기세 인상). 그렇다고 제가 완벽한 복지국가를 바라는 건 아녜요. 다만 우리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외될 수 있는 취약계층에 대해 배려하자는 거죠. 종부세를 폐지할 게 아니라.
제가 꿈꾸는 사회는, 간단해요. 민주주의를 수호하며, 정의가 지켜지는 나라, 그리고 환경을 보호하는 나라요. 만약 우리에게 태어날 아이가 아토피가 있다면, 어떨까요? 지금 아이를 낳으려고 생각하는 부모라면 이 고민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거예요. 아토피는 대표적인 환경질병이에요. 그런데, 지금 우리의 모습이 어떻죠? 녹색뉴딜 실천하겠다면서 뒤로는 말만 4대강 정비사업인 대운하사업을 펼치고 있죠.(5-4대강 정비) 한번 파괴된 자연을 되돌리는 데에는 몇 십 년이 걸려요. 아니, 다시는 되돌릴 수 없을지 모르죠. 우리가 지구온난화를 막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요.
그리고 저는 저의 아이가 자기 자신을 존중할 줄 아는 그런 아이이길 바래요. 자존감. 자신을 사랑하고, 부모를 사랑하고, 나아가 자신이 태어난 나라를 사랑할 줄 아는 아이로요. 그러기 위해서 저도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려 노력할 거고,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분께서는 어떻게 하셨나요? 미국축산업자의 이익을 위해 국민의 건강을 내다 팔고, 우리나라를 식민지배했던 적이 있는 나라에는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며 허리 굽혀 인사하지 않았나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자위대의 창설 50주년 기념행사가 버젓이 이 땅에서 열렸었고, 거기 참석했던 국회의원들은 아직도 고개 뻣뻣이 들고 다니고 있어요.(6-자위대 기념행사) 자신을 침략했던 자의 영광을 대신 기념해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런 손자, 손녀가 되길 바라시나요? 자신과 다른 의견은 무조건 귀를 막고, 말 못하게 하는 그런 아이가 되길 바라시나요? 저는 제 아이가 비판은 듣지 않고, 남과 어울리지 않으며 친구들 위에 군림하려는 아이가 되지 않길 바래요. 폭력을 쓰고, 남에게 상처주고 안 그랬다고 잡아떼는 아이가 아니라요.
그러니 제발, 한나라당 지지하지 말아 주세요. 엄마, 아빠, 어머님, 아버님의 손주가 바르고 건강한 아이로 자라나길 바라신다면요.
1. 원글이
'09.6.12 5:49 PM (222.110.xxx.137)1. 삼성과 태안
http://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329371.html
2. 삼성의 편법승계
http://h21.hani.co.kr/arti/special/special_general/25095.html
3. 복지혜택
http://imnews.imbc.com/replay/nwdesk/article/2364650_2687.html
4. 전기세 인상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906071817015&code=...
5. 4대강 정비
http://imnews.imbc.com/replay/nwdesk/article/2362217_2687.html
6. 자위대 기념행사
mms://newsvod.imnews.imbc.com/imnews/imtv/nocut/2004/06/19/0619ja_mbc_wmv_1....2. 우와...
'09.6.12 5:49 PM (59.5.xxx.203)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더 힘든법인데....훌륭하시네요...
3. 박수
'09.6.12 5:52 PM (118.218.xxx.232)짝짝짝~~~`
4. 오
'09.6.12 5:53 PM (193.51.xxx.203)짝짝짝~~~` 222222222222222
5. 삼성불매
'09.6.12 5:55 PM (110.9.xxx.150)멋지세요~~~
6. 은석형맘
'09.6.12 5:56 PM (210.97.xxx.40)우와......^^*
7. 삼성아웃
'09.6.12 5:56 PM (124.53.xxx.113)대단하시네요.
전 시부모님이 골수...땡삼이 아저씨 편...ㅠㅠ
어떻게 설득해야할지 걱정이 태산이네요.. 차라리 친정부모님이라면 화라도 내겠는데 것도 아니고........8. ..
'09.6.12 6:33 PM (125.178.xxx.23)원글님 너무도 대단하세요.
저도 임산부예요...
친정에서 얼마 전 다시 조작일보를 구독시작했다는 말에,,, 뱃속 손주의 미래를 생각해서라도 그러면 안 되신다고 말씀드렸는데도, 너는 너고 나는 나다 이러시네요.........;;;
얼마나 더 말씀드려야 하는 겁니까.. 엄청 좌절하고...ㅠ.ㅠ9. 짝짝짝...
'09.6.12 7:18 PM (218.156.xxx.229)포기하지 않으셨군요...
10. 아기가
'09.6.12 7:51 PM (211.223.xxx.119)엄마를 무척 자랑스러워 할 겁니다.순산하세요.
11. 답답함
'09.6.12 8:13 PM (123.247.xxx.123)답답함을 느끼면 속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혹시나 진심이 그런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는 마음에 조금은 답답해지네요.
원글님과 같은 분과 님의 신념이 허구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뭔지 토론을 하고 싶지만...
도망가시겠지요...
조중동을 읽어 보는것조차 겁을 내며 벌벌떠는 사람들로부터 많은 쇄뇌를 이미 당했을테니...
딱하나만 묻겠습니다.
대한민국 전체 국민들이 민의로 결정한 결과를 신뢰하나요 ?
대한민국 전체의 민주적결정으로서 국민투표말고 다른 것이 존재합니까 ?12. 하하핫
'09.6.12 8:24 PM (121.169.xxx.250)원글님~~~ 틀린말 하나 없네요~~
응원합니다 ^^13. 원글이
'09.6.12 10:11 PM (222.110.xxx.137)칭찬 감사해요. 이번에는 효과가 좀 있어야 할텐데~ 효과있음 후기도 올릴게요ㅎㅎ
14. 고맙습니다
'09.6.12 11:11 PM (68.36.xxx.54)아이에게 가장 훌륭한 태교를 하고 계시네요.
사실 누군가에게 이런 진실을 알린다는 것은 단순하고 별거 아닌 일이 아니죠.
용기와 소신이 필요하지만 꼭 그래야 하는 이유는 알리는 사람도 미처 예상치 못한 힘이 그안에 들어있기 때문이죠.
한 사람의 한 마디가 반드시 큰 변화를 일으킬거예요.
1000조각 퍼즐도 한 두개가 없다면 절대 완성될 수 없듯이...15. 답답함
'09.6.13 7:09 AM (123.247.xxx.217)누군가와 토론을 하게되면, 금세 무너져 버릴 자신없는 신념을
부모님에게 강요하는 용기가 가상하네요...
사실이 담긴 조중동을 사람들이 볼까바 벌벌 떠는 진보쪽에 이미 쇄뇌되어,
있는 원글님께 토론을 기대한 내가 답답한 것 이겠지요...............16. 위의 비정규직
'09.6.13 8:59 AM (68.36.xxx.54)한 사람이라도 더 너희들의 정체를 알게 될까봐 무척 두려운가보네요...
이렇게 쫒아다니면서 말리는 것을 보니...ㅎㅎㅎ
원글님! 응원합니다.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실거예요.